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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52년(2022)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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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고 싶은 이야기 : 행복의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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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기준



잠실31 방면 교령 이미란




  저는 현재 미술학원에서 4년째 강사 일을 하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고 아이들을 좋아해서 미술 선생님이 되는 것이 꿈이었는데 가정 형편이 어려워 상업고등학교를 나와 전문대학 산업디자인과를 졸업하게 됐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 부모님의 이혼으로 유년 시절을 우울하게 보내며 조용하고 소심한 성격으로 자라서인지 나서서 말을 하거나 사람들 앞에 서는 것을 못 했고 학교생활을 하면서 친구들과 부딪혀도 속으로 눌러놓고 겉으로 표현하지 못했습니다. 마음에 감정을 쌓기만 하니 폭발하듯이 나오는 경우가 있어서 친구 관계도 넓지 못했습니다. 여러모로 불안정한 상태로 성인이 되었고 입도 후에도 저의 감정을 통제하기가 어려워 힘들었습니다.
  20대가 되고 미술학원 선생님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에 일자리를 찾아봤지만 4년제 대학은 나와야 해서 취직하기엔 벽이 높았습니다. 선생님에 대한 꿈을 간직한 채 회사에 다녔는데 주변 사람들에게 감정적으로 말하는 성격을 고치고 싶어서 수도에 전념하게 됐습니다.
  수도생활을 하면서 정성을 들일수록 저의 모난 면이 더 많이 드러났고 인간관계가 서툴다 보니 부딪히고 상처 주고 자존심 부리고 자책하기를 반복하는 저를 보며 늘 마음이 안 좋았습니다. 겪는 것에 지친다는 생각에 주변 사람들을 원망하기도 했지만, 후각 덕에 한걸음, 선각 덕에 한걸음 그렇게 더디 가면서 ‘내 힘보다는 선후각과 조상 공덕으로 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점차 주변 사람들에 감사함을 느끼면서 낯가리지 않고 허심탄회한 대화도 가능해지고 많은 사람 앞에서 제 의견을 이야기할 정도가 되니 인간관계도 점차 넓어졌습니다. 우울함에 막혀 있던 제가 소통할 수 있는 사람으로 조금씩 바뀌어 갔지만 시간도 어찌나 빨리 가던지 벌써 40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직장을 가져야 하는 상황이라 이곳저곳을 알아보다가 학력 조건이 초대졸인 미술학원 구인 공고를 보게 되었습니다. 원장님과 1대1로 면접을 보고 다음 날 출근하게 되었습니다. 대치동에 있는 미술학원이라 깐깐하게 뽑을 줄 알았는데 몇 마디 대화로 결정해서 좀 당황스러웠지만 내심 기뻤습니다. 학생들도 많고 시간도 빠듯해서 힘든 면도 있었지만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일이라 열의를 갖고 일을 했습니다. 학생들을 살피면서 저를 다시 보게 되고 여러모로 느끼는 바가 있었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 가난하게 살아서 그런지 수도를 하면서도 부를 누리고 싶은 욕망이 있었습니다. 제가 일하는 학원은 소위 엘리트 직업을 가진 부모님에 경제적으로 넉넉한 집 자녀가 많습니다. 학생들이 입고 오는 옷이며 가방, 액세서리는 다 명품이고 가족여행으로 어느 호텔 다녀온 이야기, 어느 나라 여행 다녀온 이야기가 일상적인 대화입니다. 열등감이 많은 제가 들으면 다소 불편할 수 있는데 오히려 듣다 보면 재미있었습니다. 선입견이 없는 아이들이어서 그런지 아빠가 병원 원장이란 얘기도 평범한 회사원인 저희 아버지와 다르지 않아 보였고, 아무렇지 않게 입고 오는 명품 옷도 제가 입고 다니는 옷과 별로 달라 보이지 않았습니다. 해외여행 이야기나 유명호텔에 가서 스테이크 먹고 온 이야기도 맛있는 치킨이면 행복해지는 제 일상과 달라 보이지 않았고, 제 시각에서 부유한 삶이 그들에게는 평범한 일상으로 특별할 것이 없기에 자랑이 아니라 단순히 자기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말할 뿐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맛있는 음식, 좋은 옷 입으며 사는 건 그들의 복이지만 그 속에서 얼마나 만족하는지는 상대적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삶에 대한 만족의 기준이 돈이 아니라 내게 주어진 삶을 얼마나 가치 있고 의미 있게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스스로 만족하며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가느냐가 중요하다고 선각분들로부터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좋은 말씀이다’ 생각만 하고 돌아서면 잊어버렸던 것들이 부유하게 사는 아이들을 겪으면서 현실감 있게 받아들여졌습니다. 정말 경험보다 더 좋은 교화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사람은 자신이 힘들거나 고난이 올 때 남을 원망하게 되는데 그럴 때 자신의 가치관을 높이면 어려움을 잘 넘길 수 있다고 하셨던 선각분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수도하면서 들은 많은 교화 속에서 마음을 채워가고, 가치관을 돈이나 직업 등의 외적인 것에 두기보다 조금 더 높여 영적 성장이라는 내면적인 부분을 갖춰가는 데 중점을 두고 하나씩 배워나가는 중입니다. 앞으로 저의 꿈은 저를 잘 다스려 가고 척을 풀어서 수도에 중점을 두고 지금보다 더 반듯한 도인으로 거듭나는 것입니다. 입도한 지 20년이 지나면서 저도 모르게 조금씩 성격과 인상이 바뀌어 어렸을 적 꿈을 이루었듯이 앞으로의 꿈도 이룰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짧지 않은 기간 시행착오 끝에 저를 돌아볼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이 자리를 벗어나지 않게 지켜주신 조상님, 선각께 감사드리고, 혼자가 아닌 여러 사람과 함께 할 수 있는 도인으로 거듭날 수 있게 길을 열어주신 양위상제님, 도전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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