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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52년(2022)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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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광장 : 사람을 보는 마음의 눈

사람을 보는 마음의 눈



교무부 이은희




  살다 보면 우리의 눈에 어떤 사람은 좋아 보이고 어떤 사람은 미워 보일 때가 있다. 또 내가 좋아하는 사람일지라도 누군가는 그를 미워하고, 내가 미워하는 사람이라도 누군가는 그를 좋아하기도 한다. 타인은 그대로인데 왜 사람마다 달리 보이는 것일까? 이는 사람마다 타인을 보는 마음의 눈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마음의 눈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상제님의 말씀이 있다.


상제께서 김 갑칠이 항상 응석하여 고집을 부리나 상제께서 잘 달래여 웃으실 뿐이고 한 번도 꾸짖지 아니하시니 그는 더욱 심하여 고치지 않는도다. 형렬이 참지 못해 “저런 못된 놈이 어디 있느냐”고 꾸짖으니 상제께서 형렬에게 이르시기를 “그대의 언행이 아직 덜 풀려 독기가 있느니라. 악장제거 무비초 호취간래 총시화(惡將除去無非草 好取看來總是花)라. 말은 마음의 외침이고 행실은 마음의 자취로다. 남을 잘 말하면 덕이 되어 잘 되고 그 남은 덕이 밀려서 점점 큰 복이 되어 내 몸에 이르나 남을 헐뜯는 말은 그에게 해가 되고 남은 해가 밀려서 점점 큰 화가 되어 내 몸에 이르나니라” 하셨도다. (교법 1장 11절)


  김형렬은 20살 연하의 사촌 동생인 김갑칠이 상제님께 응석하는 행동을 보고 참지 못하고 꾸짖었다. 이때 하신 상제님의 말씀이 ‘악장제거 무비초 호취간래 총시화’이다. 우리가 어떤 식물을 나쁘게 보고 제거하고자 하면 풀 아닌 게 없고, 좋게 보고 취하고자 하면 모두 꽃으로 보인다는 뜻이다. 말과 행동이 마음의 외침이고 자취이므로, 형렬의 언행에 사납고 모진 기운이 아직 덜 풀려 남아 있는 이유는 ‘마음’에 있다. 마음의 외침이고 자취인 언행을 잘하면 상대에게도 덕이 되고, 그 남은 덕이 밀려서 나에게 돌아온다. 상제님께서는 갑칠의 잘못과 상관없이 김형렬이 덕을 좀 더 함양하도록 깨우침을 주신 것으로 보인다.
  김형렬은 매우 엄한 성품인 반면, 김갑칠은 불같은 성격이었다.01 이런 상반되는 성격의 두 사람이 만난 상황에서 동생의 마음을 배려하지 않고 다른 사람 앞에서 꾸짖은 형렬의 언행은 아무리 바른 소리라 하더라도 갈등을 일으킬 수 있었다. 게다가 형렬은 상제님에 대한 믿음이 깊은데도 불구하고 갑칠의 잘못에 집중하다가 상제님 앞에서 큰 소리를 내는 실수를 하였다. 이처럼 우리도 유사한 상황에서 서로에게 덕이 되도록 해결하지 못하고 김형렬처럼 행동할 수 있기에 우리 마음의 눈을 반성할 필요가 있다. 형렬은 그날따라 갑칠의 행동이 더욱 심하게 느껴져 참지 못했고, 응석하는 태도를 ‘못된’ 것으로 간주했으며, ‘못된 태도’ 대신 ‘못된 놈’이라고 말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 눈에 상대가 나쁘게 보이는 이유는 대략 세 가지 경우로 생각해 볼 수 있다.




  하나는 우리의 부정적 감정 상태가 원인인 경우다. 이것은 우리 마음의 눈에 부정적 감정이라는 색안경을 일시적으로 끼는 것과 같다. 어떤 감정이 처음 생기면 이후로도 오래 지속되어 뒤에 이어지는 행동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02 이는 사람들이 일상에서 가끔 겪는 일이다. 우리는 대개 마음이 편안하지 않고 부정적 감정에 동요되거나 쌓이면 상황을 왜곡하거나 보통 때보다 더 과장되게 느끼고, 괜히 다른 사람이나 물건에 화풀이하는 등 평소에 하지 않던 비이성적인 언행을 하기도 한다. 반대로 마음이 편안하고 긍정적인 감정 상태라면 상황을 덜 왜곡하고 타인에게 좀 더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다. 호수에 물결이 일면 호수가 사물을 있는 그대로 비추지 못할 수 있음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다른 하나는 우리 자신의 편견이나 고정관념 등으로 인해 어떤 태도를 미워하는 경우다. 이는 마음의 눈에 편견이란 특수 렌즈를 심어 세상을 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자기 생각에 반하는 타인의 태도를 보면 옳지 않다는 생각이 들면서 미워하거나 그에게 자기 생각을 강요하기도 한다.03 사람은 각자 자라온 배경과 배운 지식, 처한 상황 등이 다르므로 같은 상황이라도 생각이 다른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특히 민족이나 종교가 달라 문화나 사상이 너무 이질적인 경우, 우리와 ‘다른’ 타인의 태도를 ‘틀린’ 것으로 잘못 이해할 가능성도 크다. 그러나 유전자가 똑같은 일란성 쌍둥이도 같은 경험을 서로 다르게 해석하는 경우가 많은 것을 보면 생각이 행동과 감정에 핵심적으로 기여한다.04 이처럼 사람마다 동일한 사건을 보고도 달리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가 상대의 행동을 잘못 해석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 다른 하나는 그 사람 자체를 나쁘게 평가하는 경우다. 이럴 때는 그의 장점마저도 왜곡되어 나쁘게 보인다. 이는 우리가 그 사람을 볼 때만 왜곡 안경을 쓰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마치 아름다운 옥에 먼지가 묻었을 뿐인데 옥 전체를 가치 없는 것으로 보는 것과 같다. 사람은 대개 같은 행동이라도 좋아하는 사람이 하면 예뻐 보이고 어지간한 실수도 너그럽게 용서한다. 하지만 평소 싫어하던 사람이 하면 밉게 보이고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못하기도 한다. 이처럼 남을 미워하면 남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므로 일을 공정하게 처리하지 못하여 그를 억울하게 만들 수 있다.




  이처럼 우리 눈에 다른 사람이 나빠 보이는 이유가 그 사람의 잘못 뿐만이 아니라 나의 마음 때문일 수도 있다. 남을 비방하는 데 대해 상제님께서는 “사람마다 제 노릇 제가 하는 것인데 제 몸을 생각지 못하고 어찌 남의 시비를 말하리오”(교법 1장 20절)라고 하셨다. 사람은 누구나 각자의 입장과 형편에 따라 자기 노릇을 한다. ‘오십보백보’라는 말이 있듯이 사람마다 잘하고 못하고, 잘나고 못나고는 정도 차이일 수 있다. 우리가 상대의 잘못에만 집중하다 보면 불필요한 갈등을 일으켜 척을 짓고, 자신을 돌아보지 못해 인격이 성숙되지 않는다. 상제님께서 “모든 사람을 대할 때에 그 장점만 취하고 혹 단점이 보일지라도 잘 용서하여 미워하지 말라”(예시 46절) 하신 말씀에는 이러한 의미도 담겨 있다고 생각된다. 누군가가 미워 보일 때 나의 감정 상태는 어떠한지, 혹 나의 편견이나 고정관념 때문이 아닌지,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같은 행동을 할 때도 똑같이 생각할 것인지 등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평소 위 세 가지만이라도 곰곰이 반성한다면 마음의 눈이 좀 더 맑아지고 해원상생의 길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김형렬은 상제님의 가르침을 들은 후에 성찰하고 덕을 닦기에 더욱 힘썼을 것이다. 우리도 “마음을 바로 하고 덕을 닦기에 힘쓰라.”(교법 2장 9절)는 상제님의 교훈을 마음 깊이 새겨야 한다. 평소 나의 마음을 바로 하면 말과 행동에 사나운 독기 대신 덕이 흘러나와 상대만 아니라 나 자신도 잘 되게 할 수 있다. 모든 사람은 하늘이 헤아릴 수 없는 공력을 들여서 태어난 소중한 존재다.05 꽃도 꽃마다 모양과 색깔과 향기가 다르듯이 단점이 많아 보이는 타인마저도 그만의 무늬와 향기가 있는 소중한 꽃으로 봐주는 건 어떨까? 돼지의 눈에는 모두가 돼지로 보이고 부처 눈에는 모두 부처로 보인다는 무학대사의 말처럼, 내 눈에 보이는 상대의 모습은 다름 아닌 나의 모습일 수 있다. 모든 일에 타인을 비판하기에 앞서 내 마음의 눈을 돌아보고, 해원상생의 아름다운 세상이 펼쳐질 수 있도록 솔선해서 언행에 덕의 향기를 풍기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01 신상미, 「상생의 길: 김형렬 종도의 행적」, 《대순회보》 108 (2010), p.106; 김갑칠 종도의 손자인 김민식 씨 인터뷰(2013. 5. 18), 신상미, 「전경지명답사기: 동곡마을과 안동 김씨 종도들」, 《대순회보》 210 (2018), p.87 재인용.
02 이것은 ‘부수적 기분 편향’이라고 불린다. 마크 브래킷, 『감정의 발견』, 임지연 옮김 (서울: 북라이프, 2020), p.53.
03 이때 편견 뒤에 억눌린 욕구가 숨어 있는 경우도 있다. 참고할 만한 사례가 있어 소개한다. 한 여성 내담자는 초등학생 조카가 어리광을 많이 부리는 것에 대해 도저히 못 봐주겠다고 말했다. 이는 어릴 때 제대로 애정을 받지 못해 억압해 버린 애정욕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조카의 태도는 그녀의 억압된 애정욕구를 다시 꿈틀거리게 했고, 그녀는 이를 위험신호로 해석하고 짜증을 냈던 것이다. 김정규, 『게슈탈트 심리치료』 (서울:학지사, 2014), pp.268-269 참고.
04 제롬 케이건, 『무엇이 인간을 만드는가』, 김성훈 옮김 (서울: 책세상, 2020), p.223.
05 교법 2장 36절. “하늘이 사람을 낼 때에 헤아릴 수 없는 공력을 들이나니라. 그러므로 모든 사람의 선령신들은 六十년 동안 공에 공을 쌓아 쓸 만한 자손 하나를 타 내되 그렇게 공을 들여도 자손 하나를 얻지 못하는 선령신들도 많으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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