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너별 보기
   daesoon.org  
대순145년(2015) 5월

이전호 다음호

 

도전님 훈시 종단소식 청계탑 전경 다시 읽기 대원종 지남거 대순칼럼 전경 속 역사 인물 일각문 전경용어 28수(宿) 신명 기자수첩 만화 제20회 대순청소년여름캠프 공고 대순광장 나누고 싶은 이야기 신생활관 Q&A 게시판 대순문예 퀴즈 및 퀴즈 정답자 알립니다

나누고 싶은 이야기 : 공부의 중요성에 대한 나의 단상

공부의 중요성에 대한 나의 단상
 
 
 

대신방면 선무 이공균

 
 

 “이번에도 너가 대신해 공부 좀 다녀 온나.”
  “네? 아버지, 저번 한 번만 다녀오면 된다고 하셨잖아요.”
  “내가 바빠 못 들어가니 한 번 더 다녀와!”
  “이러시는 게 어딨…”
  뚜…
  아버지의 일방적인 통보와 함께 통화 종료 음이 울렸다. 고지식하신 아버지의 이런 모습이 익숙한 나는 곧바로 어머니께 전화를 걸었다.
  “어머니, 이게 어떻게 된 거예요?”
  “아이구, 아버지 바쁘셔서 그래. 이번 공부만 니가 좀 어떻게 다녀오면 안 되겠니?”
  “아니 방학도 아니고 학기 중에 그러시면 어떻게 해요?”
  “… 아휴. 그래 좀 있어봐라.”
  잠깐 동안의 침묵과 함께 어머니의 체념 섞인 대답이 수화기를 통해 들렸다.
  26살. 바쁘신 아버지를 대신해 들어간 첫 공부의 계기는 도에 대한 사명감이나 책임감 때문이 아니었다. 단순한 호기심. 시학·시법 공부라는 것이 어떻게 돌아가며, 어떤 분위기인지 단지 그것이 궁금할 뿐이었다. 이런 나에게 긴장을 놓지 않고 밤을 지새우며 1시간 대기, 1시간 주문 낭독, 바로 이어지는 기도의 시학공부는 엄청난 고난의 시간으로 새겨졌다. 시학부터 시작해서 시법을 마치고 나오면서 ‘이런 경험은 한 번으로 충분해!’라고 다짐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그 공부를 다시 들어가라고 하니 눈앞이 깜깜해진다. 그리고 어떤 핑계를 만들어 이 상황을 모면할까 고민하던 중, 핸드폰이 다시 울렸다.
  “여보세요.”
  “용돈 줄 테니 다녀와라.”
  “네? 아버지 갑자기 무슨 말씀이세요?”
  “용돈 지금 바로 입금하니까 바로 다녀와!”
  “아, 아버지!”
  뚜…
  또다시 일방적인 대화 후 들리는 통화 종료 음에 울상을 지었다. 투덜거리며 학생회관에 위치한 은행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용돈을 얼마나 주신다고 저렇게 큰소리를 치실까. 용돈 안 받는다 하고 못 간다고 확실히 말씀드려야지.’
  첫 공부에서 고생했던 기억이 떠오르자 나도 모르게 고개가 절레절레 돌아갔다. 그리고 통장 확인을 하는 순간, 숨이 턱 막히고 눈이 휘둥그레 떠졌다.
  “오, 오십만 원??”
  큰돈이었다. 20대 중반의 나이지만 단순히 용돈으로 받기에는 너무 큰 금액이다. 희비로 교차하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아버지께 다시 전화를 걸었다.
  “아버님”
  “와?”
  “도문소자 성심을 다하여 이번 공부를 마치고 돌아오겠나이다. 걱정 삼가시옵소서!”
  뚜…
  “…”
  역시 간단하게 통화는 끊어진다. 바로 짐을 챙겨 두 번째 공부에 들어가기 위해 도장으로 출발했다. 그리고 이 두 번째 공부가 나에게 가장 힘들었던 것을 알게 된 건 세 번째 공부에서 작은 깨달음을 얻고 난 다음이었다.
  세 번째 공부 역시 바쁜 아버지 대신 들어가게 되었다. 50만 원이라는 대가를 받고 들어간 두 번째 공부에서는 몸만 힘들었던 첫 번째 공부와는 달리, 다리가 끊어질 듯한 큰 고통이 동반됐다. 그 고통은 시학뿐만 아니라 시법이 끝날 때까지 이어졌다. 이런 고생을 한 내가 세 번째 공부를 다시 들어가게 된 이유는 자동차라는 더 큰 대가를 보답 받기로 약속이 되었기 때문이다. 자동차를 고르는 상상에 설렘을 가득 안고 들어갔던 세 번째 공부 역시 두 번째 공부만큼이나 힘들고 고통스러웠다. 그러다 문득 내가 혹시 뭔가를 잘못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생겼다. 순간, 언젠가 읽었던 도전님 훈시 말씀이 머릿속에 불현듯 떠올랐다.
 
  “공부가 우리의 생명공부이니 중요하다.”
 
  ‘아… 이렇게 중요한 공부를 난 그저 용돈이나 자동차라는 대가에 집착해서 욕심을 채우려는 수단으로 삼았었구나. 너무 큰 잘못을 하고 있었어.’
  이렇게 나의 잘못을 깨닫는 순간 신기하게도 다리에 통증이 없어지고 정신이 맑아졌다. 그리고 잘못에 대한 확인과 잘못을 용서받을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을 확신하며 공부를 편안하게 마칠 수 있었다. 공부반 숙소에 돌아와서 바로 아버지께 전화를 했다.
  “아버지 공부 잘 마치고 나왔습니다.”
  “잘했다. 차는 네가 마음에 드는 걸로 하나 골라놔라.”
  “아니요. 괜찮습니다.”
  “뭐?”
  “괜찮다고요. 그리고 아버지 공부 자리 저에게 주세요. 제가 쭉 들어갈게요.”
  이렇게 시작된 나의 공부가 벌써 8년째 이어지고 있다. 지금은 공부가 더할 나위 없이 편안한 자리로 느껴지기에 옛 기억이 떠올라 입가로 헛웃음이 샌다.
  짧지 않은 시간이 지났지만 나에게 공부는 매번 새롭다. 간혹 귀찮고 불편한 마음도 생기지만 그때마다 『전경』과 도전님 훈시 말씀을 읽고 마음을 다시 잡는다.
  『전경』 교운 1장 63절을 보면 상제님께서 공부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씀하시는 부분이 있다.
 
 
 “내가 부안 지방 신명을 불러도 응하지 않으므로 사정을 알고자 부득이 그 지방에 가서 보니 원일이 공부할 때에 그 지방신(地方神)들이 호위하여 떠나지 못하였던 까닭이니라. 이런 일을 볼진대 공부함을 어찌 등한히 하겠느냐.”
 
 
  구천상제님께서 신명을 불러도 응하지 못할 정도로 공부가 중요하다고 말씀하시는 구절이다. 그리고 교화를 통해 들었던 도전님 훈시 말씀에서는
 
 
  “우리가 운수를 받고 후천선경 오만년이 이번의 시학공부에 달렸다. 그러므로 생명보다 중요한 것이다. 앞으로 후천(後天)의 천지도수(天地度數)가 이 공부에 의하여 제약(制約)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우리의 조그마한 잘못으로 후세(後世)에 재앙(災殃)이 온다는 것을 알아라. …(중략)… 군생(群生) 만물(萬物)에 영향을 미치는 일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러니 이 공부가 생명보다 중요하다.”
 
 
라고 공부의 중요성을 말씀하신다. 조그마한 잘못으로 후세에 재앙을 미칠 수 있다는 말씀을 볼 때는 무섭고 두려워서 몸이 떨리기도 한다. 지진, 해일 등 수 많은 자연재해로 큰 피해를 당한 사람들이 떠오르고, 그런 일들이 나의 실수로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니 공부를 감히 소홀히 할 수 없다는 책임감이 생긴다. 그만큼 시학·시법 공부는 수도하는 모든 분에게 매우 중요하고 신성한 것이리라. 이렇게 대단한 공부를 어리석고 부족한 몸으로 모실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영광스러운 일일까?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크게 복스러운 일일 것이다. 그래서 시학·시법 공부를 들어간 지 8년이란 세월이 지났지만, 상제님의 뜻을 받드는 중요한 공부이기에 임할 때면 항상 온몸에 긴장감이 스며들 정도로 집중한다. 처음, 힘들게 받아들여졌던 집중력과 동반되는 긴장감은 이제 고통이 아닌 편안함이 되었고, 항상 ‘좀 더 잘할 수 있었는데….’라는 아쉬움과 함께 공부를 끝마친다. 그리고 그 아쉬움을 보충하고자 다시 한 번 『전경』과 도전님 훈시말씀을 읽으며 공부의 중요성을 마음에 새기고 있고, 그런 나에게 공부는 매번 새로움으로 채워지고 있다.
 

 

관련글 더보기 인쇄

Copyright (C) 2009 DAESOONJINRIHOE All Rights Reserved.
경기도 여주시 강천면 강천로 882 대순진리회 교무부 tel : 031-887-9301 mail : gyomubu@daesoon.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