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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42년(2012)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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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원종 : 미륵과 연결된 조화와 융합의 대표코드 미르[龍]

미륵과 연결된 조화와 융합의 대표코드 미르[龍]

 

 

 

연구위원 김성호

 

 

 

  사람들은 태어날 때 누구나 할 것 없이 십이지(十二支)의 12마리 띠 식구 중 그 해(年)에 해당하는 동물을 자신을 대표하는 띠 동물로 삼는다. 2012년은 육십갑자에서 임진년(壬辰年)에 해당하며, 10천간(天干) 가운데 검은색을 의미하는 임(壬) 자와 12지지에서 용을 뜻하는 진(辰)이 합해져 60년 만에 돌아오는 흑룡의 해이다. 육십갑자에서 무진(戊辰) ⋅ 경진(庚辰) ⋅ 임진(壬辰) ⋅ 갑진(甲辰) ⋅ 병진(丙辰)의 순으로 순환하여 돌아오는 용은 방향으로는 동남동, 시간으로는 오전 7시에서 오전 9시, 달로는 음력 3월을 상징한다.

 

↑ 12지신도:本然 전연호 作/ 12지신도 / 삼베위에 아크릴 畵 / 출처: ww.tcart.co.kr 

 

 

  십이지의 띠 동물 중 유일하게 여러 동물의 형상을 두루 갖추고 있는 용은 예로부터 태평성대의 상징 동물인 봉황, 기린, 거북과 함께 사령(四靈)01의 하나로 손꼽힌다. 그중에서도 사령의 우두머리에 해당하는 용은 선조로부터 신성하고 아름다운 영물이자 조화와 융합의 상징코드로 인식되어 왔다.

 『본초강목(本草綱目)』에 따르면, 용의 형상은 아홉 동물들의 부분을 따서 모은 것으로 ‘머리는 낙타, 뿔은 사슴, 눈은 토끼, 귀는 소, 목덜미는 뱀, 배는 신(蜃)02, 비늘은 잉어, 발바닥은 호랑이, 발톱은 매를 닮은 것으로 묘사되어 있다. 이때의 아홉수는 양수 가운데 가장 큰 숫자로 많을 다(多)와 무한수를 상징하는 것이기에 사실상 용은 모든 짐승을 합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서로 다른 동물들의 형상을 하나로 합친 복합수(複合獸)인 용. 우리가 익히 용의 모습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그 형상을 떠올린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부조화스럽거나 추악한 모습으로 용을 상상할 것이다. 하지만 용은 서로 다른 동물들의 형상으로 구성되어 있으면서도 조금도 어색함이나 위화감 없이 뭇 짐승들과 한데 어우러져 단독적인 상징기호를 넘어 만물을 생성하고 어울리게 하는 다양성과 변화를 포용하는 융합과 덕의 상징물로 자리매김해왔다.

 

사진1 포정문 벽화 속의 용(금강산 토성수련도장)
사진2 여의주를 쥐고 있는 모악산 금산사의 미륵불
사진3 용포 / 태조 이성계 영정
사진4 여의주를 영화 스토리의 메인 키로 사용한 영화 「디-워」

 

 

  이런 용은 우리 책 『훈몽자회(訓蒙字會)』에서 ‘미르 용’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된다. ‘미르’는 용의 순수한 우리말로, ‘물’을 의미하기도 하며 미래불인 미륵불(彌勒佛)의 어원과도 상통하여 ‘미륵’을 상징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용과 미륵은 깊은 관련성을 가진다. 그 일례로 전설에 따르면 진표율사는 금산사 미륵전의 방향을 정할 때 용의 방향을 의식하고 정했다고 한다. 이는 과거 금산사 미륵전의 자리가 원래 용이 살던 연못이었다는 점과 미륵이 출현하는 이상세계를 나타낼 때 용(龍) 자를 집어넣어 용화회상(龍華會上)이라고 표현한 것을 염두해 둔 것이라 할 수 있다. 또한, 금산사의 미륵불이 용의 상징물인 여의주(如意珠)03를 손에 쥐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한 것 같지는 않다. 이처럼 여의주와 같은 신이한 보주를 지닌 용은 중국 고대서인 『관자(管子)』와 『설문(說文)』에도 기록되어 있다.

 

 

 

  이에 따르면, 용은 오색(五色)을 마음대로 변화시키는 변화유일(變化有一)하고 상하무시(上下無時)한 신적인 영물이자 기상천외하고 천변만화(千變萬化)하는 조화능력을 갖춘 존재이다. 이러한 용의 능력은 여의주라는 신비한 구슬을 통해 발휘되는데, 이 때문에 옛날부터 이것을 손에 넣으려는 자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고 한다. 게다가 용은 신이한 능력으로 말미암아 옥황상제의 사자로 여겨질 뿐 아니라 임금과 관계되는 것에는 거의 빠짐없이 용이라는 접두어가 붙어 왕의 얼굴을 용안(龍顔), 덕을 용덕(龍德), 의복을 용포(龍袍)라고 호칭하였다. 이는 더 말할 것도 없이 용의 무한하고 경이로운 조화능력을 상징화한 것이다.

  한편, 용의 상징성은 종교에 따라 각기 다르게 조명되어 유교에서는 선신(善神)과 군자(君子)로, 불교에서는 부처의 가르침을 지키는 수호신으로, 도교에서는 신선들이 다른 세상을 오갈 때 이용하는 삼교(三橋: 호랑이 ⋅ 사슴 ⋅ 용) 중의 우두머리로 표상된다.

 

강서대묘의 사신도 :평안남도 대안시에 위치한 고구려 후기 사신도 벽화고분의 하나
사진1 청룡
사진2 백호
사진3 주작
사진4 현무 

 

 

  또한, 용은 민간신앙에서 비를 가져오는 우사(雨師)이고, 물을 관장하는 수신(水神)이며, 사귀(邪鬼)를 물리치고 복을 가져다주는 벽사(⋅邪)의 착한 신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예로부터 농민들은 가뭄이 심할 때 물의 신(神)인 용에게 기우제를 지내 풍농을 기원했고, 어로를 생업으로 삼는 어민들은 사해용왕(四海龍王)에게 용왕굿이나 용왕제를 지내 항해의 무사와 풍어를 기원해왔다. 이는 모두 용이 지닌 물의 상징성을 표상화한 것이다. 이처럼 물의 상징성까지 지닌 용은 산을 지키호랑이와 대칭관계를 이루며 좌청룡 우백호라는 풍수지리의 기본구도를 형성할 정도로 일찍이 풍수에서도 중요시되어 왔다.

  풍수설에서는 토지의 기복(起伏)인 산을 ‘용’ 혹은 ‘용날’이라 표현한다. 이는 기복의 변화가 무상한 산이 마치 음양의 조화를 마음대로 하는 용의 조화적 상징성을 풍수에 적용한 것이다. 이처럼 풍수에서 산을 용으로 보는 인식은 매우 대중적이다. 실제로 풍수설에서는 모든 산의 종산을 태조산(太祖山)이라 하는데 이 태조산에서 뻗어 나오는 큰 산맥을 간룡(幹龍)이라 하고, 주산맥에서 분류하는 지맥을 지룡(地龍)이라 한다. 풍수에서 용이 매우 대중적이라는 인식은 굳이 여러 설명을 늘어놓지 않더라도 우리 주변의 산과 고개 등의 명칭에 용과 관련하여 용두산, 구룡산, 용머리 고개 등으로 명명하고 있는 데서 그 예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밖에도 용은 예로부터 우리에게 큰 희망과 성취의 상징물로도 인식되어 왔다. 용의 이러한 특성을 상징화하여 사람들은 입신출세의 관문을 등용문(登龍門)이라 표현했고, 어려운 환경에서 출세한 사람을 일컬어 ‘개천에서 용났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또한, 매우 좋은 수가 생겼다는 뜻을 대신하는 말로 ‘용꿈 꾸었다’라는 표현을 사용하여 어떤 일에 대해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도 한다. 한국인에게 있어 돼지꿈과 더불어 길몽(吉夢)의 쌍벽으로도 여겨지는 용. 이처럼 용은 우리 문화 저변에 깊숙이 자리하여 민중들의 삶과 함께해온 길조(吉兆)이자 신령한 동물이다. 더군다나 다른 동물들이 긍정과 부정의 양면을 동시에 지닌 것과 달리 용은 오직 긍정의 의미만을 지니고 있는 긍정의 영물이라 하니 가히 모든 뭇 짐승을 아우르는 영수(靈獸)라 할 만하다.

   용의 상징성에 조화와 융합, 희망과 성취, 그리고 긍정 등의 갖가지 길한 의미가 깃들어 있는 것처럼 2012년 임진년(壬辰年) 새해에는 모든 수도인들이 더욱더 화합 단결하여 융합된 모습으로 수도에 정진한다면 용의 해에 깃든 모든 길한 의미가 성취되어 모두가 염원하는 후천 선경세상이 머지않아 도래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01 신령한 네 가지 동물.

02 신기루를 만들어내는 상상의 동물.

03 중생을 정신적인 번뇌와 세속적인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공덕과 신통력을 가진 상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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