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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39년(2009)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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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서울 대진고 농구부, 일본 시즈오카 초청대회 참가기

서울 대진고 농구부,

 

일본 시즈오카 초청대회 참가기

 

 

글 김재훈(대진고등학교 농구부 담당교사)

 

 

 

# 1시간 40분 만에 시즈오카 공항 도착

 

  2009년 8월 4일부터 8일까지 일본 시즈오카(靜岡)현의 누마즈(沼津)중앙고등학교 체육관에서 마련된 초청대회 참가를 위해 4일 아침 9시 50분 인천국제공항에서 서울 대진고등학교 농구부 김재훈 감독, 박영진 코치, 이휘걸 트레이너, 학부모회 총무 부부, 주장 이진혁 외 14명 등 총 20명은 일본 시즈오카현 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즐거운 마음으로 이륙하였다. 키가 2m에 가까운 5~6명의 선수는 스튜어디스 누나에게 웃음을 지으며 재치 있게 애교를 부린 덕분에 비상구 통로의 넓은 자리에 편하게 앉아 갈 수 있었다.

  처음 비행기를 탄 듯 어리둥절한 선수, 두리번거리는 선수, 여러 번 타본 듯이 점잔을 빼는 선수, 기내식이 나올 때는 넉살스럽게 기내식과 스낵과자를 더 받아먹으며 행복해 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보며, 힘들게 추진하여 성사된 일본행이지만 알차고 보람된 4박 5일이 되기를 기원하는 순간 이미 비행기는 시즈오카 공항에 도착했다.

  1시간 40여 분의 짧은 비행을 마치고 조그마한 시즈오카공항을 나오니 야시따마 누마즈중앙고등학교 농구감독과 교감, 어여쁜 통역누나(고수연), 그 외 학교관계자들이 서울 대진고 농구부를 밝게 웃으며 반갑게 맞이해주었다.

 

 

# 시즈오카현에만 고교 농구팀이 120개나

 

  도쿄에서 승용차로 2~3시간 거리의 시즈오카현은 서울의 12배정도 크기지만 인구는 1/3정도이다. 일본에서의 농구는 야구나 축구에 비해 인기도는 떨어지고 신장은 작지만 시즈오카현에만 120여 개의 고교 농구팀이 있어 생활스포츠로 자리하고 있다고 한다.

  준비된 농구부 버스와 승용차에 나눠 타고 깨끗한 거리를 2시간가량 달려 학교에 도착하니 설립자인 이사장과 교장, 농구부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모두 나와 환영해 주었다. 교내로 안내된 숙소는 교실정도 크기의 넓은 다다미방이어서 15명 선수가 사용하기에 충분했다.

  짐을 풀고 식당으로 이동하니 50여 명이 들어갈 수 있는 공간에 탁자와 의자가 양쪽으로 깔끔하게 놓여 있고, 학부모들이 준비해 준 음식이 마련되어 있었다. 매번 학부모들이 선수들의 식사를 직접 해준다 하니, 한국이나 일본이나 선수를 키우는 부모의 마음은 마찬가지구나 싶었다.

  그 중 잔일을 도와주는 여고생이 눈에 띄었는데, 일본에서는 보수가 없는 자원봉사로 각 팀당 1명씩 매니저라 불리는 여고생을 선발하는데 물 나르고 수건 등을 챙기는 잔심부름을 하는데도 지원자가 넘칠 뿐 아니라 선발되는 것 자체를 굉장한 영광으로 여긴다고 한다. 비인기종목임에도 참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기초적인 운영체계가 잘 갖춰져 있기에 생활스포츠로 자리하고 있는 듯했다.

  첫 식사임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은 놀라운 영어실력과 함께 손짓발짓을 섞어가며 대화를 했고, 일본사람들은 영어를 못한다는 선입관이 깨졌다는 선수도 있었으니 잘 어울릴 수 있을까 싶었던 걱정은 한순간에 사라졌다. 말도 다르고 음식문화도 다르지만 한국에서 가져간 김치를 “오! 기무치~!” 하며 아주 조심스럽게 조금 먹고는 매운맛에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에 모두 함께 웃었고 마치 오래 알고 지낸 친구처럼 느껴졌다.

 

 

# 체육관에 냉난방 시설 없어 찜통 속 경기

 

  첫 경기를 위해 들어선 체육관은 넓고 높았지만 통풍시설이나 냉난방 시설이 없고 선수 석에 선풍기 한 대조차 없어 내내 더위와의 싸움을 해야 했다. 여러 운동부가 있어서인지 체육관을 커튼으로 반 나누어 한 쪽은 여자농구부, 배구부, 배드민턴부 또 다른 한쪽은 남자농구부가 전용으로 사용하는 듯했다.

  누마즈중앙고등학교 여자 농구팀은 오랜 역사가 있으나 남자팀은 올해 4월에 창단되어 18명 선수 중 대부분이 1학년인데 키 170cm가량의 선수 11명, 180cm정도가 6명, 2m 4cm의 세네갈 용병선수 1명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몸을 푸는 모습을 보니 신장은 작지만 발이 빠르고 드리블이 능수능란하며 미들 슛, 드라이빙이 좋아 보였다.

  발 빠른 가드들의 정확한 미들 슛, 탄력 좋은 검은 피부의 세네갈 선수를 보고 긴장 반, 설렘 반으로 첫 경기를 하였는데, 서울 대진고등학교 선수들이 낯선 환경과 긴장한 탓에 2쿼터까지는 시소게임을 전개했다. 쉬는 시간에 대진고 코칭스태프는 상대의 공격에 대처하는 다양한 디펜스를 주문했고, 특히 몸이 유연하고 점프가 높은 세네갈 선수가 오펜스 리바운드를 잡아 피벗 슛으로 깔끔하게 마무리하는 것을 보고, 더 집중적으로 마크하도록 했다.

  재정비를 한 3~4쿼터에는 더 격렬한 몸싸움과 더 강한 압박수비(더블 팁)를 구사하니, 누마즈중앙고의 몸동작이 서서히 느려지면서 체력이 현격하게 떨어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체력이 고갈되자 슛의 정확성도 떨어졌고 체력적인 부분은 대진고 선수보다 많이 부족하다는 것이 눈에 띄었다.

  승부는 서서히 서울 대진고등학교로 넘어오게 되어 76-47로 첫 경기를 승리로 가져갈 수 있었다.

 

 

# 누마즈중앙고등학교 압승, 5연승으로 우승

 

 

 

  다음날(8월 5일) 오전은 대진고를 만나기 위해 먼 길을 달려 온 동경부고제상고 팀과 3파전을 하였는데, 대동소이한 선수구성과 신체적인 특성이나 기술 또한 누마즈중앙고등학교와 비슷하였다. 그리고 수비는 맨투맨 위주로 하되, 간혹 올코트프레스로 나왔고 루즈 볼에 대한 슬라이딩도 약했고 토킹도 거의 없었다. 신체적인 조건이 왜소하다 보니 포스트플레이가 거의 없었고 드라이빙과 미들 슛 위주로 게임을 해나가는 모습이 보였다. 서울 대진고 농구부는 전 멤버를 골고루 투입하여 62-34로 두 번째 경기도 승리하였다.

  일본에서의 세 번째 날(8월 6일)에는 올해 7월에 시즈오카현에서 3위를 한 시즈고가 도착해서 4개의 팀이 일본 현 JBL 심판의 진행 하에 오전·오후 게임을 하게 되었다. JBL 심판 가운데는 한국과 달리 나이가 지극히 드신 할아버지 심판과 할머니 같은 심판이 있어 눈에 띄었다. 파울과 바이얼레이션의 판정기준이 한국 심판과는 다소 차이가 있어 애를 먹기도 했지만, 대한민국에서 적용시키는 규칙과의 차이점을 설명하면서 해소가 되어 경기를 원활히 할 수 있었다.

  시즈오카현 남자고등학교 120여 개 팀 중에 3위를 한 일본 시즈고의 경기는, 앞의 두 학교와는 다르게 포스트플레이가 있었고 가드 두 명이 아주 뛰어났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우리의 프레스 및 더블 팁에 당황하더니 65-89로 맥없이 무너졌다.?

 

 

# 일본팀 실력은 뒤졌지만 워밍업은 체계적으로

 

  이번에 경험한 일본 팀들은 신체적인 조건이 우리나라에 비하여 왜소하고 체력이 약하여 적극적으로 이기려는 승부욕이 떨어져 있고, 슛 이후에 박스아웃이 제대로 되지 않았으며, 존 디펜스가 어설펐다. 전체적으로 일본선수들의 플레이가 창의적이지 못하고 좀 소극적이라는 느낌이었다. 반면 장점은 빠르고 드라이빙이 좋았으며 미들 슛 또한 정확했다. 또한 협동이 잘되며 선수들이 무조건 벤치 지시를 따르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일본선수들의 훈련과정을 보면서 좋았던 부분은 고등학생임에도 불구하고 경기 전 몸을 풀 때 한국보다 더욱더 체계적인 프로그램으로 몸을 푸는 모습이었다. 농구실력은 한국보다 좀 뒤쳐져 있지만 워밍업을 할 때 절도 있으면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점은 배워야 할 부분이다.

  경기양상은 4일간 큰 변화가 없이 5경기 모두 승리하여 전승으로 우승을 했다. 상대적으로 자신감이 생기다 보니 전 학년을 고루 기용했음에도 여유 있는 플레이를 할 수 있었고 일본감독들의 끊임없는 존디펜스에 대한 문의로 박영진 코치는 때 아닌 질문공세를 받아야 했다.

 

 

# 일본 고교팀 현직교사가 전문코치 겸임

 

  현직교사와 코치로 이루어진 한국농구부와 달리, 일본은 교사가 지도와 행정 등 모든 일을 맡아하는데 때론 체육이 아닌 다른 교과목의 교사도 보조코치로 자발적인 참여를 하기도 한다. 농구를 사랑하는 마음만으로 개인의 시간과 사비를 털어가며 열정을 바치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선수들을 먼저 돌려보내고 끝까지 남아 하나라도 더 배워가려는 일본감독들의 열의를 뒤로 할 수 없어 박영진 코치 또한 휴식시간을 미루고 감독들을 상대로 한 알찬 특강을 해주어 감사의 박수를 받았다.

  일본에 도착 후 누마즈중앙고등학교 이사장 주최의 환영만찬, 농구부 학부모 주최의 환영회 등 예상 이상의 친절한 대접을 받았다.

  두 나라의 선수들은 저녁 자유 시간이 되면 삼삼오오 섞여 군것질을 하고, 서로의 나라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그러다 누군가 마술을 보여주기도 하고 게임도 하며, 언어의 장벽이란 전혀 없는 듯 재미있게 지냈다.

 

 

# 경기 마치고 일 감독 안내로 후지산 등반

 

  4일째 되는 날은 감독 오다지마 선생의 안내에 따라 시즈오카현 동부에 걸쳐 있는 세계적 명성의 후지산 등반을 갔다. 90분간 차를 타고 달리니 웅장한 후지산이 우리를 맞이하였다.

  한여름이라 사진에서나 보던 눈 덮인 후지산은 아니었지만 화산산 특유의 진한 유황 냄새가 코를 찔렀다. 후지산 중턱에서 점심 한 끼에 1,200엔 상당의 고액을 주고 일본 음식의 또 다른 맛을 보았는데 그곳에 후지산에서 나오는 유황온천수에 삶은 검정색 계란이 있었다. 그런데 그 검정계란을 한 개 먹으면 10년을 더 장수한다는 유래가 있어 우리 팀 모두가 5~6개 씩 먹으며 낄낄댔다.

  그리고 웅장한 후지산을 내년에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전 세계에서 가장 크고 넓은 크기의 고탠바 프리미엄 아울렛으로 이동했다. 아울렛의 규모가 얼마나 큰지 세계유명의류, 스포츠 200여 매장들을 둘러보면서 한국에서 보지 못했던 용품을 보고 구입하기도 했다.

 

 

# 아쉬운 이별

 

  마지막 날 누마즈중앙고등학교 체육관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는데 일본 학생들과 서울 대진고 농구부 학생들이 헤어지기가 아쉬운지 서로 메일주소를 주고받고 본인들이 가지고 있던 증명사진을 건네주는 모습들이 보였다.

일본은 한국과 달라 4월에 새로운 학기가 시작된다고 한다. 지금은 1학년이 많아 전력이 약하지만 넘치는 열정의 야시따마 감독과 헌신적인 학부모를 보니 내년과 내후년이, 그리고 해가 갈수록 더욱 기대되는 팀이라 여겨진다.

  일본이 개학하기 전인 매년 3월에 누마즈중앙고등학교가 한국을 방문하고 또 여름방학 중에 서울 대진고등학교가 일본에 방문하여 지속적인 우의를 다지기로 약속하며, 그렇게 시즈오카현 공항으로 출발하였다. 헤어지기 아쉬워 공항 출입한계선까지 들어와 손을 흔드는 야시따마 감독과 일본보조교사, 통역누나 등과 마지막 작별인사를 하고 비행기에 올랐다.

  비행기에 몸을 싣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동안 짧으면 짧고 길면 길다고 할 수 있는 4박 5일간의 일본 누마즈중앙고등학교 초청농구대회를 통해 대진고등학교 선수들이 커다란 자신감을 갖고 돌아가는 것만으로도 중요한 것을 얻어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교시절 지금의 폭넓은 경험이 단순한 추억거리를 떠나서 눈에 보이지 않는 끈끈한 팀워크를 만들고, 미래에 대한 목표의식을 키우고,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의 두려움을 없앰으로써 더더욱 크고 단단한 선수로 성장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한국에 도착해 공항에 마중 나온 대진고등학교 농구부 버스로 1시간여를 달려 무사히 학교에 도착하니, 잘 되어야만 한다고 격려해주시는 김광배 행정실장, 늘 관심을 보여주시는 정은경 교감과 임관철 교감, 끝없는 근심걱정 속에도 잘 다녀오라고 화끈하게 결재해주신 이태열 교장이 반갑게 맞이해 주셨고, 내 집의 고마움을 더욱 느낄 수 있었다.

 

 

 

 

 


※ 이번 일본초청대회에 관한 기고는 일본 고교농구의 전체적인 상황이 아닌 몇 학교만을 체험한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오해는 없으시길 바라며 한국 중·고농구의 발전에 작은 보탬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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