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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54년(2024)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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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문예 : 오늘은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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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문예 : 산문 가작


오늘은 선물이다.



잠실6 방면 선사 채수연



  2023년 한해도 절반을 훌쩍 넘긴 8월. 삼복더위가 한창, 온 세상 만물을 다 녹여 버릴 듯 이례적이고도 강렬한 폭염의 열기는 연일 식을 줄 모른다. 여러 나라에서 발생하는 원인 모를 대형 산불들마저 나날이 증폭되고 있어, 이 세상을 마치 불지옥으로 만드는 듯하다. “세상의 마지막 끝을 보고 있는 것 같다”란 심경을 절로 쏟아낸다. 게다가 더욱 놀라운 것은 이 여름의 폭염이 마구 들끓는 것과 발을 맞추어 무차별적이고 잔인한 살상 범죄가 폭주하는 것이다.
  모든 방역의 규제가 해제되어 일상은 예전의 궤도를 찾아 돌아가는 것 같지만 자연과 인간 사회에 발생하는 이 사태들은 또 다른 차원의 심각한 적색 경고등을 켠 듯하다. 급격한 변화의 격류 속에 서 있는 우리다. 요즈음의 우리는 실제로 지난 100년 전 살던 선조가 천 년 이상을 살아야 느낄 삶의 급격한 변화를 불과 몇십 년 사이에 경험하고 누리고 있다.
  분명 세상은 이런저런 큰 변화 속에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듯하다. 이번 해, 내가 원하고 바라는 나의 마음의 키워드 역시 ‘변화’였다. 변화는 어제의 나를 버리는 것이고, 내가 안주한 틀을 깰 때 가능하다. 우리는 수도를 통해 어제보다 더 나은 ‘나’를 만나기 위해 쉽지 않은 길고 긴 여행을 떠나는 나그네들이다.
  우리 삶에는 관성의 법칙이 존재한다고 한다. 관성이란 외부에서 힘이 가해지지 않는 한 모든 물체는 자기 상태를 계속 그 방향으로 유지하려는 힘인데, 물리학의 가장 기본이 되는 법칙이라고 한다. 변화란 이 관성을 끊어 내는,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반대 방향의 관성을 가져야 가능한 일이다. 내버려 두면 지금껏 고수하던 방향에서 벗어나기가 어려운 것인데, 내가 지금 어느 방향으로 간다는 것을 깊이 인식하고 그 방향을 거스를 새 방향을 만들어야 비로소 기존의 관성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는 저항을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관성의 영어명은 inertia로, 이 단어는 ‘게으르다, 쉬다’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iners’에서 왔다. 새로운 방향의 관성은 ‘게으름, 휴식’을 거스를 때 나올 수 있다.
  작년 나는 오래된 소중한 친구 하나를 잃었다. 내성적이지만 착한 성정이 있어 어릴 때부터 좋아하던 아이였는데 어쩐지 서로 연락도 못 한 채 코로나를 핑계로 한참 만나지 못했었다. 무소식도 어느 때는 희소식이 아닐 때가 있는 것이다. 친구의 죽음은 내가 가진 내 마음의 관성의 방향을 트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 같다. 많이 미안하고 생각할수록 안타깝지만, 내 생각만을 좇아 생긴 되돌릴 수 없는 실수였다. 나의 기존의 나태함, 게으름, 적당주의를 이제는 거스르려 한다.
  언젠가 우연히 보게 된 <사랑의 블랙홀>이란 영화도 변화의 깊은 의미를 내게 남긴 영화였다. 나 자신을 가끔 뒤돌아보게 되는 큰 힘을 갖게 해주는 영화였다. 타성에 젖은 성격의 독선적이고 냉소적인 주인공은 오늘이라는 끊임없이 반복되는 하루에 갇힌 인물이다. 오랜 세월 이기적이고 자기 멋대로의 삶을 누리던 사람이었는데, 영화가 끝나갈 무렵에는 전혀 다른 인물이 되어간다. 사소한 일상에서 남을 배려하며 덕을 베푸는 따스한 마음의 소유자로 변신한다. 반복되는 하루 속에 삶의 의미를  찾고 눈물겹게 진심을 좇아 자신을 변화시킨 결과였다.
  늘 맞이하는 오늘은, 우리에게 오는 선물이다. 설렘과 기대감으로 선물 상자를 풀듯이 이 하루를 시작해야 하지만 오히려 무의미하게 흘려버리기가 쉽다. 영화 속의 주인공처럼 반복되는 하루를 우리도 순간순간 진실로 채울 수 있다면 기적은 선물처럼 다가오지 않을까? 감사 일기를 쓰며 실제 많은 변화를 체험한 적이 있다. 그래선지 나의 마음속 깊이 되뇌어지는 ‘감사합니다’는 지금도 마법의 주문처럼 읊어지고 있다. 모든 변화는 나로부터 비롯된다. 오늘은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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