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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29년(1999)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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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기 : 또 다른 世上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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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世上으로

          

 

정윤주 <선무ㆍ금사1방면>

           

  나는 입도하기 이전에 종교를 가져본 적이 없다. 신은 존재하지 않으며 신을 믿는 사람들은 무능력 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과학적인 것이나 논리적인 것, 그리고 내가 학교에서 배운 것만 인정했으며 수식이나 현미경으로 증명이 가능한 것만 진실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세상의 반쪽 밖에 보지 못했지만 그런 내가 편협하다고 의심해 본 적도 없었다.

  눈에 보이는 내 모습이 내가 가진 전부이며, 자기를 만드는 것은 자기 자신뿐이라고 생각해 왔다.

  나를 바꾸고 가꾸어서 완벽해 지는 것이 인간이 추구하는 완성이라고 믿었다.

  그런데 내가 대순진리회에 입도하게 된 것은 순전히 선각의 정성과 조상의 공덕 때문이라 생각한다.
  대학에 입학하면서 컴퓨터 통신을 하게 되었고, 통신 동우회 모임에서 친구를 따라 연락소에 갔다가 4시간의 교화를 들은 끝에 입도를 결정했고, 입도치성을 드렸다. 그리고 앞으로도 교화를 들어 보겠다고 약속을 했다.

  교화를 들으면서 속으로 얼마나 저울질했는지 모른다.

  수도를 통해 자신을 바꿀 수 있다는 말은 마음에 와 닿았지만, 신명이나 보이지 않는 세계나 상제님에 관한 것은 내게 있어 그냥 재미있는 이야기에 불과했다.

  처음 금강산 일만 이천 봉에서 도통군자가 난다는 말을 들었을 땐 코웃음을 치기도 했었다. 이렇게 어리석고 마음가짐이 모가 난 나에게 선각은 한번도 싫은 얼굴을 한 적이 없었다.

  오기 싫다고 짜증 부리고 시키는 대로 한 적 없는 나를 늘 기다리고 걱정해 주었다.

  챙겨주고 기다려 주는 것이 구속 받는 것 같아서 며칠씩 연락을 끊기도 했다. 그래도 선각은 항상 그 자리에서 묵묵히 나를 기다려 주었다. 마치 자식이 어떤 행동을 해도 다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엄마의 마음처럼, 선각은 나에게 진정한 상생의 마음을 몸소 보여 주었던 것이다.

  그러던 차에 비슷한 시기에 입도한 도우가 첫 포덕을 했다고 자랑을 했다. 포덕이 뭔지 잘 몰랐지만 경쟁심에 나도 포덕을 해 보겠다고 나섰다.

  며칠 후, 가장 친한 친구를 연락소에 데려왔는데 친구는 믿기지 않는다며 입도하기를 거절했다.

  몇 시간이나 교화했지만 친구는 내내 시큰둥했고, 제일 친하다는 친구가 이 정도로 이해해주지 못하는가 하는 원망만 생겼다.

  오기로 다른 친구를 데려왔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또 다른 친구들은 내가 깊이 빠질까 걱정된다며 오히려 나보고 그만 두라고 했다.

  포덕을 쉽게 생각한 건 아니지만, 그렇게 한 명도 못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나는 마음만 먹으면 뭐든지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마음 먹었던 것과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나니 괜히 친구들이 미웠다.

  이왕 할 바에는 제대로 하자는 생각에 다른 도인들처럼 정성을 드려 보았다.

  기도도 모시고 수련도 하고 심고도 드렸다. 그렇게 반은 오기로, 반은 의심하면서 실천하다 보니 드디어 기다리던 첫 포덕을 하게 되었다.

  첫 포덕한 후로 한명 한명 포덕하면서 깨달음을 얻기 시작하였고, 나 자신의 내면에 놀라운 일이 일어나고 있음을 느꼈다.

  대학교에 다닐 때 그렇게 바꾸려고 노력해도 안 되던 내가 도의 일을 하는 동안 바뀌고 있었던 것이다.

  포덕한 사람을 챙기다 보니 상대방에 맞추어 생각하게 되고, 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이 생기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선각의 마음도 알게 되면서 선각이 얼마나 고마운 존재인지 느낄 수 있었다.

  오로지 나 밖에 모르고 자존심으로 똘똘 뭉쳐져 있던 내가, 누군가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생각하는 상생의 도리를 실천하게 된 것이다.

  또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일이 심고와 정성을 통해 이루어 지는 사례를 보면서 신명이 정말 계시다는 것도 인정하게 되었다.
  이제 도통이라는 것은 처음에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단순히 재미있는 이야기나 코웃음 거리가 아니었다.

  그게 무엇이든 간에 그 일을 이루고 못 이루고는 모든 것이 내 마음에 있다는 것을 드디어 깨닫게 된 것이다.

  모든 것이 마음에 있다면 있고 없다면 없다고 했다.

  『전경』에도 마음은 신명이 드나드는 문이라고 하였다. 그런데 그 신은 선한 것도 있고 악한 것도 있어서 선한 것은 본받고 악한 것은 고쳐 쓰라. (행록 3장 44절) 고 가르치고 있다.

  인간이 보고 들을 수 있는 범위는 지극히 제한적이고 이 세상에는 아직까지 미지수인 영역이 너무나 많다. 이 넓은 천지에서 보이는 현상만으로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 어찌 판단할 수 있을까. 나는 얼마나 어리석었던가!

  더 이상 어떤 것이 논리적인지 과학적으로 밝혀진 것인지 아닌지 저울질하며 잘난 척 하지 않기로 했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옳은가 그른가 하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밀고 나갈 수 있는가 없는가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학교 다닐 때 서울대학교에 수석한 학생의 합격 비결은 예습 · 복습을 철저히 한 것이라는 보도를 본적이 있다.

  그걸 보고 저렇게 당연한 얘기를 하다니, 거짓말이겠지. 몇 백만원 짜리 과외를 했겠지 하고 생각했었다.

  도에서도 기도를 매일 모시고 늘 한결같이 일심(一心)으로 나아가면 도통한다는 말이 있지만 역시 그럴 리가 하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조금씩 알 것 같다. 내가 어떤 일에 중심을 세우고 그 일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면 아무리 불가능한 일도 해낼 수 잇다는 것을.

  내가 한번 해야겠다고 결심했으면 어떤 시련이 와도 그 마음을 지키는 것, 그것을 일심(一心)이라 하고 그것이 가장 중요한 사실이다.

  (교법 3장 20절)에서 상제께서는 같은 탄알 밑에서 임낙안은 죽고 최면암은 살았던 일을 밝혀 주셨는데, 이것은 일심의 힘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 부분이다.

  이어서 「일심을 가진 자는 한 손가락 튕겨도 능히 만리밖에 있는 군함을 물리치리라」고 하셨다.

  그리고 (교법 2장 5절)에서는 「이제 범사에 성공이 없음은 한 마음을 가진 자가 없는 까닭이라. 한 마음만을 가지면 안 되는 일이 없느니라. 그러므로 무슨 일을 대하던지 한 마음을 갖지 못한 것을 한할 것이로다. 안 되리라는 생각을 품지 말라」하시며 일심(一心)이면 안 되는 일이 없다는 것을 확실히 밝혀 놓으셨다.

  그러나 일심을 가지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갑자기 마음이 허전해지기도 하고 몸이 아프기도 한다. 같이 지내던 동료가 미워지고 시기하는 마음이 생기기도 한다.

  예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일어나 마음이 흔들리는 것이 하루에도 여러 번이다.
  선천 세계가 미완성인 탓인지 내가 늘 불안하고 허약하다. 이런 나를 볼 때마다 부끄럽고 주저앉고 싶을 때가 너무나도 많다.

  그래도 나를 지켜주신 조상님과 교화해서 깨닫게 해 주신 선각들의 은혜를 생각하며, 흔들리는 마음을 다시 고쳐 먹으려고 노력한다. 잘 안될 때가 많지만 포기할 수는 없다.

  일심은 끊임없는 정성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어리고 약하지만 꾸준히 노력해서 반드시 이 도를 끝까지 지키는 도인이 되고 싶다. 단 하루를 닦아도 진실되고 우직하게 닦아서 상제님의 큰 뜻을 널리 펼칠 수 있는 그런 도인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부족한 나에게 이렇게 큰 깨달음의 기회를 세상에 펴 주신 상제님과 도문에 입도하여 오늘에 이르기까지 있어온 모든 나의 인연들과 조상님께 정말 감사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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