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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43년(2013)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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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광장 : 상생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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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 경영

 

 

연구원 김인수

 

 

 

  요즈음 뉴스나 신문을 보게 되면, 예전에는 아주 생소했던 상생이란 말이 너무나 흔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말에서 세상의 흐름을 알 수 있는데, 이는 천기자동(天氣自動)으로 상극에서 상생으로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음을 뜻합니다. 실로 오랜 세월 당연시돼왔던 갑을(甲乙) 관계, 즉 주종(主從)과 같은 관계에서 파생된 불합리·부조리·불평등의 모순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우리 사회는 곳곳에서 극심한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날이 갈수록 더욱 가속화될 것입니다. 상생은 간단히 말해, 먼저 남을 잘 되게 해 줌으로써 결국 내가 잘 되는 것을 뜻합니다. 내가 목적한 바를 이루기 위해 남을 이용하거나 해치는 방법으로는 더는 어렵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상생의 시대임을 알아야 하고, 이를 진실로 실천해야만 발전할 수 있습니다.
  최근 우리나라 경제의 최대 화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과 협력’입니다. 현재 한국의 기업 간의 관계를 보면 갑을 관계가 만연해 있습니다. 이제는 새로운 해법을 모색해야 할 심각한 지경에 놓여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우리의 현실과 달리 납품 업체와 동반 성장하여 세계 1위의 반도체 장비 회사가 된 사례가 있어 소개하고자 합니다. 피터 베닝크(Peter Wenink) CFO(재무 총괄 책임자)는 ASML사(社) 2인자로 14년째 근무 중입니다. 그는 이 회사의 ‘상생 혁신 시스템’과 ‘신뢰’의 경영 철학을 구축한 주역입니다. 다음은 그가〈조선일보〉의 류정 기자와 대담한 내용을 요약한 것입니다.01
  네델란드의 최대 공업도시인 에인트호번의 남서쪽에 있는 소도시 펠트호번에는 세계 1위의 반도체 장비 기업인 ASML사가 있습니다. 이 회사는 반도체 칩에 빛으로 정교한 회로도를 그리는 ‘리소그래피[lithography: 노광(露光)]’라는 장비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반도체의 심장’으로 불리는 리소그래피는 첨단 반도체 제조공정의 핵심 장비로 ASML사가 70%가 넘는 점유율로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이는 사실상 반도체의 기술을 선도하는 것인데, 반도체란 우리가 쓰는 거의 모든 전자 기기에 들어갑니다. 기억용량이 더 크고 처리 속도가 더 빠른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 핵심 장비를 만들어야 합니다. 스마트폰 발달도 ASML사의 장비 기술의 진보가 있기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미래에 반도체 기술이 더 진보한다면 우리는 외국어를 어렵게 익힐 필요가 없게 됩니다. 각자의 모국어로 얘기하면 스마트폰이 즉시 번역해 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원천적이고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인해 세계 최고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나 인텔도 이 작은 회사를 함부로 대할 수가 없습니다. 흔히 갑을 관계에서 ‘슈퍼(super) 갑’이 삼성전자나 인텔일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상은 ASML사로 이들 위에 군림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는 주력 제품인 리소그래피 장비를 만드는 데 필요한 부품의 80%를 아웃소싱(외부에 제작을 맡겨 납품 받음)해 납품받습니다. 그래서 거대한 냉장고만 한 리소그래피 장비를 만드는 데 500여 개가 넘는 공급업체를 통해 부품을 조달받으며, ASML사는 단지 장비 디자인과 설계에만 역량을 집중합니다.
  이것이 가능하게 된 이유에 대해 피터 베닝크 CFO는 “비즈니스에서 신뢰는 어마어마하게 중요하다. 우리는 신뢰에 관한 명확한 정의가 있다.”고 했습니다. 이는 ‘신뢰의 공식’으로 ‘신뢰 = 역량×의존도×투명성÷자기 이익’이라는 것입니다. 이를 설명하면, 신뢰는 상호 역량과 의존도, 솔직함이 강화될수록 높아지고, 반대로 자기 회사의 이익만 생각하면 신뢰는 거꾸로 약화됨을 의미합니다. 그는 “배우자를 속여서는 안 되듯이 파트너를 속이면 안 됩니다. 우리는 서로의 중간 이윤과 역량을 솔직하게 공개하고, 이익과 위험을 공유합니다.”라고 했습니다.
  그는 말하길 “역량은 곧 지식이다. 우리의 역량과 그들의 역량이 모두 최고일 때 신뢰가 쌓인다. 의존도는 네트워크다. 서로서로 강하게 의지할 때 믿음이 쌓인다. 투명성은 중간이윤을 서로 공개하는 것이다. 그들의 중간이윤을 깎으려는 게 아니라 재투자를 위해 필요한 이익을 최대한 보장해 주기 위해서다. 그들의 중간이윤이 낮아져 연구개발에 투자할 여력이 없어지면 그 부담은 곧 우리가 져야 한다.”고 했습니다. 덧붙여, 그는 “우리는 서로 모든 역량과 중간이윤을 유리알처럼 투명하게 공개하고 ‘위험’과 ‘이익’을 공유했습니다. 그랬더니 공급업체들은 우리를 위해 최고 기술을 개발했고, 우리 회사 장비가 세계 최고 제품이 되는 기적 같은 일이 생겼다.”고 했습니다.
  이 회사가 처음부터 이런 것은 아니었고 여러 위기도 있었습니다. 10여 년 전만 해도 ASML사는 리소그래피 장비 분야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30%대) 기준으로 3위 업체였습니다. 이후 세계 시장 점유율은 33%(2005년)에서 65%(2010년)로 급상승했습니다. 트윈스캔 리소그래피(2000년), 이머전 리소그래피(2007년) 같은 장비 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술을 가장 먼저 개발하고 최근에는 초(超)울트라 자외선(EUV: Extreme Ultra Violet)으로 한층 정교한 회로도를 그리는 EUV 장비까지 세계 최초로 개발했습니다. 그래서 세계적 반도체 제조사들까지 쥐락펴락하게 되었습니다.
  직원들의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그는 “우리는 열려 있는 문화다. 이곳 본사 직원 6,000여 명이 총 73개 국적을 갖고 있을 만큼 다양성이 중시된다. 우리는 상사에게 반대 의견을 말하거나 실수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우리는 직원들의 창의성과 열정을 독려하고 그들의 모든 두뇌를 결합해 최고의 시너지를 창출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위의 사례는 우리나라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관계에서 보면 매우 드문 경우라 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경영자의 철학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습니다.『대학』에 ‘일가인일국흥인 일가양일국흥양 일인탐려일국작란 기기여차 차위일언분사일인정국(一家仁一國興仁 一家讓一國興讓 一人貪戾一國作亂 其機如此 此謂一言憤事一人定國)’이라는 구절이 있는데, 이는 ‘한집안이 어질면 한 나라가 어질어지고 한집안이 겸손하면 한 나라가 겸손해진다. 한 사람이 탐욕 하면 한 나라가 혼란해지는데 그 작용이 이와 같으니 한마디 말이 일을 어지럽히고 한 사람이 나라를 안정시킨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한마디 부주의한 말이 일을 그르칠 수 있고, 반면에 현명한 위정자 한 사람이 나라를 안정시킬 수 있습니다.
  ASML사 피터 베닝크의 ‘상생’의 확고한 경영 철학은 8,000여 명의 임직원을 비롯하여 500여 개가 넘는 협력업체까지 포함하여 수만 명에게 혜택이 미침을 알 수 있습니다. 위의 사례는 우리에게 좋은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우리 도인 한 사람 한 사람은 종단의 얼굴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세상의 흐름에 발맞추어 더욱 새롭게 상생의 가치관을 정립하고 실천하여 상제님의 유지(有志), 도주님의 유법(遺法), 도전님의 유훈(遺訓)을 받들어 나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항상 나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남한테 요구하기에 앞서 항상 먼저 내 마음을 참답게 해야 남의 마음을 참되게 해 줄 수 있으며, 먼저 내 몸을 공경함으로 남도 몸을 공경하게 되며, 먼저 나의 일을 신의로 하면 남들이 신의를 본받게 된다는 말이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이와 같은 성(誠)·경(敬)·신(信)으로 모든 사람을 가족과 같이 사랑하고 아껴 포덕하여야겠습니다.
  모든 인류가 염원하는 상생의 세상인 무량 극락 오만년 청화지세(無量極樂五萬年淸華之世)로 인류를 인도하기 위하여!            

 

 


01 〈조선일보〉, 「토요섹션」, 2013년 3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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