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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43년(2013)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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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광장 : 종교와 문화 그리고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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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와 문화 그리고 소통

 

 

연구원 김호용

 

 

 

  간혹, 자신의 종교를 맹신한 나머지 남의 종교를 무시하거나 탄압하고 심지어 국가 간의 분쟁으로까지 번지는 커다란 불행들이 목격되기도 한다. 이와 같은 현상은 종교 간의 소통 부재에서 기인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소통이 안 되는 이유는 서로가 신앙의 대상이 다르고 교리가 상반되기 때문일 것이다. 종교는 오늘날까지 사람보다는 신(神)을, 하늘을, 땅의 모든 정령(精靈)들을 우선시하고 숭배하여 왔다. 종교가 성립되는 요소 중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신자(信者)인 사람일진대 사람은 사라진 채 이질적인 종교적 갈등 요소에 얽매이다 종교로 인한 분쟁이 연속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종교를 하나의 문화 내지는 세계관으로 이해한다면 서로 다른 점을 인정하며 소통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01   
  대개의 경우, 사람들은 시대의 격변기에 놓이게 되면 매우 불안함을 느끼고 그것을 해소하기 위해 무엇인가를 찾게 된다. 이런 시기는 새로운 종교가 신비주의를 앞세워 자연스럽게 그 사회에 횡행하며 거대한 종교로 자리 잡았다가 사라지곤 한다. 종교와 신비성은 불가분의 관계이지만 그 속에 매몰되지 않고 종교가 그 시대의 문화와 잘 어우러지면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그 한 예로 중국의 대표적인 도교인 전진교(全眞敎)02를 들 수 있다.
  전진교의 창시자는 왕중양(王重陽, 1112~1170)으로 그가 48세 되던 해 한 이인(異人)03을 주점에서 만나 그 뒤 마음에 뜻한 바 있어 결의하고 출가하여 수도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속세와의 인연을 끊고 중양자(重陽子)라고 하는 도사가 되어 수년간 실로 험한 수행에 매진했다. 그때까지 존재해왔던 도교 대부분의 가르침은 심신을 단련해서, 그 결과로 주술과 단약의 효력을 이용해 등천(登天)하는 것이었다. 즉, 불사(不死)의 실현인 신선이 되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러나 왕중양은 불사의 신선이 아닌, 속세 안에서의 신선이 되는 길을 깨닫고 속세와 선계의 경계를 허물려는 마음으로 포교하기 시작하여 당시의 사람들에게 신선한 충격과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그의 사상은 『입교십오론(立敎十五論)』04에 잘 나타나 있으며, 여기에서 삼교합일(三敎合一)적인 요소를 볼 수 있다. 그가 채택하여 권장하던 경전이 도교의 『도덕경』, 유교의 『효경』, 불교의 『반야심경』이었던 점은 그의 ‘삼교합일사상’을 더 선명하게 이해하게 한다. 왕중양의 삼교합일적인 진리관(眞理觀)에서 알 수 있듯이, 그는 당시의 다양한 종교 현상을 종합하여 사람을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 참된 진리임을 주창한 종교가였다. 이후 전진교는 신비주의에 빠지지 않고 욕(欲: 욕망)을 멀리하고 치(恥: 치욕)를 참으며 자신은 고초를 겪더라도 타인을 이롭게 하는 것을 강조하여 국가와 사람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렇게 종교적 행위가 종교적인 요소와 동시에 그 시대의 문화를 이해하고 수용할 때, 사람들과 소통을 이루고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이어지는 것이라 판단된다.

 

 

 


  어떠한 시대이든 그 시대를 이해한다는 것은 그 시대를 사는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고 결국은 그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문화의 바탕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는 종교이다.05 동시에 종교는 문화의 다양한 현상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누군가는 문화를 이해한다는 것은 삶의 총체적인 전부를 이해하는 것이라고 말한다.06 주지의 사실은 종교든 문화든 생활의 주체인 사람이 모여야 성립된다는 점이다. 사람을 존중하고 이해하려는 마음이면 비록 다른 종교나 문화라 할지라도 소통이 가능할 것이며 종교로 말미암은 충돌은 현저히 줄어들 것이다.
  결론적으로 종교나 문화를 소통하게 하는 열쇠는 사람, 곧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음을 알 수 있다. 무엇보다도 사람을 존중하고 귀하게 여기는 정신이 종교나 문화를 소통하게 할 것이다. 상제님께서는 인존(人尊)을 말씀하셨다.07 우주를 이루는 삼대 요소인 하늘, 땅, 사람 중에 사람의 존귀함을 ‘크다’는 말씀으로 더욱 강조하시고 사람 중의 사람이 되도록 가르치셨다. 그리고 상제님께서는 친히 사람을 극진히 대하셨다. 상제님께서 그러셨듯이 우리도 다른 사람을 대할 때 극진히 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할 때 다양한 종교와 문화는 결국에 소통이 될 것이며, 사람이 살기 좋은 평화로운 세상이 펼쳐질 것이다.

 

 

 


01 오늘날 종교학의 흐름은 종교와 문화를 밀접하게 연관시켜 탐구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종교학의 거장인 니니안 스마트(Ninian Smart, 1927~2001)는 『종교와 세계관』에서 세계는 많은 지역권으로 나눌 수 있으며, 지역에 따라 다양한 종교문화가 형성되어 있음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그는 종교적 가치 그리고 다양한 세계관들이 제시하는 가치를 이해하는 것은 현재 나를 둘러싼 다양한 세계와 소통하게 한다고 말했다.
02 중국 금나라 때 왕중양이 화북 지방에서 전진교를 창시하였다. 전진교는 좌선과 수행(修行)을 중시하여 유교, 불교, 도교를 조화시킨 실천적ㆍ서민적 특색을 지녔다. 그리고 중국의 도교는 명(明)나라 이후 크게 전진교와 정일교(正一敎)로 재편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03 이 이인은 여동빈(呂洞賓)의 화신으로 금단도(金丹道)를 왕중양에게 전했다고 한다.(마노 다카야, 『도교의 신들』, 들녘, p.195 참조)
04 1. 주암(住庵), 2. 운유(雲遊), 3. 학서(學書), 4. 논합약(論合藥)- 약에는 정통해야 하지만 집착하지 말 것, 5. 논개조(論蓋造), 6. 논합도반(論合道伴), 7. 논타좌(論打座)- 좌선을 수업방식으로 삼을 것, 8. 논항심(論降心), 9. 논연성(論鍊性)- 중도를 지켜야 한다, 10. 논필배오기(論匹配五氣), 11. 논혼성명(論混性名)- 정신과 기를 일치시킬 것, 12. 논성도(論聖道), 13. 논초삼계(論超三界)- 욕계, 색계, 무색계 모두를 뛰어넘을 것, 14. 논양신지법(論養身之法), 15. 논리범세(論離凡世)- 정신적으로 이 세상을 초월할 것.
05 또 어느 날 상제께서 말씀하시길, “선도(仙道)와 불도(佛道)와 유도(儒道)와 서도(西道)는 세계 각 족속의 문화의 바탕이 되었나니 이제 최 수운(崔水雲)을 선도(仙道)의 종장(宗長)으로, 진묵(震黙)을 불교(佛敎)의 종장(宗長)으로, 주회암(朱晦庵)을 유교(儒敎)의 종장(宗長)으로, 이마두(利瑪竇)를 서도(西道)의 종장(宗長)으로 각각 세우노라.”고 하셨도다.(교운 1장 65절)
06 새뮤얼 헌팅턴 지음, 이희재 옮김, 『문명의 충돌』, 김영사, 2001, pp.47~49. 참조.
07 교법 2장 56절 참조 “천존과 지존보다 인존이 크니 이제는 인존시대라. 마음을 부지런히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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