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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24년(1994)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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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문단 : 믿음 속에 임하신 상제님 德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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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속에 임하신 상제님 德化

 

도신이 있는 곳엔 덕화가 내린다

어디에 있든 중요한 사실은 법방에 맞추어 수도하는 것

 

                

손병기 <교령ㆍ수원16방면>

 

  92년 뜨거운 여름날, 많은 도인들의 환송을 받으면서 그곳 논산을 향해 입영 열차에 무거운 몸을 실었다. 차창 사이로 보이는 네온사인불빛과 달리는 차들을 보면서 언제 이곳을 다시 볼 수 있을까 하는 절망감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렸다.

  일찍이 내 주위 사람들로부터 군대라는 것이 어떤 곳이다라고 얘기를 많이 들어서 그런지 사실상 군 생활에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었다. 

  다만 내가 몸 담고 수도해왔던 곳. 그리고 도인들과 오랫동안 떠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너무나 견디기 힘든 고통이었다.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다 거쳐야 하는 곳인데도 군에 가야 한다는 것이 정이 깊이 들어 헤어지기 싫었다.

  이렇게 해서 첫발을 디딘 신병훈련소. 누구나 다 그렇겠지만 군대의 모든 것이 낯설고 적응하기 정말 힘든 나날들이엇다. 각개전투, 유격, 행군, 고된 훈련 속에서도 생각나는 것은 「도」밖에 없었고 무엇보다도 어려운 것은 기도 모시는 일이었다.

  낮에는 시간이 되면 심고(心告)라도 여유 있게 모실 수 있었는데 천문과 지문이 열리는 시간. 새벽 1시에는 법수는 커녕 속으로라도 모실 수 있는 여유가 되지 않아서 안타깝기만 했다.

  이렇게 나름대로 어려운 훈련소 생활을 무사히 마치고 자대에 오기까지 짧으면서도 기나긴 시간이 흘러간 것만 같았다. 이제는 시간이 흘러 자대 생활이 익숙히 몸에 젖어 있고 전역하기까지는 그리 먼 시간이 남지 않았다. 여기서 간단히 여태까지 군복무 기간 중에 있었던 신기한 경험담을 간략하게 옮겨볼까 한다.
  입춘, 우수가 지나고 잠자던 개구리도 깨어 일어난다는 경칩인데도 이 곳의 3월은 겨울의 아쉬움을 달래듯이 유난히도 추웠다. 내일 모레면 군에서 가장 큰 훈련이라고도 할 수 있는 한미연합 팀스피리트 훈련이 시작되는 날이었다.

  나는 운전병이라서 차량정비에 여념이 없었고 모두다 훈련 준비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우리는 부대 주둔지인 경기도 문막을 향해 차량 수십 대가 줄지어 야간이동하고 있었다. 공교롭게도 이 날 눈이 많이 내려 노면이 얼어붙기 시작하였는데 바퀴에 체인을 감지 않은 상태라 핸들 대를 잡은 나로선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었다.

  마음속을 태을주를 외우면서 조심스럽게 운행하는데 갑자기 내 바로 앞차가 노면에 미끄러지면서 마주 오는 화물차와 정면 충돌하였다. 운전에 미숙한 나로선 당황한 나머지 그냥 브레이크만 밟을 뿐 별도리가 없었다. 앞차와의 거리는 불과 10미터도 안되었는데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또 아무리 브레이크가 잘 듣는다 해도 속력에 비해 정지할 수 있는 거리는 아니었다.

  더군다나 눈 때문에 미끄러질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인데도 거짓말처럼 1미터 간격을 두고 차가 정지하였다. 그 순간 느꼈던 것이지만 정말 상제님의 덕화가 아니었더라면 틀림없이 나도 별수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렇게 힘든 운행을 하면서 오랜 시간 끝에 주둔지인 문막이란 곳에 도착하였다. 여주 수도장 참배를 다니면서 「문막」이라는 이정표를 많이 봐서 그런지 그렇게 낯설게만 느껴지지 않았다.
  그 곳에서 약 한달간 있으면서 도장 옆을 많이 지나다녔고 참배객을 실은 대순 버스도 자주 눈으로 보았다. 마음 같아선 당장이라도 달려가서 참배라도 한 번 아니 도장이라도 한 번 보고 싶었지만 군인이라는 신분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없음을 안타까워할 뿐이었다. 이런 생활을 하면서 복귀하는 날이 되었다. 이 날도 역시 출발할 때와 비슷한 현상이 일어났다.

  굽은 도로에서 핸들을 돌려야 하는데 앞차의 핸들과 바퀴사이에 연결되는 볼트 하나가 빠져서 핸들을 돌려도 바퀴가 돌아가지 않았다. 그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이 급정거를 해야만 했다. 산길이라 험하고 또 내리막인데 바로 뒤차인 내가 아무리 급정거를 한다 해도 충돌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다. 

  이 때도 순간적으로 마음 속에선 태을주를 외웠는데 어느 누가 그 장면을 봐도 거짓말이라 할 정도로 내 차가 급정거하였다. 차에 흠집하나 나지 않고 무사히 정지하였던 것이다. 이 일뿐만 아니라 여태까지 군 생활을 하면서 이런저런 경험담도 적지 않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흔히 말한다. 그 환경에 지배를 받고 살아가기 마련이다. 나 역시도 군인이기에 군이란 조직체계에 간섭을 받고 정신없이 살아가지만 바쁜 일과 속에 잠시나마 잊혀질 때엔 신기로운 일들이 일어나 내가 수도인 임을 다시 한번 인식하게 한다.

  오늘도 서산에 해가 지고 있을 때 그 해를 바라보면서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막연하게 오늘도 하루가 가는구나 하고 시간의 의미성을 잃어버리지나 않을까. 세상은 바쁘게 돌고 사회도 급격히 변하고 있는데 과연 인간들의 마음은 어떻게 변하고 있을까? 나는 우리의 생각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를 알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먼저 우리가 바라는 방향이 무엇 때문이어야 하는가를 일단 정리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날 우리 국민들이 대다수가 생각하는 경제적, 정치적인 면에서 볼 때 모두 다 개인주의로 빠져들고 있다고 생각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부패되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짧은 소견으로 말하자면 인간이 인간을 몰라보고 그 존엄성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생각된다. 이런 면들은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군인이기 이전에 수도인이다. 지금 부패되어 가고 있는 이 세상을 바로잡기 위해 상제님께서 그 큰 뜻을 펴 심에 아주 작은 소인이지만 그 큰 뜻을 받들어 드리려고 수도하는 도인 중의 한 사람이다.

  사업가면 사업가로서 정치가면 정치가로서 또 군인이면 군인으로서 제각기 그 역할은 틀리지만 진정코 상제님의 큰 뜻이 모두에게 전달되고 있다.

  나는 지금 비록 군에서 수도생활을 하지만 사회에서 수도하는 것 못지 않게 깨달음도 많이 얻었고 지나간 시간들을 되돌아 반성할 수 있는 기회도 많다.

  어떻게 수도했는가 보다도 어떻게 수도해야 하는 지가 더 중요하므로 내 앞에 얼마나 많은 시간이 주어질지 모르지만 거룩하신 상제님의 뜻을 한 시라도 잊지 않고 온 누리에 전하리라고 굳게 다짐해본다.

  그리고 이 자리에 오기까지 가르쳐주신 임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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