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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37년(2007)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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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과의 만남 : 신과 우주의 동일성 그리고 범신론(汎神論)

신과 우주의 동일성 그리고 범신론(汎神論)

 

 

글 교무부

 

 

 

  하느님을 찾아 먼 여행을 떠난 한 젊은이가 있었다. 우연히 낡은 책 속에서 그 분이 있는 곳을 알게 된 그는 무작정 힘겨운 여행을 시작한 것이다. 밤낮을 쉬지 않고 거친 들녘을 걸어 험한 숲을 헤쳐 온 그의 일념은 어느덧 그를 목적지에 이르게 했다. 해질 무렵 높은 산꼭대기의 절벽, 그 앞에 펼쳐진 신령스러운 정경이 그의 마음을 빼앗고 오랜 여행의 피곤은 만근의 무게가 되어 그의 육신을 잠들게 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차가운 바람결에 잠에서 깬 그는 이미 깊은 밤이 된 그 곳의 적막에 묘한 신비를 느꼈다. 깊은 밤하늘 가득한 별들은 수많은 빛으로 무언가를 말하는 듯 했고, 산 아래 세상을 비추는 달빛은 신의 손길인 양 포근했다. 한 차례 맑은 산바람이 그의 마음을 씻어주자, 그 마음속으로 온 하늘의 별들과 만물이 하나씩 둘씩 담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후 그는 이미 우주 삼라만상이 하나의 형상으로 자신의 마음속에 담겨져 있음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젊은이는 형언할 수 없이 벅찬 감동에 무릎을 꿇었다. 드디어 그가 신을 만났던 것이다.

 

 

  범신론이란 우주 삼라만상을 유기적인 통일체로 보고 그 총체를 신으로 보는 이론이다. 즉 우주 그 자체(실재, 진리, 힘)가 곧 신의 모습인 것이다. 그리스 철학자들 가운데, 크세노파네스 · 헤라클레이토스 · 아낙사고라스 · 플라톤 · 플로티노스 및 스토아학파 학자들이 서양 범신론의 기초를 닦는 데 주축이 되었다. 동양의 경우 힌두교와 불교의 교리에서도 얼마든지 여러 유형의 범신론의 형태를 찾아볼 수 있다.

한편, 창조주와 피조물 사이의 차별성을 무시하며, 신은 비인격적인 존재로 만물 밖에 초월해 있는 것이 아니고 만물 속에 내재해 있다는 이 이론의 특성은 정통 그리스도교 신학자들에게는 절대적으로 수용될 수 없는 요소였다.

  대표적인 범신론 철학자는 유대인 합리주의자 베네딕트 스피노자(1632~77)이다. 그는 범신론 체계를 가장 일관성 있게 구축한 철학자로서 그에 따르면 모든 것은 하느님 안에 있고, 하느님은 모든 것 안에 있다. 다시 말해, 하느님이 곧 실체요 자연인 것이다.

  ‘특별한 사물들은 하느님의 속성이 변화한 모습이거나, 그것을 통해서 하느님의 속성이 어떤 정해진 방법으로 표현되는 양상에 지나지 않는다.’(스피노자의『윤리학』 1부)라는 그의 견해처럼 최고신은 무한한 속성을 지닌 단 하나의 실재로서 그 실재가 여러 형태로 드러난 것이 우주 삼라만상의 갖가지 모습이다. 따라서 신과 자연은 하나의 동일한 존재가 된다.

  “천지에 신명이 가득 차 있으니 비록 풀잎 하나라도 신이 떠나면 마를 것이며 흙 바른 벽이라도 신이 옮겨가면 무너지나니라.” (교법 3장 2절) 서양 철학의 범신론을 다루면서 이렇게 『전경』 한 구절을 떠올리게 된다. 물론, 신을 비인격적인 존재로 한정한 점은 범신론이 대순사상의 신관과 다른 부분이 되겠지만 만물 속에 신이 내재해 있다는 내용은 어느 정도 유사한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이와 같이 서양의 철학자들이 논한 우주와 신에 대한 견해를 참고해 보는 것도 대순사상의 신관을 이해하는 데 어느 정도는 도움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대순사상의 범주는 모든 이론이 담겨질 만큼 포괄적이며 광범위하므로 여러 나라 학자들의 이론을 도구로 활용하여 대순사상을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는 데 활용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알아봅시다

 

범신론(汎神論), (영)pantheism, (독)Pantheismus

어원 : ‘모든’을 뜻하는 그리스어 pan과 ‘신’을 뜻하는 theos

용어의 유래 : ‘범신론적’이라는 말은 합리주의 자유사상가 존 톨런드가 자신의 저서 『올바로 진술한 소치누스주의(Socinianism Truly Stated)』(1705)에서 처음 사용했었고, ‘범신론’이라는 명사는 몇 년 뒤에 톨런드의 반대자 중 한 사람이 처음 사용했다. 1828년 K.C.F.크라우제는 범신론이라는 용어를 자신의 철학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했다.

 

스피노자(Baruch de Spinoza, 1632.11.24~1677.2.21)

네덜란드의 합리주의 철학자로 데카르트 철학에서 결정적인 영향을 받았다. “모든 것이 신이다.”라고 하는 범신론(汎神論)의 사상을 주창한 그는 유물론자였다. 그가 말하는 신이란 그리스도교적인 인격의 신이 아니고, 자연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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