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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37년(2007)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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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사상 탐구 : 개벽(開闢)에 대한 일고찰(一考察)

개벽(開闢)에 대한 일고찰(一考察)

 

 

글 연구위원 주현철

 

목 차

Ⅰ. 개벽의 개념
Ⅱ. 개벽의 필연성
Ⅲ. 개벽공사의 독창성
Ⅳ. 개벽의 주체와 그 방법
   1. 초월자
      (1) 신명계와 자연계
      (2) 인간계
2. 인간
   (1) 무자기의 실현
   (2) 인격함양
   (3) 원한의 극복
Ⅴ. 개벽의 현대적 의의

 

 

 

Ⅰ. 개벽의 개념

 

  개벽(開闢)이란 천개지벽(天開地闢)의 준말로서, 선천개벽(先天開闢)과 후천개벽(後天開闢)으로 분류할 수 있다. 선천개벽이란 천지(天地)가 열려 인간을 비롯한 만물(萬物)이 처음으로 나온 때를 말하는 것으로, 천지의 시초(始初)나 만물의 창조(創造)를 의미하고, 후천개벽은 새로운 세계의 창조로서 혁신적(革新的)인 대변화(大變化)를 의미한다.

  『전경』에서 개벽(開闢)의 의미를 찾아보면, “선천개벽 이후부터 수한(水旱)과 난리의 겁재가 번갈아 끊임없이 이 세상을 진탕하여 왔으나…”01라고 하여, 선천개벽(先天開闢) 이후의 우주의 혼돈상태와 인간의 참상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이때 선천개벽(先天開闢)에서 개벽(開闢)은 단지 우주만물이 처음 생성된다는 창조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대순사상에서 개벽(開闢)은 이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선천(先天)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정신으로의 변화와 이상적인 새로운 세계의 창조를 가리키는 후천개벽을 의미한다.

  대순사상의 개벽사상(開闢思想)은 다른 종교나 사상에 비해 아주 심오하고 광범위하다. 기성종교에서도 개벽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들 종교에서 말하는 개벽이 인간 중심적이라면, 대순사상은 인간을 중심으로 천(天)·지(地)·인(人) 삼계(三界)에 걸친 전(全) 우주적인 차원에서의 개벽이라 할 수 있다. 『전경』에 “삼계가 개벽되지 아니함은 선천에서 상극이 인간지사를 지배하였으므로 원한이 세상에 쌓이고 따라서 천·지·인(天地人) 삼계가 서로 통하지 못하여 이 세상에 참혹한 재화가 생겨나니라.”02이고 하여, 삼계(三界)가 개벽되지 않은 이유와 원인에 대해서 밝히고 있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개벽은 상극의 세계에서 상생의 세계, 원한이 쌓인 세계에서 원한이 없는 세계, 천(天)·지(地)·인(人) 삼계가 서로 통하지 않는 세계에서 서로 통하는 세계, 참혹한 재화가 발생하는 세계에서 발생하지 않는 세계로의 변환을 의미한다.

 

 

Ⅱ. 개벽의 필연성

 

  초월자이신 상제께서 인간세계에 오신 것은 세상을 개벽하기 위해서이다. 개벽을 하지 않으면 인류가 파국으로 치닫기 때문에, 인류를 구제하시고자 이 땅에 오신 것이다. 상제께서는 개벽의 필연성에 대한 직접적인 원인을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서양인 이마두(利瑪竇)가 동양에 와서 지상 천국을 세우려 하였으되 오랫동안 뿌리를 박은 유교의 폐습으로 쉽사리 개혁할 수 없어 그 뜻을 이루지 못하였도다. 다만 천상과 지하의 경계를 개방하여 제각기의 지역을 굳게 지켜 서로 넘나들지 못하던 신명을 서로 왕래케 하고 그가 사후에 동양의 문명신(文明神)을 거느리고 서양에 가서 문운(文運)을 열었느니라. 이로부터 지하신은 천상의 모든 묘법을 본받아 인세에 그것을 베풀었노라. 서양의 모든 문물은 천국의 모형을 본 딴 것이라.”이르시고 “그 문명은 물질에 치우쳐서 도리어 인류의 교만을 조장하고 마침내 천리를 흔들고 자연을 정복하려는 데서 모든 죄악을 끊임없이 저질러 신도의 권위를 떨어뜨렸으므로 천도와 인사의 상도가 어겨지고 삼계가 혼란하여 도의 근원이 끊어지게 되니 원시의 모든 신성과 불과 보살이 회집하여 인류와 신명계의 이 겁액을 구천에 하소연하므로 내가 서양(西洋) 대법국(大法國) 천계탑(天啓塔)에 내려와 천하를 대순(大巡)하다가 이 동토(東土)에 그쳐 모악산 금산사(母岳山金山寺) 삼층전(三層殿) 미륵금불(彌勒金佛)에 이르러 三十년을 지내다가 최제우(崔濟愚)에게 제세대도(濟世大道)를 계시하였으되 제우가 능히 유교의 전헌을 넘어 대도의 참 뜻을 밝히지 못하므로 갑자년(甲子年)에 드디어 천명과 신교(神敎)를 거두고 신미년(辛未年)에 강세하였노라.”03

  모든 종교의 신성(神聖)들은 상제께 인류와 신명계의 참상을 낱낱이 보고하고 상제께서 직접 나서서 인류를 구제해 주실 것을 하소연하였다. 그렇다고 그 이전에 인류가 상생(相生)의 세계를 이루었던 것은 아니다. 인류의 상극적인 상황이 시작된 최초의 사건으로는 단주(丹朱)로부터 기인한다.04인류역사상 가장 태평성대를 이루었던 것은 요순시대(堯舜時代)이다. 이 시대에 요(堯) 임금은 아들 단주(丹朱)가 불초하다 하여 요가 순(舜)에게 두 딸을 주고 천하를 전하자 단주는 원을 품고 마침내 순을 창오(蒼梧)에서 붕(崩)케 하고 두 왕비를 소상강(瀟湘江)에 빠져 죽게 하였다. 이로부터 원의 뿌리가 세상에 박히고 세대의 추이에 따라 원의 종자가 퍼지고 퍼져 천지에 가득 차서 인간이 파멸의 길을 걷게 되었다.

  이렇게 인류는 오랫동안 상극적인 환경에 처해 있었으나, 상제께서는 인류가 파멸에 이를 만큼 극한 상황은 아니었던 것으로 판단하셨다. 그러나 서양의 물질문명의 폐해가 날로 심해져 천·지·인(天地人) 삼계(三界)가 상극에 휩싸이고, 이대로 방치하면 인류가 진멸지경에 처할 것을 우려하여 인류를 구제하시고자 구천(九天)에서 인간세계로 오신 것이다. 이것이 상제께서 인간의 몸으로 현현하신 직접적인 원인이자 개벽을 해야 하는 직접적인 원인이기도 하다.

  상제께서 이 땅에 오신 후, 삼계 대권을 주재(主宰)하여 상극에 싸인 자연과 자연환경, 신명계, 인간계 등 선천의 모든 도수를 뜯어고쳐서 후천의 새 운수를 열어 선경을 만드시려고 하셨다.

 

 

Ⅲ. 개벽공사의 독창성

 

  세상을 상극적인 상황에서 상생의 상황으로 전환시키기 위한 위대한 작업을 일컬어 삼계공사(三界公事) 또는 천지공사(天地公事), 구체적인 표현으로 천지개벽공사(天地開闢公事)라 한다.05 천지개벽을 주장하는 기성의 종교가 인간의 정신개벽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비하여, 이 공사는 천·지·인(天地人) 삼계(三界) 전체의 개벽을 말한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기성의 종교가 인성(人性)의 계도(啓導)에만 주력하고 있지만, 대순사상은 비옥한 토지에서 식물이 잘 자라고 척박한 토지에서 식물을 심고 아무리 정성을 들여도 죽거나 잘 자라지 않듯이, 자연의 일원인 인간도 같은 이치라는 입장이다. 삼계가 상극적인 환경에 놓여 있는데 인성의 계도만으로는 진정한 지상낙원을 이룰 수 없는 것이다. 근본적으로 환경의 상생적 변화가 있을 때만이 인간도 변화할 수 있는 것이다. 먼저 주변 환경의 개벽이 있어야 인간의 정신개벽이 가능하다는 점은 기성종교가 갖지 못한 대순사상만의 독창성(獨創性)이라고 할 수 있다.

  개벽공사(開闢公事)는 창조(創造)·개조(改造)·조화(調化)라는 3가지 방법으로 상제님의 권능에 의해 인간 초월적인 차원에서 이루어진다. 즉 개벽(開闢)은 ‘없었던 것을 새로이 만든다’는 창조(創造)와 ‘이미 존재하고 있는 것의 성질을 올바로 고친다’는 개조(改造),06 그리고 ‘서로를 고르게 하여 통하게 한다’는 조화(調化)07의 3가지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그래서 개벽은 이 3가지 원리를 통해 우주의 질서가 근본적으로 바뀌어 이상적인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개조가 기존에 이미 만들어졌던 것을 올바로 뜯어고치고, 조화가 이미 존재하는 것을 서로 고르게 하여 통하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았을 때, 이는 창조라는 개념과 거리가 멀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여기서는 개조와 조화의 방법 그 자체가 창조적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개벽공사는 총체적으로 볼 때, 그 성격이 독창적(獨創的)이라고 할 수 있다.

 

 

Ⅳ. 개벽의 주체와 그 방법

 

1. 초월자

  천지개벽은 새로운 세계로의 변화를 의미하는데, 이것은 일반적인 변화가 아니라 주로 인간 초월적인 차원에서의 변화를 의미한다. 이를테면 천지도수의 정리나 신명을 조화시킨다거나 만고의 원한을 풀 수 있는 것은 인간이 아닌 상제의 권능이 아니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상제께서 “내가 삼계 대권을 주재(主宰)하여 선천의 모든 도수를 뜯어고치고 후천의 새 운수를 열어 선경을 만들리라.”08이고 하셨듯이, 상제님은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초월자이시며, 삼계의 대권을 가진 주재자(主宰者)이시며, 개벽을 통해 비겁에 쌓인 신명과 창생을 건지는 개벽장(開闢長)이시다.09개벽의 주체가 곧 상제님이신 것이다

 

 

(1) 신명계와 자연계

  상제께서는 인류구원을 위해서는 해원(解)으로써 만고의 신명(神明)을 조화하고 천지도수(天地度數)를 조정해야만 한다고 하셨다. 이것만 이룰 수 있다면 천지는 개벽(開闢)되고 지상선경(地上仙境)의 세계가 이룩되기 때문이다.10 해원(解)은 상극(相克)의 세계를 상생(相生)의 세계로 바꿀 수 있는 결정적 요인으로서 모든 공사에 공통적으로 작용하는 원리이기도 하다. 천지개벽공사의 중심개념인 해원은 쌓이고 맺힌 원한을 풀고 다시는 원한이 맺히지 않도록 하는 것이며, 그 범위는 인간의 원한뿐만 아니라 신명계와 자연계의 원한까지도 포함하고 있다.

  인류에게 참혹한 재화가 발생하는 근본적 원인이 바로 이 세상에 쌓이고 맺힌 원한 때문이다. 상제께서는 인류의 기록에 시작이고 원(冤)의 역사의 첫장인 요(堯)의 아들 단주(丹朱)의 원을 풀면 그로부터 수천 년 쌓인 원의 마디와 고(苦)가 풀릴 것이라고 말씀하시고, 인류를 파멸에서 구제하기 위해 해원공사(解公事)를 하셨다. 상제께서는 지금은 신명해원시대(神明解時代)라고 천명하시고,11 명부(冥府)의 착란으로 말미암아 온 세상이 착란하였으니 명부공사(冥府公事)가 종결되면 온 세상일이 해결된다고 하셨다.12 이것은 신명계(神明界)와 인간계(人間界)가 유기적인 관계에 있음을 말해 준다.

  상제께서 가장 먼저 처결하신 공사가 바로 이 명부공사(冥府公事)인데, 이는 삼계가 착란하는 근본적 이유가 명부의 착란으로부터 기인한다고 보고 명부에서의 상극도수(相克度數)를 뜯어 고치셔서 비겁에 쌓인 신명과 인간들을 서로 상생케 하셨다.13 이 공사를 처결하여 아표신의 원한을 풀어줌으로써 일체의 아표신이 천상으로 올라가서 땅에 굶주림이 사라지고 그 신들의 재해가 없어지게 되었다.14

  또 상제께서는, 유·불·선도를 두루 통달하였고 천상의 묘법을 인세(人世)에 베풀려고 하였으나 김봉곡에게 죽은 후에 원(冤)을 품고 동양의 도통신을 거느리고 서양에 가서 문화 계발에 힘썼던 진묵(震)을 해원시켜 후천선경건설에 참여시켰으며 불교의 종장(宗長)에 임명하셨다.15 이와 비슷한 시기에 동양에 지상천국을 건설하려다 그 뜻을 이루지 못하였지만 천상과 지하의 경계를 개방하여 신명들을 왕래케 하였으며, 사후(死後)에 동양에 문명신을 거느리고 서양에 가서 문운을 열은 이마두(利瑪竇)의 업적을 높이 평가하시어 상제께서는 그를 서도(西道)의 종장에 임명하고 후천선경건설에 동참케 하셨다.

  상제께서는 동학의 창시자인 최수운을 해원시켜 선도(仙道)의 종장과 일본 명부로 삼았으며, 동학혁명을 주도하여 상놈을 양반으로 만들고 천인(賤人)을 귀(貴)하게 만들어 주기 위한 남 잘 되게 하려는 마음을 두는 등, 나라와 백성을 위해 큰 뜻을 품었지만 이루지 못하였던 전명숙을 해원시켜 조선 명부로 임명하셨다.16 조선 말기의 우국 충신지사인 최익현, 박영효, 민영환 등도 해원시킴으로써,17 상제께서는 남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거나 절개를 지킨 사람들의 영혼을 위로하고 그 뜻을 높이 기리셨다.

  이외에도 상제께서는 혼란한 세상을 바로 잡으려다 역적의 누명을 쓰고 죽은 사람들의 신명(神明)인 만고 역신(逆神)을 해원시켜 모두 성수(星宿)로 붙여 보내시고,18 후사를 두지 못하고 죽은 사람의 신명인 중천신(中天神)은 의탁할 곳을 두지 못하여 황천신(黃泉神)으로부터 물과 밥을 얻어먹고 왔기에 원한을 품고 있었는데, 중천신(中天神)에게 복을 주어 원한을 없게 하셨다.19

  상제께서는 “묵은 하늘은 사람을 죽이는 공사만 보고 있었도다. 이후에 일용 백물이 모두 핍절하여 살아 나갈 수 없게 되리니 이제 뜯어고치지 못하면 안되느니라.”20 고 말씀하셨다. 여기서 묵은 하늘이란 그 당시의 상극적인 신명계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상제께서 신명해원공사를 하신 것은 고통에 빠진 인간을 구제하고 인간의 삶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앞서 언급했듯이 신명계와 인간계는 유기적인 관계에 있기 때문에 신명계의 일이 인간계에, 인간계의 일이 신명계에 영향을 준다. 먼저 신명계의 질서가 바로 잡혀야 인간의 질서도 바로 잡히고 인간사회가 상생의 세계를 이룰 수 있다.

  상제께서 개벽공사를 하신 근본 취지가 인간을 위한 것이라고 볼 때, 신명계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자연계의 질서도 바로 잡혀야 한다. 자연환경이 온화해야 인간이 살기에 편하다. 하늘도 노천(老天)과 명천(明天)의 시비(是非)가 있으며 땅도 후박(厚薄)의 시비가 있고 날도 수한(水旱)의 시비가 있으며 바람도 순역(順逆)의 시비가 있고 때도 한서(寒暑)의 시비가 있다.21 이렇게 자연(自然)이나 자연현상(自然現象)도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서로 시비(是非)가 일어나 원한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상제께서는 이 모든 시비를 개벽공사를 통해 없애고, 수·화·풍(水火風)의 삼재(三災)가 없는 상서(祥瑞)가 무르녹는 지상낙원을 위한 토대를 굳건히 하셨다.

 

 

(2) 인간계

  상제께서 하신 인간세계의 개벽공사는 주로 불평등한 사회제도의 타파와 민족차별의 철폐가 중심과제였다. 상제께서 공사를 처결하신 조선 말기는 민족적 존망의 위기와 민중생존의 절망적 상황이었다. 대내적(對內的)으로는 불평등한 사회제도, 즉 양반지배의 낡은 질서와 탐관오리들의 민중에 대한 가혹한 착취, 대외적(對外的)으로는 서구 및 주변 열강들의 압박으로 말미암아 민중들은 의지할 곳 없이 정신적으로 방황하고 있었다.

  공사가 처결될 때의 조선의 사회적 상황은 상제께서 “유는 부유(腐儒)”22라고 하셨듯이, 유교중심(儒敎中心)의 사상에서 유래된 첨예화된 계층의 차별화(差別化)로 말미암아 그 병폐(病幣)는 이루 형언할 수 없을 정도였다. 유교는 인륜적(人倫的) 질서(秩序)를 중시한 결과 반상(班常)과 적서(嫡庶)의 구별로 관리의 등용 제한, 직업의 선택이나 혼인, 거주의 제한까지 받는 등 신분적 차별이 철저했다.

  특히 유교도덕(儒敎道德)은 비천자(卑賤者)가 존귀자(尊貴者)에게 복종하는 것을 주로 하는 것으로, 인간관계는 귀천(貴賤)과 존비(尊卑)의 관계에서 생각되고, 이에 관한 질서가 인간관계의 질서라고 보았다. 따라서 유교 질서는 존귀자, 권력자의 지위와 권리를 옹호하는 것이고, 그들의 요구를 당연시 하는 것으로 효(孝)·충(忠), 곧 어버이와 임금이 자식과 신하에게 요구하는 것이 되었다.23 이를 악용하여 사대부(士大夫)와 관원(官員)들은 민중을 경제적 수탈의 대상으로 여겨 왔으며, 이로 인해 빈부(貧富)의 차(差)는 더욱 심화되어 백성들은 자연히 관료나 부유층을 원한의 대상으로 삼았다.

  상제께서는 유교(儒敎)의 폐습에 따른 병폐를 없애기 위해 사회를 개혁하기 위한 개벽공사를 하셨다. 그 당시 반상의 구별과 적서의 차별 정책은 인간이 만들어 놓은 반인륜적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철폐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고 또 인간의 힘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러한 인습(因襲)이 지속되면 원한은 더욱 쌓이게 되어 상극적인 사회가 될 수밖에 없다. 상제께서는 인간은 누구나 태어나면서부터 동등한 권리를 갖는다는 취지하에 이러한 불평등한 사회제도를 개벽공사를 통해 철폐하셨다.24

  유교(儒敎)는 남성위주(男性爲主)의 경제체제(經濟體制)를 바탕으로 남성중심의 윤리체계(倫理體系)를 확립시켜 부계 친족 간의 유대를 강화하며, 갈등(葛藤)을 방지하기 위해 서열적(序列的) 인간관계를 강조하였다. 그래서 여성은 인격을 가진 존재라기보다는 남성의 성적 대상이나 대(代)를 이어 주는 후손을 위한 생산적 도구에 불과했다. 남성본위(男性本位)의 이혼, 과부의 재가금지(再嫁禁止) 등의 남존여비(男尊女卑)에서 비롯된 남성들의 여성에 대한 횡포는 여성으로 하여금 수많은 원한을 맺게 했다. 이에 상제께서는 남녀평등(男女平等)에 입각하여 여성의 지위를 높이고, 여성들에게 맺힌 원한을 풀어 주셨다.25

  인간세계가 개벽되기 위해서 개인적 차원에서 인간평등도 이루어져야 하지만, 국가적·세계적 차원에서 다각도로 통일과 조화가 실현되어야 한다. 민족·인종·동서의 차별과 종교·사상의 갈등과 대립은 주로 민족중심주의에서 기인한다. 자기 민족과 문화만 우월하고 다른 민족과 문화는 열등하다는 의식이 차별과 갈등과 대립을 심화시켰다. 이렇게 뿌리 깊이 박힌 인간사회의 상극적 상황을 인간 스스로가 정화하기에는 역부족이었기 때문에, 초월적 힘이 아니고는 상생의 새로운 세상을 만들 수 없었다. 상제께서는 이러한 민족중심주의가 낳은 가장 심각한 폐단을 종교와 사상의 갈등과 대립으로 꼽았는데, 이 문제가 해결되면 모든 차별이 해소될 것이라고 판단하셨다.

  대순사상에서 사상적 갈등은 첫째, 지기(地氣)가 통일(統一)되지 않은 원인에 의해서 발생한다고 보았다. 『전경』에 “지기가 통일되지 못함으로 인하여 그 속에서 살고 있는 인류는 제각기 사상이 엇갈려 제각기 생각하여 반목 투쟁하느니라.”26고 했다. 갈등을 없애는 방법은 ‘해원으로써 만고의 신명을 조화하여 천지의 도수를 조정하는 것’이다. 이것이 이룩되면 천지는 개벽(開闢)되고 선경(仙境)이 세워진다.27 둘째, 사상적 갈등은 자기 민족 고유의 문화를 주장하고 다른 민족에게 강요함으로써 발생한다. 『전경』에 “세계의 모든 족속들은 각기 자기들의 생활 경험의 전승(傳承)에 따라 특수한 사상을 토대로 색다른 문화를 이룩하였으되 그것을 발휘하게 되자 마침내 큰 시비가 일어났도다.”28 라고 하였다. 그래서 상제께서는 모든 도통신(道通神)과 문명신(文明神)을 거느리고 각 민족들 사이에 나타난 여러 갈래 문화(文化)의 정수(精髓)를 뽑아 통일하시고 물 샐 틈 없이 도수를 짜 놓으셨다.29 이렇게 각 민족문화의 정수를 뽑아 통일한 문명은 후천 문명의 기초가 된다.30

  또 상제께서는 세계 각 민족의 문화의 바탕이 되었던 선도(仙道)와 불도(佛道)와 유도(儒道)와 서도(西道)에 최수운(崔水雲), 진묵(震), 주회암(朱晦庵), 이마두(利瑪竇)를 각각 종장(宗長)으로 임명하여,31 종교적 갈등을 근본적으로 해소시킴으로써 인간계의 개벽공사를 통해 지상낙원의 길을 터놓으셨다.

 

 

2. 인간

  상제께서는 인류를 위한 개벽공사를 모두 마치셨다. 상제께서 이룩해 놓으신 터전에서 인간은 상제님의 진리에 따라 살아가면 지상낙원에 도달할 수 있다. 그 시점이 빨리 오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인간의 의지와 실천에 달려 있다. 상제께서 개벽공사를 마치시기 이전까지 개벽의 주체는 상제님이셨으나, 이제 지상낙원을 향해 가는 이 시점에서 개벽의 주체는 인간이다. 인간이 개벽을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상제께서 하신 개벽공사는 무의미하다. 인류의 궁극적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상제님에 의해 처결된 개벽공사를 기반으로 인간에 의한 개벽이 필수적이다.

  인간에 의한 개벽은 주로 정신개벽(精神開闢)을 의미한다. 정신개벽이란 인간의 사고방식과 가치관의 혁신적 전환을 통해서 모순과 병폐의 상극적(相克的) 요소를 개혁하고, 인간의 삶을 전적으로 향상·변화시켜 상생(相生)의 새로운 세계를 창조할 수 있는 정신의 회복을 의미한다. 이를 달리 표현하자면, 정신개벽이란 ‘정신의 열림’을 말한다. 정신이 열렸다는 것은 본성(本性)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이고, 정신이 막혔다는 것은 인간이 사욕(私慾)에 사로잡혀 기질(氣質)에 치우침으로써 본성이 훼손된 상태이다. 그래서 정신개벽은 사욕에 의해 손상된 본성을 회복하여 상제님의 도(道)에 부합한 인간으로의 변화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천지개벽을 위해서 인간에게 주어진 정신개벽은 두 가지 관점에서 보아야 할 것 같다. 첫째는 상제께서 이미 인간계의 개벽공사에서 처결하신 인간평등과 세계화합을 실현시키기 위한 정신개벽이고, 둘째는 인간으로서의 도리를 다하기 위한 정신을 함양하는 정신개벽이다. 이 장(章)에서는 후자(後者)에 대한 논의로, 정신개벽을 위해서 필요한 무자기(無自欺), 충·효·열(忠孝烈)에 의한 인격함양, 원한의 극복을 중심으로 서술하려고 한다.

 

 

(1) 무자기의 실현

  무자기(無自欺)란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자기 자신을 속이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이 의미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표현을 찾는다면, 대순진리회 수칙(守則)에 “무자기(無自欺)는 도인(道人)의 옥조(玉條)니, 양심(良心)을 속임과 혹세무민(惑世誣民)하는 언행(言行)과 비리괴려(非理乖戾)를 엄금(嚴禁)함”32 이라고 하여, 무자기가 ‘양심(良心)을 속이지 않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또 대순진리회 훈회(訓誨)의 첫 번째 항목인 “마음을 속이지 말라.”33도 역시 무자기를 의미한다.

  대순사상에서는 마음을 양심(良心)과 사심(私心)으로 구분한다. 양심(良心)은 천성 그대로의 본심(本心) 즉, 도심(道心)을 말하며, 사심(私心)은 사사로운 감정이나 물욕에 의하여 발동하는 욕심을 의미한다. 본래 인성(人性)의 본질은 양심인데 인간이 사심에 사로잡혀 도리에 어긋난 생각을 하거나 행동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34

  이런 의미에서 볼 때, 무자기는 사사로운 감정이나 물욕에 의해서 발동하는 욕심인 사심(私心)을 버리고 천성 그대로의 본심(本心)인 양심(良心)을 갖는 것이다. 즉 무자기는 인간 본성(本性)의 회복을 의미한다.

  대순사상에서 훈회와 수칙 등 여러 곳에서 무자기를 강조하는 것은 인간의 모든 죄악(罪惡)의 근원(根源)이 마음을 속이는 데서 기인(起因)하기 때문이다. 무자기는 인간 본성(本性)의 회복을 가능케 하며 모든 죄악을 근절(根絶)할 수 있는 근본적인 방법이다.35 수도인의 목표인 도통(道通)도 무자기를 근본으로 상제님의 도(道)를 올바로 깨닫고 실천함으로써 가능한 경지이다. 곧 도통을 위한 수도의 출발은 무자기로부터 시작된다는 말이다.

  본래 인간은 남을 속일 수는 있어도 신은 속일 수 없는 존재이다. 신은 인간이 하는 모든 일을 다 살펴서 알고 있으며 인간의 마음속까지 훤히 들여다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순사상에서는 자기가 자기를 속이는 것은 자신을 버리는 것이며[自欺自棄], 마음을 속이는 것은 신(神)을 속이는 것이고[心欺神棄] 신을 속이는 것은 하늘을 속이는 것이 된다.36 여기서 하늘이 곧 상제님을 의미한다고 보았을 때, 결과적으로 자기 자신을 속이는 것은 상제님을 속이는 것으로서 이보다 더 큰 죄악은 없을 것이다.

  이렇게 인간은 마음을 속일 수 없는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신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거나 인정하더라도 신에 대한 깨달음의 부족과 신의 존재를 망각함으로써 많은 죄를 범하고 있다. 그래서 대순사상에서는 무자기를 통해 정신개벽을 이룰 것을 강조하고 있다. 상제께서는 “범사에 마음을 바로 하라. 사곡한 것은 모든 죄의 근본이요. 진실은 만복의 근원이 되니라.”,37 또 “만물이 가을바람에 따라 떨어지기도 하고 혹은 성숙도 되는 것과 같이 참된 자는 큰 열매를 얻고 그 수명이 길이 창성할 것이오. 거짓된 자는 말라 떨어져 길이 멸망하리라.”38고 말씀하시어, 복(福)과 영원한 수명(壽命)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은 무자기(無自欺), 곧 거짓된 마음을 버리고 진실한 마음을 갖는 것임을 분명히 밝히셨다.

 

 

(2) 인격함양

  상제께서는 세상이 모두 병에 걸린 원인을 충·효·열(忠孝烈)의 부재(不在)에 있다고 판단하셨다.39 즉 상제께서는 “세상에 충도 없고, 효도 없고 열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천하가 모두 병이 들었다.(世無忠 世無孝 世無烈 是故天下皆病)”40 고 말씀하셨던 것이다.

  첫째, 정신개벽을 위해서는 충(忠)의 정신을 함양해야 한다. 충(忠)이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나라에 충성(忠誠)을 다하는 것을 말한다. 충(忠)이란 한 국가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단체생활을 하는 곳이라면 어느 곳에나 적용되는 소중한 정신이다. 우리 종단에서도 충(忠)은 예외일 수 없다. 모든 수도인들이 종단의 발전을 위해 본분을 성실히 수행했을 때, 충(忠)을 다했다고 할 수 있다. 상급자일수록 의무와 책임은 더욱 막중하다. 상급자라고 해서 특혜만 누리려 하고 자신의 안일(安逸)만을 추구하고, 일을 처리함에 있어 요령을 부리거나 편견이 개입되면 종단의 발전은 기대할 수 없다. 아랫사람 또한 요령을 먼저 배우고 상급자가 하고자 하는 올바른 일에 무조건 불복하면 스스로 발전할 기회를 잃게 된다. 수도인 전체가 상호존중을 바탕으로 서로 솔선수범하는 자세를 보이고 매사를 투명하고 공명정대(公明正大)하게 처리해야만 상호발전과 종단의 발전은 물론, 더 나아가 천하포덕의 세상을 이룰 수 있다.

  둘째, 정신개벽을 위해서는 효(孝)의 정신을 함양해야 한다. 효란 부모의 은혜에 감사하고 정성을 다해 모시는 것이다. 이것을 확대하면, 그 의미는 가정에서 각자의 위치에 따라 자신의 도리를 다하고, 자기 부모님을 모시는 마음으로 웃어른을 공경하고 이웃과 화합단결하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효도(孝道)라는 것은 자신의 부모를 섬기는 데서 시작하면 이것이 효자(孝子)가 되는 것이다. 효도하고서 어질지 않고 의롭지 않은 사람이 없고, 효도하고서 예의(禮儀)가 없고 지혜(智慧)가 없고 신의(信義)가 없는 사람이 없다. 이러한 마음을 가지고 형을 섬기면 우애(友愛)가 되고, 친구를 위하면 신의(信義)가 되고, 어린이를 돌보면 인자(仁慈)한 것이 되며, 국가를 위한다면 충성(忠誠)이 되고, 백성을 다스린다면 사랑이 된다. 이렇게 효도하는 마음이 서게 되면 만 가지 착한 마음이 여기에 따라 저절로 생기는 것이다.

  가정이 무너지면 국가도 무너진다. 우리 도(道)에서는 가정의 평화를 중시한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고 하였듯이, 사회에 나가 자신의 일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먼저 가정을 건강하게 잘 가꾸어야 한다. 효의 정신을 바탕으로 가정의 일원으로서 각자 도리를 다하여 가정을 지켜야 한다는 취지에서, 부부(夫婦)는 서로 화목(和睦)하여 평화로운 가정을 이루기 위해 힘쓰고, 부모는 자녀교육에 힘써 자녀들의 탈선과 비행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41 또 도(道)를 믿은 후부터 가정의 불화가 야기되었을 경우, 가정 화합에 전력을 기울이며, 그래도 가정 화합이 불가능할 때는 믿음까지도 일시 중지(中止)하고 가정의 평화를 이룬 후에 다시 도(道)에 전념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42

  셋째, 정신개벽을 이루기 위해서는 열(烈)의 정신을 함양해야 한다. 열(烈)이란 자신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열(烈)은 일에 대한 열의(熱意), 올바른 것을 지키기 위한 절개(節槪) 등을 말하는 것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고 인간으로서의 도리를 다하는 마음이다. 충(忠)도 효(孝)도 열(烈)이 없으면, 그 도리를 다했다고 할 수 없다. 열(烈)은 자신을 바르게 세우고, 자신이 뜻한 일을 이루기 위한 강력한 에너지이다. 열(烈)로써 충(忠)을 다하면 충신(忠臣)과 열사(烈士)가 되고, 열(烈)로써 효(孝)를 다하면 효자(孝子)가 되고, 열(烈)로써 사도(師道)를 다하면 존경받는 스승이 되고, 열(烈)로써 수도(修道)에 전념하면 도심(道心)이 깊은 진정한 수도자(修道者)가 되는 것이다.

  이상에서 살펴본 충·효·열(忠孝烈)의 정신을 함양하여 실천에 옮기면, 정신개벽을 이뤄 지금의 병든 사회를 건강한 사회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3) 원한의 극복

  개벽공사의 주된 원리가 해원(解)이었던 것처럼, 인간의 정신개벽도 원한을 극복하는 문제는 아주 중요하다. 인간 사이에 맺힌 원한을 풀고, 다시는 원한이 맺지 않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해원이라 할 수 있다. 인간차원에서 원(冤)을 극복한다는 것은 인간상호간(人間相互間)에 맺힌 원을 풀고 상생을 위해 실천적(實踐的)으로 생활하는 것을 의미한다. 원한을 푸는 것도 중요하지만 척을 짓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척(慼)이란 나에 대한 남의 원한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서 남으로 하여금 나에 대하여 원한을 갖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므로 남을 미워하거나 남의 호의(好意)를 저버리는 것은 모두 척을 짓는 행위이다. 척을 짓지 않기 위해서는 항상 남을 사랑하고 남에게 어진 마음을 가져 온공(溫恭), 양순(良順), 겸손(謙遜), 사양(辭讓)의 덕(德)으로 대해야 한다.43

  속담에 “무척 잘 산다.”는 말이 있는데, 이는 척이 없어야 잘 산다는 의미이다. 남에게 억울한 원한(怨恨)을 맺게 하면 이것이 척이 되어 보복하고, 남을 미워하면 설사 이를 상대방이 모른다 하더라도 신명(神明)이 먼저 알고 척이 되어 갚게 된다.44 해원(解冤)은 척(慼)을 푸는 것이다. 척을 맺고 푸는 주체도 남이 아닌 나 자신이다. 내가 먼저 척을 풀면 상대방의 척은 스스로 풀리고, 양자(兩者)의 척이 풀려서 해원(解冤)이 되고 해원이 되어야 상생(相生)이 된다.45 대순사상에서는 특히 보복 심리와 행위를 경계하고 있다. 악(惡)을 악(惡)으로 갚는 것은 피로 피를 씻는 것과 같기 때문에,46 악(惡)을 선(善)으로 갚지 않으면 또 다른 악(惡)을 낳게 되는 법이다. 그래서 상제께서는 인류에게 원수(怨讐)의 원을 풀고 그를 은인(恩人)과 같이 사랑하라는 중요한 교훈을 남겨 주셨다.47

 

 

 

Ⅴ. 개벽의 현대적 의의

  대순사상은 천지개벽을 통한 지상천국건설이라는 희망과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천지개벽공사는 다른 종교나 사상과는 전혀 다른 차원에서 행해진 것이다. 단순히 인간세계의 병폐와 모순을 개혁하려는 차원을 넘어 천·지·인 삼계의 상극적인 요소를 근본적으로 뜯어고치고 제거하는 전(全) 우주적인 차원이었다. 이 공사는 다른 종교나 사상을 모방하거나 계승한 것이 아니며, 과거나 현재도 유례가 없는 새롭게 창조된 것이다. 상제께서는 삼계의 대권을 주재하여 선천의 도수를 뜯어고쳐서 후천의 무궁한 선운을 열어 지상천국을 건설하기 위해 천지개벽공사를 하신 것이다.

  대순사상은 우리민족의 전유물이 아니라 전 인류를 위한 사상이다. 상제께서는 모든 종교의 신성들이 구천에 하소연하므로 인류를 구원하시고자 천하를 대순하다가 이 땅에 오셨다. 상제께서는 우리민족을 중심으로 개벽공사를 펼치신 후, 이것이 하나의 모델이 되어 전 세계가 개벽되기를 바라셨다.

  인류의 궁극적인 소망인 동시에 지상의 목표는 인류의 평화를 성취하여 지상낙원을 실현하는 일이다. 그러나 인류가 실현해야 할 평화의 길은 실로 멀고도 험난하다. 과학문명의 발달로 전 세계인이 한 가족처럼 가까워진 지구촌 시대를 맞이하였지만, 지금도 한편에서는 갈등·증오·전쟁이 극심해지고 있다. 어느 종교나 모두 투쟁과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추구한다고 주장하지만 오히려 종교가 대립과 갈등을 부추기고, 전쟁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해 왔던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지금도 종교는 폐쇄적이고 독선적이며 배타적인 성향을 극복하지 못하고 종종 분열과 대립,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 이러한 현대적 상황에서 대순사상은 평화의 담당자로서 인류 평화의 가능성과 그 실현을 위해 적합한 인간의 역할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 도인들은 상제님의 진리를 따르고 신앙심을 돈독히 하고 사상의 뿌리를 더욱더 견고하게 하여, 전 인류에게 그 씨앗을 퍼뜨릴 사명을 가지고 있다는 데 자부심을 느껴야 할 것이다. 또한 이를 실천하는 데는 많은 어려움과 의무감과 책임감이 수반된다는 사실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어떤 고난이 따르더라도 전 인류의 생사(生死)가 바로 도인 각자의 손에 달려 있다는 것을 명심하여 수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01 공사 136.

02 예시 8.

03 교운 19.

04 공사 34절 참조.

05 공사 13절 참조.

06 공사 12절 참조.

07 예시 8절 참조.

08 권지 121.

09 공사 11절 참조.

10 공사 35절 참조.

11 교운 120절 참조.

12 공사 15.

13 예시 10절 참조.

14 예시 11절 참조.

15 교운 165절 참조.

16 공사 32, 교법 12절 참조.

17 공사 222, 예시 37, 교법 320.

18 교법 36절 참조.

19 공사 129.

20 공사 111.

21 교법 36절 참조.

22 교운 16.

23 윤태림, 韓國人, 현암사, 1970, 134.

24 교법 19·10절 참조.

25 공사 132, 공사 217, 교법 146, 교법 168, 교법 240, 교법 257, 권지 117절 참조.

26 공사 35.

27 공사 35절 참조.

28 교법 323.

29 예시 12절 참조.

30 교법 323절 참조.

31 교운 165절 참조.

32 대순진리회요람, 21.

33 대순진리회요람, 19.

34 대순진리회요람, 18~19쪽 참조.

35 대순진리회요람, 19쪽 참조.

36 대순지침, 42쪽 참조.

37 교법 324.

38 예시 30.

39 행록 538절 참조.

40 행록 538.

41 대순지침, 31쪽 참조.

42 대순지침, 30쪽 참조.

43 대순진리회 요람, 19쪽 참조.

44 교법 244절 참조.

45 대순지침, 27쪽 참조.

46 교법 134절 참조.

47 교법 156절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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