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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45년(2015)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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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문예 : 빈들에 서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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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빈들에 서다(3)
 
 
 
 
울주 방면 정리 박종식
 
 
 
8
 
  각각의 방면에서는 이 역사적인 도전님 화천을 어떻게들 이해하고 해석하고 나아가는지 속속들이 서로가 다 알기에는 어려운 일이다. 다만 화천의 3년 상(喪)의 의미부여와 그에 준하는 의례로 3년간 흰 소복을 의미하는 한복을 입으며 모든 대소사의 행사를 진행되었고. 도전님 생전의 해오던 그대로 모든 일을 진행함으로써 대순의 배는 순항하는 듯했다.
 
양력 1997년 11월.
 
“영대에 있는 서가여래의 진영을 내리고 도전님 진영을 그 자리에 모시고 주문에 서가여래를 빼고 박성상제 하감지위로 고치고 배례는 4배로 합니다.”
 
 
  도전님께서 재세 시 “도주님께서 만드신 법은 나도 변경시킬 수 없다.” 하며 아무리 사소한 것 하나라도 도주님께서 정해놓은 그대로 행하여 오셨다. 27년 헛 도수에 붙인 차경석의 “똑똑치도 못한 것이 무슨 정가냐.”라고 말씀하신 상제님의 진노(震怒)가 만수도인의 귓전에 방포성(放砲聲)처럼 맴도는 듯하다. 3년 상(喪)을 치른 후, 신위에 대한 이견은 새로운 혼돈의 바람을 예고하고 있었다.
  무엇이 옳은지 앎은 혼미해지고 “선각(先覺)을 잘 만나는 것도 복(福)이다.”라는 도전님의 말씀을 스스로 몸들에 포장하면서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자신의 인연에 따라 “맥 떨어지면 죽는다.”는 누군가는 썩은 동아줄에 조상과 자신의 모든 명운(命運)을 걸었다.
  도전님께서 계실 때와 다름없이 주문과 배례를 바꿀 수 없다는 사람들과 영대에서 진영을 내리고 도전님 진영을 모시고 주문과 배례를 바꾸려는 사람들 간의 왕래와 소통이 막히면서 이견은 더욱 좁힐 수 없는 확고함으로 굳어져만 갔다.
  혈식천추도덕군자(血食千秋道德君子)의 벽화 속 파도를 보시며 “파도가 높지”하고 말씀하신 도전님의 말씀이 지금을 이야기한 듯 파도에 쓰러지고 상처 난 각 방면 도인들의 상처를 치료하고 우리가 어디에 서 있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 그 방향을 잡아주어야 하는 각 방면의 지도부는 커다란 숙제를 풀어 가야만 했다.
  오늘 김민철 선감도 수의를 겸하여 만수 도인들 앞에서 자신의 뜻과 의지를 표명하고 무언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기다리는 수많은 수반들 앞에서 아무런 풍파 없이 그들의 상처를 어루만지며 풍랑 앞에 흔들리는 믿음들을 다 잡아주어야만 했다.

 
  “여러분들은 제가 무슨 말이라도 하기를 바라실 겁니다.”

  
  김민철 선감의 말 한마디에 여기 모인 수많은 수도인의 운명(運命)이 걸려 있기에 각자는 숙연하면서도 김민철 선감의 한 마디 한 마디를 곱씹어 해석하려고 결의에 찬 마음들이 얼굴에 역력히 드러나고 있었다.
  “없는 말을 꾸며서 말하지 않겠습니다. 나도 알고 여러분도 다 아는 얘기입니다.”
  “대순진리회요람(要覽)에 종단의 설립 취지는…. ‘대순하신 유지(遺志)와 50년 공부종필로 전하신 조정산 도주의 유법(遺法)을 숭신(崇信)하여 귀의할 바를 삼고자 종단 대순진리회를 창설 한 것’이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거기에 더하고 뺄 수 있는 그런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천부(天賦)의 종통(宗統)에 의해서 도주님께서 법(法)을 짜놓으셨고 유명(遺命)으로 종통(宗統)을 이어 받으신 도전님께서 지켜 가신 겁니다”
  “예전에 도전님께서 답답하셨는지 우리 임원들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내가 상제님과 도주님을 모시는 것과 너희가 상제님과 도주님을 모시는 것은 다른 것이야.”
  “그랬던 겁니다. 안다고 모셨지만 그렇지 않았다는 것을. 지금의 결과로 확연해진 겁니다.”
  “그들은 도주님께서 짜놓으신 법에 손을 댄 것입니다. 그것은 천부를 범(犯)한 것이고 도주님과 동격(同格)시 되는 행위를 자행한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흔들려서는 안 됩니다. 상제님, 도주님, 도전님께서 인간의 몸으로 오셨다고 해서 인간의 범주에서 해석하면 저희도 할 수 있다는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것으로 씻을 수 없는 불충불효(不忠不孝)를 저지르게 되었고 그나마 우리라도 지금까지 해온 법(法)을 지키고 도장을 수호해야 합니다. 여러분도 마음을 다잡아야 합니다.”

               
  김민철 선감의 말은 단호했고 수반들 또한 굳은 표정으로 속 입술을 깨물며 자신들의 선택이 옮음에 감격하며 반드시 도장을 수호하겠다는 대의를 불태웠다.
 
 
9
 
 
1999년1월28일(음1998년 12월11일)
 
  전서열 선사는 여주본부도장 주차장 A동 근처에서 수호를 서며 도전님 화천 하신 이후 급변하는 사태에 대해 염려하며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물끄러미 바라보는 시선 끝에 저 멀리 도장 셔틀 버스가 들어온다. 버스가 지나가는 길로, 눈길이 따라가 버스를 응시하고 습관적 시선 앞에 버스가 멈추고 도인들이 내리기 시작한다. 찬찬히 바라보는 전서열 선사의 동공에 힘이 들어간다. 어디서 본 듯한 사람이 내리는데 그 사람이 누구인지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기에 누구인지 기억하려고 안간힘을 쓰는데 천천히 그의 입가에 미소가 번지며 얼굴이 환해진다. 그 사람은 도전님 화천 하신 때에 금강산수련도장에서 상여(喪輿) 뒤를 따라가는 만장(萬丈)을 해석해준 정민수 교감이다. 그날의 기억이 되살아나 반갑기만 한 그였다. 정민수 교감은 전서열 선사를 모르지만 전서열 선사는 그를 알기에 혼자만 느껴보는 기쁨이었다. 언뜻 풍기는 모양이 공부를 들어온 모습으로 전서열 선사는 그렇게 이해했다.
 
 
1999년 1월 30일(음1998년 12월 13일)
 
새벽녘, 금강산 수련도장 봉안치성
 
 
  금강산 수련도장 안의 청사초롱의 은은한 불빛들이 길게 늘어져 도장의 특색인 바람과 함께 흐느적거리는 듯 산중에 고요함 속의 소리인 듯 운치를 더해주고 있고 더러는 치성 음복을 준비하기 위해 차량과 종사원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둥둥”하고 소리가 사방에서 들린다. 보통 치성을 모시는 동선으로 보았을 때, 음복하는 시간이므로 이 소리는 있을 수 없는 소리이다. 도장 사방의 건물에서 수많은 도인들이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달려 나오고들 있었다. 사람들이 누군가에게 지시하듯 소리 지르듯 말한다.
  “빨리 가자”
  “치성 모시는 틈을 노렸어! 큰일이다. 큰일!”
  영대의 진영을 바꾸려는 이들이 우리가 토성도장에서 치성을 모시는 틈을 타 여주본부도장을 강제 검거하려고 치밀한 계획에 따라 밀고 들어온 것이다. 늘 천부의 종통이 움직일 때마다 죽고 사는 명운을 걸고도 남을…. 잘못된 자들의 소도(小道)의 길이 충돌해 왔었다. 미흡한 준비 속에 저들의 전술(戰術)을 받아야 하는 절체절명(絶體絶命)의 순간이다.
  도전님께서 ‘수호는 펼칠 진(陳) 진법(陣法)이고, 시학·시법은 참진(眞) 진법(眞法)이다.’ 말씀하신 수호의 진법을 마음으로 깨달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수호의 진법(陳法)이 깨지려 하는 한순간을 맞이하였다. 김민철 선감과 수반 임원들이 바쁘게들 달려 나오고 승용차 쪽으로 가려던 김민철 선감은 멈춘다.
  “승합차로 갑시다.”
  김민철 선감은 여러 명이 함께 가려는 의도로 승합차를 가져오라 지시했다.
  “운전은 누가 하지?”
  여러 임원들을 지나가는 눈짓으로 바라보며 살피는데 김민철 선감 눈에 김덕중 교감이 들어왔다.      
  “김덕중 교감이 하세요!”
  치성을 모시고 음복을 기다리던 도인들이 자가용과 승합차, 버스에 올라타고 여주본부도장으로 달리는데 도로에는 눈이 쌓여 있어 운전함에 제 속도를 낼 수 없는 상황이었다, 다급하기만 하는 도인들의 마음은 초조하고 가슴이 터질 듯 한 갈급한 마음과 답답함을 느끼고들 있었다, 누군가는 흥분하고 누군가는 심고를 드리고 누군가는 어딘가를 직시하듯 눈에서 번갯불이 나올 듯하였다. 보통 이런 엄동설한에는 눈이 오는 것이 통설인데,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이내 도로에 있는 눈을 빠른 속도로 녹여주며 모든 차가 달릴 수 있을 만큼 달려 보라고 길을 열어 놓기 시작했다.
  수많은 사람이 도장을 점거하려고 분산되어 달려 들어오고 있다. 영대 뒤의 산으로, 도로 쪽으로, 주차장 입구 전서열 선사가 있는 곳으로도 달려왔다. 멀리서 전서열 선사가 있는 방향으로 두 명의 훤칠한 사내들이 달려오고 있었다. 점점 그들이 다가옴에 그들의 얼굴이 식별할 수 있는 1~2M의 거리까지 좁혀졌다.
  “아! 이럴수가!”
  전서열 선사는 그 사람을 확인한 순간 천정벽력으로 온몸을 맞은 듯 전신에 슬픔이 밀려오고 있었다. 공식적으로 움직이는 도의 행사나 공사에 우연이라도 다시 마주치기를 갈망했던 사람, 박정호 교령이 아닌가. 이치와 경위의 뼈대를 세워주고 방면으로 돌아가 어떻게 도를 닦아야 할지 흔들리는 자신을 다듬고 가르쳐준 자서전을 쓴다면 결정적 역할을 한 사람 중의 한 사람으로 평가될 사람. 그렇게 많이 알고 똑똑한 사람이 이 상황에서 얼굴을 마주하고 서 있단 말인가? 하며 괴로워했다. 박정호 교령도 그런 전서열 선사를 인지하는 순간 지난날의 일들이 섬광처럼 스쳐 지나갔다. 자신의 처지를 잊은 듯 전서열 선사는 작은 목소리를 떨며 울먹이듯 박정호 교령에게 애정과 회한이 베인 말을 내뱉었다.
  “이건 아니잖아요.”
  “이건 아닌 것 같아요. 종통은 대순진리회의 시작과 끝이라고 당신이 말했잖아요.”
  “진짜! 이건 아니잖아요.”
     
  그 말에 박정호 교령은 지난날 자신이 말한 말들의 기억을 되새김하였다. 그러나 그런 애증들도 서로에겐 너무 순간적인 정서의 흐름일 뿐, 자신들의 신념을 지켜야 하는 급박한 상황임을 깨닫는 데는 찰나의 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그동안의 인연은 잠시 잊고 전서열 선사는 자신의 직분으로 돌아오는 것을 놓치지 않았다.
  서로 도장을 사이에 두고 대치한 상황에서 치열한 공방이 이어졌다. 어느 순간 전서열 선사는 박정호 교령의 반격으로 땅에 넘어지는 위급한 상황에 직면했다. 그 순간 전서열 선사를 구원한 이가 있었는데, 그는 정민수 교감이었다.
  “아~ 저분이!”
  정민수 교감은 전서열 선사를 구하기 위해서 박정호 교령의 멱살을 잡았지만 서로 눈이 마주치는 순간 깊은 애증의 눈빛으로 떨리고 있었다. 대진대학교 공사 때 밥그릇 커피 한잔의 인연으로 만나 정(情)을 나누어 가지던 가슴 한편에 잔잔히 남아있던 그리운 존재였기 때문이다. 그런 애증은 박정호 교령도 마찬가지였다. 강력한 힘에 이끌려 서로의 멱살을 잡고 있지만 그의 가슴에도 정이 남아 있었다. 서로 멱살을 잡는 팽팽한 힘만 강렬할 뿐 그들은 서로에게 아무런 위협적인 행동을 하지 못했다.
  이때 넘어져 있는 전서열 선사를 향해 다시 달려드는 사람들이 있었다. 넘어지면서 생긴 다리의 고통으로 몸이 움직여주지 않았다. “상제님”하는 마음속 심고(心告)가 저절로 일어났다. 그 순간 어디선가 한 무리가 달려오는 발걸음 소리가 들린다. 도장을 수호하던 내수 도인들이었다. 전서열 선사에게 위해를 가하려던 사람을 향해 내수 도인들이 일제히 달려들었다. 전서열 선사는 일어설 수 없는 고통 속에 주위 정황을 살피며 여전히 서로 멱살을 잡고 있는 박정호 교령을 다 털어내지 못한 애증의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박정호 교령도 팽팽하게 마주하고 있는 정민수 교감을 살피면서 순간적인 눈빛으로 전서열 선사를 살피고 있었다.
  도장 수호에 있어 내수들이 죽기 살기로 싸운 힘이 저들에게 뜻하지 않은 상황으로 인식되어 저들을 막는 데 큰 힘이 되기도 했고 수적 열세로 인해 페이로더(payloader: 동력삽을 앞에 탑재한 굴착기)로 도로로 달려오는 이들을 막고 대형버스 한 대를 충돌시켜 이 열세를 극복해내며 도장 수호에 전력을 다하여 도장 쪽 회관 밑으로는 더는 한 치의 땅도 허용하지 않았다. 금강산 수련도장에서 출발한 도인들이 속속 당도하면서 힘의 균형을 찾기 시작했다. 도장의 담이 철옹성처럼 높은 것이 오늘의 일을 대비하기 위해서 그렇게 높았는지도 모를 일이다. 여주군에서 경찰과 전경이 도장의 대치상황에 등장하여 이 사태의 규모가 소소한 분쟁의 다툼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듯 관망하고 있었다. 이로써 도장 수호가 일개 한 두 명이 침입하는 도적(盜賊)이 아니고 도적(道賊)으로부터 지키기 위함임을 얼마나 정확한 공사(工事)에 의해서 이루어진 깊은 예시(豫示)가 담겨 있는지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스스로들 깨닫고 있었다. 이렇게 뼛속까지 스며오는 긴박한 하루가 저물어 가고 끝내 도장을 지켜냄으로써 그 절박했던 대치 상황을 갈무리했다,
 
 
10
 
혼돈(混沌)
.
.
.
그리고
.
.
태동(胎動)
  하나의 씨앗이 바람에 날려 긴 터널을 지나 햇빛이 쏟아지는 허공을 가로지르고 또 날려 자갈밭 돌 틈. 먼저 안착한 흙먼지에 내려앉자 뒤에 오는 흙먼지에 쌓이고 쌓여 생명이 있는가 없는가도 모른 채 정적에 기대어 시간을 흘려보내고 홀연히 이슬 한 방울에 태동이 되어 파란 이삭이 대지를 뚫고 허공과 조우하여…. 어린 싹으로 세상의 수화풍(水火風)을 견디어 내고 견디어서 어른이 되고 동량(棟梁)의 재목(材木)을 넘어 그 향기가 사해(四海)를 넘는 거목(巨木)이 되기까지….
 
 
2006년 6월12일
 
 
무르익은 화려한 날.
 
 
  세계 종교지도자들이 종단 대순진리회 여주본부도장을 방문하려고 차들이 도장 진입로로 속속 들어온다. 수많은 도인들이 이들을 환영하는 군무(群舞)의 일색이고 영대 참배와 도장 참배를 마치고 신축회관 국제회의장 안에서 환영인사와 세계인에게 대순진리회의 대순사상을 소개하는 모습을 종교 지도자들과 같이 지켜보는 김민철 선감은 지난날 일들을 지나 새로운 시절의 편입을 감지하고 있었다. 세계가 그 실마리 하나를 제공했고 그로 인하여 도전님께서 얼마나 어마어마한 분인지  김민철 선감은 지난날 노고와 회한을 오늘의 기쁨으로 승화시키고 있었다.
  신축회관을 나서는 세계 종교인들과 손님을 맞이하는 여주도장 간부들과 김민철 선감은 신축회관 마당을 걸으며 연사의 대접함에 소홀함이 없이 극진하였다. 부서지듯 아름다운 햇빛 속에서 수많은 도인들이 마당을 에워싸고 진심으로 환영하는 손짓과 몸짓들로 그들을 환영하였고, 그들 또한 그 기운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세계 종교지도자들의 기념 촬영에도 수많은 도인들이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딸 아이의 손을 잡고 이 광경을 흐뭇하게 지켜보는 정민수 교감과 박민영 선사는 실로 오랜만에 찾아온 평화로운 행복을 자족하고 있었다.
  “세계로 가는 것이 도통 이후가 아니라 도통 이전인가 보네요.”
하며 정민수 교감은 박민영 선사를 바라보았다.   
  “그런가 봐요.”
  “세계라….”
  “오늘의 일이 도수에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다 잘 될 거예요.”
     
  입도하여 급변하는 도의 변화 속에 잡초처럼 다져진 전서열 보정도 세계종교지도자대회가 자신의 가슴속 저 심연으로부터 올라오는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오늘을 만끽하고 있었다. 날씨는 눈부셨고 바라보는 모든 것들이 아름다웠다. 전서열 보정과 그의 동생 전정열 선무도 함께 종교 지도자 기념 촬영을 바라보고 있었다.
  “정열아 기쁘다.”
  “정말 전 보정 얼굴에 기쁘다고 쓰여 있어요.”
  “동양사상에 역은 변화를 말하지. 이것은 새로운 변화야 변화의 조짐.”
  “형 너무 기분에 젖어 있는 거 아니에요. 다른 나라 종교인 몇 명 왔다고 해서 무언가 대단한 일이 벌어지지 않아요.”
  “우리 도는 기운만 붙이면 된다. 그뿐이다.”
  “네가 중국에 유학 간 이유가 있었던 것 같아. 너 중국으로 포덕 갈 준비해라.”
  “혀~엉…. 기분이 도취된 건 좋은데 중국은 공산국가에요~ 외래 종교는 법적으로 받아주지 않아요.”
  “뭐?”
  “이제 좀 현실이 보이나요.”
  “그래도 준비해라. 오늘 일을 보니 법이 바뀔 것이다.”
  “나~원 참 그럴 수도 있겠죠. 언젠가는….”
  형제지간에 도담을 주고받으면서 오늘의 기쁜 모습들을 눈으로 다 담고자 주위를 살피는데 좌측 맞은편에 누군가와 눈이 마주치는 전서열 보정, 그 사람은 바로 정민수 교감이다. 정민수 교감도 전서열 보정을 확인하고 서로는 잘 지냈냐며 묻듯 눈인사와 약간의 고개 인사 하고 오늘의 일이 무엇의 시작인지 서로들 가늠하고 있었다.
  모든 연사를 마친 김민철 선감은 도장을 나서며 방면으로 가려고 승용차에 올랐다. 김민철 선감은 자신을 수행하는 김종명 교감에게
  “전화해보세요.”
  김종명 교감은 누구를 지목하지 않은 뜬금없는 말에 어리둥절하지만 늘 있어오는 김민철 선감의 대화의 패턴임을 잘 알고 있는 터라.
  “누구를 말씀 하시는지?”   하며 겸손에 배인 몸짓으로 되묻는다.
  “있잖습니까 졸기만 하는 김덕중 교감.”
  “예~에 김덕중 교감요.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김종명 교감이 전화를 연결하는 동안 김민철 선감은 차창 너머로 활기차게 움직이는 도인들을 바라보며 흐뭇한 마음으로 바라본다. 지나가는 수많은 도인들 중에 전서열 보정과 그의 동생 전정열 선무가 열띠게 토론하듯 즐거움이 넘치는 가벼운 몸짓을 하며 도장 보도를 활보하고 있는 모습이 김민철 선감의 눈에 보인다.
  “연결되었습니다. 김덕중 교감입니다. 받아 보시지요.”
  김종명교감은 핸드폰을 건넨다.
  “접니다.”
  “김교감은~ 학교 어디 나왔어요?”
  “고졸입니다.”
  “대학 안 나왔나요? 김 교감 머리가 쓸만하긴 한 갚소. 고졸로 그런 소리 하는걸 보니.”
  “내년에 대학교 들어가요! 알았죠?”
  “왜!~요?”
  “왜라니요.”
  “김 교감 세계포덕하고 싶다고 하지 않았어요? 밖으로 나가는데 그냥 갈 수 있습니까. 겉치레라도 갖출 건 갖추고 가야죠. 갖출 건 갖추려고 학교 만든 겁니다.”
          
  모든 것은 그 시운(時運)이 있다. 천지공사(天地公事)는 140여 년 전에 했지만 인간계(人間界)에 드러나는 정형화(定形化)되는 순간은 인간의 생각만큼 빠르게 다가오지 않는다. 다만 반드시 드러나는 순간이 오며 사람이 애써 기다리지 않아도 때가 되면 절로 인지하는 식견(識見)이 생긴다. 그 순간이 지금이며 공사의 크기는 수도인 각자의 기국의 크기만큼 찾아들고 해석되어 진다. 이제 다시 새롭게 펼쳐지는 세계 속의 상제님의 대순하신 대순진리를 세계에 알리고 양위 상제님과 도전님께서 어떠한 분이고 어떤 일을 하셨는지 비록 이 작은 일어남과 울림에 거름으로만 쓰일 지라도 대순진리회를 더 넓게 펼쳐 빛낼 뒤에 오는 이들을 위해서라도 기꺼이 이 시대의 물음에 회답하리라.
  선천(先天)에도 없었고 후(後)에도 없을 전혀 새로운 도(道)이다. 선천의 그 무엇과도 상의하여 나눌 것이 없는 선천으로부터 그 어떠한 제약을 받지 않는 이 무궁무진한 진리 앞에서 기꺼이 이 한 몸을 빈들에 서서 거름이 되어 보리라. 그렇게 김민철 선감은 노년의 몸을 잊은 채 분연히 떨쳐 도심(道心)을 일으켜 세우고 있었다.
 
  훗날 세계의 석학(碩學)들은 말했다.
  “어느 종교에서도 성금의 70%를 사회에 환원하는 것은 본 일이 없다. 이것은 놀라운 일이다. 이것은 미래의 모든 종교가 가야 할 길이다.”
  등잔 밑이 더 어둡다. 도인들은 다만 일을 했을 뿐. 국제적 평가가 이렇게 놀랍게 말하리라고는 쉽게 가늠하지 못했다. 1970년대 가난하여 원조를 받던 나라 대한민국. 국제적 가난함의 부끄러움보다는 조금이라도 많은 원조를 받아 가난을 이기고 싶었던 나라 대한민국. 엄청난 노동과 인권의 희생이 있을지라도 가난을 벗어날 초석을 만들고 싶었던 나라 대한민국. 가난 때문에 민주주의를 커튼 뒤에 숨겨둔 나라 대한민국.
  1969년 종단 대순진리회를 창건한 우당(牛堂) 박한경(朴漢慶) 도전님(都典任)께서 1972년 3월 종단 대순진리회의 3대 중요사업으로 사회복지사업·구호자선사업·교육사업을 선포하시고 종단 성금의 70%로 추진케 하셨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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