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님 훈시 종단소식 지명소개(상제님편) 청계탑 돋보기 벽화이야기 전경지명답사 대순칼럼 시 고사한마디 일각문 전경용어 대순광장 시 대순종학과 문화답사 소감문 생각이 있는 풍경 대순문예 퀴즈및퀴즈정답자 알립니다
전경지명답사 : “여기에서 도주님께서 공부하셨구나!”(下)
“여기에서 도주님께서 공부하셨구나!”(下)
- 동래 마하사, 보수동 도장, 영성정 터, 적천사 도솔암 -
▲ 최근 마하사 요사채 (2013년 4월 18일 촬영)
답사 둘째 날이 밝았다. 부산에서 아침을 맞기는 10여 년 만인 것 같다. 서울에서 포덕사업을 할 때 한 번 내려왔던 기억이 난다. 타향에서 맞이하는 아침은 은근히 설렌다. 낯선 길과 익숙하지 않은 분위기 속에서 겪는 일상들이 새로움으로 다가오기 때문일 것이다. 오늘 돌아보기로 한 곳은 동래 마하사(摩訶寺), 보수동(寶水洞) 도장, 밀양의 영성정(靈聖亭) 터, 청도의 적천사(碩川寺) 도솔암(兜率庵) 등 네 곳이다. 도주님께서 공부하신 시간 순서를 따르자면 도솔암(교운2장 28절), 영성정(30절), 마하사(47절), 보수동 도장(52절) 순으로 일정을 잡아야 하는데, 부산에서 출발해야 하기 때문에 부산에서 밀양, 청도를 거쳐 여주로 돌아오기로 했다.
▲ 맨 오른쪽이 발타라존자 /마하사 나한전 (2013년 7월 26일 촬영)
『전경』에 도주님께서 이곳에서 공부를 하시고 끝나실 무렵 ‘법당의 불상을 자세히 보았느냐’고 물으셨을 때, 불상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는 내용이 나온다. 이 구절을 읽으면서 항상 고개를 숙이고 있는 부처를 상상해 보았었다. 과연 그 모습은 어떨까? 고개를 숙이고 있던 불상은 나한전에 있던 석가여래좌상인데, 이 여래상은 현재 범어사 성보박물관에 모셔져 있다고 했다. 도주님의 공부에 등장하는 불상을 보고 싶은 마음에 범어사로 출발하였다. 출입문을 들어가니 불상들이 참 많았는데 이렇게 모여있는 부처님 상을 보기도 처음이었다. 두리번거리며 고개를 숙이고 있는 역사의 주인공을 찾아보니 오른쪽 중간쯤에 작은 부처상이 보였다. 보통 석가여래상은 허리를 펴고 눈을 아래로 하여 중생을 내려다보는 모습인데, 이 불상만은 옆에서 보니 구부정한 등허리를 가지고 있었다. 어찌 이런 모습일 수 있는지 참 신기했다. 생각해 보면, 불상의 모습은 도주님 공부의 경건함을 알려주고 싶어 하는 것 같기도 했다. 다음 행선지인 보수동 도장에는 10시가 조금 안 되서 도착했다. 『대순진리회요람』에 1948년 9월에 도본부를 부산에 설치하셨다고 나오는데, 그곳이 보수동 도장이다. 여기는 현재 도장처럼 여러 건물이 들어설 만큼 넓지는 않지만 무극도장처럼 넓게 펼쳐져 있는 치마바위 아래에 자리를 잡고 있다. 건물은 2층 단독주택으로 도주님의 가족이 거주하신다고 한다. 친지 분들을 통하지 않으면 대문 안으로 들어갈 수 없어서 밖에서 건물의 모습과 지세만 살펴보았다. 대문 안의 모습을 자세히 보기 위해 옆으로 돌아가 치마바위 위로 올라가는 길을 찾아보았다. 치마바위는 높이가 상당했다. 10미터 정도는 되는 것 같았고, 위에서 내려다보니 보수동 도장 모습과 저 멀리 있는 바다가 한 눈에 들어왔다. 보수동 도장 대문에서 건물마당까지는 폭이 좁은 진입로가 나있고, 그 주변과 건물 마당에는 잘 가꾸어진 나무들이 예쁘게 단장되어 있었다. 지붕과 벽의 색들은 칠을 한지 얼마 안 되었는지 색들이 살아 있었고, 일층 현관 양옆의 샤시들도 새로 설치하여 깔끔하였다. 지세를 보기 위해 고개를 들어 멀리 바다를 보니 남항대교와 부산항이 자그맣게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천마산과 구덕산, 아미동 고개가 하늘에 닿아 선명하였다.
▲ 보수동 도장 (2013년 7월 26일 촬영)
▲ 미덕사 입구 (2013년 4월 20일 촬영)
세 번째 답사지인 밀양 종남산 영성정까지는 1시간 반 정도 걸리는 거리다. 영성정이 있는 위치는 종남산 중턱 조금 위쪽인 7부 능선쯤이다. 6.25 때 불타 없어져 터만 남아 있던 곳에 현재는 개인 사찰인 미덕사가 세워져 있다. 영성정은 재실이었다는 말이 전해진다. 이렇게 험하고 높은 산에 재실을 지었다는 것에 의아스런 마음이 들었다. 원래 터의 주인은 김해 김 씨였던 것으로 확인되었지만 영성정이 김해 김 씨의 재실이었는지는 불명확하다. 현재의 미덕사는 조그마한 대웅전 건물, 칠성각과 요사채 그리고 요사채 지붕 위로 큰 마당을 만들고 그곳에 약사여래상을 세워 놓아서 예전의 영성정 터보다는 확장된 규모로 보인다. 미덕사 경내에서 영성정 터의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고 싶었지만, 빈 땅을 구입해서 건물을 짓기 위해 터를 다시 닦았기 때문에 미덕사 관리인 중에 영성정의 내력에 대해 아는 사람이 없었다. 주지스님도 영성정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다고 했다. 그래서 지형을 보고 추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영성정이 있었다고 전해지는 이 터는 산줄기가 갈라져 계곡이 시작되는 곳으로 역삼각형 모양의 비스듬한 작은 평지를 이루고 있다. 이런 지형에서 영성정 터가 있을 만한 곳은 그나마 경사가 심하지 않은 너른 공간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곳에서 가장 그럴듯한 곳이 대웅전이 세워진 터로, 이곳에 영성정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 미덕사 대웅전 (2013년 7월 26일 촬영)
▲ 영성정터에서 바라본 전경(2013년 4월 20일 촬영)
이번 답사 일정 중 마지막 장소는 적천사 도솔암이다. 도솔암까지는 약 1시간 20분 거리. 적천사에 도착하니 오후 4시가 조금 안 되었다. 도솔암은 적천사에 소속된 암자여서 본 사찰에서 30분 정도 걸어 올라가면 있다. 적천사를 끼고 뒤로 돌아 올라가는 길을 살펴보니 왼쪽과 오른쪽 두 갈래가 보였다. 왼쪽 길이 좀 편해 보여서 따라 올라갔다. 평탄한 길 양 옆으로 굵은 대나무밭을 보면서 한가로이 올라가는데 저 멀리 앞에 오솔길을 가로질러 놓인 나무가 보였다. 가까이 다가가보니 아니나 다를까 길이 막혀 있었다. 10분을 헛걸음하고 되돌아 와서 다시 오른쪽 길을 따라 올라가야 했다. 여기는 가파르게 경사가 진 완연한 등산 코스다. 헛걸음한 시간 때문에 갑자기 마음이 바빠져 경치를 둘러보며 쉬엄쉬엄 올라가기가 어려웠다. 그래서인지 앞에 가고 있는 답사팀원들을 보니 오르는 속도가 거의 군대에서 행군을 하는 수준이었다. 이런 곳을 오르면서 산의 풍치는 보지 않고 땅만 보고 올라가는 것이 우습기도 했다. 도솔암에 가까워질수록 급해지는 경사만큼 점점 숨도 가빠와서 잠시 쉬며 올라온 길을 내려다보았다. 이런 험한 곳으로 불공드리러 오는 분들은 이 길을 밟는 한 걸음 걸음을 부처님께 드리는 정성이라 여겼을 것이다. 하지만 내 모습은 정성없이 일을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마음을 되짚어 보았다.
▲ 도솔암 가는 길 (2013년 7월 26일 촬영)
▲ 도솔암 본당. 오른쪽의 계단이 삼성각으로 올라가는 길 (2013년 7월 26일 촬영)
이곳에서 도주님께서 공부하신 시기는 1923년 10월부터 1924년 2월 중순까지였다. 1923년 6월 상제님 화천치성 후 전교(傳敎)를 내려주신 때와 1924년 4월에 도장이 태인에 마련된 시기 사이다. 돌단을 높이 쌓고 공부를 하셨던 곳은 칠성각 뒤편인데 현재 도솔암에는 칠성만 단독으로 모시고 있는 칠성각이 없다. 대신에 삼성각이 세워져 있는데 보통 칠성각은 삼성각으로 많이 통합되어 왔다. 삼성각에는 칠성과 산신 그리고 홀로 깨달아 성인에 올랐다는 독성 나반존자를 함께 모시고 있다. 삼성을 따로따로 모실 경우에는 칠성각·산신각·독성각 등의 전각 명칭을 붙이기도 한다. 현재 도솔암 삼성각은 예전의 칠성각을 대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도솔암을 마지막으로 이틀 동안의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고 여주로 향했다. 현재는 그 흔적이 남아있지 않았지만 도주님께서 공부하셨던 곳을 눈으로 보고나니 『전경』 구절들이 생생하게 다가왔다. 생각해 보니 장소 한 곳 한 곳이 보통 사람들은 다가가기도 어려웠을 곳이었다. 짧은 답사 일정 속에서 공부의 의미까지 알 수 있기를 기대했다면 너무 큰 욕심이었을까? 물론 짧은 시간에 안다는 것이 불가능한 일이었겠지만…. 도주님의 공부 장소를 더 많이 보지 못한 아쉬움은 있었지만 혹시나 둘러본 답사지의 모습들을 잊어버리는 것은 아닐까 마음을 졸여본다. 우리가 닦고 있는 도는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믿음으로 행해나가는 것이 더욱 중요할 것이다. 이틀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그 속에서 얻은 도주님의 자취는 마음 밭에 든든한 믿음을 차곡차곡 심어주는 것 같았다. |
Copyright (C) 2009 DAESOONJINRIHOE All Rights Reserved.
경기도 여주시 강천면 강천로 882 대순진리회 교무부 tel : 031-887-9301 mail : gyomubu@daesoon.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