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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42년(2012)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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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광장 : 불신간아족지각(不信看我足知覺)

불신간아족지각(不信看我足知覺)

 

 

연구위원 김광년

 

 

 상제께서 공사를 행하실 때 대체로 글을 쓰셨다가 불사르시거나 혹은 종도들에게 외워 두도록 하셨도다.

...

道傳於夜天開於子 轍環天下虛靈

敎奉於晨地闢於丑(가르침은 새벽에 받드는 것이고 땅은 축시에 열리는 것이다.)

不信看我足知覺(믿지 못하겠으면 나의 발을 보고 알아 깨우쳐라.)

德布於世人起於寅 腹中八十年神明

...

(공사 3장 39절)

 

   

  위 구절은 상제님께서 유(儒: 공자)·불(佛: 부처)·선(仙: 노자)의 정수(精髓)를 말씀하신 것인데, 이를 통해 주신 가르침은 구체적으로 파악하기는 어렵다. 그중에서 ‘불신간아족지각(不信看我足知覺)’의 의미는 불교에서 말하는 ‘곽시쌍부(槨示雙趺)’의 이야기를 통해 살펴보면 어느 정도 이해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불신간아족지각, 즉 ‘믿지 못하겠으면 나의 발을 보고 깨우쳐라.’의 구절은 부처가 가섭존자에게 준 가르침에서 나온다.

  십대 제자 중 두타01 제일 마하가섭(頭陀第一摩訶迦葉: 가섭존자)은 마가다국 왕사성 마하사타라 마을의 마하카샤파 종족으로 태어났기에 그 음역으로 마하가섭이라 불리게 되었다. 인도의 힌두교에서 가장 높은 브라만 계급인 그는 세속적 생활이 부질없음을 깨닫고 부처의 교단으로 아내와 함께 출가한다. 영특한 기질을 타고나 수행한 지 불과 8일 만에 아라한02의 지위에 이르게 된다. 그 후 마하가섭은 자신의 가사(袈裟)를 부처께 바치고 대신 부처가 입던 분소의(糞掃衣)03로 갈아입고 두타행의 길을 간다.

  마하가섭의 수행과정 중에 부처의 세 가지 가르침이면서 불교 선종(禪宗)04의 4대 종지(宗旨) 중 하나인 삼처전심(三處傳心)이 있다. 부처가 세 곳에서 수제자 가섭존자에게 마음을 전했다고 하여 생긴 말이다. 부처의 많은 제자 중 특별히 가섭존자와 마음을 주고받은 것은 그가 부처의 가르침을 가장 잘 실천했기 때문이었다.

  삼처전심의 첫 번째는 다자탑전분반좌(多子塔前半分座)이다. 부처가 인도 비사리성 다자탑 앞에서 설법할 때 누더기를 걸친 가섭이 뒤늦게 오게 되었다. 이때 사람들이 그를 얕보았지만, 부처는 오히려 자기 자리를 반으로 나눠 앉게 했는데 이는 겉이 아닌 마음을 보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영산회상거염화(靈山會上擧拈花)이다. 부처가 영취산에서 설법할 때 연꽃을 들어 보이자 가섭만이 그 참뜻을 알고 응답으로 미소 지었다는 염화미소(拈華微笑)이다. 이는 이미 우리에게 친숙한 사자성어로 이심전심(以心傳心)과 같은 뜻이다.

  세 번째는 사라쌍수하곽시쌍부(沙羅雙樹下槨示雙趺)이다. 이는 선종에서 교외별전(敎外別傳)05의 근거로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다. 마하가섭은 부처의 가르침을 널리 알리려 여러 곳을 다니던 중 갑자기 열반에 든 부처의 소식을 듣게 된다. 당시 그는 부처께서 영원히 남아 중생을 위해 불법(佛法)을 펴실 것이라 믿고 그 가르침을 실천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사라쌍수06 아래서 열반에 든 부처의 관을 보고는 임종조차 지켜보지 못하게 된 현실을 원망하면서 통곡하였다. 가섭존자가 복잡한 마음으로 관 주위를 세 번 돌고 세 번 절하자 부처는 관 밖으로 두 발을 내밀어 보였다(槨示雙趺). 비록 육신은 불타 없어지나 법신(法身: 경전, 가르침)은 청정법계(淸淨法界)에 널리 존재함을 보여준 것이다. 즉 부처가 발을 내보임으로써 마하가섭에게 육신의 죽음을 죽음으로 보지 말고, 진리는 영원하다는 깨달음과 믿음을 준 것이다(足知覺).

 

▲ 포천 봉선사 큰법당 곽시쌍부 벽화 

 

 

  이렇듯 마음과 마음이 통해 깨달음을 얻게 되는 최고 경지가 삼처전심이며, 그 근본은 믿음이라 하겠다.

 

 

  너희들이 믿음을 나에게 주어야 나의 믿음을 받으리라. (교법 1장 5절)
  상제께서 모든 종도를 꿇어앉히고 “나를 믿느냐”고 다짐하시는지라. 종도들이 믿는다고 아뢰니 상제께서 다시 “내가 죽어도 나를 따르겠느냐”고 물으시는지라. 종도들이 “그래도 따르겠나이다.”고 맹세하니 또 다시 말씀하시기를 “내가 궁벽한 곳에 숨으면 너희들이 반드시 나를 찾겠느냐”고 다그치시니 역시 종도들이 찾겠다고 말하는지라. 상제께서 “그리 못하니라. 내가 너희를 찾을 것이오. 너희들은 나를 찾지 못하리라”고 말씀하셨도다.
(행록 5장 22절)

 

 

  도전님께서도 “믿음이란 마음에 의심이 없는 것을 말하며, 의심이 없어야 막히는 것이 없습니다.”07, “수도 과정에는 반드시 지극한 정성(精誠)이 필요합니다. 정성은 믿음에서 나오고 수도(修道)도 믿음(信)으로 이루어집니다.”08라고 말씀하시면서 믿음을 강조하셨다. 농부가 땅에 씨를 뿌리는 것은 땅을 믿기 때문이며, 가을이 올 줄 알기 때문인 것처럼 모든 일은 이 믿음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세상 사람들도 믿음을 신뢰와 신용으로 표현하며 생명과 같이 소중하게 여긴다. 정해진 법을 믿고 어떠한 경우라도 따르겠다는 마음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기에 우리에게는 끝없는 노력과 실천이 필요하다.
  부처가 가섭존자에게 두 발을 보여준 가르침은 수도인의 견해에서 다시 되새겨보아야 할 일이다. 곽시쌍부(槨示雙趺)가 부처의 가르침은 항상 중생들과 함께한다는 믿음을 심어준 것이듯, 불신간아족지각(不信看我足知覺)은 수도하는 과정에서 어렵고 힘든 상황이 닥치거나, 어떻게 해 나가야 할지 잘 모를 때에 상제님께서 가르쳐 주신 길이자 법으로서, 도에 대한 믿음이 일순간도 흔들리지 말아야 함을 일깨워 주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므로 도통을 위해서는 상제님, 도주님, 도전님께서 내놓으신 법을 반드시 믿고 실천해야 한다.
  이렇듯 믿음이란 상제님의 진리를 바르게 깨닫고, 확신을 하고서 진실하게 실천해 나가는 데서 생기는 것이다. 도통진경은 진정한 믿음과 절실한 마음으로 수도에 임해야 도달할 수 있는 우리의 목적이자 목표이다. 그러기에 ‘不信看我足知覺(불신간아족지각)’은 수도인이 현재 어떤 마음과 자세로 수도를 해 나가야 할지를 깨닫게 해주는 중요한 글귀임이 틀림없다. 우리는 이 구절을 거울삼아 상제님의 가르침에 한 치의 어긋남이 없도록 명심하여 수도에 전념을 다해야겠다. 

 

 


01 두타란 산스크리트 두타(dhuta)에서 나온 말로 번뇌를 털어 내고 모든 집착을 버린다는 의미에서 수치(修治) 또는 기제(棄除)라고 한역되었다. 바로 의식주에 대한 탐착을 버리고 심신을 수련하는 불교 수행의 원형인 것이다.

02 아라한(阿羅漢, Arhan)의 준말로 나한(羅漢)이라고도 한다. 아라한은 본래 부처를 가리키는 명칭이었는데, 후에 불제자들이 도달하는 최고의 계위(階位)로 바뀌었다.

03 똥 묻은 헌 헝겊을 주워 모아 지은 옷이라는 뜻으로, ‘가사(袈裟)’를 이르는 말. 욕심을 버리고 검소하게 입는 옷임을 강조하는 말이다.

04 교종(敎宗)에 대립하는 명칭이며 선불교라고도 한다. 선종에서는 인간의 마음을 참구하여 본래 지니고 있는 성품이 부처의 성품임을 깨달을 때 부처가 된다는 것이다. 언어나 문자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부처의 마음을 중생의 마음에 전하므로 불심종(佛心宗)이라고도 하며, 수행법으로 주로 좌선을 택한다.

05 선종에서, 부처의 가르침을 말이나 글에 의하지 않고 바로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하여 진리를 깨닫게 하는 법.

06 부처가 입적(入寂)했을 때 동서남북에 한 쌍씩 서 있었다는 나무. 동쪽의 한 쌍은 상주(常住)와 무상(無常)을, 서쪽의 한 쌍은 진아(眞我)와 무아(無我)를, 남쪽의 한 쌍은 안락(安樂)과 무락(無樂)을, 북쪽의 한 쌍은 청정(淸淨)과 부정(不淨)을 상징한다.

07 1987년 4월 도전님 훈시.

08 1990년 1월 도전님 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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