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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39년(2009)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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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으로 : 사랑의 블랙홀

사랑의 블랙홀

 

 

글 교무부

 

 

 

  우리나라에서 ‘사랑의 블랙홀’로 개봉된 이 영화의 원 제목은 ‘Groundhog Day’(우리나라의 경칩에 해당되는 절기행사)이다.

  자기 중심적이고 스스로 ‘인재’라고 말할 정도로 위대하다는 착각을 가진 남자 필 코너스(빌 머래이)는 TV 방송국의 기상캐스터이다. 이 영화는, 필 코너스가 ‘Groundhog Day’를 취재하기 위해 PD인 리타(앤디 맥도웰)와 카메라맨과 함께 펜실바니아의 펑추토니 마을로 가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매년 2월 2일 펜실바니아 펑추토니 마을에선 ‘마못’(Groundhog:다람쥐 처럼 생긴 두더지와 비슷한 동물)이 튀어나와 겨울 추위가 언제까지 계속되는지 점을 치는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그에게 이 행사는 매번 접하는 행사이고, 항상 취재해 온 일이었기 때문에, 지루하고 짜증나는 일일 뿐이다. 목적지에 도착한 필은 서둘러 형식적으로 취재를 끝내고 피츠버그로 빨리 돌아가려했으나, 예상치 못했던 전례 없는 폭설로 인해 고속도로가 통제되어 펑추토니에 다시 오게 된다.

  촌뜨기들의 것이라고 생각하는 침대에서 불만이 가득한 채 잠이 든 그는, 다음날 6시에 전날과 똑같은 내용의 라디오 쇼를 듣게 된다. 방송에서는 이렇게 외친다. “오늘은 성촉절입니다!” 처음에 필 코너스는 2류 방송국의 아마추어들 같은 실수라고 단순히 생각한다. 하지만 모든 것이 전날과 똑같이 반복되고 있는, 같은 날의 연속이란 것을 깨닫고는 당황하게 되는데…….

 

 

첫 번째 선택 - 일탈

  “내일이 없다면, 벌 받을 일도 없겠군!” 필 코너스는 ‘반복되는 일상’을 경험하면서 오히려 이 반복되는 일상을 자신의 이기적인 욕심과 쾌락의 분출구로 이용한다. 그래서 평소에 하지 못했던 탈선을 시도한다. 폐암이나 비만에 대한 두려움 없이 담배를 마구 피우고, 패스트푸드를 마구 먹어댄다. 그리고 여자들을 농락하고, 폭력을 일삼고, 돈을 훔친다.

 

 

두 번째 선택 - 자살

  그러나 그것도 이내 곧 시들어진다. 그리고 하잘 것 없는 마을에서의 똑같은 하루만 계속 반복되는 건가라고 절망한 필은 견디지 못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자살을 시도한다. 물이 든 욕조에 들어앉은 채로 전기토스트기의 전원을 켠 후 그것을 욕조 안에 떨어 뜨려 넣거나, 자동차로 마못을 납치해 절벽에서 함께 뛰어내리는 등 온갖 방법으로 자살 시도를 반복한다. 그러나 이 역시 날이 밝으면 소용없는 일. 자살은 다시 오늘을 앞당기는 헛된 행위일 뿐이고, 여전히 성촉절은 그를 기다리고 있다.

 

 

 

세 번째 선택 - 변화

  그러던 그가 PD 리타와의 대화를 통해 변화의 계기를 맞게 되고, 주어진 상황을 겸허한 자세로 받아들여 주어진 하루를 제대로 이용해 보기로 한다. 모든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일을 하기로 결심한 필은, 일기를 예보하는 것처럼 이제는 하루를 예보하면서 살기 시작한다. ‘반복되는 일상’을 이용해서 음식을 잘못 삼켜 질식사할 뻔한 남자를 위해 응급처치를 배워서 도움을 주고, 나무에서 떨어지는 아이를 위해 항상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로 달려간다. 타이어에 펑크가 나서 쩔쩔매는 할머니를 위해 언제나 비상 타이어를 가지고 같은 장소에서 기다리기도 한다.

  이렇게, 필은 매일 오차 없이 되풀이 되는 시간들을 남을 위해 살면서 진정한 자기 안의 양심을 찾으면서, 선량한 사람으로 변해간다. 드디어 감격의 ‘2월 3일’을 맞이한 필, 수많은 2월 2일을 통해 진정한 삶의 의미를 깨닫고 그는 이렇게 외친다.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아세요?

오늘은 내일이라고요(Today is tomorrow)!”

 

  별 생각 없이 불성실하게 산 오늘은 무의미하게 반복되어온 무수한 과거 중의 하루에 불과하지만, 진심으로 의미 있게 산 오늘은 진정한 의미에서 바로 ‘내일’이 되는 것이다.

  결국 필은 ‘성촉절’이라는 영화 제목에서 힌트를 주듯 이기심과 자만의 긴 겨울잠에서, 남을 잘 되게 함으로써 삶의 의미를 찾는 따뜻한 인간애와 참사랑으로 가득한 봄으로 새롭게 깨어나게 된 것이다.

  이 영화가 과장된 ‘일상의 반복’을 보여주고 있듯이, 어쩌면 우리의 삶도 ‘일상의 반복’이라 할 수 있다. 주인공 필은 매일매일 복제된 하루를 거듭해 살면서 어느새 삶의 의미를 잃고 권태에 빠진 우리들의 모습을 비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시간에 묻혀 아무 생각 없이 습관처럼 살아가고, 비전과 꿈도 없이 하루하루를 무의미하고 무미건조하게 살아가는 우리의 오늘. 중요한 건 반복되는 삶 자체가 아니라, 그러한 삶을 우리가 어떤 마음을 가지고 어떻게 살아가느냐가 중요하지 않을까.

  수도인의 일상생활에는 평일기도와 주일기도, 포덕과 교화, 월성, 치성 등이 있다. 혹시, 이 모든 것들이 여러분들에게 타성에 젖어 무심코 흘러 보내는 일상의 반복이 되고 있지는 않는지 이 영화를 통해 되짚어 봄직하다.

  도통을 지향하는 우리들은 ‘오늘’을 어떻게 받아들이며 살고 있는가? ‘어제와 같은 오늘’로 아니면, ‘내일을 향한 오늘’로?

 

 

영화정보

ㆍ원제 : Groundhog Day
ㆍ감독 : 해롤드 래미스
ㆍ출연 : 빌 머레이 (필 코너 역),

            앤디 맥도웰 (리타 역)
ㆍ상영시간 : 101분
ㆍ제작국 : 미국
ㆍ제작 : 트레버 알버트, 해롤드 래미스
ㆍ개봉 : 1993.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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