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너별 보기
   daesoon.org  
대순141년(2011) 2월

이전호 다음호

 

도전님 훈시 종단소식 상제님의 발자취를 찾아서(53) 청계탑 지남거 금강산 이야기 도장 둘러보기 28수 별자리 『典經』속 옛 이야기 온고지신 수기 독자코너 기획연재-우리 놀이의 문화사 종교산책 대순문예 Q & A 게시판 알립니다

대순문예 : 미륵에 관한 보고서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미륵에 관한 보고서

 

 

잠실20 방면 교감 마재왕

 

 

서문시장 아침 햇살 아래
수박을 고르는 야윈 여인을 본 적이 있다.
세월에 패인 골 깊은 주름
사이로 흐르는 슬픔 베인 땀
한복 싼 쇼핑백에 삐쭉이 나온 전경책.
시름의 무게를 사서 머리에 이고
달성공원 저편으로 힘겹게 가는 뒷모습이
내 마음 속 오래도록 여운으로 남았었다.

 

 

빈천하고 병들고 어리석은 이들을 위하여
역사의 뒤안길에는
저녁 강에 드리운 금빛 노을 같은
숲에서 숲으로 전해 온 전설이 있었다.
그 전설이 흐르는 윤회의 여울목
장인은 쇠붙이로 반가사유를 빚고
화랑들은
그리움으로 노래하다 다음 생을 염원하고
나라 잃은 고려 백성들
썰물 진 갯벌에 나아가 향나무를 묻었다.

 

 

이슬이
저 깊은 어둠을 씻겨
지어낸 정갈한 새벽을 배경으로
금산사 삼층전
솥 위에 선 모습 보았을 때
- 조상님 아껴 온 공덕으로 우리가 소원하던 것이
단지 전설만이 아니라 솥의 법방이었음을 -
이해하기까지
몇 번의 소슬바람이 가슴 훑고 지나갔던가.
그 후로 나는, 풍경소리
두리기둥 휘감아 뜰 앞 하얀 목련으로 피거나

늦가을 서리에 붉은 잎새 이울 적마다
연(緣)의 틈새로 빠져나온 무채색 운명을
담담하게 보듬고 쓰다듬어야만 했다.

 

 

눈 내리는 치성날
숭도문 지나는 신선선녀 행렬 속에서
지난 여름 서문시장의 그 여인은
덜어내고 비워내어 한결 가벼워진 표정이
조금씩 미륵을 닮아 가고 있었다.

 

 

 

 

 

 

 


* 2연 1행 : 교법 1장 24절 일부 인용

 

 

관련글 더보기 인쇄 다음페이지

Copyright (C) 2009 DAESOONJINRIHOE All Rights Reserved.
경기도 여주시 강천면 강천로 882 대순진리회 교무부 tel : 031-887-9301 mail : gyomubu@daesoon.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