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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40년(2010)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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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지신 : 배은망덕한 사냥꾼과 은혜 갚은 새와 뱀

배은망덕한 사냥꾼과 은혜 갚은 새와 뱀

 

 

글 교무부

 

  인도의 어느 산속에서 한 사냥꾼이 사슴을 잡으려고 몇 시간 동안 헤매고 있었다. 얼마나 다녔을까? 그는 아래쪽에 제법 큰 구멍이 뚫려있는 커다란 나무를 발견했다.

  ‘옳지! 이 정도 크기라면 사슴이 숨어있을지도 모르겠군!’

  사냥꾼은 발을 재촉하여 나무 밑으로 들어섰는데, 순간 발을 헛디뎌 구멍으로 굴러 떨어져 버렸다. 때마침 새 한 마리와 뱀 한 마리가 거의 동시에 그 나무 구멍을 발견했다. 그들은 각자 그곳에 자신이 좋아하는 열매나 겨울잠을 자다 깬 개구리가 들어 있을 것이라 생각하였다. 그러나 미처 사냥꾼의 모습을 보지 못했던 둘은 구멍이 깊을 것이라는 생각을 못하고 들어섰다가 그만 밑으로 굴러 떨어져버렸다. 구멍 아래는 너무 어두워 날아오를 수도 없었고, 벽이 밋밋하여 기어오를 수도 없었다. 사냥꾼도 그저 도와달라고 소리치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다행히 근처에서 부처의 설법을 외우고 있던 한 수도승이 사냥꾼의 외침을 듣고 달려왔다. 그는 어디선가 밧줄을 마련해 와서 나무 구멍 아래로 던져 넣고 말했다.

  “지금 밧줄을 내려드렸으니 꽉 붙잡으세요. 제가 당겨 올리겠습니다.”

  수도승의 목소리에 사냥꾼이 어둠 속을 더듬어 밧줄을 잡았다. 그가 밧줄로 몸을 감는 동안 뱀이 기어와 밧줄에 몸을 칭칭 감았고, 새는 겨우 사냥꾼의 어깨 위에 올라앉았다. 준비가 다 됐다는 사냥꾼의 외침에 수도승이 온힘을 다해 밧줄을 끌어 당겼다. 이윽고 무사히 구멍에서 빠져나온 셋은 수도승에게 감사의 인사를 했다.

  “이렇게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언제든 좋으니 저희 집에 꼭 들러주십시오!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고 싶습니다.”

  사냥꾼의 청이 간곡하여 그는 그러겠노라 대답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뱀이 말했다.

  “저의 이름은 장(長)이라고 합니다. 언제든 무슨 일이 있을 때 저를 불러주신다면 바로 가겠습니다.”

  “오, 정말 고맙다.”

  이번에는 새가 말했다.

  “저의 이름은 발(鉢)이라고 합니다. 이 은혜는 꼭 갚겠습니다.”

  “그래, 고맙구나.”

  셋은 수도승에게 인사를 마치고 각자의 갈 길로 향했다.

  얼마 후, 우연히 수도승이 사냥꾼의 집 근처를 지나가게 되었다. 수도승은 시장기가 느껴져서 그의 집으로 향했는데, 시력이 좋은 사냥꾼이 멀리서 걸어오고 있는 수도승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툴툴거렸다. 그는 아내에게 부엌에 가서 12시가 넘을 때 까지 그릇 소리만 내도록 일렀다. 그러고는 수도승이 문가에 도착하자 매우 반갑게 맞이했다.

  “어서 오십시오. 그렇지 않아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지금 부엌에서 요리를 만들고 있으니 잠시만 기다리시죠.”

  두 사람은 음식이 다 되기를 기다리며 즐겁게 얘기를 나누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달그락 거리는 소리만 들려오고 요리는 한 접시도 나오지 않았다. 결국 기다리다 못한 수도승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아니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이제 거의 다 되었을 텐데요.”

  “괜찮습니다. 저희들은 12시가 넘으면 음식을 먹지 않습니다.”

  사냥꾼은 몹시 섭섭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수도승을 배웅했다. 수도승이 걸음을 뗀지 얼마 되지 않아 그가 구해줬던 새가 날아와서 물었다.

  “사냥꾼에게서 맛있는 음식을 대접 받으셨나요?”

  “아아, 발(鉢)이로구나. 아니다. 준비하는 동안 12시가 넘어버려서 그냥 나왔단다.”

  “저런! 사실은 제가 사냥꾼이 아내에게 그릇소리만 내도록 시키는 것을 들었답니다. 정말 너무하는군요! 은인이시여, 조금만 기다리세요. 제가 좋은 것을 가져다 드릴게요!”

  새는 곧장 이웃 나라의 성으로 날아갔다. 마침 그 나라의 왕비가 낮잠을 자고 있었는데 새는 그녀의 진주목걸이를 물어와 수도승에게 건네주었다. 그런데 그 목걸이는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진귀한 것이었기 때문에 왕궁이 발칵 뒤집혔다. 왕은 전국에 방을 내걸고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도저히 목걸이를 찾을 수가 없었다.

  어느 날, 사냥꾼이 목걸이를 찾는 자에게 황금 100냥을 준다는 방을 발견했다. 그는 며칠 전 우연히 자신을 구해줬던 수도승이 불경을 외우고 있는 모습을 보았는데, 그 수도승이 진주목걸이를 걸고 있던 것을 기억해냈다. 사냥꾼은 곧장 이웃 나라로 달려가 그 사실을 고했다. 왕은 수도승을 잡아와 목걸이를 어떻게 해서 손에 넣게 되었는지 추궁했다. 그러나 새의 안전을 염려한 수도승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결국 진노한 왕은 해가 뜨는 대로 수도승을 처형하라는 명령을 내리고, 밤사이에 도망치지 못하도록 머리만 밖으로 내놓고 땅에 묻어버리라고 했다.

  수도승은 탄식을 하다 자기도 모르게 뱀의 이름을 불렀는데 신기하게도 얼마 지나지 않아 뱀이 스르륵 나타나 연유를 물었다.

  “은인이시여! 어쩌다가 이렇게 되신 겁니까?”

  “새가 나에게 은혜를 갚으려고 목걸이를 물어다 주었는데, 그것 때문에 죽게 되었단다.”

  “어떻게 그런 일이! 이번에는 제가 목숨을 구해드리겠습니다. 오늘밤, 제가 이 나라의 태자를 찾아가 물어버리겠습니다. 저의 독은 목숨을 빼앗지는 않지만 깊은 잠에 빠지게 하는 효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쪽 나무 뒤에 있는 풀잎을 사용하면 곧 깨어날 것입니다.”

  말을 마친 뱀은 그 길로 태자궁으로 향했다.

  다음날 아침. 온 성안이 발칵 뒤집혔다. 어제 밤까지만 해도 멀쩡했던 태자가 간밤에 독사에게 물려서 유명(幽明)을 달리한 것이다. 왕과 왕비는 비통에 빠져 울부짖었다. 그때, 수도승이 태자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있으니 자신을 풀어달라고 청했다. 왕과 왕비는 수도승이 외치는 소리를 듣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를 땅 속에서 꺼내주었다. 수도승은 지난밤에 뱀이 미리 일러준 풀을 뜯어와 태자의 상처 부위에 문질렀다. 그러자 잠시 후 태자가 하품을 하며 깨어났다. 왕은 크게 기뻐하며 수도승을 사면하고 많은 상금을 내렸다. 그러던 중 사냥꾼의 배은망덕한 행동과 그와 달리 보은을 하려고 한 새와 뱀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사냥꾼은 이런 상황은 전혀 모른 채 그저 많은 상금이 내릴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가 이웃 나라로 끌려가 흠씬 두들겨 맞고 감옥에 갇혀버렸다고 한다.

  세간에 ‘남의 은혜를 저버리는 사람은 금수만도 못하다’라는 말이 있다. 인간이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널리 알려져 있으나 의외로 실천까지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은혜를 저버리지 말라’는 훈회(訓誨)를 실천해야 함을 알고 있다. 그러므로 항상 자신을 반성하여 ‘알고만 있는 사람’이 아닌 ‘실제로 행하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이다.

 

 

 

참고 문헌
· 강영수『, 덕(德)을 쌓은 바보』, 보성출판사, 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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