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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39년(2009)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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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 기축년(己丑年), 금빛 희망을 가지고 온 소

기축년(己丑年), 금빛 희망을 가지고 온 소

 

 

글 교무부

 

 

 

  기축년(己丑年) 새해의 먼동이 힘찬 소 울음소리와 함께 밝아온다. 힘겨웠던 지난해의 시름조차 금빛 희망으로 물들어 그것은 새로운 약동의 힘이 될 뿐이다. 지금, 새해의 동쪽으로부터 기축(己丑)의 소리가 지축을 울리는 듯하다. 2009년 새해가 소의 등에 타 오른 것이다.

  일찍이 소는 고대 때부터 인류와 인연이 깊었다. 서기 전의 연대로 우리나라에서는 100~200년, 이집트에서는 350년, 중국대륙에서는 2200년, 인도에서는 2500년, 메소포타미아에서는 4000~3500년경부터 제사 혹은 농사에 소를 이용하였다고 짐작한다. 고대에는 소가 주로 제사와 점술을 위해 쓰였다. 한 예로 중국에서는 천제에 올린 소의 발굽이 벌어져 있으면 흉조, 합쳐져 있으면 길조로 여겼다. 우리나라의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는 풍년을 기원해 임금이 친히 농신인 신농씨(神農氏)와 후직씨(后稷氏)에게 선농제(先農祭)를 올렸고 여기에서도 소를 바쳤다. 희생(犧牲)으로 올린 소는 탕으로 만들어 여러 제관이 함께 나누어 먹었는데 오늘날 설렁탕의 유래를 여기에서 찾을 수 있겠다.

  십이지 가운데에서도 소는 떡하니 한 자리를 차지한다. 방위로는 북북동(북쪽과 동북쪽사이), 시간적으로는 새벽 1시에서 3시, 달로는 음력 12월의 지지이다. 소가 2개로 갈라진 발톱을 가진 점은 음을 상징하고 복종심과 참을성 많은 성격은 땅 속에서 봄을 기다리는 씨앗의 모습을 연상시키는데 이러한 연고로 소는 겨울이면서 봄을 안고 있는 음력 12월의 지지를 표상하게 되었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이 바라보는 소는 농사의 신(神)으로 ‘부와 풍요’의 상징이요 또한 ‘인내와 성실’의 덕을 가진 동물이었다. ‘소같이 일한다.’, ‘드문드문 걸어도 황소걸음’이라는 말에서도 요령을 부리지 않고 끈기 있게 일하는 소의 성실함이 드러난다. 나아가 탈속(脫俗, 부나 명예와 같은 이익에 집착하는 마음에서 벗어남)의 의미까지 지니고 있다. 우리 옛 선비들은 시문이나 그림과 고사에 자주 소를 등장시켜 속세를 떠나 선계(仙界)로 향하고픈 자신의 동경을 표현했다. 그리고 작품을 통해 소등에 올라타는 묘사로써 혼탁한 세상사나 권력 앞에 비굴하고 집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던 것이다.

  소와 관련하여 우리 민간 풍습에는 쇠뼈나 쇠코뚜레를 문 앞에 다는 축귀 풍속과 소삼신 풍속 등이 있다. 축귀 풍속은 보통 경남 하동 지방에서 볼 수 있는데 이사 후 방문에 쇠코뚜레를 매달아 두는 풍속이다. 이것은 소를 붙잡아 두듯 복을 붙들고자 하는 마음과 악귀를 꼼짝 못하게 하려는 의미가 있다. 그리고 매년 마을 공동체 의례로 열리는 ‘거리제’를 지낸 후 장승의 목에 소의 턱뼈를 걸어 마을로 잡귀가 침범하는 것을 막고자 하였다. 소삼신은 소가 새끼를 낳는 데 조력하는 신인데 소삼신을 모심으로써 농경생활의 중요한 일꾼인 소의 왕성한 번식을 기원한 것이다.

  인도에도 소와 관련된 풍습이 있는데, 인도에서는 소를 절대 식용하지 않는다. 이유인즉 소를 힌두교의 시바신이 부리는 동물로 여긴 데에서 비롯된다. 더욱이 석가모니를 우왕이라고 일컫게 한 ‘고타마[최상(타마)의 소(고)]’라는 이름에서도 소의 신성성을 확인하게 된다.

  이러한 모습과 더불어 소는 여러 종교 가운데서도 신성시되거나 특별한 의미를 가진 동물로 여겨진다. 유교의 경우 소는 흔히 의(義)를 상징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삼강행실도』의 ‘의우도(義牛圖)’에는 호랑이와 싸워 주인을 구한 소가 그려지고, 『학산담수』라는 문집에는 주인을 잊지 못한 소의 이야기가 있다. 이야기인즉 소주인인 노파가 죽어 소를 멀리 내다 팔았는데 그 소는 매일 울음을 그칠 줄 모르다가 출상(出喪) 날에 30리 길을 달려와 옛 주인의 상여 길을 뒤따랐다는 것이다. 이러한 소의 모습들은 유교에서 의(義)를 상징할 만하다 하겠다.

  불교에서 소는 인간의 진면목 즉 본성(本性)을 뜻한다. 인간 본연의 성품을 찾는 과정을 그린 불교의 심우도 속에서 소를 볼 수 있고 고려 때의 보조국사 지눌이 스스로의 호를 목우자(牧牛子, 소를 기르는 이)라 하여 참다운 마음을 기르기에 전념했다. 만해 한용운 또한 만년에 자신의 자택을 심우장(尋牛莊)이라고 하여 자신의 본성을 찾기에 힘썼다.

 

 

 

  도교에서 소는 자연의 순리를 따르는 유유자적(悠悠自適, 속세를 떠나 아무 속박 없이 조용하고 편안하게 삶)을 의미한다. 성질이 급하지 않고 태연자약(泰然自若, 마음에 어떠한 충동을 받아도 움직임이 없이 천연스러움)하는 여유와 자연스러움에 그러한 상징성이 깃든 것이다. 옛 화폭을 보더라도 소를 탄 은자(隱者)의 모습이 있는데 이는 바로 자연의 도리에 순응하는 무위자연(無爲自然)의 도교적 상징을 그림으로 그린 것이다.

  아울러 우리 종단 역시 소는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동물이다. 도장 벽화의 심우도(尋牛圖)에는 흰 소가 등장하여 ‘도(道)’ 혹은 ‘상제님의 진리’를 뜻하며 도전님의 호 또한 우당(牛堂, 소의 집)이라 하여 우리 종단에서 소가 가지고 있는 상징성은 크다 하겠다. 소의 이야기로 열어 본 기축년 새해를 맞아 왠지 모를 희망에 가슴은 충만해진다. 1949년인, 60년 전의 기축년 소의 해 도주님께서는 마하사(摩訶寺)에서 사십구일을 한 도수로 공부를 하셨다. 그리고 60년 만에 다시 맞는 기축년. 상제님께서 천지공사 후 화천하신 지 10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한 올해에는 이 세상과 수도인들에게 어떤 좋은 일들이 있을까? ‘훔치훔치 태을주·소울음 소리’로 환하게 세상을 깨우는 새해에는 의(義)와 성실, 무위자연의 도(道)를 걷는 소의 등에 올라 가을 금(金) 시대를 향한 힘찬 소망으로 뻗어 가는 한 해이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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