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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27년(1997)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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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 경작(耕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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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작(耕作)

 

    

김삼규 <선무ㆍ남대구5방면>

             

그대 묵정밭을 갈게

내 흰소에 쟁기를 걸어 두지

냇물 소리 없이 흐를 제

향기론 아카시아나무

뿌리째 뽑히도록 깊게 깊게

 


얼굴은 검어도 걸음이 가벼운 여름

한철을 밭을 갈다가

묵정밭 뒤엎은 마음밭에서

씀바귀，냉이，질경이，쑤욱 뽑아

돼지감자 무성한 비탈로 던져 버리게

 


힘들면 잠시 쉬도록

전생에 준비한 밭가의 버드나무

뙤악에 흘린 땀을 말리어 가며

꿈꾸며 업의 시간에 강가의 바람

심장에 스미도록 에이며 스미도록

 


시간을 많이 가지지 못한

땅의 가난한 심령들이

별이 노래하면 함께 춤춘다.

가지면 가져서 버리게 되고

버리면 버려서 가지게 되는

 


고래심줄로 살아온 지천명(智天命)

무거운 등짐을 가벼이 내리고

솟구칠수록 낮아지는 복록의 땅

그대 묵정밭을 갈게

내 흰소에 쟁기를 걸어 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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