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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54년(2024)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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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 속 이야기 : 윤달[閏月]

윤달[閏月]



교무부 박종식




傳 敎
七閏十九歲爲章  二十七章是會當
按 間一年置閏則有餘日 間二年置閏則日不足 及至十九年 置七閏則無餘不足故以十九年爲一章...  (교운 2장 26절)


19년에 일곱 번의 윤달이 있으니 장(章)이 되고, 27장은 회(會)에 해당한다. 생각건대, 1년 사이에 윤달을 두면 남는 날이 있고 2년 사이에 윤달을 두면 날이 부족하다. 19년에 7번의 윤달을 두면 남거나 부족한 날이 없는 까닭에 19년으로 1장을 삼았다.


  전교는 도주님께서 1923년(癸亥年)을 맞이해 선천 역사의 흐름을 설명하신 내용이다. 그 서두에 윤달(閏月)을 언급하시며 시작된다. 관련한 선행연구를 보면 「전교(傳敎) 속의 역법(曆法) 이해」 (『상생의 길』, 창간호)가 있다. 이 연구는 전교의 내용을 전반적으로 다루면서 동ㆍ서양 역법의 변천 과정도 함께 다루고 있다. 이 글에서는 전교에 대한 이해를 위해 윤달의 유래와 의미, 배치원리 및 그 풍속을 살펴보고자 한다.
  윤달의 유래는 상제님께서 “요(堯)의 역상 일월성신 경수인시(曆像日月星辰敬授人時)에 대해서 말씀하시기를 ‘천지가 일월이 아니면 빈 껍데기요, 일월은 지인(知人)이 아니면 허영(虛影)이요, 당요(唐堯)가 일월의 법을 알아내어 백성에게 가르쳤으므로 하늘의 은혜와 땅의 이치가 비로소 인류에게 주어졌나니라’ 하셨도다.”(교운 1장 30절)라고 하신 말씀에 비추어 보면 인류의 달력이 요임금으로부터 시작됨을 알 수 있다. 『서경』에 의하면 요임금이 일월을 관찰하여 윤달의 개념을 도입하였다고 전해지고 있다.01
  달의 운행을 기초하여 만들어진 역을 태음력(太陰曆)이라고 하고 태양의 운행을 관찰하여 만들어진 역(曆)을 태양력(太陽曆)이라고 한다. 태음력은 달이 차고 기우는 삭망(朔望)의 주기를 기준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달이 지구를 한 번 도는 주기를 한 달이라고 하는데 29.53일이 걸리며 12개월이면 354일이 되어 1년이 된다.02 태양력은 지구가 태양을 공전하는 주기로 365.2422일이 걸리며 그 주기에 24절기(節氣)를 배치하여 만든 것이다. 태음력과 태양력의 오차를 해소하여 하나의 달력으로 만든 것이 태음태양력(太陰太陽曆)이다.03
  이 태음태양력에서 윤달이 사용된다. 태음력과 태양력을 1년 주기로 볼 때, 태음력이 11일 정도 부족하게 되는데 3년이 되면 한 달 정도의 오차가 생긴다. 날짜가 맞지 않는 오차를 극복하기 위해 윤달이라는 가상의 달을 정상적인 달 사이에 넣어 사용했는데 이를 윤달이라 한다. 따라서 윤달의 의미는 태음력과 태양력의 불일치를 해소하기 위해 사용한 달을 말한다.04 일반적으로 음력이란 태음태양력을 이르는 말이며 시헌력05을 말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양력은 그레고리 역(曆)06을 가리킨다07 
  윤달이 배치되는 원리를 무중치윤법(無中置閏法)이라고 한다. 무중치윤법이란 24절기(節氣) 중에 중기(中氣)가 없는 달을 윤달로 정한다는 뜻이다. 중국의 역법은 해와 달의 운행에 관한 음양력으로부터 시작되지만, 한 대(漢代)에 이르러 왕조의 교체에 따라 천명(天命)사상에 입각하여 역법을 개혁하였는데, 그 내용은 주로 윤달을 넣는 치윤(置閏)법과 크고 작은 달의 배치법 등이었다. 역법의 개혁과정을 통해 역을 계산하는 방법이 정밀화되었다. 이렇듯 앞에서 언급된 요임금 대에 시작된 윤달개념에서 비롯하여 여러 왕조의 시대를 거쳐 윤달의 배치에 관한 여러 이론이 전해왔다.08 이 중 무중치윤법이 전한(前漢) 시대의 무제(武帝) 때에 이르러 태음태양력을 근간으로 『태초력(太初曆)』(기원전104)에서 통일된 역법으로 확립되었다.09
  무중치윤법에 관해 좀 더 살펴보면 절기 개념은 한 달 중에 처음 오는 것을 그대로 절기라고 하고 다음에 오는 것을 중기라 한다. 24절기 중에 반은 절기 그대로 절기라 말하고 나머지 절기는 중기라고 말한다.10 〈표 1〉에 절기와 중기를 정리했다. 가령 24절기를 입춘(立春)부터 시작한다면 입춘은 절기이고 다음에 오는 우수가 중기(中氣)가 된다. 우수 다음은 경칩(驚蟄)인데 절기가 되고, 그다음은 춘분(春分)인데 중기가 된다. 이런 식으로 절기가 오면 다음 절기는 중기가 된다. 무중치윤법을 달력에 대입하는 방법에는 다음과 같은 조건이 있다.  

                     

1. 동지가 드는 달을 11월(음력)로 두는 것은 고정해 둔다.
2. 동지와 동지 사이에 무중월(중기가 없는 달)을 포함하여 13개월이 되면 그 해는 윤달을 두는 윤년이 된다. 이때 무중월이 윤달이 된다. 무중월이 있다고 해도 동지와 동지 사이가 12개월이면 윤년이 아니다.
3. 한 해에 동지와 동지 사이가 2개 이상의 무중월이 있으면 첫 번째 무중월을 윤달로 둔다.11


  즉, 절기가 15일 단위이기 때문에 한 달이 30일이면 절기와 중기가 모두 들어가지만, 음력은 29일이 일 년에 6개월이 있어서 절기와 중기가 한 달 안에 날이 맞지 않아 모두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게 된다.



  실례를 살펴보면 2004년 음력으로 2월 15일이 경칩인 절기가 들어오는 날이다. 경칩인 15일 이후부터 다음 절기까지 15일이 걸리는데 날짜로는 2월 30일 마지막 날에 춘분(春分) 중기(中氣)가 들어와 2월에 절기와 중기가 다 있어 정상적인 달이 되었다. 다음 절기는 춘분인 중기(2월 30일)로부터 15일 후인 3월 15일이 청명(淸明) 절기(節氣)가 들어온다. 청명으로부터 15일 후에 곡우인 중기가 들어오는데 날짜로는 30일이 되어야 하나, 이달에 음력은 29일까지 밖에 없어 곡우는 다음 달인 4월로 1일로 넘어가게 된다.12
  이렇게 되면 3월은 청명 절기만 있고 중기인 곡우가 없게 되어 중기가 없는 무중월 조건을 충족하게 되어 윤달이 되었다. 그래서 3월이라 말하지 않고 앞의 달인 2월을 본떠 윤 2월이라고 한다. 다음 달은 자연히 3월이 된다. 이렇게 절기를 날짜에 맞추어 나아가다 보면 2, 3년에 한 번씩 중기가 없는 달이 생기게 되는데 그달이 윤달이 되어 그 해는 윤년이 되는 것이며, 이런 현상이 19년에 정확하게 일곱 번 들어가게 된다.
  윤달에서 윤(閏) 자는 원래 門+王=閏으로 ‘왕(王)’이라는 글자는 실제로는 ‘옥(玉)’ 자이며 재화를 뜻하는데 집안에 재화가 넘쳐서 윤택해진다는 의미였다. 이후에 윤(閏)은 주로 윤달을 나타내는 데 사용되어 현재는 윤달과 정통(正統)이 아닌 임금이라는 의미 등으로 쓰여진다.13 윤달은 오랜 세월을 지나오면서 다양한 세시풍속을 만들어 왔다. 윤달은 ‘귀신이 없는 달’이라고 한다. 이는 달마다 12지신이 있는데 윤달은 관장하는 신이 없다고 해서 생긴 말이다.
  이런 뜻에서 윤달에는 부정(不淨)을 타거나 액(厄)이 없다고 해서 일진(日辰)을 보지 않고 집 안 수리나 이사, 수의(壽衣) 만들기 등을 했다. 수의를 만들지 않고 옷감만 준비해 두는 예도 있다. 수의를 미리 준비해 놓은 집에서는 윤달이 오면 꺼내어 다시 수선한 후 들여놓기도 했다. 그리고 관을 미리 짜서 까맣게 옻칠해놓기도 했다. 윤달에는 송장을 거꾸로 세워도 탈이 없다고 했으며 불경스러운 행동도 신의 벌을 피할 수 있다고 믿어왔다. 예전부터 윤달이면 부녀자들이 불탑에 돈을 놓고 불공을 드렸으며 성(城) 주위를 돌기도 했다. 그 밖에 지역적으로 다양한 형태의 풍속을 가지고 있다.14
  우리 종단은 음력을 기준으로 치성을 모시고 절후 치성의 경우에만 양력을 기준으로 모신다. 월성 또한 음력을 기준으로 정하기 때문에 윤달이 드는 해에는 평년에 비해 한 번을 더하여 총 13번을 모시게 된다. 도장에서는 이 윤달에 각종 수리 보수를 하는 등 정비하는 시기로 삼고 있다.
  윤달은 태음력과 태양력을 통일하기 위해 그 차이를 해소하려고 고안된 옛 선현들의 합리적인 사고를 통해 생겨난 결과물이다.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인간은 윤달의 다양한 세시풍속을 만들어 내며 전승해 왔다. 오늘날에 우리나라 역시 양력인 그레고리 역을 공식적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여전히 각종 제사나 생일 등은 음력으로 지내는 경우가 많다. 이렇듯 인간은 윤달을 사용하면서 지구의 공전주기와 달 공전주기의 오차를 해결함으로써 편리함을 도모해온 것이다.






01 성백효 평주, 『서경집전 상』, (서울: 전통문화연구회, 2000), p.26. “제요(帝堯)께서 말씀하였다. 아! 너희 희씨(羲氏)와 화씨(和氏)야. 기(朞)는 366日이니 윤달을 사용하여야 사시(四時)를 정하여 해를 이루어 진실로 백관(百官)이 다스려서 모든 공적이 다 넓혀질 것이다.”(帝曰, 咨汝羲曁和, 朞, 三百有六旬有六日, 以閏月, 定四時成歲, 允釐百工, 庶續咸熙.)
02 고석규, 『역사 속의 시간 시간 속의 역사』, (경기도: 느낌이 있는 책, 2021), pp.83-84 참고.
03 김동석, 『고전 천문역법 정해』, (경기도: 한국학술정보, 2009), pp.77-80 참고.
04 「윤달」, 『한국민족문화 대백과사전』, 참고.
05 태음력에 태양력의 원리를 적용하여 24절기의 시각과 하루의 시각을 정밀하게 계산하여 만든 역법.
06 교황 그레고리우스 13세가 1582년에 공포하여 거의 모든 나라에서 사용하는 태양력으로 우리나라에서는 1896년부터 시행되었다.
07 정성희, 『조선시대 우주관과 역법의 이해』, (서울: 지식산업사, 2005), pp.263-264 참고.
08 이은희, 『칠정산내편의 연구』, (경기: 한국학술정보, 2007), pp.14-15 참고.
09 「태초력(太初曆)」, 『두산백과』 참고.
10 고석규, 앞의 책, pp.87-88 참고.
11 김동석, 앞의 책, p,127. 참고.
12 실제 만세력에서는 4월 2일로 되어 있다. 이는 절입되는 시간(2: 50)까지 따져서 기록했기 때문이다.
13 민중서림 편집국 편, 『漢字大字典』, (서울 민중서림, 2013). p.2434 참고.
14 「윤달의 세시풍속」, 『문화재청』,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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