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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44년(2014)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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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고 싶은 이야기 :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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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제
 
 

잠실30방면 교무 김서경

 
 
 
  저는 최근 여주 도장과 금강산 도장에서 열흘 간 수호를 서게 되면서 숙제를 하나 맡았습니다. 그것은 상제님에 대한 믿음이 있고 도를 만나서 좋아진 것이 많음에도 상제님의 진리를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을 주저하는 이유에 대한 것입니다.
  저는 올해 교무 임명을 모셨습니다. 지인들을 입도시키기는 했지만 수도에 뜻을 두는 후각이 나오지 않았고 임명을 모시기 전까지 포덕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임명을 모시는 계기로 열심히 포덕하는데 저는 몸이 아파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교무 임명을 모시던 날 상제님의 도를 펼치고 함께 끝까지 갈 수 있는 후각을 꼭 찾아야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됐습니다. 그런데 각오를 하고 나니 해결해야 할 문제가 생겼습니다.
  머리로는 분명히 ‘내가 포덕을 다시 시작해야겠다! 함께 수도할 인연자를 꼭 찾아야겠다!’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제 마음은 ‘싫어!’라고 강하게 거부하고 있었습니다. ‘왜 이런 마음이 드는 걸까?’ 하고 한참을 고민해보니 제가 포덕에 대한 마음을 완전히 닫고 있었고 다시 시작하기를 원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머리와 마음의 거리가 제일 멀다고 했는데 지금 제 상황이 딱 그러했습니다. 어쨌든 마음을 돌리기 위해서 상제님께 ‘저의 이 닫힌 마음을 돌려 잡을 수 있게 도와주세요.’라는 심고를 드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던 중 수호를 가게 되었고 선각자분께 숙제를 받게 된 것입니다.
  처음에는 많이 막막했습니다. 과연 내가 열흘 안에 이 숙제를 잘 풀 수 있을까? 라는 걱정도 많이 들었고, 또 ‘마음아 도대체 왜 이렇게 토라져 버린 건지 얘기 좀 해줄래?’라고 저 자신에게 물어봐도 마음에서는 ‘싫은데?’라고 투덜거릴 뿐이었습니다. 기도를 모시면서 더 정성을 들이고 싶었지만 허리디스크 시술을 받고 회복 중에 있어서 여의치 않았고 답답한 심정에 혹시라도 책에서 답을 찾게 해주시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도서관에서 혜민 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라는 책을 빌리게 되었습니다.
  수호를 서면서 책을 읽는데 어떤 구절 하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진정한 사랑은 내가 없어지고 온전히 그 사람으로 채워지는 것’이라고 적혀있는 부분을 읽고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나는 과연 받고 싶은 마음을 비운 채 얼마나 상대를 사랑했는가?’ 또 ‘나는 과연 사람들을 얼마나 진심으로 대해왔는가?’ 되돌아보니 저는 상대에게 많은 걸 바라기만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상대가 나에게 잘해주고 마음을 쏟아주어도 늘 부족하게 느끼곤 했습니다. 또 제가 남에게 마음을 줄 때는 상대가 제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다고 금세 토라져 버리거나 금세 지쳐 쉽게 마음을 닫아버렸습니다. 연인 관계에서조차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기보다 제 욕심과 집착으로써 그 사람이 제 마음을 채워주기만을 바랐습니다. 결국 저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사랑을 해보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때부터 저는 ‘나는 왜 사람들에게 마음을 주지 못하고 나를 위해서만 마음을 쓰며 살아왔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순히 업장이 많아서라고 생각하기엔 구차한 변명이었습니다. 그런 제 고민의 답은 책의 가장 뒤쪽에 적힌 나를 위한 명상의 글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나는 나를 사랑합니다.
나는 나를 사랑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치여 상처받았던
나를 사랑합니다.
다른 사람과 비교당하며 가슴 아팠던
나를 사랑합니다.
다른 사람이 보기엔 조금 부족해 보일 수 있어도
나는 지금 이대로의 나 자신을 사랑합니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울림이 번져 나오면서 뜨거운 눈물이 흘렀습니다.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은 결코 다른 사람도 사랑할 수 없다고 하신 선각자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결코 이해되지 않았고 저는 자신은 싫어해도 다른 사람은 순수하게 좋아한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것이 착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늘 스스로에게 ‘너는 이래야만 돼.’라는 완벽한 기준을 들이댔고 부족한 저를 용납하지 못하고 미워하고 있었습니다. 나를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에 마음이 늘 공허했었고 그것을 채우기 위해서 다른 사람으로부터의 사랑과 관심을 갈구했었습니다. 결국 저는 자신을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마음을 주는 법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선각자께서 내주셨던 숙제의 답을 자연스레 찾게 되었습니다. 임명을 모시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기국시험이 들어왔었고 힘든 상황에서도 나름대로 노력을 많이 하고 잘 견뎠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것 때문에 매우 크게 실망하고 상처를 받았습니다. 부끄럽게도 저는 ‘내가 이런 노력을 했으니 당연히 내게 후각을 주셔야 하는 거 아니야?’ 라며 신명과 상제님께 척을 걸고 있었습니다.
  교무 임명을 모시면서 내수 때와는 다르게 마음의 힘이 생겨 마음을 긍정적으로 돌려 잡는 것도 빨라지고, 또 객관적으로 제 감정을 바라보는 힘도 생겼습니다. 그리고 제가 인간관계를 잘하고자 하는 마음은 있었지만 상대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몰라 늘 도망치고 상처받을까 두려워했었는데 이제는 저를 표현하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법도 알게 되었습니다. 사회에 있었다면 이런 변화를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신명께서 깨달을 수 있게 상황을 만들어 주시고 선각분들께서 이끌어주셨기 때문에 가능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받은 것들이 많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저는 받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고 받지 못한 것에 대해 상제님께 서운한 마음을 품었습니다.
  『전경』에 “너희들이 믿음을 나에게 주어야 나의 믿음을 받으리라.”, “네가 망량을 사귀려면 진실로 망량을 사귀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상제님께 제가 먼저 정성을 다해야 하는데 저를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에 마음을 드리는 법을 잊고 있었습니다.
  사실 저는 아직도 제가 너무 싫습니다. 저의 못생긴 외모도 싫고, 속이 좁은 것도 싫고, 감정 기복이 큰 것도 싫고, 타인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부족한 것도 싫고, 정말 다 싫습니다. 이런 부족한 부분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괴롭지만 그래도 저는 지금 버티고 있습니다. 마음속에 휘몰아치는 폭풍을 피하지 않고 도망가지 않고 있습니다. 자신을 받아들이고자 노력하며 제가 있어야 할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고 수도하겠습니다. 언젠가는 제가 진정으로 도에 대한 감사함을 깨닫고 뜻을 세워 끝까지 함께 할 수 있는 후각을 찾을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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