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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39년(2009)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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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코너 : 아이의 사생활 도덕성

아이의 사생활 도덕성

 

 

시흥 방면 선무 이광주

 

  우연한 기회에 지인의 소개로 EBS에서 인간탐구 대기획 5부작으로 제작된 “아이의 사생활”01 중 2편 <도덕성>에 관한 내용을 보게 되었다. “아이의 사생활”은 취재기간 1년, 설문조사 참여 인원 4,200명, 실험에 직접 참여한 어린이 500명, 그리고 국내외 자문교수 70명 등이 동원되어 과학적인 데이터를 근거로 제작된 프로그램이어서 보는 이들에게 객관적이고 전문인 내용을 전달해 주고 있었다.

  이 프로그램의 첫 번째 실험은 대학생 11명에게 ‘도덕성에 대한 인터뷰’를 조건으로 사례비 10만 원을 제시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실험에 참여한 대부분의 학생들은 인터뷰에서 자신이 받아야 할 돈보다 더 많은 금액을 받으면 남은 금액을 돌려주겠다고 대답한다. 그러나 인터뷰가 끝나고 약속과는 달리 15만 원을 제시받았을 때, 대부분의 학생들은 모르는 척하고 그 금액을 받는다. 이것 역시 실험의 일부란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는 다들 몹시 당황하며 부끄러워하는데 ….

  말과 행동이 다른 그 모습들은 비단 그들만의 것이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이러한 점에 착안해 아이들을 대상으로 ‘인간의 도덕성과 행동의 연관성’에 관한 본격적인 실험이 시작된다. 인간의 도덕성은 흔히 정서적인 측면(양심ㆍ공감ㆍ이타성)과 인지적인 측면(자제력ㆍ책임감ㆍ분별력ㆍ공정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것과 실제 행동과의 연관성을 알아보기 위한 실험이다.

  먼저 초등학생 3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도덕성이 높은 학생 6명과 평균인 학생 6명을 각각 선발해 두 그룹을 이루었다. 이들을 대상으로 관찰자나 감독관이 없는 조건에서 단체전으로 공굴려 넣기 게임과 개인전으로 표적맞추기, 안 보고 퍼즐맞추기, 글자색 맞추기 등의 게임을 실시했다. 학생들은 물론 몰래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른 채 자신의 판단에 따라 행동하게 된다.

  실험 결과 단체전의 경우 도덕성이 높은 그룹의 아이들 점수는 낮았지만 정해진 규칙에 맞추어 게임을 진행하였다. 이에 반해 도덕성이 평균인 그룹의 아이들은 보는 이가 없다는 이유로 높은 점수를 얻기 위해 수시로 규칙을 어기며 게임을 진행하였다. 개인전의 경우에는 점수에 따른 보상을 제시하고, 경쟁심과 익명성이 더해지면서 도덕성이 높은 그룹의 아이들 중에서도 간간히 반칙을 하는 학생들이 발견되었다. 그러나 대체적으로는 도덕성이 높은 아이들이 정해진 규칙을 잘 지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 아이들은 유혹과 충동을 억제할 수 있는 자제력이 높았으며 자신의 만족을 지연시킬 수 있는 능력 또한 높았다.

  “도덕적이고 착하면 손해를 본다.”는 일반적인 인식과는 달리 장기적인 연구에 의하면 도덕적이고 자기만족을 지연시킬 수 있는 아이들의 장래 학업성취도가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놀라운 사실은 3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도덕성이 높은 아이들이 집중력과 학습능력, 또래관계가 좋았고 낮은 아이들은 문제행동을 보이거나 또래관계가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도덕성은 아이의 모든 행동과 연결되어 있었고,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경쟁력이 바로 ‘도덕성’이란 사실이 입증된 셈이다.

  그러나 도덕성이 높다고 해서 아이들이 모든 문제들을 잘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도덕성은 주어진 환경과 상황, 관계에 의해 영향을 받는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이러한 사실이 잘 나타났다. 실험에서 아이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선생님이 아이에게 자신의 소중한 추억이 담긴 사진을 찢어달라고 부탁하자, 머뭇거리던 아이들은 결국 사진을 찢고 만다. 자신의 신념이나 양심과는 달리 선생님의 권위에 이끌려 그런 행동을 하고만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인간의 도덕성에 관해 인류에게 가장 큰 화두를 던진 유명한 실험이 있다. 예일대 심리학과 교수였던 스탠리 밀그램(1933~1984)이 실시했던 “권위에 대한 복종 실험”이 그것이다. 실험 전에 그는 설문조사를 토대로 0.1%의 사람만이 반인륜적 선택을 하리라고 예측했었다. 그러나 그의 예상과는 달리 실험 참가자 중 65%의 사람들은 예일대의 권위와 제복ㆍ집단의 위력, 그리고 자신들이 받은 사례금에 대한 의무감 때문에 반인륜적인 선택을 하는 충격적인 결과를 얻게 된다. 이 실험을 통해서 인류는 인간의 도덕성이 상황이나 외부의 영향력이란 변수에 의해 쉽게 변질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렇다면 인간의 도덕성에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 프로그램의 실험에서 제시된 것은 영상매체였다. 어린 아이들은 영상매체를 통해 자신들이 본 내용(공격행동, 친절행동, 무관심행동)에 따라 그것을 모방하는 경향이 강했다. 어른들 또한 예외가 아니어서 자신의 주변 환경이나 매체의 영향력을 강하게 받고 있다고 한다. 그런 것들이 인간의 도덕성에 알게 모르게 영향을 미치고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도덕성은 외부의 변수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도덕성이 높았던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삶의 만족도, 낙관성, 문제해결에 대한 기대감들이 높았다. 이들은 인생을 보다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좌절이나 고통을 겪을 때에도 문제를 해결하는 내면의 힘이 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간의 도덕성에 관한 실험에서도 상황이나 외부의 영향력을 이기고 자신의 양심을 지킨 소수의 사람들은 내면의 힘이 다른 사람들보다 강했던 것이다. 10개월 된 유아들을 대상으로 착한세모와 나쁜네모의 애니메이션을 보여주고, 세모와 네모 둘 중 하나를 고르는 실험에서 아이들은 모두 착한 세모를 선택했다. 이 실험과 자신의 양심을 지켰던 소수의 사람들을 통해서 인간본성의 선함과 인간에 대한 희망을 엿볼 수 있었다.

  인간의 도덕성에 대한 탐구로 기획된 이 프로그램은 마음의 수양을 중시하는 수도인들에게도 시사해 주는 바가 적지 않다. 도덕성이 높거나 착한 아이가 손해본다는 편견과는 달리 설문조사에서 도덕성이 높은 아이들은 내면의 힘이 강해 학습능력이나 문제해결능력이 뛰어났고 미래에 대한 낙관성과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 도전님께서 “… 덕은 곧 인성(人性)의 신맥(新脈)이며, 신맥은 정신의 원동력이므로 이 원동력은 윤리도덕만이 새로운 맥이 될 것이다.”(『대순지침』, p.44)라고 하신 바와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어 무척 흥미로웠다.

  이 프로그램에서 또 하나 간과할 수 없었던 부분은 인간의 도덕성, 곧 양심(良心)이 물욕이나 관계, 익명성, 경쟁 등으로 인해 쉽게 변질될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인간은 그만큼 물욕에 의해 발동하는 욕심이나 이해(利害)에 사로잡혀 양심(良心)을 저버리기 쉬운 존재임을 잘 보여준 것이라 하겠다. 우리 도(道)의 훈회 첫 번째인 “마음을 속이지 말라”에서 인성의 본질인 정직과 진실로써 일체의 죄악을 근절하라고 강조하신 것도 인간의 그런 속성을 경계하신 것으로 이해된다. 위의 실험에서도 눈앞의 이익이나 상황의 힘을 이기고 양심에 따른 사람들은 내면의 도덕성이 강했기 때문에 사심(私心)에 사로잡히지 않고 진실된 행동을 할 수 있었다. 양심은 그것이 실천되었을 때에만 도덕적인 가치를 지닐 수 있으므로, 수도인인 우리들 또한 평소에 마음속의 정직과 진실의 힘을 길러 어떤 상황 속에서도 양심에 따라 행동할 수 있어야 함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었다.

 

 

 

 


01 <다큐프라임> 인간탐구 대기획 5부작 “아이의 사생활”은 제21회 한국PD대상에서 TV 교양부문 작품상, 제4회 학부모가 뽑은 교육브랜드대상 바른교육상, 여성부가 선정한 제10회 남녀평등상 최우수 작품상 등을 수상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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