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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44년(2014)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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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고 싶은 이야기 : 그리운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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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어머니
 
 

청양방면 선무 민희숙

 
 
  저는 7살 때 어머니와 헤어지고 큰 어머니께 맡겨졌습니다. 큰집도 형편이 어려워 식당, 인쇄공장, 장갑공장 등을 전전하며 중학교를 어렵사리 졸업했습니다. 고등학교는 일하면서 다니기가 힘들어 검정고시를 준비했습니다. 그 시절 저는 말로는 설명하기 힘들 만큼 어려운 생활고를 버티며 혼자 힘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했습니다. 정신적인 위안이 필요했고 우연한 기회에 교회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그 곳에서 어머니로부터 받지못한 사랑을 교인들에게 받으면서 꿋꿋하게 살았습니다. 그 당시 교회는 저에게 삶의 안식처였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신문에서 “사람 찾아 드림.”이란 문구를 보았습니다. 전화해보니 재적증명서 등본, 가족관계 증명서 등 서류를 가져오면 10일이면 찾아준다고 해서 찾아갔습니다. 그날부터 달력에 하루가 가면 ×표시하면서 기다리는 10일은 엄마 없이 20년 산 나에게는 더 긴 시간이었습니다. 드디어 그날이 오고 흥분된 마음을 억누르고 사무실에 갔습니다. 어떤 분이 앉아 계시는데 느낌에 저의 어머니인 것 같았습니다. ‘아~ 엄마구나!’라는 확신이 든 순간 할 말도 잊은 채 서로 부둥켜 안고 울기만 했습니다.
 
 

  한참을 울고 난 저희는 이런저런 얘기 하다가 어머니가 살고 계시는 집에 갔습니다. 그 곳에서 저에게 남동생이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서로 인사하고 곧 식사를 했습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얘기하다가 새벽 1시가 되었습니다. 얘기하시던 어머니는 갑자기 초에 불을 붙이시고 향을 피우시더니 그릇에 물을 떠서 놓으시고는 양반다리를 하시고 좌배라는 것을 하셨습니다. 또 어떤 종이를 납폐지라고 부르시면서 태우시더니 ‘주문’이란 것을 하셨습니다. 20년 만에 만난 어머니의 낯선 모습에 당황스럽기도 하고 얼떨떨 하기도 했습니다. 30년 동안 교회에 다녔던 저는 그만 소리를 지르고 난리를 쳤습니다. 입도식 하자고 하는 어머니에게 “사탄아! 물렀거라!”마귀가 씌웠다고 하며 어머니의 입도 권유를 거절했습니다.  그 뒤로 냉랭한 분위기가 되어 한동안 만나기가 어려웠습니다. 서로 오랫동안 떨어져 살면서 정을 느끼지 못해서 그런건지 아니면 제가 냉정한 건지 잘 모르겠지만 어머니를 다시 만난다는 게 불편했습니다. 그렇게 각자의 세상에서 지내던 중 박교감이라는 분이 이런저런 소식을 들으시고 저와 어머니의 관계를 회복시키기 위해 중간에서 많이 애쓰셨습니다. 어느날 “회관에서 오늘 밤에 치성이 있으니까 음복하러 오라.”고 하시고는 어머니도 오신다고 알려 주셨습니다.
  그래서 미안하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해서 회관에 갔습니다. 어머니를 만났고 저는 “엄마! 저를 사랑하시나요?”하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어머니께서 “너를 정말로 사랑한단다. 내가 몸은 떨어져 있어도 마음은 한시도 너를 잊은 적이 없어. 너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서 병이 났단다. 대장암이야! 너도 자식 낳아봐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는 남동생이 준 왕복 택시비를 내 손에 꼭 쥐어 주시면서 “입도식 하자, 응?”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어머니께서 저를 정말로 사랑하고 계셨구나.”라는 생각에 20년 응어리 진 마음이 풀리는 걸 느꼈습니다. 그리고 어머니의 입도식 권유을 받아들였습니다. 얼마 뒤 저는 남편과 시댁 식구 그리고 아이들 모두를 입도시켰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대순진리회에서 30년간 수도해 오셔서 그런지 회관에 많은 분들이 딸이라고 하니까 다들 잘해 주셨습니다. 그때 박교감께서 저를 많이 신경써주시고 때로는 인내하시면서 30년간 교회에 다녔던 저를 지금의 선무가 되도록 도와주셨습니다.
  그 후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5년이 흘렀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쉬운 점이 참 많습니다. 그 때 어머니가 입도식 하자고 하셨을 때 바로 했으면 좋았을 걸 하는 후회가 듭니다. 떨어져 보낸 세월에 비하면 어머니와의 재회는 참 짧은 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한동안 어머니와 서운하게 지냈던 시간이 아직도 가슴에 남아 있습니다. 그때는 어머니가 그렇게 일찍 돌아가실 줄 몰랐습니다. 그래서 어머니께서 전해주시고 간 ‘도’가 참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지나간 일을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열심히 수도하는 저의 모습을 돌아가신 어머니가 보신다면 참 대견스럽게 여기시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오늘도 일심을 다해 수도에 매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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