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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42년(2012)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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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과의 만남 : ‘개념’이란 무엇인가요⋅

‘개념’이란 무엇인가요?

 

 

연구위원 김대현

 

  흔히 쓰는 말 가운데 개념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가까운 누군가의 실수에 핀잔을 줄 때 “넌 왜 그렇게 개념이 없니⋅”라는 표현을 쓰기도 하는데, 실수한 상대가 사리분별을 제대로 못한다는 뜻으로 쓴 말입니다. 사실 ‘개념’이란 단어는 철학 용어로서 상당히 중요한 말인데, 철학과의 만남을 통하여 이 개념에 대해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철학에 있어 개념은 ‘하나의 범주에 속하는 모든 개체에 공통되는 특성을 묶어주는 관념’으로 세계를 파악하는 인간 의식의 도구입니다. 인간은 자신을 둘러싼 세계와 대면하는 순간부터 그 세계를 파악하기 시작하는데 이때, 의식 속에 있는 개념으로써 세계를 파악하게 됩니다. 나의 의식 속에 있는 이 개념이 외부 세계의 각 사물들을 비추어 그것과 대응하면서 사물을 판단하는 것입니다.

  그러한 개념은 의식 속에 내재한 보편적인 틀입니다. 구체적인 대상이 가진 가장 공통된 특징이 개념으로서 우리의 의식 속에 존재하는 것입니다. 나무를 예로 들자면, 나무에는 사과나무, 감나무, 참나무, 은행나무 등 여러 종류의 구체적인 나무들이 있지만 이들 서로 다른 나무들 속에는 공통된 속성들이 있습니다. 이 공통된 속성들이 의식 속에 개념으로 자리 잡혀 있고 이 개념을 사물에 비추어서 나무라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만약 개념이 자리 잡고 있지 않다면 외부 세계의 각 사물들은 우리의 의식 속에 분석되지 않은 한 덩어리의 영상으로 지나갈 뿐입니다.

  개념은 영어로 ‘concept’이며 단어 속의 ‘cept’는 ‘잡다’라는 의미를 가진 어근입니다. 독일어로는 ‘Begriff’라고 하는데 역시 ‘잡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듯 개념이라는 것은 주어진 세계의 의미를 잡아챈 의식의 결과인 것입니다. 우리가 쓰는 말의 파악(把握)도 ‘잡을 파’에 ‘쥘 악’인 것을 보면 개념을 통해 외부 세계를 파악하려는 인간 의식은 능동적 활동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개념을 통한 파악이라는 것을 달리 말하면 내 앞에 주어진 대상들을 그 특성에 따라 구분 짓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내가 현재 있는 시간과 공간 가운데 펼쳐진 세계는 여러 사물들이 어우러져 하나의 영상으로 우리의 감각 기관에 주어지는데 이 영상들 속에서 각 개념들을 통해 하나씩 경계 짓고 분간해 갑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우리는 점차적으로 이 세계의 사물들을 구분 지을 줄 알게 되고 그 속에서 사물들 간의 질서와 관계도 이해해나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한 개념의 틀을 거치지 않은 인식은 갈피를 잡을 수 없어 그저 애매모호할 뿐입니다.

  정리하자면, 개념이란 우리의 의식 속에 구성된 인식의 틀이며, 우리는 그것을 통해 세계를 파악해 갑니다. 그 개념은 각 사물들이 가진 보편적인 특성을 파악하려는 도구일 뿐만 아니라 대상에 상응하여 살아 움직인다는 점에서 생동하는 우리 의식의 활동성인 것입니다.

 

※ 철학과의 만남은 『대순회보』 65호부터 85호까지 연재된 바가 있습니다. 이번 호부터 철학과의 만남의 폭을 넓혀 동서양의 철학 세계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철학자의 별난 에피소드 -

임마누엘 칸트

(Immanuel Kant)

 

  독일의 철학자 칸트는 160cm도 안 되는 왜소한 키에 그다지 건강한 신체를 타고나진 않았지만 규칙적인 생활을 통해 건강을 유지하고 철학사에 큰 업적을 남겼습니다. 칸트는 안정된 삶과 건강을 중요시 여겨 일생 동안 시계처럼 정확하고 절제된 생활을 했다고 합니다. 특히 칸트는 오후 3시 반만 되면 회색 코트를 걸치고 보리수 옆길 산책을 즐겼는데, 그 시간이 거의 오차 없이 정확했기 때문에 그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시계를 맞출 정도였습니다. 그런 그도 딱 두 번 산책 시간을 놓친 적이 있었습니다. 한번은 루소의 『에밀』을 읽을 때였으며, 또 한번은 프랑스 대혁명을 알리는 신문을 읽을 때였다고 합니다.

  그는 평생 독신으로 살았는데 그렇다고 그가 결혼에 전혀 뜻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런 칸트에겐 결혼과 관련된 별난 에피소드가 하나 있습니다. 칸트의 젊은 시절, 그를 사랑한 한 아리따운 여인이 있었는데 내심 칸트가 먼저 청혼 해주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적극적이지 못했던 칸트를 기다리다 못한 그녀가 먼저 칸트에게 청혼을 했습니다. 갑작스런 청혼에 칸트는 생각할 시간을 요청했고 그 뒤로 결혼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몰입하기 시작했습니다. 드디어 칸트는 결혼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확고히 하고 기쁜 마음으로 청혼하기 위해 그녀의 집으로 찾아갔습니다. 들뜬 마음으로 그녀의 집 문을 두드리자 여자의 아버지가 나와 칸트에게 뜻밖의 말을 건넸습니다. 그것은 그녀가 이미 결혼했고 두 명의 아이를 기르고 있다는 황당한 대답이었습니다. 칸트가 결혼을 결심하기까지 걸린 시간이 무려 7년이었던 것입니다. 신중에 신중을 거듭한 칸트의 깐깐한 성향은 지나치다기보다는 오히려 신기할 정도입니다.

  더 흥미로운 것은 일기장에 있는 7년간 했던 그의 고민들입니다. 그 일기장에서 그는 결혼을 해야 하는 354가지 이유를 적었고 또 결혼을 하지 말아야 하는 350가지 이유를 함께 적었는데 결혼을 해야 하는 이유가 4가지 더 많았으므로 결혼을 결심했던 것입니다. 참 엉뚱하고도 안타까운 사연임에 틀림없습니다. 그 뒤로 그는 독신으로 생활하면서도 후학들에게는 결혼을 꼭 할 것을 권유했다고 합니다.

  칸트는 일생 여행을 하고 친한 친구를 사귀거나 가족과의 교류가 없는 단조롭고도 외로운 생활을 했습니다. 그에게는 학문 탐구와 저작 활동만이 삶의 전부였던 것이지요. 그런 칸트가 남긴 이 한마디는 철학자로서의 그의 운명을 대변하는 듯합니다.

 

  “학자에게 사색이란, 나날의 영양과도 같다. 깨어 있을 때나 혼자 있을 때, 사색이 없다면 살아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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