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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기
하계캠프를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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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말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던 그때 우리는 한자리에 모이게 되었다. 종단에서 어린이 캠프를 개최하는데 지도교사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만을 듣고, 다들 처음엔 지도교사란 역할보단 도장에서 하는 일이니 으레 한다는 생각으로 마냥 열심히 해보자하는 그런 마음들이었다. 그러나 막상 부닥쳐보니 그리 단순한 것이 아니었다. 단지 캠프 프로그램만 진행하는 교사가 아니라 아이들에게 대순(大巡)이라는 이미지를 직접적으로 심어주는 중요한 역할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자 걱정스런 마음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부담감 때문에 중간에 포기하는 분들도 생겼고, 때론 자신보다 더 어울리는 분을 소개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렇게 모인 여자지도교사 13명과 종단 각 부서에서 지원 나온 남자지도교사 4명해서 모두 17명의 캠프 준비 팀이 구체적인 캠프 프로그램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대략 180명 정도를 2차로 나누어 캠프를 운영하려고 했는데, 캠프 신청 마감일이 되자 갑자기 신청자 수가 몰려 700여 명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우리의 모든 준비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야 했고, 프로그램은 재조정해야만 했다. 그뿐 아니라 다음을 기약했던 학생회 캠프까지 어린이 캠프와 더불어 열리도록 결정됨으로써, 그 많은 인원을 가지고 주어진 1달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어떻게 캠프를 운영해 내느냐 하는 것이 큰 관건으로 떠올랐다.

  우리는 3주밖에 남지 않은 준비 시간 속에서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만 했다. 대순 어린이 캠프에 참여하는 아이들은 전국에 분포되어 있었으며 학년 또한 3·4·5·6학년으로 저학년과 고학년이 섞여 있었다. 지방도 다르고 연령대도 다른 많은 숫자의 아이들을 소화하려고 하니 우리에게 주어진 인력과 여건으로는 앞이 캄캄했다. 그러나 캠프 준비 팀 모두에게는 뒤를 돌아보지 않고 계속 앞으로 달려가는 수밖에 다른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일단 전국의 학교에 문의하여 개학하는 날짜를 모두 파악하여 캠프 기간은 8월 1일에 시작하여 8월 24일 안에 마치기로 대략 윤곽을 짰다. 먼저 어린이 캠프는 약 140명을 한반으로 총 5차에 걸쳐 하기로 하고 학생회 캠프는 1차만 하기로 한 후, 밤이 하얗도록 새워가며 캠프 준비 팀원들은 머리를 맞대고 교육 프로그램을 체크하고 캠프 운영 사항들을 짚어 나갔다. 아직 아이들의 상태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던 데다가 특히 대순 어린이들의 생활을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우리가 준비를 해야 했기 때문에 보다 많은 세심한 주의가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었다. 시시각각 캠프 시작은 다가오고… 빠듯했던 시간을 쪼개가며 씨름한 끝에 캠프 전날이 되어서야 준비를 겨우 마칠 수 있었다.

  8월 1일 캠프가 열리던 첫날! 우리는 드디어 아이들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러나 아이들을 대면하는 첫 순간부터 우리의 계산 착오는 여지없이 드러났다. 우리는 아이들이 일정 수준 수도가 되어 있을 것이라는 착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아이들이 캠프 생활에서 행동은 어떻게 하여야 하는지 뿐만 아니라 줄을 서는 것에서부터 심지어 왜 이곳으로 왔는지까지 하나하나 가르쳐 주어야 했다.

  정신없이 1차 캠프를 마치면서, 아이들은 하나하나 개별적으로 있을 때와는 달리 한 무리를 이루고 있을 때에는 군중심리(群衆心理)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물꼬를 트는 것처럼 아이들을 잘 운전하여 그 흐름을 장악하여야 한다는 것을 어느 정도 익힐 수 있었다. 상세하게 하나하나를 짚어야 하기는 하지만 그것을 그대로 아이들에게 표현한다 해도 쉽게 스며들 것을 기대해서는 안 되며, 오히려 전체의 흐름 속에서 큰 맥만 잡아주면 아이들은 의외로 스스로 잘 움직인다는 것도 경험으로써 알았다.

  돌이켜보면 1차 캠프뿐만 아니라 전체 캠프가 마치는 날까지 돌발 사태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준비된 프로그램을 뛰어 넘어 새로운 기획안을 즉석에서 다시 짜야하는 그야말로 전쟁을 치르는 듯한 나날이었다. 그러나 좋은 방법, 좋은 해답은 항상 생각하고 찾는 자에게는 어디서든 어느 순간에든 보이게 되어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준 시간들이기도 했다. 머릿속의 단순한 계산만으로 만든 것은 완성작이 아닐 것이다. 실제로 겪어보고 실패도 해보고 또 다시 개선해서 도전하는 것, 그렇게 하면서 진정한 완성으로 다가간다는 것을 깨닫는 소중한 날들이었다. 아마도 캠프 준비 팀 모두가 밤늦게까지 회의에 회의를 거쳐 수정하고 또 그 수정된 사항들을 최선을 다해서 실행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캠프는 많은 문제점만을 남긴 채 마쳐야 했을 것이다.

  아이들과 함께 할 일정을 찾느라 도자기 체험장을 방문했을 때, 그곳 원장께서 하신 이야기가 생각이 난다. “더 저렴한 곳을 찾는다면 제가 다른 곳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곳에 올 700명의 아이들 중에 한 두 명이라도 도자기공이 나올 수 있기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격을 낮출 수 없습니다.”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중학생, 고등학생들이 캠프에 참가하여 조금씩 대순진리를 이해하고 나아갈 수 있다면 많은 자녀들이 부모님과 함께 수도의 길을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아이들을 위해선 도자기 체험장의 원장처럼 당당하고 자신 있게 우리의 것을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대순 어린이 캠프가 첫 발을 떼게 되고 무사히 일정을 잘 마칠 수 있었던 것은 상제님의 덕화와 더불어 모든 도인들의 따뜻한 관심과 격려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앞으로도 우리 모두가 끊임없이 노력한다면 더욱 멋진 캠프를 꾸려나갈 수 있을 것이고, 대순의 앞날도 밝으리라 생각해본다. 대순캠프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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