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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이야기
(5) 청춘을 되돌려 준 망장천 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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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부암을 지나 천선대를 향해 가파른 산길을 오르다보면 벼랑 턱이 마치 말안장같이 생겨 마음 놓고 쉴 만하다는 안심대(安心臺)가 나타난다. 이곳을 지나면 두 갈래의 길이 나오는데 여기서 왼쪽으로 계속 오르면 반듯하게 서 있는 바위벽과 만나게 된다. 그리 높지 않은 이 바위 중턱의 틈 사이로 맑은 물이 졸졸 스며 나와 옹달샘을 이루고 있다. 이 샘이 한번 마시면 지팡이를 짚고 왔던 사람도 기운이 솟아 지팡이마저 잊고 간다는 ‘망장천(忘杖泉)’이다. 금강산에는 전설도 많지만 그 중에서도 이 망장천에 깃든 전설은 신비롭기로 유명하다. 

   먼 옛날 이 골짜기의 아랫마을에 사는 처녀와 총각이 백년가약을 맺었다. 부부는 약초를 캐면서 생활하는 어려운 형편에도 금실이 좋아 화목하게 지냈지만 가는 세월은 어쩔 수 없어 점차 허리가 굽어지고 머리는 백발이 되어갔다.

   그러던 어느 날 할아버지가 지팡이를 짚고 만물상 골짜기 안으로 들어가 약초를 한 짐 캐고 나니 몹시 갈증이 나서 여기저기 물을 찾아 헤맸다. 그러다가 작은 샘 하나를 발견하고는 너무 기뻐서 양껏 물을 마셨는데 갑자기 졸음이 밀려와서 나무에 기댄 채 잠들어버렸다.

   얼마나 잤을까? 눈을 뜬 할아버지는 해가 저물어 가는 것을 보고 서둘러 집으로 가려고 하였다. 그러다가 그만 지팡이는 잊어버리고 약초만 한 짐 지고 산을 내려온 할아버지가 집에 도착했을 때에는 주위가 완전히 어두워진 밤이었다.

   할머니는 산에 간 할아버지가 돌아오지 않자 걱정이 되어 초롱불을 들고 마중을 나와 있었는데 어둠 속을 뚫고 한 사람이 나타났다. 그러나 그는 지팡이를 짚고 갔던 할아버지가 아니라 웬 젊은 총각이어서 할머니는 이상한 마음에 그 총각의 모습을 자세히 살펴보았더니, 그는 다름 아닌 할머니가 시집올 때 본 젊은 시절의 할아버지였다.

   젊은이가 된 할아버지는 다음날 할머니를 데리고 어제 물을 마셨던 곳으로 찾아가서 그 샘의 물을 양껏 마시게 하였더니 할머니도 아리따운 처녀의 모습으로 되돌아왔다. 다시 청춘을 되찾은 부부는 매우 기뻐하면서 집으로 돌아와 더욱 화목하게 오래오래 살았다고 한다.

   오늘도 만물상을 찾아온 많은 사람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늙은 사람이 청춘을 되찾고 오래오래 산다는 이 샘물을 마시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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