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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이야기
2. 외금강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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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극락고개 전설


  만물상 구경을 마치고 다음으로 둘러볼 곳은 구룡연 구역이다. 구룡연 구역은 세존봉의 서북쪽 주위를 싸고도는 긴 골짜기에 이루어진 명승지로서 신계사 터가 있는 맨 아래골짜기로부터 신계동, 옥류동, 구룡동으로 이어져 있다. 이곳에는 구룡폭포와 구룡연, 비봉폭포를 비롯해 상팔담, 연주담, 옥류담 등 아름답기로 유명한 폭포와 소(沼)들이 집중되어 있다.

  이 구역으로 들어서는 첫 관문인 신계사 터에 이르는 길은, 온정리에서 술기넘이고개를 지나 신계천 골짜기를 따라 창터솔밭쪽으로 가는 길과 온정리에서 금강산여관을 거쳐 하관음봉과 문필봉 사이에 난 원호고개를 가로질러 가는 길이 있다. 이 중에서 원호고개는 옛날에 ‘극락고개’라고 불렸는데 이런 이름이 붙여진 데에는 다음과 같은 사연이 있다.

  옛날에 금강산을 지척에 두고 있는 마을에 사는 눈먼 장님이 금강산이 천하절승이라는 말을 듣고 “내 비록 눈으로 보지는 못할망정 귀로 듣고, 코로 냄새라도 맡아야겠다.”라고 하면서 금강산으로 떠나려고 했다.

  때마침 같은 마을에 사는 귀머거리가 찾아와서 하는 말이 “나는 귀가 먹어서 금강산의 산소리, 물소리, 바람소리를 들을 수 없지만 내 눈으로는 천변만화하는 절경을 볼 수 있소.”라고 하면서 함께 가기를 청했다.

  그리고 이런 사연을 어디서 들었는지 이웃마을에 사는 벙어리도 찾아와서 하는 시늉이 ‘나는 비록 말은 못하지만 눈으로 볼 수 있으니 함께 갈 수 있지 않은가’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음식을 준비한 후 함께 금강산으로 떠나기로 하였다.

  약속한 날, 그들은 준비한 음식을 짊어지고 유쾌한 마음으로 금강산 구경을 떠났다. 이들이 온정리를 지나 신계사로 넘어가는 고개에 올라섰을 때였다. 눈앞에 펼쳐진 절경이 황홀한데 고개 넘어 신계사에서 울리는 종소리가 바람을 타고 쟁쟁하게 들려왔다.

  이때 장님은 그 종소리에 깜짝 놀라며 “이게 어디서 나는 소리야, 어디보자.”하고 소리치는 순간 눈이 번쩍 뜨이게 되었다. 그리고 벙어리는 눈앞에 펼쳐진 세존봉, 문필봉, 하관음봉의 수려한 자연경관에 도취되어 자기도 모르게 “야!”하고 고함치는 순간 막혔던 말문이 트였다. 귀머거리 역시 아름다운 경치에 놀라워 하다가 장님과 벙어리의 고함소리에 귀가 열렸다.

  이처럼 금강산의 황홀한 절경과 신계사의 종소리에 놀란 나머지 장님이 눈을 뜨고 벙어리는 말을 하고 귀머거리는 듣게 되었으니, 이들의 기쁨은 이루 다 형언할 수 없었다. 난생 처음 보고 듣고 말하게 된 이들은 서로 부둥켜안고 “얼씨구 좋다, 우리네 금강. 절씨구 좋아라, 천하의 절경.”이라 노래하며 한없이 즐거워했다.

  그 후부터 온정리에서 신계사로 넘어가는 고개를 ‘극락고개’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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