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순진리회 Home
답사기
마하사(摩訶寺)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도주께서 기축년 겨울에 동래 마하사(摩訶寺)의 방 한간에서 정화수 스물 네 그릇을 받들고 사십 구일을 한 도수로 정하시고 공부를 하셨도다. 이 광석(李光石)이 대웅전에서 도주를 위해 발원 염불을 올리니라. 사십 구일이 거의 될 무렵에 도주께서 승녀와 시종자에게 “법당의 불상을 자세히 보았느냐.”고 물으시므로 그들이 달려가 보니 불상이 머리를 숙이고 있는도다. 도주께서 사십 구일을 다 채우신 새벽에 공부실 위에 학이 울며 날아가고 시종자에게 그 동안 모아놓은 글씨 종이를 태우고 그 재를 시냇물에 띄우라고 이르시므로 시종자가 그대로 하니 시냇물에 무지개가 서는도다. (교운 2장 47절)
 

마하사 경내도

 

부산 해운대에서 광안리로 이어지는 바닷가로부터 내륙으로 조금만 들어오면 팔금산(八金山)1) 중의 하나인 금련산(金蓮山: 해발 415m, ‘금빛 연꽃 산’이라는 뜻)이 있다. 이 산의 중턱(229.5m)에는 매우 오랜 역사를 지닌 절이 하나 있는데, 그 절은 금학(金鶴)이 알을 품고 있다는 금학포란형(金鶴包卵形)에 터를 잡은 마하사(摩訶寺: 부산시 연제구 연산7동 2039번지)이다.

마하사의 ‘마하(摩訶)’는 범어(梵語: 인도의 고대 언어) ‘마하(Maha)’의 한자음 표기로서 ‘훌륭한’, ‘존귀한’이라는 뜻을 가진다. 지난 1965년~1970년 대대적인 사찰 보수 공사를 할 때 대웅전과 응진전(나한전이라고도 함)에서 발견된 상량문에 따르면, 신라 내물왕 39년(394) 고구려의 승려 아도(阿道)가 경북 선산에 신라 최초의 사찰인 도리사(桃李寺)를 열고 다시 남으로 내려와 마하사를 세웠다고 한다. 임진왜란 때 왜병의 방화로 사찰이 전소되었으나 조선 숙종 43년(1717)에 초암(草庵) 형태의 대웅전과 응진전이 건립된 뒤, 영조와 정조대에 건물들이 다시 세워지고 여러 번의 증·개축을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다.

마하사는 도심과 인접해 있는데, 빼곡하게 밀집한 빌딩건물들과 주택가를 벗어나서 거의 직선으로 나 있는 좁고 가파른 산길을 조금 오르다 보면 마하사의 첫 관문인 천왕문과 바로 만나게 된다. 천왕문 앞은 시냇물이 흐르고 있으며 지금은 부분 복개(覆蓋)된 채 방문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천왕문을 지나면 몇 걸음 안가서 대웅전의 앞마당에 도달하게 되기 때문에 절이 매우 작은 곳이라는 생각이 금방 들게 된다. 그래도 마당 중앙에서 주위를 찬찬히 둘러보면 첩첩산중의 깊은 산속 한 가운데 들어와 있는 묘한 느낌을 받게 되니, 매연 자욱한 도시 곁에 있으면서도 속세를 벗어나 있는 절이 바로 이 마하사인 듯하다.

부산 보수동에 도장이 마련되던 그 이듬해인 1949[己丑]년 겨울, 도주님께서는 이 절에서 49일간을 한 도수로 정화수 24그릇을 받드시며 공부를 하셨다. 그곳은 현재 요사(寮舍: 절에 있는 중들이 거처하는 집)로 쓰이는 건물로, 둥그런 모양의 토벽으로 감싸여 있으며 대웅전 맞은편의 동쪽 끝자락에 있다.

도주님께서 이곳에서 공부를 하실 때 법당의 불상이 고개를 숙이는 신비로운 현상이 나타났다고 한다. 대웅전 안을 살펴보면 제법 큰 규모의 삼존불이 있고 그 앞에 높이가 1m가 넘어 보이지 않는 작은 삼존불이 또 하나 있다. 큰 불상은 최근에 새로 모셔진 것이고 도주님께서 공부하시던 무렵에는 작은 삼존불만이 모셔져 있었다고 한다. 이 작은 삼존불은 정식 명칭이 ‘석조석가여래삼존상(石造釋迦如來三尊像)’이라 하며 조선후기에 돌로 만들어 진 뒤 금칠을 하여 제작된 것으로, 현재 부산시 문화재자료 18호로 지정되어 있다. 그 형태를 살펴보면 중앙의 석가여래상을 중심으로 좌우에 보살상이 1구씩 배치되어 있고,2) 석가여래상은 등을 곧게 편 자세로 양손을 무릎 위에 얹고 결가부좌한 채로 고개를 숙이고 있다.

도주님께서 공부를 하고 계시던 동안에 불상이 고개를 숙인 이적(異跡)을 보임은 석가여래도 도주님의 공사에 동참하여 진력(盡力)함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한다.   <교무부>


      

마하사 대웅전                        도주님께서 공부하신 곳          고개를 숙이고 있는 불상

           -좌측 건물은 응진전                                                   (마하사 대웅전 소재)

 

1) 예로부터 부산(釜山)을 파자하면 팔금산(八金山)이 된다고 하였다. 부산을 둘러싸고 있는 여덟 개의 산을 팔금산이라고 하는 것인데, 그 산들은 금정산, 백양산, 고원견산, 구봉산, 천마산, 장군산, 황령산, 금련산으로 알려져 있다.

2) 우측에는 제화갈라보살(提和渴羅菩薩), 좌측에는 미륵보살(彌勒菩薩)이 있으며 이러한 형태의 삼존불은 ‘수기삼존불(受記三尊佛)’이라 불리기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