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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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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외금강 이야기


(7) 호가와 매향 - <下>  (지난 호에 이어)


남편의 이러한 사연도 모르고 있던 매향은 시부모님의 극진한 간호에 힘입어 점차 몸이 회복되어갔다. 얼마 후, 병이 호전되어 자리에서 일어난 매향은 비로소 남편이 삼치를 잡으려고 바다로 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내가 왜 그런 실없는 소리를 해서 그이를 바다로 나가게 했담.’ 매향은 남편에게 삼치를 먹고 싶다고 말한 자신을 속으로 책망하면서 후회했다. 그리고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아침 일찍 세지봉 줄기의 한 봉우리에 올라가 남편을 기다리다가 해가 지고 달이 뜬 뒤에야 집으로 돌아가곤 하였다. 나중에는 집에도 가지 않고 그 험한 산봉우리에서 줄곧 동해바다만 바라보며 남편을 기다렸다.

하루는 매향의 이런 행동을 눈여겨보던 산중의 도사가 찾아와 그 사연을 물으니, 매향은 도사에게 자신의 사정을 털어놓았다. 그러자 도사는 “그렇다고 너무 상심 마시오. 머지않아 당신은 이곳에서 남편과 상봉하게 될 것이오.”라고 하면서 사라졌다.

한편 바닷물 속에 잠겼던 호가는 물고기들의 안내를 받아 용궁에 갔다. 용왕은 바다 속 용궁까지 오게 된 호가의 전후사연을 듣고 나서 “세상 사람들이 다 그대같이 아내를 사랑한다면 얼마나 좋으랴. 아내에 대한 그대의 지극한 사랑은 반드시 세상 사람들의 모범이 될 것이오. 지금 그대의 아내는 산봉우리에 올라 하루같이 그대가 돌아오기만을 바라고 있소. 그대는 이제 곧 인간 세상에 나가 아내와 함께 부모를 모시고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도록 하시오.”라고 하였다. 그리고는 호가에게 큼직한 삼치 몇 마리를 주고 그를 육지까지 잘 바래다줄 것을 거북에게 명하였다.

이리하여 호가는 거북을 타고 자신이 떠나왔던 해안에 닿을 수 있었다. 거북과 작별인사를 한 호가는 부모님과 아내가 기다리는 금강산을 바라보았다.

해는 벌써 지고 어둠이 깃들어 있었는데 이때 무언가 자기의 등을 툭툭 치는 것을 느꼈다. 뒤를 돌아본 호가는 그것이 금강산 호랑이가 꼬리를 흔들며 등에 타라는 신호임을 깨닫고 호랑이의 잔등에 올라탔다. 호가를 태운 호랑이가 바람을 가르며 나는 듯이 달려서 호가는 순식간에 세지봉 줄기에 닿을 수 있었다.

그날 밤도 매향은 세지봉 줄기의 한 봉우리에 올라가 남편이 오기를 기다리다 못해 그만 쪽잠이 들고 말았다. 바로 그때 호랑이의 울부짖는 소리가 온 강산을 진동하니, 매향은 그 소리에 깜짝 놀라며 잠에서 깨어났다. 눈을 뜬 그녀 앞에 호가가 있었다. 매향은 너무 반가운 나머지 호가를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리면서 가슴에 담아둔 사연을 이야기 하였다.

이윽고 호가는 가지고 온 삼치를 회로 떠서 아내에게 주었다. 매향이 그것을 먹으니 즉시 원기가 회복되어 얼굴에 남아 있던 병색이 싹 가셨다. 이런 아내를 바라보던 호가는 자신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깨닫고 매우 기뻐하였다.

이후로 호가와 매향이 서로 상봉했던 곳을 ‘망양대(望洋臺)’라 하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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