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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이야기
2. 외금강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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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비단녀와 천계꽃 - <下>  (지난호에서 계속)

  다음 날 아침, 동해에 둥근 해가 솟아오르자 하늘에 영롱한 무지개가 서더니 풍악소리와 함께 천녀(天女)들이 얼굴치장을 위해 천선대 화장호(化粧壺)에 내려왔다. 그 가운데 한 천녀가 천선대 중턱에 쓰러져 있던 비단녀를 발견하고는 화장호로 데려왔다. 천녀들이 피와 땀으로 얼룩진 채 사경을 헤매고 있던 비단녀의 얼굴을 화장호의 물로 깨끗이 씻어주었더니, 그녀는 “후!”하고 한숨을 몰아쉬며 잠에서 깨어난 사람처럼 소생하였다. “아가씨는 어찌하여 이곳까지 왔어요?”라는 천녀들의 물음에 비단녀는 자기가 위험을 무릅쓰고 이곳까지 오게 된 사연을 이야기해 주었다. 비단녀의 효성에 탄복한 천녀들은 백 년에 한 번밖에 피지 않는 귀한 ‘천계꽃’을 그녀의 손에 쥐어주면서 “이 꽃을 앓는 분의 코에 대어 냄새를 맡게 하면 그 어떤 중병도 나을 수 있어요.”라고 하였다. 천계꽃을 가지고 마을로 돌아온 비단녀는 부모님보다 더 나이도 많고 위급한 어른들이 계신 것을 생각해서 동네에서 가장 연장자가 계신 집부터 방문하였다. 그녀가 다 죽어가던 노인에게 천계꽃 향기를 맡게 했더니 과연 그 노인은 잠깐 사이에 소생하여 일어났다. 비단녀가 이런 방법으로 온 마을 사람들을 다 일어나게 한 후 자기 집으로 도착했을 때는 날이 이미 어두워져 있었다. 비단녀는 구들에 나란히 누워있던 부모님에게 급히 천계꽃 향기를 번갈아 맡게 하였다. 한참만에야 깨어난 부모들은 딸의 얼굴이 너무도 곱게 변해있어 그녀를 알아보지 못했다. 부모님들이 자기를 알아보지 못하는 이유가 화장호의 물 때문임을 깨달은 비단녀는, 천선대에 가게 된 동기와 그 경위를 다 말씀드렸다. 다음 날, 마을 사람들은 이른 새벽부터 찾아와 인사를 하였다. 그들은 비단녀의 부모 앞에서 좋은 딸을 두었다고 칭찬하고 부러워하면서 자기네 마을에 이렇게 마음씨 착한 처녀가 있다는 것을 자랑스러워하였다. 그런데 한 청년이 다급하게 뛰어오더니 지주인 엄가 놈이 비단녀의 천계꽃를 빼앗으려고 한다는 소식을 전하였다. 모두가 놀라워할 때 비단녀는 천녀가 헤어지면서 했던 말이 생각났다. “비단녀, 내일 아침부터 비가 내리고 냇가에는 무지개가 설 거예요. 천계꽃이 위험에 처하거든 그 꽃을 무지개에 던지세요.” 비단녀는 동네사람들이 갈망하던 비가 내린 후 무지개가 들어서자 천녀가 시킨 대로 천계꽃을 무지개에 던졌다. 그랬더니 꽃은 천선대쪽 하늘로 날아오르고 날씨는 맑게 개었다. 천계꽃을 탐내던 지주는 그 꽃이 하늘로 올라가버리자 울화병이 생겼다. 그러다가 이 병을 고치기 위해 딸을 천선대에 보내면 그 효성에 감동한 천녀들이 자기 딸에게도 천계꽃을 줄 거라고 생각했다. 엄가의 딸은 선뜻 나서지 못하다가 자기도 비단녀처럼 미인이 될 수 있을 거란 생각에 천선대로 향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길잡이가 되었던 범도 파랑새도 나타나지 않았다. 험한 벼랑을 기어오르던 지주의 딸은 그만 발을 헛디뎌 천 길 낭떠러지에서 굴러 떨어지고 말았다. 그리고 딸을 기다리던 엄가는 더 이상 참지 못해 몸소 가마를 타고 천선대로 찾아갔다가 육화암 근처에서 범과 마주치자 그만 넋을 잃고 쓰러져 죽고 말았다. 이후부터 이 동네 사람들은 지주의 착취를 받지 않고 모두 골고루 다 같이 행복하게 살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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