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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43년(2013)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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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있는 풍경 : 아름다운 방황 속에서

아름다운 방황 속에서

연구원 김대현

삶과 수행은 멀고도 힘든 길입니다. 그 길 가운데서 우리는 때로 방황과 마주하며 좌절에 빠지기도 합니다. 방황이 몰고 오는 번민과 반항의 폭풍에 홀로 괴로워하기도 하며 타인을 당혹스럽게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방황은 삶과 수행에 있어 넘어서야 할 부정적인 의미의 장애처럼 비쳐지기 쉽습니다.
하지만 사실 방황은 아름답고 긍정적인 것입니다. 역설(逆說)처럼 들리겠지만 생각을 조금만 바꿔본다면 우리는 여기서 새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방황이란 인간의 살아있음에 대한 강렬한 증거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인간은 아무 이유 없이 방황하지 않습니다. 기계처럼 반복되는 일상으로부터 창조의 변주곡을 향한 계기처럼 한 사람의 생명이 새로운 발전을 향한 열망을 제대로 발현하지 못할 때 일어나는 대나무의 마디와 같습니다. 방황은 매너리즘에 빠진 무의미한 일상 속에 삶의 목적과 동기에 대한 내면 깊은 곳에서의 요구인 것입니다. 방황이란 바로 그 해답을 찾는 아름다운 여정이자 계기이며, 겉보기에 올바른 삶이 아닌 삶의 동기와 목적으로 충만한 생명력 있는 삶을 향한 기회라는 말입니다.

 

 


방황은 자아의 주체성에 대한 내면의 깊은 요구이기도 합니다. 방황이 반항심으로도 표출되는 이유가 그것입니다. 생명 없는 기계는 자아의 주체성을 찾기 위해 반항하지 않지만 인간은 살아있는 생명이기 때문에 상대에게 자아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반항할 수 있습니다. 그렇듯 반항은 잃었던 자아의 독자성과 스스로 일어서는 내적인 힘을 되찾기 위한 몸부림인 것입니다. 또한, 우리는 보통 시키는 대로 따르는 아이를 착한 아이라고 여기며 따르지 않고 반항하는 아이를 나쁜 아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내면성이 결여된 복종은 한 인격을 선(善)의 프로그램을 입력한 기계로 만드는 것에 불과합니다. 오히려 반항하던 아이가 자아의 힘과 주체성을 보존하며 선을 실천하려는 의지를 스스로 가질 때 그것이 진정한 선에 가까울 것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방황이라는 계기 가운데 삶의 본질과 목적을 성찰하고 자아 내면의 주체적인 힘을 성장케 하려는 노력이 없다면 번민과 반항으로 드러나는 방황은 오히려 점점 깊어지는 늪이 되고 만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아름다운 방황에는 그러한 자신의 노력과 그 방황을 따뜻하게 지켜봐 주고 격려해주는 이의 도움이 필요한 것입니다. 방황을 부정적인 눈으로 보게 되면 따뜻한 마음과 이성적 조언보다는 강제와 위압으로써 상대의 행위를 통제하려고 하기 쉽습니다. 그것은 빠르고 간단한 방법이긴 하겠지만 일시적일 뿐이며 방황은 해소되지 못한 채 자아의 생동하는 힘은 응어리지게 될 것입니다.
삶과 수행 가운데 우리는 모두가 방황의 주인공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방황하는 이를 옆에서 지켜보며 도움을 주어야 할 사람이 될 수도 있습니다. 내가 방황의 주인공이 되었다면 그 힘겨움에 맞서서 삶을 되돌아보는 깊은 성찰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며 내 옆의 누군가가 방황하고 있다면 부정적인 시선을 거두고 긍정의 눈으로 그의 아름다운 방황을 지켜보며 따뜻하고 진실한 조언을 건네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괴테의 『파우스트』 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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