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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42년(2012)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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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과의 만남 : 아페이론과 페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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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페이론과 페라스

 

 

연구위원 김대현

 

  이번 시간에는 아페이론(apeiron)과 페라스(peras)에 대해서 한번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아페이론과 페라스’, 생소한 말이라서 괜히 어렵게 느껴지실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심오하면서도 그렇게 어렵지만은 않은 그리스어일 뿐이라고 생각하세요. 먼저 아페이론에 대해서 알아보기로 하겠습니다.

  아페이론은 ‘무한’이라는 의미를 가진 그리스어입니다. 아페이론의 이 기본적인 의미는 ‘무규정자’, ‘무한정자’, ‘미한정자’, ‘비한정자’ 등의 구체적인 의미로 분화되어 번역됩니다. 그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뜻은 ‘무한정자(무한함)’와 ‘무규정자(비일정함)’의 이 두 가지입니다. 이 두 의미는 우주와 만물의 존재방식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개념이므로 인내심을 가지고 늘 깊이 되새길 만한 아주 중요한 개념입니다.

  ‘무한함’과 ‘비일정함’의 의미를 보면 무한함이란 그 한계가 없다는 것이고 비일정함이란 어떤 기준에 의해 규정되어 있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하늘을 하나의 예로써 설명해 보겠습니다. 하늘은 어떤가요⋅ 무한하게 뻗어있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 무한하게 뻗어 있는 공간은 일정한 틀을 가지고 보기 전에는 그저 공허한 공간일 뿐입니다. 우리가 비행기 또는 우주선을 타고 아무리 하늘을 날아 다녀 봐도 그 끝을 볼 수가 없고 일정하지 않은 공허함만을 느낄 것입니다. 무한함과 비일정함은 이렇게 서로가 함께 붙어 다니는 아페이론의 대표적인 의미인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페라스를 생각할 여지가 생깁니다. 페라스는 경계 또는 극한이라는 의미의 그리스어입니다. 자, 그럼 다시 하늘을 생각해 보면 조금 전 하늘은 무한하고 비일정한 공간이라고 했었습니다. 여기에 경계를 두어 보겠습니다. 여러분은 이 하늘을 몇 개의 층으로 나누고 싶으신가요? 구천(九天)이라 하여 아마도 아홉 개라는 답안을 가장 많이 생각하실 듯합니다. 바로 이 아홉 개의 층이라고 할 때의 이 층이 페라스입니다. 처음에 무한하고 일정함이 없었던 하늘에 아홉 개의 경계를 두면서 하늘을 규정하고 일정한 질서를 부여한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아페이론과 페라스의 관계인 것입니다. 무극과 태극, 물과 그릇, 공기와 여러 모양의 풍선 등 그 외에도 적절한 예들은 일상 속에서도 많이 생각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아페이론과 페라스에 대한 가장 핵심적인 내용만 함께 살펴보았습니다. 간단하게 살펴보았지만, 이 간단한 내용을 축으로 고대에서부터 오늘날까지 우주와 만물에 대한 성찰이 전개되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그래서 짧은 지면에서 소개한 이 개념을 두고 하늘과 만물에 대한 일상의 성찰을 시도해보면 어떨까 합니다. 이전의 많은 현자들의 고민이 여기에서 출발했듯, 하늘과 땅 사이에서 숨 쉬는 인간으로서 그 고민을 함께 한다면 멀어져만 보였던 하늘과 절대자도 조금씩 우리 곁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참고문헌

『개념뿌리들1』, 이정우, 철학아카데미,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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