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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문화와 함께 읽는 전경 : 고깔
역사 문화와 함께 읽는 전경: 『전경』에 서술된 역사적 사실과 문화 전반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여 전경 구절의 역사 문화적 맥락을 이해할 수 있도록 이 코너를 구성하였다. 이를 통해 해당 구절에 대한 보다 깊이 있는 이해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고깔 교무부 신상미 상제님께서 천지공사를 행하실 때 백지로 고깔을 만들어 사용하신 적이 있다. 고깔과 관련된 성구는 “백지로 고깔을 만들어 마장군(馬將軍)이라 써서 문 위에 걸고…”(공사 2장 2절), “백미 한 섬을 방에 두고 백지로 만든 고깔 二十여 개를 쌀 위에 놓고 종이에 글을 써서 불사르니라….”(공사 2장 18절), “상제께서 밤에 이르러 백지로 고깔을 만들어 응종에게 씌우고…”(공사 3장 7절)등 세 가지다. 상제님께서 고깔을 사용하신 의미를 명확히 알 수는 없지만, 전통문화 속에서 고깔의 유래와 상징을 통하여 그 실마리를 찾아보고자 한다. 고깔의 의미와 유래 고깔은 위 끝이 뾰족한 모자를 말한다. 고깔의 옛말인 ‘곳갈’의 ‘곳’은 뾰족한 모서리나 삐죽 나온 부분인 첨각(尖角)을, ‘갈’은 관모를 뜻한다.01 고깔은 고대부터 동양에서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었는데 그것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다. 중국 주나라의 관모인 ‘변(弁)’에서 시작되었다는 주장02과 스키타이계의 관모에서 유래되었다는 주장, 고조선 시대 초기부터 고깔의 종류인 변과 책(幘), 절풍(折風)을 한반도와 만주의 모든 지역에서 널리 사용했다는 주장이 있다.03 변은 한자 모양처럼 위가 불쑥 솟아오른 삼각형의 고깔이다. 양옆에 끈을 달아 묶을 수 있게 만들어 말을 타고 달려도 벗겨질 염려가 없다. 다산 정약용의 『아방강역고(我邦彊域考)』 변진고(弁辰考)에서 고조선 이후 한반도 남쪽에 생긴 삼한 중 변한(弁韓)의 변 자는 ‘고깔’을 좋아하여 만들어진 이름이라 언급하였다. 책은 건이라고 부르는 헝겊으로 된 긴 천을 머리에 두르는 것으로 귀인 계급만 사용할 수 있었다. 절풍(折風)은 변과 같은 삼각 형태로, 더 발전하여 새의 깃을 단 관모이다.04 백제 관모 역시 고깔 형태의 절풍에 새의 깃을 꽂은 조우삽관(鳥羽揷冠)이 있었으며 신분에 따라 색을 달리하였다. 백제인의 조우삽관은 돈황 막고굴 335굴 벽화에 문수보살과 유마거사의 대화를 지켜보는 사람 중 열린 옷깃을 한 백제인을 통해 알아볼 수 있다.06 신라 역시 토우를 포함한 여러 유물에서 고깔 형태의 관모를 찾아볼 수 있다. 신라의 상급 귀족 기마병을 재현한 금령총에서 출토된 기마인물상이 대표적이다. 『삼국사기』 신라본기에는 진덕여왕 2년(648)에 김춘추의 요청으로 당나라 태종으로부터 중국의 예복을 받았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때부터 남자들은 절풍 대신에 천으로 만든 중국의 복두(幞頭)를 쓰기 시작하였다. 진덕여왕 3년(649) 정월부터 고깔 형태의 신라 금관 또한 자취를 감추고 당제의 면류관이 조선조까지 계속 사용되었다.07 복두는 오늘날까지도 전통 혼례식에서 신랑의 사모관대나 아이의 돌잔치 복식으로 사용된다. 고깔은 승려나 무당 또는 농악대들이 쓰는 건의 하나로, 승무·농악·무당 등의 복식과 생일 때 생일 당사자가 쓰는 등 일부 찾아볼 수 있다. ▲ 신라 금령총 기마인물상의 관모 고깔의 상징과 민간신앙 고깔은 우리나라에서 직물을 접어 사용한 것으로 가장 오랜 역사가 있다. 고깔을 만들 때 주로 모시·삼베 등의 저마포(苧麻布)를 사용하였다. 이등변삼각형으로 배접한 베 조각을 둘로 꺾어 접어서 다시 이등변삼각형이 되게 하고, 터진 두 변에서 밑변만 남기고 다른 변은 붙이는 형식이다. 시기는 명확하지 않으나 이후 종이로 고깔을 만들었다.08 ▲ 승무: Master Assistant Kim Myo Seon performing(출처: en.wikipedia.org) 그 의식은 신체(神體)인 단지에 쌀을 넣고 백지로 덮은 후 고깔을 씌워 모시는 가정 신앙의 조령숭배(祖靈崇拜)이다. 신체가 없이 받들어지는 건궁인 경우도 있으며 장남 집에서 주로 부녀자들이 안방의 시렁 위에 모신다. 조상신은 대개 ‘조상할매’로 여신이며, 조상단지는 지방에 따라 조상님(보령)·제석(서울)·세존단지(영덕도)·부르단지(임실) 등 다양하게 불린다. 그리고 조상 신앙의 성격은 조상·삼신·곡신이 서로 중복을 이루고 있어서 구분이 되지 않기도 한다.13 제석(帝釋)은 해산(解産)을 주관하는 삼신(三神)이나 곡식을 주관하는 곡신으로도 여긴다.14 ▲ 백미 한 섬 위에 놓인 20여개의 고깔(출처: 2016년 종단역사사진전)
01 편집부,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2 (서울: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95), p.36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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