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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44년(2014)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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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고 싶은 이야기 : 요양원에서의 나의 하루

요양원에서의 나의 하루
 
 
 

울주방면 선무 이인순 요양보호사

 
 
  경쾌한 음악소리! 핸드폰의 알람 소리가 나를 깨운다. 시간이 5시 50분 오늘은 데이(D) 근무다. 눈을 비비며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한다. 아직 꿈나라에 있는 작은 아들의 얼굴이 마냥 사랑스럽고 일찍 일어난 부지런한 신랑의 배웅을 받으며 대문을 나서니 차가운 공기가 잠시 몸을 움츠리게 하지만 상쾌함에 머리가 맑아진다. 차 시동을 걸고 출발. 도장을 지나며 ‘참된 수도인이 되고 싶습니다.’라고 잠시 속으로 상제님께 심고를 드린다. 아침 6시 50분 유닛에 들어서자 맛있는 밥 냄새가 나를 반긴다.“어르신 안녕하세요. 잘 주무셨어요?” 어르신들과 눈을 맞추고 웃으며 인사를 나눈 후 부지런히 아침상을 준비한다.
 
 

  나이트(N) 근무 선생님이 어르신들의 세안과 양치를 도와드리고 머리도 손질하여 한 분 한 분을 거실 식탁에 모시면 데이(D) 근무자 선생님은 식당에서 정성스럽게 준비해주신 반찬을 접시에 담아 식사 준비를 한다. 치아가 없거나 음식을 씹는 것이 어려운 분들은 반찬을 다지고 믹서기에 밥, 반찬, 국을 넣어 갈아서 국그릇에 담아 드린다. 그리고 유닛에서 갓 지은 맛있는 밥을 떠서 식판에 놓고 연세가 많으신 어르신부터 차례대로 식사를 드린다. 손이 흔들림이 있어서 식사 시간이 긴 어르신도 계시지만 한 숟가락, 한 숟가락씩 열심히 떠드시는 모습이 참으로 예쁘시다. 한 분은 혼자서 식사를 못하셔서 선생님의 도움이 있어야만 식사를 하실 수 있다. 휠체어에 앉아 계시는 시간이 줄고 침상에 누워계시는 시간이 많아진 어르신을 뵐 때마다 마음이 아려온다. 또 한분은 아침 식사를 마치자마자 “선생님 커피”라고 말씀하신다. 커피를 타 드리면 다 드시고 또 “선생님 커피”라고 하신다. 그러면 “어르신 커피는 하루에 몇 잔 드셔야 해요”라고 여쭤보면 “한 잔”하고 대답해 주신다. “밤에 잠을 못 주무시니까 내일 또 맛있게 타 드릴께요.”라고 말씀 드리면 “응”하고 웃으신다.
  우리 5, 6유닛 가족은 모두 열여섯 분이시다. 한 유닛에 어르신을 여덟 분씩 모시고 있고 선생님 여덟 명이 양쪽 유닛을 번갈아 가며 근무를 한다. 오전 9시 간식을 드시고 어르신을 방으로 모시고 들어가 기저귀 갈아 드리고 아침 체조에 참석한다. 4층 중앙홀 B동에 계시는 어르신들을 다 모시고 사회복지사의 진행으로 아침 체조를 한다. 어르신들은 서로 다른 유닛에서 생활을 하고 계시지만 웃으시며 인사를 나누고 너무나도 반가워하신다. 편마비가 있으신 어르신은 짝짝짝 손뼉 대신에 무릎에 손뼉을 치시기도 하시고 손이 자유롭지 못한 어르신은 발만 쿵쿵 움직이지만 즐겁고 신나는 체조 시간이다. “오늘도 좋은 날 오늘도 좋은 날.”을 외치며 아침 체조를 마친다.
 
 

  그리고 물리치료가 있는 어르신을 모시고 1층 물리치료실에 간다. “어르신 안녕하세요.” 밝은 웃음으로 맞이해 주시는 물리치료사 선생님의 도움으로 어르신 스스로 근력운동을 하는 상·하지 연동운동과 기계가 자동으로 관절운동을 해 주는 상·하지 점동 운동 등 운동기구를 이용하여 다양한 운동치료를 한다. 또 물리치료사의 정성 어린 손길로 어르신들의 구축된 팔과 다리의 관절운동과 근력운동인 도수치료를 해 드린다.
  오전 10시 30분에는 도장에서 임원분들께서 자원봉사를 와 주신다. 유닛 청소부터 어르신들과의 말동무, 점심 식사 준비와 설거지, 어르신 식사도우미까지 해 주시니 아침부터 동동거리며 뛰어다니던 요양보호사 선생님의 발걸음이 잠시 가벼워지는 시간이다. 가끔 방면마다 복지관에 자원봉사를 오셔서 많은 도움을 주시고 봉사 오는 학생들은 언제 준비를 했는지 멋지고 신나는 공연으로 어르신들에게 큰 웃음과 즐거움을 선사한다.
  낮 12시 50분 이브닝(E) 근무자가 출근하여 어르신 목욕을 준비한다. 목욕 침대에 어르신을 모시고 따뜻한 물로 머리를 감겨 드리고 몸을 닦아 드리면 선생님의 얼굴과 몸은 땀으로 범벅이 되지만, 어르신의 “몸이 날아갈 것처럼 개운해.”라는 말씀에 어르신과 선생님이 함께 웃는다. 목욕을 마치고 이불과 침대 카바를 깨끗하게 갈아 놓은 침상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신 후 오후 프로그램에 참여하신다. 우리 요양 시설에서는 어르신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이 다양하다. 웃음치료, 노래교실, 미술교실, 영화교실, 수치료, 또 유닛에서 진행하는 소그룹 프로그램 등이 있다.
  웃음치료 프로그램은 월요일 오후 3시에 진행한다. 웃음치료사 김성아 선생님은 신 나는 노래와 춤, 즐거운 게임 등으로 어르신들의 어깨를 들썩이며 얼굴에 온통 함박 웃음꽃을 피워 주신다. 이때만큼은 어르신들 모두 15세 소년 소녀로 돌아간 듯하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우리도 덩달아 신이 나는 즐거운 시간이다. 또 어르신이 좋아하시는 프로그램 중에 금요일에 진행하는 노래교실이 있다. 어르신들이 부르고 싶어 하시는 노래를 선곡하여 한 분씩 마이크를 잡고 부르시는데, 사회복지사 선생님이 옆에서 어르신께 가사를 불러 드리며 도움을 주신다. 그밖에 유닛에서 진행하는 소그룹 프로그램은 어르신 3~6명 정도의 인원으로 진행된다. 콩 고르기, 풍선놀이, 퍼즐 맞추기, 윷놀이, 공굴리기 등 아직은 미숙한 부분이 있지만 더 다양한 소그룹 프로그램을 준비하여 어르신 들게 더 많은 활력과 즐거움을 드리고 싶다.
  오후 4시 50분 벌써 저녁 준비할 시간이다. 이브닝(E) 근무자 선생님의 손길이 너무나도 바빠진다. 어르신께서 저녁을 드신 후에는 거실에서 TV도 시청하시고 조금 일찍 방으로 들어가셔서 쉬시기도 한다. 밤 9시 50분 나이트(N) 근무자 선생님이 출근하는 시간이다. 이브닝(E) 근무자 선생님께 낮에 유닛에 있었던 일들을 인수인계 받은 후 주무시고 계시는 어르신 방을 조심스럽게 돌아본다. 창문이 잘 닫혀 있는지, 어르신께서 이불을 잘 덮고 계시는지 두루두루 살펴본다. 이 일이 끝나면 우리 요양원의 하루가 마무리된다.
  입사 한지가 벌써 2년 8개월 차다.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대순진리회 3대 중요 사업 중 하나인 사회복지사업에 참여하고자 입사를 하였다. 어린 시절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모시는 대가족 속에서 생활을 한 덕에 어르신을 대하는 부분은 어렵지 않았으나 치매가 심하신 어르신의 이해하기 힘든 모습과 편마비 와상 등 그에 맞는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을 더 많이 배워야 되었고 침대에 계시는 어르신을 휠체어에 모시는 일들이 반복되다 보니 육체적으로 힘이 들 때도 있었다. 그러나 퇴근할 때 어르신들께서 “언제 또 와?”라고 하시며 요양 선생님들을 기다려 주시고 출근을 하면 “선생님 왔수?”하며 반가워해 주시는 소녀같이 천진한 얼굴이 모든 힘든 상황을 봄 눈 녹듯 잊어버리게 하고 새로운 힘과 활력으로 하루를 시작하게 해 주신다. 또한 유닛 팀원과 서로 화합하고 힘들 일도 먼저 상대방을 위하려 하니 늘 서로에게 고맙고 감사할 따름이다.
 
 

  그리고 우리 요양 시설은 전국의 모든 대순진리회 도인들이 뜨거운 관심과 후원을 보내 주시고 본부 도장에서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주신 덕분에 2013년 8월에 건강보험공단에서 실시한 요양 시설 평가에서 97점이라는 전국에서 손꼽힐 정도의 최고 점수를 받았다. 모두가 합심하고 정성을 다해 일한 결과라고 감히 자부하고 싶다. 법인 사무국장님을 비롯하여 시설장님 사무장님 행정을 담당해 주시는 사무실 선생님과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바쁘게 뛰어다니는 사회복지사 선생님 여기저기 아프신 몸을 정성껏 치료해 주시는 간호사 선생님, 물리치료사 선생님. 복지관 경관을 유지 관리해 주시는 조경 선생님, 유닛 이곳저곳 고장 난 곳을 수리해 주시고 살펴주시는 방제실 선생님 그리고 우리 요양보호사 선생님들…. 이 모든 분들의 정성을 모아 대순진리회 요양 시설에 입소한 모든 어르신들께 편안하고 행복한 노후를 보내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대순진리회 수도인으로서 요양 시설에 입사할 때의 초심을 잊지 않고 어르신들을 정성껏 잘 모셔서 상제님의 덕화를 널리 펼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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