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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42년(2012)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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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으로(내가 본 영화) : 과속스캔들

과속스캔들

 

 

금릉1-6 방면 교령 신현정

 

  지난 시절 아이돌 스타였다고 자부하지만, 지금은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인 남현수. 진행하는 프로가 별로 인기도 없던 차에 황정남이란 미혼모의 사연이 소개되면서 청취율이 오르고 있다. 사연의 주인공도 미혼모의 아이로 태어났고 이젠 생부의 소재를 알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몇 번 방송하고 전화 연결까지 되자 현수는 정남에게 아버지를 꼭 만나러 가라며 충고까지 했다.

  그날 밤, 현수는 초인종 소리에 당연히 애인이라 생각하고 문을 열었건만 눈 앞엔 스물이 갓 넘어 보이는 여자와 6살쯤 되어 보이는 남자 아이가 떡하니 버티고 있었다. 난감하다. 중3 때 좋아했던 옆집 누나와 한 번의 불장난이 오늘의 감당 못할 상황을 만들었다.

  그리고 사연 속 주인공 황정남. 본명은 황제인, 어머니 성을 따서 황씨다. 생부가 남현수라는 것을 알고 라디오에 사연을 보냈고 사연 속 생부가 자신임을 모르는 현수가 생부를 찾아가라고 하는 말에 힘을 얻어서 왔다. 이렇게 꿈에도 생각 못한 생면부지 피붙이의 동거가 시작된다.

  제인이 자신의 딸임을 믿지 못하는 현수는 지인을 통해서 유전자 검사까지 한다. 유전자가 100% 일치한단다. 청천벽력 같은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어 제인을 돌려보내려고 어르고 달래고 별짓을 다 해 보지만 결국은 같이 지내게 된다. 화장실 쓰는 것부터 청소에 이르기까지 삐걱삐걱 안 맞는 것도 많고 불편하기도 한 생활에 차츰 적응도 됐다.

 

 

 

  자신감 넘치는 미혼모 제인은 고1 때 좋아했던 오빠 덕분에 귀동이가 생겼다. 이미 지난 일이지만 방송에 나가면 혹시 옛 남자 친구, 즉 귀동이 아빠를 만날 수 있을까 해서 라디오 신인 가수 발굴 프로그램에 신청했다. 뜻밖에도 제인이 작은 체구에서 평범을 넘어선 가창력으로 점점 인기를 끌어가자 현수는 자신의 과거가 밝혀져서 그나마 얼마 남지 않은 인기에 타격을 줄까 봐 프로그램에 참가하지 말라고 제인을 설득한다.

 

  “미혼모도 하고 싶은 거 많아요.”

 

  방송에서 점점 인기를 얻는 제인을 찾아온 옛 남자친구는 여전히 제인을 좋아한다. 하지만 늦은 밤 우연히 남현수와 같이 있는 제인을 보고 오해한 남자친구는 현수를 파렴치한으로 몰아붙인다. 상황도 모르고 아버지를 욕하는 남자친구가 미운 제인. 나중에 설명하겠다며 기다려달라고 부탁하지만 현수와 제인의 사정이 기자에게까지 알려지고 만다. 결국은 서로의 마음을 살피지 못한 채 말다툼을 하다가 목적이 돈이라면 얼마든지 줄 테니 사라지라고 소리치는 현수. 한창 꿈을 키울 나이에 아이를 키운 22살 제인은 돈 때문에 생부를 찾아온 것이 아니다.

 

  “남들 다 아빠 있는데 난 왜 있는 아빠도 없다고 살아야 해? 내가 나오고 싶어서 나왔어? 하고 싶은 노래도 안 하면서 조용히 살겠다잖아.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 여기 있는 내 눈, 코 이거 다 아버지가 만든 거잖아. 나 여기 있잖아. 왜 내가 없었으면 해? 내가 여기 이렇게 있는데 왜? 내가 나오고 싶어서 나왔어?”

 

  “내가 너 원한 적 없어.”

 

  격해진 감정에 아무렇게나 내뱉은 현수의 말에 마음 상한 제인은 귀동이를 데리고 집을 나간다. 다시는 안 온다고 없는 듯 살겠다는 한마디가 마지막이었다. 알지도 못하는 사람의 이목이 중요한가, 지금껏 있는지 모르고 살았어도 내 핏줄이 중요한가? 이미 아이돌도 아니고 인기에 연연할 상황이 아닌데…. 아이들이 나가고 현수는 허전하다.

  제인을 다시 찾고 싶은 현수는 제인의 이름으로 아버지와 심하게 다투고 집을 나왔다고, 돌아가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거짓 사연을 방송해서 제인과 연락을 유도한다. 하지만 이미 마음이 닫혀버린 제인은 자신의 존재가 아버지에겐 부담될 뿐이라며 전화를 끊어버린다. 제인이 방송을 듣고 있으리라 생각한 현수는 제인에게 아버지랑 아들 이런 거 생각하지 말고 미혼모도 하고 싶은 거 있지 않냐 하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거 꼭 하라고 격려한다.

  현수의 방송 멘트에 힘을 얻어 나온 연말 프로그램 리허설에 생각지도 못한 코러스까지 준비해준 아버지. 덕분에 닫혔던 제인의 마음이 풀리고 그 어느 때보다 감동적인 무대가 만들어진다. 아버지와 딸로서 마음이 오가는 순간이다.

  제인이 공개방송을 위해 분장하러 간 사이에 귀동이가 사라졌다. 아들을 잃어버린 제인은 공개방송 시작 직전 미친 듯이 무대에 올라와 현수에게 귀동이가 사라졌다고 호소한다. 질서요원들이 제인을 끌고 나가자 아버지로서 정신이 든 현수가 방송임을 잊고 아이를 찾는 멘트를 해버린다. 결국은 숨기려 했던 가족관계가 온 천하에 공개되고 기자 회견장까지 마련하지만 오히려 인기 없음을 확인만 할 뿐이다. 하지만 자신의 과거 실수를 인정하면서 책임감 있는 남자 이미지로 새로 태어난 현수는 인기뿐만 아니라 딸과 손자에 애인까지 얻는 행복을 누린다.

 

 

  영화 보는 내내 웃음과 공감의 시간이었다. 수도하지 않았으면 만날 인연이 전혀 없는 수반들과 같이 생활하면서 보면 볼수록 가진 끼도 삶의 흔적도 비슷했다. 정말 깊은 인연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지도 못한 딸을 얻은 현수도 이런 느낌이 아니었을까? 거부하고 싶지만 거부할 수 없는 어떤 운명 같은. 정말 전생에 내 아들, 내 딸이었을지도 모른다. 수도에 매진하지 못하고 어딘가에 마음을 뺏긴 것 같은 수반들을 볼 때면 나 자신을 보는 것 같아서 거부하고 싶었고 숨기고 싶었다. 같은 상황에서 사람들과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그들에게 그러면 안 된다고 말하지만 결국은 나도 그렇게 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면 수반들과 나는 정말 전생에 뭔가를 같이 했을 것이라는 쪽으로 마음이 기운다. 영화에서처럼 유전자 검사를 한다면 어떤 인연의 DNA가 100% 일치한다는 결과가 나올 것 같다.

  기억조차 나지 않는 자신의 실수가 오늘 내 앞에 어떤 결과로 나타난다면 정말 거부하고 싶을 것이다. 그럴 의도는 없었다고, 순간의 실수였다고 변명하겠지만 실수였어도 그건 분명히 나 때문에 생긴 일이다. ‘결자해지(結者解之)’라고 하지 않았던가. 결국은 내가 풀어야 하는 숙제이다. 무슨 인연으로 만났는지 모르지만 지난 생에 못다 한 일을 하려고 모인 것이라면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내가 먼저 인정하고 받아들이기부터 해야 할 것이다. 영화 속 현수도 감추려고 할수록 힘들고 불편했지만 인정하고 드러내고 더 행복한 삶을 찾은 것처럼 나도 나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주변 상황이 내가 지어놓은 결과임을 받아들인다면 정말 한 차원 다른 삶으로 발전하리라 생각해 본다.

 

 

 

(영화정보)

1. 감독 : 강형철

2. 장르 : 코미디

3. 출연 : 차태현(남현수),

박보영(황정남),

왕석현(황기동)

4. 개봉연도 : 2008년 12월 03일

5. 상영시간 : 1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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