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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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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외금강 이야기

 

  (14) 구룡폭포와 구룡연

  비봉폭포를 뒤로 하고 병풍처럼 둘러선 세존봉을 바라보며 한참 오르면 무용교라는 긴 줄다리가 나타난다. 여기서부터 시작되는 좁고 긴 골짜기가 구룡동(九龍洞)이다. 무용교를 건너 조금 가다보면 오른쪽 개울에 높이 10여 미터쯤 되어 보이는 폭포가 있는데, 구슬을 이어 발을 드리운 것 같다는 주렴폭포(珠簾瀑布)이다. 쏟아지는 물줄기의 기세가 장하고 그 아래 못도 맑고 깨끗해 여간 멋진 폭포가 아니지만 워낙 유명한 구룡폭포(九龍瀑布) 아래에 있어서 구룡동 안에서는 크게 쳐주지 않는다.

  이 주렴폭포를 지나면 전망대인 구룡각이 보이고 온 골짜기 안을 뒤흔들듯 물소리가 쩌렁쩌렁 울려온다. 발걸음을 재촉하여 구룡각에 오르면 웅대하고 장쾌한 폭포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것이 바로 금강산의 절경 중에서도 으뜸가는 곳으로 알려진 ‘구룡폭포’이다. 구룡폭포는 설악산의 대승폭포, 개성 대흥산의 박연폭포와 함께 우리나라 3대 폭포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구룡폭포는 길이가 84m이고 너비는 4m인데다가 수량(水量)도 많아 동양에서 손꼽히는 크고 아름다운 폭포이다. 수십 미터 되는 높은 벼랑 위에서 떨어지는 물줄기는 절구통 같이 둥그렇게 뚫린 돌확으로 첨벙 들어갔다가 다시 기세 좋게 흐르는데, 이 돌확이 구룡연(九龍淵)이다.

  그리고 폭포의 오른쪽 바위벽에는 ‘미륵불(彌勒佛)’이라는 세 글자가 뚜렷하게 새겨져 있다. 1919년 해강(海岡) 김규진(金圭鎭;1868~1933)이 쓴 예서체의 글자로서, 높이는 19m이고 폭은 3.6m에 달해 우리나라 암각글씨 중 가장 큰 글씨로 알려져 있다. 불(佛)자의 마지막으로 내려 그은 획의 길이는 13m인데 구룡연의 깊이를 의미한다고 한다. 수심이 깊어 간담을 서늘케 하는 이 구룡연에는, 옛날 유점사에서 53불에게 쫓겨난 아홉 마리 용이 살았다는 전설이 전해오고 있다.

  유점사가 서 있던 곳에는 본래 큰 못이 있었는데 거기에는 아홉 마리의 용이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53불이 그곳으로 들어오고자 하였으나 구룡은 이를 허락지 않았다. 그러자 53불과 구룡이 대결하게 되었는데 서로 재주를 부려 지는 편이 떠나기로 하였다. 먼저 구룡이 조화를 부려 뇌성벽력을 일으키고 폭우가 쏟아지게 하였으나 53불은 여전히 나무 위에 앉아 있었다. 다음으로 53불이 불 ‘화(火)’자를 써서 못에 넣으니 물이 끓기 시작했다. 구룡은 이를 견디지 못해 연못을 박차고 나와 매로 변신하였다. 그러자 부처들도 독수리로 변하여 매를 쫓았다. 달아나던 매들은 다시 용으로 변하여 큰 폭포수 아래의 깊은 연못 속으로 뛰어들었다. 이후로 구룡은 예전의 못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그곳(구룡연)에서 살게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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