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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54년(2024)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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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문예 : 해원 상생-인과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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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문예 : 산문 장려상


해원 상생-인과 연



잠실24 방면 선무 박보윤




  ‘대체 어떤 인연으로 우리는 이렇게 만나게 되었을까? 무엇을 깨닫기 위해 나는 너를 만나 이렇게 고통스러울까?’
  귀가 먹먹해질 때까지 오랜 시간 우는 딸을 보며 힘든 마음에 여러 가지 생각이 듭니다. 이제 4살이 된 아이는 자기 고집이 생겨 화가 나면 몇 시간을 자지러지게 울고 스스로 때리는 등 자해 행동을 했습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아이의 분노발작을 보면서 저는 크게 화를 내기도 하고 감정을 다스리지 못했습니다. 남편은 주말에도 일할 때가 많았고 부모님은 육아에 도움을 주시지 못해 혼자 아이를 키우다 보니 제 마음은 늘 불평불만과 분노로 가득 찼습니다. 그럴 때마다 선각과 통화하며 힘든 마음에 많이 울기도 했습니다.
  4년 동안 육아를 혼자 하는 상황에 지치고 버거워 누군가를 원망이라도 해야 버틸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선각은 안타까운 마음으로 저를 공감하면서도 이 모든 고통의 원인은 바로 ‘나 자신’이라고 교화해주었습니다.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듯이 저의 감정이 아이에게 그대로 전이되어 아이가 신경질적으로 예민할 수 있고, 지금의 고통은 그 누구 때문도 아닌 바로 저로 인한 것이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이 힘든 문제의 원인이 나의 업보로 왔다는 그 말을 믿고 싶지 않았고 힘든 상황 속 자기 연민에 자주 빠지곤 했습니다. 타지에서 홀로 아이를 키우며 힘들 때마다 친정엄마가 많이 생각났습니다.
  엄마는 선천적으로 심장이 약하고 건강이 좋지 않아 제 산후조리도 해줄 수 없었고, 아이를 키우며 힘든 순간에 도움을 요청하면 당신 삶이 더 힘들다며 냉정하게 끊으실 때가 많았습니다. 머리로는 이해했지만 힘든 상황 속에 서운한 감정은 계속 쌓여갔습니다. 아이가 아프거나 오랜 시간 울면 저는 평정심을 잃고 소리 내어 엉엉 울었고, 아이는 저의 그런 모습을 보면서 불안해하며 더 크게 울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상황을 원망해봤자 달라지는 것은 없었습니다.
  ‘정말 이 고통의 원인은 내 업일까? 내 척이 풀리기 위해 이렇게 힘든 것일까?’를 수없이 생각하며 선각과 대화했고 어린 시절 성장 과정을 얘기하던 중 우연히 제 마음속 ‘내면 아이’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누구나 마음속에는 유아기적 모습이 남아 있고 어린 시절의 강렬한 경험은 무의식 속에 남아 성격을 형성하고 현재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선각은 지금의 제 성격을 형성하게 했던 어린 시절 트라우마나 사건들이 저의 전생, 집안의 겁액과 관련이 있다고 얘기해주었고 그렇게 저는 어린 시절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저의 어릴 적을 회상하면 엄마는 자주 화가 나 있거나 불안해 보였습니다. 제가 실수하거나 울음을 터뜨리면 엄마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폭력을 쓰셨는데 그런 날은 온몸에 피멍이 들기도 했습니다. 외할머니께서 우연히 제 몸의 상처들을 보고 나서야 엄마의 폭력성이 제지되어 과한 체벌이 줄어들었습니다. 그렇게 저항하지 못하며 울던 어린아이는 제 내면 깊은 곳에 남아 부모가 된 지금까지 영향을 주었고, 어린 저에게 화를 내던 엄마의 모습을 시작으로 지금 육아하며 힘들어하는 저를 외면하는 듯한 엄마를 끊임없이 원망하고 있었습니다.
  선각은 모든 문제는 오해에서 생기므로 오해를 이해로 바꾸기 위해 스스로 반성하여 해원상생으로 상대방을 이해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힘들더라도 원망의 감정을 풀고 엄마를 이해하는 것이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해원상생의 실천일 것 같았습니다. 훈시를 보면 해원상생은 서로 이해하는 것이고 내가 먼저 척을 풀어야 상대도 저절로 풀리게 되는 원리라고 하셨는데 솔직히 저는 마음의 상처가 낫지도 않았는데 원망을 뒤로한 채 엄마를 이해하라고 하니 마음에서 거부감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척을 걸고 있는 제가 먼저 감정의 고리를 풀지 않는다면 그 척은 계속 쌓일 것이고 엄마를 영원히 미워하게 될 것 같았습니다. 그것은 상제님의 진리인 해원상생, 보은상생과 멀어지는 것이기에 엄마를 이해해 볼 용기를 내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엄마와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던 중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엄마도 어린 시절 외할아버지로부터 폭언과 폭력을 겪었는데 어떤 날은 두렵고 괴로워 차라리 죽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맞다가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방문을 걸어 잠근 채 방에서 나오지 않은 날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때 무언가가 제 머리를 스쳐 갔습니다. 어쩌면 엄마와 저, 딸 세 사람이 겪은 고통이 ‘하나의 같은 굴레 속에 있었을까?’를 말입니다.



  엄마 역시 어린 시절 트라우마로 내면에 화 기운이 가득 차 힘든 육아 과정에서 폭력적인 태도가 자연스럽게 나왔고, 저 또한 아이를 신경질적인 태도로 대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그 기운이 자식에게 내려가 아이는 그런 분노발작 같은 행동을 보였던 것 같습니다. 척이 외할아버지에게 붙어 엄마에게, 엄마로부터 저에게, 그리고 제 딸에게까지 내려왔을 거라고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3대에 걸쳐 세 모녀는 다른 시간 속 비슷한 업을 함께 겪어나가고 있었습니다. 이것이 집안의 업으로 내려와 각자 이 업을 풀고자 부모 자식으로 만나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생각하니 가해자를 따져 원망한다는 것은 무의미하게 느껴졌습니다.
  훈시를 읽다 보면 내가 전생에 누군가를 때렸던 것이 척신이 되어 다른 사람에게 붙어 복수하는 것이기에 받으면 풀린다는 말씀이 있습니다. 때린 당사자에게 척신이 붙어 나에게 있던 원한의 감정을 갚는 것이고 이 이치를 깨달아 나에게 상처를 준 상대를 고마워하면 비로소 풀리게 되고 이것이 해원상생이라고 하셨습니다.
  박공우 종도가 예수교 신자와 다퉈 갈비뼈가 부러지는 일을 당했을 때 상제님께서는 전에 박공우는 다른 사람을 때려 사경에 이르게 한 죄가 있어 그 척신이 원한을 갚고자 왔으니 이만하길 다행이라 반성하라고 하십니다. 상제님 말씀을 적용해 보니, 저 또한 누군가를 아프게 했던 척을 지었기에 ‘결자해지로 이 고통의 인과 연은 처음부터 나에게 있었고 결국 풀어낼 사람도 나였구나’라는 생각에 이르렀습니다.
  힘든 과정이었지만 오랜 시간 아이를 통해 가장 선명하게 보이는 건 바로 ‘나 자신’이었고 그런 저를 받아들여 반성하고자 마음먹었을 때, 비로소 한 인간으로서 엄마를 이해할 용기가 생겼던 것 같습니다. 아이를 키운 지 4년이 지나서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되었으니 시간도 오래 걸렸지만 제가 상제님의 도를 알지 못했다면 아마 아직도 원망과 고통의 굴레 속에서 방황했을 것입니다. 마음을 잘 닦아 도의 기운을 모셔야 하는데 이렇듯 제 마음 깊은 곳에는 보이지 않는 상처나 문제들이 많았습니다.
  그렇게 저를 둘러싼 겁액의 실체들이 점점 선명해져 비로소 저는 그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원망하는 마음을 완전히 극복은 못 했지만, 수도하는 과정에서 엄마와 오해를 풀 상황이 생기기도 했고 조금씩 감사함을 느낄 수 있는 계기들이 있었습니다. 언젠가 미움과 원망이 사라져 진정한 해원상생이 되고 감사하는 마음의 보은상생이 될 때까지 부족한 저는 아마 여러 수도 과정을 겪어야 할 것입니다. 상제님께서는 가정에서 화기(和氣)를 잃으면 신명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고 하셨으니 해원상생을 잘 깨닫고 실천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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