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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54년(2024)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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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문예 :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는 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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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문예 : 산문 장려상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는 마법



잠실10 방면 선무 강동균




  저는 『오즈의 마법사』라는 동화를 좋아합니다. 등장인물들이 묘하게 저랑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이들이 시련을 이겨내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용기를 얻었습니다.
  미국 캔자스에 사는 소녀 도로시는 토네이도에 휩쓸려서 오즈라는 대륙에 떨어지게 됩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방법을 알기 위해 오즈의 마법사를 만나러 길을 떠나게 됩니다. 가는 도중에 뇌가 없는 허수아비와 심장이 없는 양철 사냥꾼, 용기가 없는 사자를 만납니다. 허수아비는 생각할 수 있는 지혜를 원했고 양철 사냥꾼은 마음을, 겁쟁이 사자는 용기를 원했습니다.
  도로시 일행은 우여곡절 끝에 위대하다는 오즈의 마법사를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충격적이게도 마법사는 사실 마법을 부릴 수 없는 일반인이었습니다! 그는 원래 다른 대륙의 서커스 단원이었는데 열기구를 타고 오즈 대륙으로 떠내려왔던 것이었습니다. 그의 이름을 줄이면 오즈가 되는데 이름이 오즈이다 보니 오즈 대륙 사람들이 그를 위대한 마법사로 착각했고 그는 서커스 기술로 자신을 숨겨가며 마법사 행세를 해왔던 것이었습니다.
  마법사의 실체를 알게 된 주인공들은 낙심했지만, 자신들이 소원하던 것을 이미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도로시가 신고 있던 동쪽 마녀의 은색 구두는 원하는 곳으로 가게 해주는 마법 구두였고 허수아비에게는 이미 지혜가 있었습니다. 양철 사냥꾼은 심장이 있는 것처럼 진심이 있었고, 겁쟁이 사자는 자신 안에 있는 용기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허수아비처럼 지혜로워지고 싶었고, 양철 사냥꾼처럼 진심이 오가는 인간관계를 바랐습니다. 그리고 겁쟁이 사자처럼 용기를 원했습니다. 이런 마음에서 수도를 시작하게 되었지만 사실 수도를 열심히 하지 못해 입도하고 나서 10년간 크게 변화가 없었습니다.
  저는 학창 시절부터 절망 속에서 살았던 것 같습니다. 환경에 크게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저 제가 문제였습니다. 어렸을 때는 부모님께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랐고 활발하고 적극적인 성격이었습니다. 그런데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따돌림을 당하면서 제 성격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키도 작고 몸이 너무 허약해서 아이들에게 놀림감이 되었고 괴롭힘도 많이 당했습니다. 체육 시간에는 운동하다가 여학생들과의 몸싸움에도 밀려서 넘어지고 반 친구들의 웃음거리가 되었습니다.



  말이라도 잘하면 웃지 말라고 말싸움이라도 해볼 텐데 머리는 멍하고 말만 하려고 하면 머릿속이 하얘져서 꿀 먹은 벙어리처럼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늘 놀림감이 되고 애들한테서 도망 다니다 보니 저를 괴롭히는 친구들과 마주치면 재빠르게 아부하거나 거짓말을 하고 피해서 도망 다니는 것이 저의 일상이 되었습니다. 진심이 오고 가는 친구는 상상하기 어려웠습니다. 늘 겁에 질려서 저를 숨기고 남의 눈치를 보며 살았습니다. 저랑 세 살 차이 나는 제 여동생은 키도 크고 건강해서 삶에 장애가 크게 없어 보였습니다. 같은 부모님 밑에 저와 동생이 이렇게 다를 수가 있는 건지 저를 이렇게 낳아주신 부모님을 원망했습니다. 그렇게 고통스럽게 학창 시절을 보내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얼마 있다 선각을 만나서 입도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삶이 힘들기만 하고 절망 속에 살아온 저로서는 도를 만난 것은 한 줄기 빛이었습니다. 한심해 보이기만 했던 제가 조상님이 정성 들여서 타낸 자손이고 수도를 하면 좋아질 수 있다는 말에 매일매일 포덕소에 갔습니다. 이렇게 삶이 힘든데 후천이 온다고 하니 너무 기다려졌습니다.
  그러나 포덕을 시작하면서 저는 또 좌절감을 맛보았습니다. 겁에 질려서 도저히 말을 꺼낼 수가 없었습니다. 선각분들이 제가 포덕을 할 수 있게 신경도 많이 써주시고 도와주셨지만, 친구들에게 도담을 하는 것 자체가 저한테는 너무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포덕에 진심을 내기 힘든 상태였던 것 같습니다. 같은 시기에 입도했던 도우들은 수도를 열심히 해서 빠르게 성장해나가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저는 도에서도 나는 안되는 사람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도는 좋으나 저의 겁액을 극복하고 수도해 나가는 것은 너무 어려웠습니다.
  그렇게 지내다가 군대에 가게 되었습니다. 군대에서 적응이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천식이 있어 PX병으로 빠지게 되면서 군 생활이 훨씬 편해졌습니다. 그런데 부대 내에서 대하기 만만한 후임이 들어오자 생각지도 못한 저의 폭력성이 드러났습니다. 저는 후임을 말과 행동으로 계속 괴롭히며 화풀이를 했습니다.
  이런 부끄러운 일을 했다는 사실이 저에게는 충격이었습니다. 제가 용기가 없고 지혜롭지도 못하지만 그래도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다른 사람을 괴롭히기까지 하다니 세상에서 정말 쓸모없는 사람이란 자괴감이 들어서 전역 후에 우울해서 집에만 있었습니다. 전역하고 저와 연락이 되지 않자 선각분들이 저를 만나러 오셨습니다. 자초지종을 들으시더니 절망으로 가득 찬 저의 마음을 달래주셨습니다.



  위기의 상황에 선각분들이 늘 잡아주셔서 지금까지 도에서 이탈은 하지 않았지만 저는 스스로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은 제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저란 사람에 대해 절망하고 또 살기 위해 곧 외면했습니다. 이렇게 답답하게 지내오다가 얼마 전 제게 변화의 계기가 생겼습니다.
  저는 늘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면서 가식적으로 맞춰주고 살아서 마음을 터놓고 지내는 친구가 없었는데 2년 전쯤에 어떤 모임에서 정말 친구라고 부를만한 사람이 생겼습니다. 그 친구는 인생에서 겪은 게 너무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가정환경이 안 좋아서 어린 시절부터 고생했고 성인이 되고 나서도 크고 작은 문제들이 끊임없이 생겨서 마음고생을 많이 하고 있었습니다.
  친구는 속마음을 저에게 많이 털어놓았습니다. 친구가 속내를 얘기할 때면 저에게 마음을 열어줘서 고맙기는 했지만, 우울감이 너무 깊은 것 같아서 걱정되었습니다. 삶에 의미가 없다고 말하는 친구를 보면서 도를 알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역시나 용기가 안 나서 미루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요새 친구가 더욱 힘들어하면서 왜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자주 얘기를 해서 도저히 외면할 수가 없었습니다. 혹시나 나쁜 생각을 할까 걱정이 되어서 선각분들께 친구에 대해서 말씀드리고 포덕을 하기로 했습니다.
  친구는 자기 생각이 강하고 고집도 센 편이라 제가 설득을 할 수 있을지 겁이 났지만, 그 친구가 진심으로 걱정이 되어서 그런지 용기도 났습니다. 어떻게 받아들일지 몰라서 처음에 걱정했는데 막상 대화를 시작하니 대화가 잘 되었고 마침내 입도 치성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입도식 하고 며칠 후에 갑자기 친구 반응이 바뀌더니 저에게 도에 대해서 안 좋게 얘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친구가 생각이 많은 사람이었는데 제가 며칠 신경 못 쓴 사이에 부정적인 생각으로 빠져든 것 같았습니다.
  평상시의 저라면 이런 상황에 마찰이 있는 게 싫어서 친구 기분을 맞추면서 친구의 말이 맞다며 대충 수습하고 대화를 끝내 버렸겠지만, 친구가 도에 대해서 안 좋게 얘기하는 것을 들으면서 이렇게 대화를 끝내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갑자기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 친구에게 나는 이 공부를 10년 이상 했고 수도를 잘하지는 못했지만, 앞으로도 꾸준히 할 거라고 하면서 수도를 하면서 많은 부분이 좋아져서 너에게도 알려준 것이라고 얘기했습니다. 정말로 소중한 친구라 생각해서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전해준 것인데 제대로 알아보고 나서 다시 얘기하라고 했더니 친구가 말이 없다가 반응이 누그러졌습니다. 자기가 오해를 한 것 같다고 제가 그렇게까지 자기를 생각해주는지 몰랐다며 더는 도에 대한 안 좋은 얘기는 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친구가 저를 떠날 것까지 각오하고 말을 한 것인데 오히려 친구와는 더 가까워졌습니다. 저의 인생에 있어서는 개벽 같은 일이었습니다. 이런 경험을 한번 하니 삶에 훨씬 더 용기가 생기는 것 같았습니다. 정성을 들여서 친구가 언젠가는 기도도 모시고 교화도 들으러 나올 수 있게 해줘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후각을 잘되게 해주려는 마음 덕에 오히려 제가 더 좋아진 것 같습니다. 10년 이상 수도하면서 극복하지 못한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던 힘은 후각을 잘되게 하려는 마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동화에서도 도로시와 친구들은 서로를 지켜주며 자신도 몰랐던 내면의 힘을 찾았습니다. 이번 일로 저는 두 가지 확신이 생겼습니다. 첫 번째는 절망에서 저를 일으켜 세워줄 힘은 이미 저의 내면에 가지고 있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그 힘은 다른 사람을 위할 때 나온다는 것입니다.
  절망을 희망으로 바꿔주는 멋진 마법은 나 자신이 진심으로 남을 위할 때 나오는 것 같습니다. 우리의 일은 남을 잘되게 하는 공부라고 하신 상제님 말씀이 새롭게 와닿았습니다. 이번 경험을 계기로 제가 포덕을 해나가면서 변화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용기를 더 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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