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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44년(2014)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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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문예 : 내게 주어진 소중한 자리

2013 대순 문예 - 비논문 부분 금상 수상작
 
내게 주어진 소중한 자리
 
 

자양23방면 선사 김미애

 
 
 
  올해로 시학공부를 시작한 지도 어느덧 9년째가 되다니…. 정말이지 꿈만 같습니다. 남들보다 너무나 어렵게 지켜온 시학공부이다 보니 저에게 공부는 어떤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삶에 소중한 일부가 되어 버렸습니다.
  얼마 전…, 선감께서 기쁜 낯빛을 띠시면서 저를 부르셨습니다. “김 선사요. 회원 자리에서 공부할 좋은 기회가 찾아왔는데, 이번 기회에 김 선사가 들어가 보는 게 어때요? 라고 넌지시 물어보셨습니다. 갑작스러운 제안을 받고 저는 기쁘기보다는 가슴을 짓누르는 부담감이 물밀 듯이 밀려왔습니다. 당연히 기뻐해야 할 제가 부담감만 느끼고 있다는 게 너무나도 실망스러웠습니다. 한참을 고민하고 고민한 끝에야 불현듯 생각이 났습니다. ‘신명께서 만들어 주시는 자리인데 왜 네가 거부하려고 하니? 그냥 순리대로 받아들이면 되는 것을…. 이 바보야! 이제는 정말로 내수공부 자리가 아닌 회원 자리로 가서 공부해야 하는 때이구나.’ 저도 모르는 사이에 마음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였습니다.
  앞으로 회원 자리에서 어떻게 하면 공부를 잘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문득 떨리는 마음으로 시작했던 시학공부가 떠올랐습니다.
  2005년 추운 겨울 어느 날…. 선사께서 다정히 나를 부르셨다. “김 내수요, 드디어 시학공부가 나왔어요. 내수는 공부 자리가 나기 힘든데 참 복도 많네요.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공부인 만큼 열심히 공부 연습해서 들어가도록 해요. 김 내수요~”
  난 들뜬 마음으로 선사께 여쭤보았다. “그런데 선사요, 시학공부가 어떤 공부기에 그렇게 중요하다고 하시는 건가요?”“김 내수요, 시학공부는 후천 오만 년 도수를 짜는 공부이고 도인의 생명보다 중요한 공부라고 도전님께서 누누이 말씀하셨어요. 그리고 도주님께서는‘오십년 공부 종필의 결정체’가 이 공부라고 하셨고요.”
  선사께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가슴이 벅차오름을 느꼈다. “아~ 그렇군요. 그런데 내수인 제가 그렇게도 중요한 공부를 들어가서 잘해낼 수 있을까요?” “그럼요. 도주님께서 짜놓으신 공부 방법 그대로 연습을 많이 해서 들어가면 잘해낼 수 있을 거예요.” 난 자신감에 찬 목소리로“예 알겠습니다. 선사요, 나중에 공부 방법을 알려주시면 열심히 최선을 다해 연습하겠습니다.”
  시학공부에 대한 교화를 들은 후 나는 다른 어느 때보다도 공부 들어가기 전에 도의 일을 많이 하고 들어가야 할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다. 주문연습은 물론이거니와 포덕, 기도, 수련, 심법뿐만 아니라 도의 모든 일에 열과 성의를 다했다. 그렇게 하루하루 보내면서 공부 날만 손꼽아 기다렸다.
  드디어 내가 기다리고 기다렸던 시학공부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그날도 평소처럼 포덕 한 내수를 교화하고 있었다. 교화를 한지 몇 시간이 흘렀을까? 쩌렁쩌렁 잘 나오던 내 목소리는 온대 간대 없이 사라지고 점점 잠기는 것이 아닌가! ‘목소리가 갑자기 왜 이러지?’ 말하는 것은 물론 침을 삼킬 때마다 목에 통증이 느껴졌다.
  내일이 첫 시학공부인데 걱정이 앞서기 시작했다. 시학공부를 위해 철저하게 준비했다고 생각했는데 가장 중요한 목소리가 안 나오다니…. 전혀 생각지도 못한 상황이 펼쳐지다 보니 당혹스러웠다. 새벽 1시 기도를 모시면서 ‘상제님 내일은 제가 시학공부를 처음으로 들어가는 날입니다. 제발 목소리만 나올 수 있게 도와주세요.’ 간절히 심고를 드리고 상제님을 믿는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었다.
  드디어 공부 당일 아침이 되었다. 떨리는 마음으로 목소리를 가다듬고 소리를 내어 보았다. “아~.” 새어나오는 목소리였다. ‘이 목소리로 어떻게 공부한단 말인가?’ 선사께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다가가 말씀드렸다. “다른 사람이 저 대신 공부 들어가면 안 되겠습니까? 이 목소리로는 도저히 공부를 못할 것 같습니다.” “김 내수요. 지금 공부 자리를 바꿀 수도 없는 상황이고 어떻게든 들어가야 해요. 공부방에 들어가면 신명께서 도와주실 거에요.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선사께서 하신 말씀에 반신반의하였지만 용기를 내서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주문연습을 해 보았다. 역시…,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옆에서 지켜보시던 선사께서는 너무나 답답하셨는지 호통을 치셨다. “김 내수요, 공부는 장난이 아닙니다. 공부 사고라도 나면 후천에는 우리가 상상하지도 못할 큰 재앙이 닥친다고 해요. 후천 오만 년이 이 공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제발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고 해봅시다.” 나는 정말이지 최선을 다해서 주문연습을 했는데 그런 소리를 들으니 나 자신이 점점 위축되어만 갔다. 그냥 주저앉아서 펑펑 울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처음 들어가는 공부인데 내수에게는 너무 가혹한 벌이라는 생각에 하늘이 원망스러웠다.
  풀이 죽어있는 나를 보고 선사께서 안쓰러웠는지 호통을 치시다가 다시 다독이면서 말씀하셨다. “김 내수요, 우리 공부는 신명과 함께하는 공부이기 때문에 지금은 목소리가 안 나오더라도 공부방에 들어가면 분명히 나올 거예요. 그러니 너무 걱정만 하지 말고 심고를 잘 드려 보세요.” “선사요, 전 공부 할 자신이 없어요. 정말이지 공부사고라도 날까 봐 두려운 마음뿐이에요.” “김 내수요, 그런 부정적인 생각은 절대 하지 말고 신명께서 항상 함께 하실 거라는 믿음으로 간절히 염원해 보세요.”
  “예….” 마지못해 대답하고는 공부 갈 준비를 마치고 포덕소를 나왔다. 마음이 불안하고 초조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선사의 말이 선뜻 믿음이 가지 않았다. ‘아 소리도 나오지 않는데 공부방에 들어간다고 해서 목소리가 나올까?’ 이런 부정적인 의구심이 나를 더욱 혼란스럽게 했다. 회관에서 공부 신고를 하고 도장으로 향하는 차량에 탑승하기 위해 주차장으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그때 누군가가 나에게 반갑게 말을 건넸다. “김 내수요, 오늘 공부 들어가요?” 고개를 들어보니 회관 종사원이신 외수 정무셨다. “예, 공부 들어갑니다.” 라고 말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정무께서 내 목소리를 들으시고는 안쓰러워하시면서 “그 목소리로 어떻게 공부하려고 그래요? 나랑 갈 곳이 있으니, 잠깐이면 되니까 얼른 따라와 봐요.” 나는 영문도 모른 채 외수 정무 분을 따라갔다. 의자에 앉아보라고 하시더니 사혈을 하기 시작했다. 검붉은 피가 흉물스럽게 화장지에 계속 묻어서 나왔다. 대략 10분 동안 반복했을까?…. 그러고 나서야 목소리가 아주 조금 나아지는 듯했다. 시간에 쫓겼던 나는 정무께 감사하다는 인사도 제대로 못 드리고 차량에 황급히 탑승했다.
  도장에 도착하자마자 종무원 사무실에 신고하고 시학반 숙소에 자리를 잡았다. 이부자리를 펴고 눕긴 누웠는데 머릿속이 온통 ‘공부 사고가 나면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잠이 오질 않았다. 그러다가 깜박 잠이 들었는데 정말 아니나 다를까? 공부 사고가 나는 무서운 꿈을 꾸었다. 너무나도 생생해서 현실인 줄만 알았다. 꿈이어서 안도의 한숨을 쉬었지만 실제로 공부 사고가 날 것만 같은 불안감에 휩싸여서 잠도 오지 않았다. 이 상황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지 앞이 캄캄했다.
  ‘지금이라도 사무실에 말씀드려서 공부를 들어갈 수 없다고 해야 하나? 아니야. 그래도 간절하게 빌면 상제님께서 내 소원을 꼭 들어 주실거야.’ 수십 번 마음이 왔다 갔다 했다. 한참 뒤에야 마음을 다 잡고 상제님, 도주님, 도전님께 열심히 심고를 드리기 시작했다. 시학공부만 무사히 마칠 수 있게 도와달라고…. 이번 시학공부만 무사히 마칠 수만 있다면, 어떤 힘든 일도 다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드디어 결전의 시간인 첫 공부가 시작되었다. 정각 3분 전 “딩동댕~.” 차임벨이 울리자 공포감에 휩싸였다. 문을 열고 들어가는데 손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김 내수 침착해. 상제님께서 도와주실 거야’라고 필사적으로 자기 주문을 걸었다. 향 하나를 피우고  ‘상제님 제발 목소리만 나올 수 있게 도와주세요.’  간절하게 심고 드리고 주문을 송독했다. 정말 신기하게도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맑고 고운 목소리가 공부방 안에 울려 퍼지고 있었다. 내 목소리가 아닌 듯했다. 내 간절함이 신명께 사무친 걸까? 너무나도 기쁜 나머지 감사함에 눈에서는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다.
  ‘정말로 신명과 함께하는 공부가 맞구나!’선사께서 하신 말씀이 뇌리를 스쳐 갔다. 한 시간 동안 열심히 공부하면서 원망했던 마음이 자연스레 감사함으로 바뀌었다. 공부를 무사히 마치고 나오자 공부반 사람들이 일제히 말했다. “김 내수요, 목소리가 안 나온다고 걱정하더니 주성 소리가 아주 좋기만 하던데요.” “감사합니다. 모두 걱정해 주신 덕분입니다.” 내 입가에는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그래도 공부 두 번이 남았으니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첫 공부를 한지 두 시간 남짓 지났을까?…. 갑자기 온몸에서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마치 몸살 기운이 있는 것처럼…. 근무도 서야 하는 상황에서 서있기조차 힘들었다. 식은땀이 나면서 구토증상까지 올라왔다. ‘척신이 나를 죽이려고 작정했구나!’ 힘들어서 미칠 것만 같았다.
  공부반 회원 분께 몸이 너무 아프다고 말씀드렸더니 “김 내수요, 상제님·도주님·도전님께 끊임없이 심고 드려 보세요. 많이 힘들겠지만 우리 조금만 힘내서 해봐요.” 몸이 너무 아프다 보니 심고 드리기조차 힘이 들었지만 안간힘을 쓰며 심고를 드리고 또 드렸다. 내 정성이 하늘에 닿았는지 신기하게도 공부 두 번을 마치고 나니 감쪽같이 통증이 사라졌다.
  마지막 공부만 남겨놓은 상황에서, 대기실에 앉아 있는데 한 회원 분께서 말을 건네셨다. “김 내수요. 이번에 첫 공부인데 너무 힘들게 해서 다음부터 공부 안 들어오는 건 아니겠죠?” “힘들어도 공부는 계속 들어오려고 해요. 그런데 이번만큼 힘들지는 않을 것 같아요.” 빙그레 웃으면서 대답했다. 이제는 목소리도 잘 나오고 통증이 사라지고 나니 여유가 생겼나보다. 내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는 걸 보니…. 마지막 공부까지 무사히 잘 마치고 나가는 봉심을 드리면서 상제님·도주님·도전님께 ‘공부 사고 없이 무사히 마칠 수 있게 도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고 심고 드렸다.
  이게 벌써 9년 전 일이 되어 버렸습니다. 9년 동안 시학·시법공부를 해 오면서 참 많은 일이 있었지만, 첫 시학공부 때만큼 힘들었던 적이 또 있었으랴…. 첫 시학공부는 너무나도 고통스러웠던 시간이기에 평생 내 기억에서 잊혀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봐도 24시간 내내 그 고통을 이겨내고 공부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는 게 기적 같기만 합니다.
  제가 겁액이 많아서 첫 시학공부 때부터 호되게 겪었던 것일까요? 그렇다고 해도 저는 괜찮습니다. 지금까지 공부 사고 없이 저의 공부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니까요. 도를 만나서 “우리 도는 신도다.”라는 교화를 들었을 때는 마음으로 믿지 못했습니다. 머리로만 ‘그래 우리 도는 신도지.’라고 받아들였던 것 같습니다. 신명이 내 눈에 보이지 않다보니 모든 도의 일은 제가 잘해서 잘 된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이런 거만한 저의 생각 때문이었을까요? 첫 시학공부를 통해 도의 모든 일은 나 혼자 하는 게 아니라 신명께서 항상 함께 하신다는 것을 진심으로 느끼게 되었습니다. 공부를 통한 이런 큰 깨달음을 주셨기에 지금까지도 시학·시법 공부 자리를 잘 지켜나갈 수 있는 큰 밑거름이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운수가 오는 그 날까지 이 공부 자리만큼은 꼭 지켜나갈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하면서 이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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