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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44년(2014)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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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고 싶은 이야기 : 기적

기적
 

대신방면 선무 이공균

 
  “아이의 크기가 평균과 비교해서 상당히 큽니다. 이 상황에서 태반까지 밑에 내려와 있어 위험할 수 있습니다. 굳이 자연분만을 고집하신다면 시도는 해보겠지만, 중간에 큰 병원으로 옮겨 수혈을 받으면서 분만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태반이 아래쪽에 위치해 자연분만을 하게 되면 과다출혈이 생겨 산모가 위험할 수 있다는 의사선생님의 이야기에 가슴 언저리가 아려왔다. 요즘 의료기술이 좋아 제왕절개수술을 해도 전혀 문제없을 것이라는 의사선생님의 진심 어린 충고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욕심이었던 걸까? 첫아이만큼은 자연분만으로 꼭 낳고 싶었다. 하지만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것을 알았기에 이내 감정을 추스르고 현실에 수긍했다.
  “저번에 임신성 당뇨 재검사한 것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건가요?”
  아이를 가진지 중반이 훌쩍 넘었을 무렵 당뇨 수치가 높게 나와 재검사를 몇 번씩 받았던 지난 일들까지도 다시금 큰일처럼 되새겨졌다. 아무리 의료기술이 발달하여 걱정할 부분이 없다 해도 아이를 건강하게 낳고 싶은 부모의 마음은 꼼꼼하고 세심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의사 선생님께 확인하고 또 거듭 확인한 뒤 아내와 진료실을 나설 수 있었다.
 올해 초, 작업하다 허리를 다쳐 장기간 치료를 받으러 병원을 오가면서도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도 느끼지 못한 둔하디둔했던 내 마음이 아내와 배 속에 있는 아기의 건강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난 몸이 아팠던 게 아니라 마음이 아팠던 게 아닐까?’
  자신을 스스로 마음 닦는 수도를 하는 사람이라고 입바른 소리만 했던 건 아닐까? 상제님께서 항상 지켜주실 거라고 믿으면서 매사를 안일하게 대처하던 불경스러운 나의 마음에 작은 깨우침이 느껴졌다.
  이날부터 아침 일찍 숭도문 안에서 읍배드릴 때마다 심고를 드렸다.
   “죄송합니다 ….”
  너무 죄송한 마음에 다른 심고를 드릴 엄두도 못 낸 채, 부족한 마음으로나마 깊게 뉘우쳤다. 부족함을 자책하며 반성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다 보니 어느덧 출산을 위한 제왕절개 수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배 속에 있는 아기의 건강을 위해, 나도 아내도 지난 시간 동안 많은 노력을 한 터라 좋은 결과를 염원하며 출산준비물을 챙기고 있었다. 그러던 중, 갑자기 아내의 배에 묵직한 느낌이 들면서 가벼운 통증이 난다고 했다. 가진통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 나는 밤늦게까지 긴장하며 있었다. 늦은 시간까지 아내를 지켜보니 통증은 별로 없는데 그 주기가 규칙적인 게 이상하게 생각되어 산부인과로 연락을 했다. 아내의 목소리를 들은 산부인과에서는 아직 출산할 때는 안 된 것 같은데 혹시 양수가 터지면 위험해질 수 있으니 지금 바로 산부인과에 와서 검사를 받아보라고 말했다. 아내와 아기의 상태가 썩 좋지 않아 제왕절개 수술 날짜까지 잡은 터였기에 하루 일찍 입원해서 검사를 받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 나는 출산준비용품을 주섬주섬 챙겨 곧바로 산부인과로 향했다.
  “어머! 벌써 자궁이 반이나 열렸어요! 의사선생님을 불러야겠네요!”
  “네?? 산통이나 출혈도 없었는데 자궁이 반이나 열리다니요?”
  “그러게요. 지금 상황은 기적이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겠는데요. 호호.”
  산부인과에 도착해 몇 가지 간단한 검사를 받는 아내를 지켜보고 있던 나에게 간호사는 웃으며 말했다. 어안이 벙벙했다. 순간 자궁 아래쪽에 위치한 태반의 위험성과 남다르게 덩치가 좋은 아기를 쉽게 낳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에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지금까지는 산통이 적고 출혈이 없었던 것이 기적이라고 하지만 앞으로 자궁문이 더 열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아내와 아기가 위험해지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에 정신이 없었다. 의사선생님이 병원에 도착하기 전, 30분의 기다림이 그리 길게 느껴질 수가 없었다. 의사선생님이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자궁문이 70% 가까이 열려 있는 상태였고 의사선생님 또한 매우 좋은 상황이라며 지금 충분히 자연분만이 가능하니 보호자가 빨리 결정해야 한다고 독촉했다. 자궁문이 70%까지나 열렸는데도 큰 진통이나 출혈이 없는 것은 말로 설명할 수 없을뿐더러 그냥 기적이라 불러도 이상 없을 정도로 드문 상황이기에 자연분만을 계속 권장하는 것이었다. 후에 다른 간호사에게 전해 들었는데 보통 자궁문이 10~20%만 열려도 걸어서 병원 못 오는 산모가 많다고 했다. 어쨌든 그렇게 아내의 다짐을 받고 자연분만을 하기로 결정을 내렸고, 분만하는 내내 아내의 손을 잡고 나지막이 태을주를 외웠다.
  아내와 아기의 건강을 염려하는 마음을 상제님께서 들어주신 것일까? 3.84kg의 건강한 사내아이를 안는 데 불과 30여 분이라는 시간밖에 걸리지 않았다. 산부인과에서 또 한 번의 기적이 만들어지는 순간이었다. 병원에 도착한 지 2시간 남짓 되는 시간, 분만실에 들어간 지 30여 분 만에 3.84kg의 덩치를 출산한 것이니 말이다. 더욱이 신기한 것은 갓 세상을 본 아기 모습이 주름 없이 탱탱했다는 것과 태(胎)가 거의 없는 깨끗한 몸으로 나왔다는 것이다. 의사선생님과 간호사들은 아기가 다 커서 나왔다고 효자라 칭찬하기 바빴다. 천사같이 예쁘게 태어난 아기 얼굴과 산후 뒤처리에 분주한 분만실 모습을 보며 ‘상제님의 덕화가 아니면 어찌 이런 기적이 일어날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에 가슴 한편이 북받쳐 올랐다. 그리곤 두 손을 꼭 모아 다시 한 번 심고를 드렸다.
 
  ‘상제님. 부족해서, 너무나도 부족해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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