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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광장 : 사이비(似而非)와 바른 수도
사이비(似而非)와 바른 수도
연구원 백기호
한때 벤처기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 대접을 받으며 한참 주가(株價)가 오르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에는 변변치 않은 기술을 가진 기업도 ‘벤처’라는 이름만 붙이면 돈 있는 사람들이 너도나도 투자하려고 혈안이 되어있었다. 그러한 분위기에 편승하여 사이비 벤처 기업들이 새로운 기술이나 특허를 얻었다는 식으로 사람들을 현혹해 정신적인 허탈감과 금전적인 피해를 안겨주었다. 이와 유사한 사례로 사이비 기자들은 사람들의 알권리 충족이란 기자의 본분을 망각하고 오히려 기업이나 사람들의 약점을 빌미삼아 금품을 요구하였다. 이처럼 사람들에게 금전적, 정신적 손해를 끼치는 사이비가 오늘날 사회 전반에 걸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 그(향원)를 비난하려 해도 비난거리가 없고 그를 공격하려 하여도 공격거리가 없다. 퇴폐한 풍속에 동조하며 더러운 세상에 영합하여 처세하는 것이 충성 되고 신의가 있는 것 같으며 행동하는 것이 청렴한 것 같아서 사람들이 다들 좋아한다. 스스로 이것을 옳다고 생각하나 그런 사람과는 함께 요순의 도로 들어갈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덕의 적이라고 하는 것이다. 나는 비슷하면서도 같지 않은 것을 미워한다(惡似而非者) … .
맹자가 밝혀주었기에 향원이 자신의 잘못을 감춘 채 사사로운 이익을 좇으며 사람들에게 아부한다는 것을 알 수 있지만, 마을 사람들은 향원이 군자처럼 신의가 있으며 청렴결백해 보이기에 좋아하며 따랐던 것이다. 차라리 소인배처럼 자신의 결점을 잘 드러내는 사람에게는 사람들이 속지 않으나, 겉으로만 군자처럼 보이는 향원에게는 쉽사리 현혹될 수 있기에 공자는 덕의 적이라 하여 그를 미워했던 것이다.
01 마을을 다스리는 지방관을 속이고 백성에게 폐해를 입히며 군자처럼 행동하는 토호(土豪). 02 이기석ㆍ한용우 역, 『맹자(孟子)』「진심편(盡心篇)」, 홍신문화사, 1999년, p.537. 03 교법 1장 25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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