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너별 보기
   daesoon.org  
대순141년(2011) 8월

이전호 다음호

 

도전님 훈시 종단소식 상제님의 발자취를 찾아서 (59) 청계탑 「전경」속 역사인물 대원종 포토에세이 고사 한마디 금강산 이야기 (74) 도장 둘러보기 28수 별자리 일각문(一覺文) 답사기 대순광장 나누고 싶은 이야기 독자코너 독자사연 내가 본 영화 동양고전 읽기의 즐거움 우리 놀이의 문화사 종교산책 과학 그곳에서 알립니다

내가 본 영화 : 화피(畵皮)

화피(畵皮)

 

 

금릉1-6 방면 교감 노창심

 

  무더위에 지친 여름,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어줄 영화가 생각난다. 납량특집으로 여러 영화가 있지만 등골만 시원한 것이 아니라 주인공들이 서로의 희생 속에 진정한 사랑을 얻어 속조차 시원한 이 영화, 같이 보면 좋겠다.

 

 

  방용은 사랑하는 여인 배용이 자신을 선택해주길 기대했지만 그녀는 방용의 절친한 동료인 왕생을 선택하고, 그런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던 방용은 장군의 지위와 군대도 다 버리고 방랑의 길을 떠난다.
  배용의 선택을 받은 왕생은 비록 절친한 동료를 잃었지만 사랑을 얻었기에 방용을 대신해 군대를 이끌어 간다. 그러던 어느 날 왕생은 사막에서 비적단을 소탕하고 그곳에서 갈 곳 없는 미모의 여인 소위를 만나 집으로 데려온다. 
한편 배용은 남편이 데려 온 소위에게 본능적인 경계심을 갖는다. 단순히 남편 왕생의 사랑을 뺏길 것 같은 질투 때문만은 아니다. 소위에게는 왠지 모를 이상한 느낌이 든다.
  언제부터인가 성안에 심장이 없어진 시체들이 발견된다. 날이 갈수록 사건은 늘고 순찰을 강화하지만 범인은 마치 사람이 아닌 듯 그 자취조차 찾아내기 힘들다. 이렇게 어수선한 한 해가 저무는 무렵, 성을 떠났던 방용이 돌아오고 배용은 지금까지의 사건과 소위에 대한 느낌을 그에게 이야기하며 사건 해결을 부탁한다. 때마침 같은 객주에 있던 퇴마사 하빙은 할아버지 대에서부터 잡으려던 여우요괴의 짓이라고 생각하고 범인 검거에 힘을 더한다.
  선대부터 퇴마사 일을 해왔지만 선조들과 달리 퇴마에 재능이 없어 보이는 하빙은 할아버지를 죽인 요괴에 대한 원한으로 살아왔다. 할아버지가 물려준 퇴마칼이 있긴 하지만 아직 칼집에서조차 뽑아보질 못했다. 능력 있는 사람을 만나면 엄청난 힘을 발휘한다는데 자신은 아마도 그 칼의 주인은 아닌가보다. 하지만 할아버지에 대한 복수는 꼭 해야 한다.
  묘령의 여인 소위는 사실 천 년을 수련한 여우다. 마성(魔性)을 얻고자 수련하던 중 왕생을 만났다. 미모를 유지하기 위해 인간의 심장을 먹어야 하지만 이 남자의 사랑을 얻을 수 있다면 장생불사는 버려도 좋을 것 같다. 그러나 이 남자의 마음엔 아내뿐이다. 도술도 통하지 않는다. 게다가 남편을 지키려는 부인의 눈빛도 만만치 않다. 그렇지만 원하는 것을 갖지 못한다면 무슨 요괴라 하겠는가. 자신을 요괴라고 의심하는 배용에게 사람 가죽을 벗은 실제 모습을 보여주며 더 이상 사람의 심장을 먹지 않을 테니 대신 요괴의 누명을 쓰고 남편 곁을 떠날 것을 요구한다.    

  소위의 실체를 본 배용은 남편과 주변 사람의 안전을 위해 소위의 요구를 받아들여 소위가 준 약을 마시고 요괴처럼 변해서 마을을 도망치듯 떠난다. 그러나 배용의 결백을 믿는 방용이 위험에 처한 배용을 구해 피신하고 그녀를 통해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된다. 소위가 요괴라는 확신이 든 방용은 퇴마사 하빙과 힘을 합쳐 요괴를 무찌른다.
  삼국지연의, 수호전 등과 함께 손꼽히는 중국 8대 기서 중 하나인 ‘요재지이(聊齋志異)’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 ‘화피(畵皮)’는 제목(그려진 피부)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환상을 소재로 한다. 인간의 피부를 벗기는 한 장면을 위해 제작진은 3개월의 시간과 1억 5천만 원을 투자했다고 한다. 등장인물들의 섬세한 감정 표현과 수련을 통해 마성을 얻고자 했던 요괴가 한 인간 남자를 사랑하게 되고 그의 아내 자리를 차지하려는 모습과 여성의 예리한 직관으로 요괴를 알아채고 남편을 지키고자 하는 아내의 노력이 잘 그려졌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만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자신만의 인생길을 걸어간다. 내력을 알 수 없는 여인으로부터 남편을 지키고자하는 아내 배용과 그녀만을 바라보는 남자 방용, 배용의 남편이자 방용의 절친한 동료 왕생, 그리고 왕생이 구해온 과거를 알 수 없는 여인 소위와 그 뒤를 쫓는 하빙. 이들은 각자 사랑하는 이를 살리려고 자신의 목숨을 희생한다. 아내가 진짜 요괴라면 자신의 손으로 죽이겠다던 왕생이 남편이기에 아내를 버릴 수 없으니 남편으로서 책임지겠다며 스스로 심장에 칼을 꽂는 장면에서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영화 후반부에 이르러 하빙은 자신이 복수만을 생각한 원한을 품고 있었기에 퇴마 능력을 발휘할 수 없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어떤 일은 서로 죽이는 복수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영기(靈氣)를 잃고 평범한 여우로 돌아간 소위는 인간의 마음을 얻지 못했으나 사랑을 위한 희생을 배웠기에 스스로도 희생의 길을 선택한다.

 

 

관련글 더보기 인쇄

Copyright (C) 2009 DAESOONJINRIHOE All Rights Reserved.
경기도 여주시 강천면 강천로 882 대순진리회 교무부 tel : 031-887-9301 mail : gyomubu@daesoon.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