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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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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선대
 

(6) 비단녀와 천계꽃 - <上>

망장천의 시원한 물을 마시고 왼쪽으로 난 가파른 벼랑길을 쇠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면 천일문(天一門: 일명 하늘문)이라는 자연돌문과 만나게 된다. 이 돌문을 지나면 하늘로 오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폭은 한 사람 통과할 만하고 높이는 두어 길(4.8~6m) 정도이다. 천일문을 빠져 나와 한 굽이를 돌아 올라가면 네 개의 바위기둥이 둘러선 가운데 십여 명은 능히 들어설 수 있는 장소가 있다. 이곳이 금강산의 경치가 하도 좋아 하늘에서 선녀들이 내려와 놀았다는 ‘천선대(天仙臺)’이다. 만물상 한복판에 자리 잡고 있어 만물상의 뛰어난 경관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전망대라고 한다.

천선대 서북쪽 아래의 벼랑 중턱에는 둥그스름한 돌확(우묵하게 파여 절구모양으로 된 돌) 두 개가 있다. 여기가 옛날에 선녀들이 놀다가 하늘로 올라갈 때 얼굴 치장을 했다는 ‘천녀화장호(天女化粧壺)’이다. 천선대와 천녀화장호에는 비단녀와 천계꽃에 얽힌 아름다운 이야기가 다음과 같이 전해오고 있다.

옛날 온정리 부근에 마음씨 착하고 효성이 지극하며 얼굴이 고운 비단녀가 늙은 부모와 살고 있었다. 그녀가 사는 마을 사람들은 일년 내내 일해도 입에 풀칠하기가 어려웠는데, 이는 엄가 성을 가진 지주의 착취가 가혹했기 때문이다. 소작살이를 하는 비단녀의 집도 매우 가난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어느 해에, 봄부터 몹시 가물어 마을 사람들이 뒷산의 소나무 껍질을 벗겨먹으며 연명하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온 마을 사람들이 누렇게 부황(浮黃: 오래 굶주려서 살가죽이 들떠서 붓고 누렇게 되는 병)이 들어 하나둘씩 쓰러지기 시작하였는데 비단녀의 부모도 예외일 수는 없었다.

어느 날 밤 비단녀는 꿈속에서 한 노인을 만나 천선대의 천계꽃으로 부모의 병을 고치라는 계시를 받고 동네 사람들에게 알려주었으나, 누구도 천선대에 가려는 사람이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부모를 위한 지극한 마음에 ‘죽는 한이 있어도 가보자.’고 다짐한 후 혼자 길을 떠났다. 한하계를 지나 천선대 골짜기에 이르니 천선대가 구름 위에 아득히 솟아 있는 것이 보였다. 골 안으로 들어갈수록 길이 점점 험해져 어디가 어딘지 분간하기 어려웠다.

이때 호랑이 한 마리가 나타나서 긴 꼬리를 휘저으며 그녀를 천선대 밑으로 안내하였다. 이제부터는 산턱을 기어올라야 하는데 어디를 어떻게 밟고 올라가야 할지 몰라 망설이고 있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파랑새 한 마리가 날아와 길잡이를 해주었다. 비단녀는 파랑새가 앉은 곳의 바위를 딛고, 밑은 낭떠러지요 위는 천길 절벽인 곳을 한 걸음씩 기어올랐다. 땀투성이가 된 온몸은 겁에 질려 오돌오돌 떨렸으나, 오직 부모님을 살리려는 일념으로 위험을 무릅쓰고 올라갔다. 한참을 그렇게 기어오르니 천선대의 꼭대기가 눈앞에 보였다. 그녀가 기뻐서 안도의 한숨을 몰아쉬는데 갑자기 현기증이 나면서 눈앞이 아찔해졌다. 순간 “앗!”하는 비명 소리와 함께 그만 그 높은 벼랑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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