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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원종
카오스의 날갯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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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세기는 과학의 시대로 불릴 만큼 과학자들은 수많은 업적들을 이룩해놓았다. 그들은 새로운 이론의 발견과 이를 응용한 발명을 통해 인류문명의 발전에 엄청난 기여를 해 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과학자들이 자연에 대한 많은 신비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지진의 발생이나 날씨의 변화와 같은 현상들에 대해서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일례로 2004년 12월, 인도양에서 발생한 쓰나미(지진해일)는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스리랑카, 인도, 태국 등 동남아시아 11개국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그 피해규모는 사망자 수만 해도 22만 명을 넘어설 정도여서, 현대사에 최악의 지진 ․ 해일로 기록되었다. 과학의 발전으로 자연을 정복해 왔던 인류에게 이번 쓰나미는 자연의 엄청난 위력을 실감케 한 일대 사건이 아닐 수 없었다.

  만약 과학자들이 우주에서 날아오는 혜성의 진로를 정확하게 예측하여 우주선을 쏘아 올렸듯이, 지진의 발생시기와 그로 인해 발생할 해일의 규모를 예측할 수 있었다면 그러한 대참사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이번 사건에서 보듯이 그 기술력의 한계를 명확하게 드러냈다.

  20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과학자들은 기술의 발전과 컴퓨터의 등장에 힘입어 자연의 규칙적인 현상뿐만 아니라, 지진의 발생이나 날씨의 변화와 같은 불규칙한 자연 현상들도 충분한 자료수집과 분석을 통해 예측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1960년대에 등장한 카오스(Chaos, 혼돈)이론의 ‘나비효과(The Butterfly Effect)’는 이러한 과학자들의 기대가 실현 불가능한 것임을 깨닫게 해주었다.

  최초로 카오스이론을 발견한 사람은 미국의 기상학자 에드워드 로렌츠(Edward Lorentz)였다. 그는 미국 MIT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면서 항상 한 가지 의문을 품고 있었다. ‘현대과학이 일식, 월식과 같은 천체의 운동이나 로켓 운동 등은 정확하게 예측하면서 왜 유독 날씨만은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하는가?’ 이 의문을 풀기 위해 그는 날씨의 변화를 설명할 수 있는 간단한 기상모델을 만들어 실험해 보았다. 실험에 의하면 지표면에 약한 열을 가했을 때는 날씨의 변화가 전혀 없다가 대기의 온도가 조금 높아지자 삼한사온(三寒四溫)의 일정한 주기를 가진 날씨가 나타났다. 이런 모습들은 실제로 일어나는 기상현상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래서 지표면을 좀 더 가열해주었더니 이번에는 날씨가 끊임없이 불규칙하게 변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그러나 그 속에는 어떤 일정한 패턴을 가진 질서가 있었는데, 이처럼 불규칙하게 변하는 현상 뒤에 일정한 질서가 내재된 것을 ‘카오스’라고 한다.

  로렌츠는 대기가 카오스 상태에 있을 때, 초기조건(온도 ․ 풍속 ․ 습도 등)의 미세한 차이가 시간이 지나면서 나중에는 엄청난 차이를 만들어낸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를 ‘나비효과’라고 하는데, 이 표현은 그가 1979년 워싱턴에서 열린 한 발표장에서 ‘브라질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미국 텍사스 주에 발생한 토네이도(강력한 회오리바람)의 원인이 될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하면서 일반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그에 의하면 자연계에서 일어나는 나비의 날갯짓과 같은 조그마한 변화도 대기에 영향을 주고, 이 영향이 시간이 지날수록 증폭되어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는 토네이도와 같은 엄청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 이런 사실이 밝혀지면서 과학자들은 아무리 많은 자료를 수집하고 대기의 운동 법칙을 알아낸다고 해도 초기조건을 정확히 알 수는 없기 때문에, 날씨의 변화에 대한 장기적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러한 카오스 현상은 날씨의 변화뿐만 아니라 지진의 발생과 뇌파 ․ 심장박동 등의 생체신호, 주가 ․ 환율의 변동 등 매우 복잡한 사회현상 속에서도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나비효과는 이들의 공통된 특성이라고 한다.

  한편 상제님께서는, “… 다만 언덕(言德)을 잘 가져 남에게 말을 선하게 하면 그가 잘 되고 그 여음이 밀려서 점점 큰 복이 되어 내 몸에 이르고 남의 말을 악하게 하면 그에게 해를 입히고 그 여음이 밀려와서 점점 큰 화가 되어 내 몸에 이르나니 삼갈지니라.”(교법2장50절)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 이 말씀에서 나의 말이 다른 사람에게 끼치고 남은 영향[餘蔭]은 비록 처음에는 작은 것에 불과하지만 나중에는 큰 복(福)이나 화(禍)가 되어 자신에게 돌아오게 됨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는 교법3장47절에 있는 閑談叙話可起風塵(한가로운 이야기와 주고받는 말로도 능히 풍진을 일으키고) 閑談叙話能掃風塵(한가로운 이야기와 주고받는 말로도 능히 풍진을 없앨 수 있다)과도 그 의미가 통한다 하겠다. 이런 상제님의 말씀들은, 비록 사소한 말 한 마디라도 그것이 원인이 되어 큰 결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현대과학의 나비효과를 떠올리게 한다. 이로 볼진대, 무심코 던진 나의 말이 후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음에 유의하여 각별히 언덕을 잘 가져야하겠다.

<교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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