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순진리회 Home
천계탑
大 學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正心修身齊家治國平天下爲天下者不顧家事

정심 수신 제가 치국 평천하 위천하자불고가사

 

부평9방면 교감 고남식 *

 

‘『대학(大學)』은 경(經) 일장(一章)과  전(傳) 십장(十章)으로 되어 있다. 경은 삼강령(三綱領)과 팔조목(八條目)이 주된 내용이며 전(傳)은 1장에서 4장까지는 삼강령을, 5장에서 10장 까지는 팔조목을 풀이한 것이다.

이에 따라 전 1장은 명명덕(明明德)을, 전 2장은 신민(新民)을, 3장은 지어지선(止於至善)을, 4장은 본말(本末)을 풀이 했으며, 전 5장은 격물치지(格物致知)를, 6장은 성의(誠意)를, 7장은 정심수신(正心修身)을, 8장은 수신제가(修身齊家)를, 9장은 제가치국(齊家治國)을 그리고 10장은 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를 해석했다. 모든 『대학(大學)』의 전(傳)의 내용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시경(詩經)』과 『서경(書經)』의 문장을 인용하여 삼강령과 팔조목의 의미를 해석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제 『전경』에 인용된 『대학(大學)』의 글귀를 중심으로 구절의 뜻을 살펴보기로 한다.

『전경』에 인용된 『대학(大學)』의 내용 중 먼저 경 일장의 뜻은 활연관통(豁然貫通, 교법 2장 26절)과 『대학(大學)』의 경(經) 일장의 문장 가운데 삼강령(치병의 주문으로 사용됨, 제생 32절)과 본말(本末, 근본과 말단에 관한 것, 교법 2장 51절) 및 후박(厚薄, 두터이 할 것과 엷게 할 것에 관한 내용, 교법 2장 51절)에 관한 내용 등이 『전경』에 기록되어 있다.

또 『대학(大學)』의 전(傳) 10장에 있는 진서(秦誓)편은 본래 『서경』의 주서(周書, 주나라와 관련된 글)에 있는 내용인데 『전경』에 인용되었으며, 이 글은 본말(本末) 및 후박(厚薄) 관련 내용과 함께 교훈적인 글로 쓰여졌다.

다음으로 『대학』의 전(傳)과 관련된 내용들을『전경』을 통해 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전 5장에서 격물치지에 대한 전의 원문은 망실되어 전해지지 않고 있다.

다만 「보망장(補忘章)」이라 하여 주자(朱子, 1130-1200)가 격물치지를 설명한 내용이 있는데 그 중에 무릇 천하의 물(物)에 나아가 그 이미 알고 있는 이치에 기인해서 더욱 궁리를 다하여 그 끝에 이름을 구해야함을 말하고 이렇게 힘씀이 오래됨에 이르면 활연하게 꿰어 통한다는 내용이 나타난다. 이와 관련해서 『전경』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상제께서 항상 말씀하시기를 “서전(書傳) 서문을 많이 읽으면 도에 통하고 대학(大學) 상장(上章)을 되풀이 읽으면 활연 관통한다”하셨느니라. 상제의 부친께서는 말씀하신 대로 많이 읽지는 못하였으나 끊임없이 읽었으므로 지혜가 밝아져서 마을 사람들의 화난을 덜어 준 일이 많았도다.(교법 2장 26절)


위에서 대학 상장은 대학의 경(經) 일장을 말한다. 「대학 상장을 되풀이 읽으면 활연관통한다」는 말씀은 주자가 격물치지를 설명한 부분에 나오는 활연관통의 순차적 단계를 참조해서 볼 수 있다. 또 이를 통해 일상사에서 지혜가 밝아지고 화난을 극복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대순진리회》 목적에 「무자기(無自欺) 정신개벽」이 있는데, 성의(誠意)를 설명한 『대학』의 전 6장에 무자기(毋自欺)라는 말이 보인다.

『대학』의 전에서 무자기는 뜻을 정성스럽게 한다는 성의와 관련되어 악취를 미워하고 호색을 좋아하듯 자신에게 만족하게 하여야 되는 데 이를 위해서 군자는 반드시 홀로 있을 때를 삼가해야 됨(愼獨)을 밝히고 있다. 그리고 신독은 열개의 눈과 열개의 손가락이 보고 가리키는 것처럼 엄(嚴)하게 해야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한편 전 10장과 관련된 글귀로 진서편이 『전경』에 나타난다. 진서편은 치국평천하를 풀이한 전 10장에 들어 있는데 그 주된 내용은 「혈구( 矩)의 도(道)」를 말한 것이다. 혈( )은 헤아림이고 구(矩)는 네모진 것을 만드는 기구여서 혈구는 그 뜻이 구(矩)로 재는 도(道)이다.

『대학(大學)』전 10장의 뜻은 백성들과 더불어 좋아하고 싫어하여 이익을 독차지하지 않음을 강조한 것으로 혈구의 뜻을 미루어 넓힌 것이다. 이와 같이 하여서 친함과 어짐, 즐거움과 이익이 그 마땅한 위치를 얻어 천하가 평화롭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내용을 담고 있는 전 10장 가운데 진서편의 글이 『전경』에 인용된 것은 여러 사람들과  더불어 좋아하며, 포용력을 갖고 매사에 대처해 나가야 됨을 상제님께서 강조하신 것으로 볼 수 있다. 아울러 진서편의 내용을 확장해서 『전경』에 인용된 『육도삼략』의 다음 문장을 함께 보면 그 의미가 같은 맥락에 있음을 찾을 수 있다.   


상제께서 정미년에 태인 고현리 행단에 이르러 차 경석에게 夫主將之法 務攬英雄之心 賞祿有功 通志於衆 與衆同好 靡不成 與衆同惡 靡不傾 治國安家得人也 亡國敗家失人也 含氣之類 咸願得其志란 글 한 절을 외워주시고 잘 지키기를 바라시면서(후략)(교운 1장 26절)


위의 내용에서 「통지어중 여중동호 미불성 여중동오 미불경(通志於衆 與衆同好 靡不成 與衆同惡 靡不傾, 여러 사람들과 뜻을 통하여 여러 사람들과 더불어 좋아하는 것을 함께 하면이루지 못함이 없고 여러 사람과 더불어 싫어하는 것을 함께 하면 기울어지지 않음이 없다)」은 진서편의「인지유기 약기유지 인지언성 기심호지불시약자기구출(人之有技 若己有之 人之彦聖 其心好之不 若自其口出, 남의 재주를 자기가 갖고 있는 것 같이 하고 남의 뛰어나 성스러움을 그 마음이 좋아할 뿐만 아니라 자기 입에서 나온 것같이 하다)」(교운 1장 57절)이라는 내용과 의미적으로 통하며, 이를 통해 종국적으로 「치국안가(治國安家, 나라를 다스리고 집을 편안히 함)」가 사람을 얻는데 있음을 강조하였는데 이는 『대학(大學)』의 「치국제가(治國齊家, 나라를 다스리고 집을 가지런히 함)」와 의미상으로 관련된다고 할 수 있다.

인용된 『육도삼략』의 요지는 여러 사람들과 더불어 좋아하고 싫어함을 같이 해야 공(功)을 이룰 수 있음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대학』에 있는 「진서」편의 내용과 함께 상제님의 상생(相生)과 화합(和合)의 뜻이 『전경』에 인용된 문헌들 속에서 일관되게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대학』의 글과 의미적으로 통하는 위의 『육도삼략』의 문장을 상제님께서 차경석(1880-1936)에게 외어주셨다는 면을 생각해 보기로 한다.

주지의 사실로 『전경』에 차경석은 천자(天子)를 도모한 인물로 동학 신명의 왕후장상 해원도수에서 해원두목이 되었고 가물치로도 비유되었다.

나아가 상제님께서는 차경석에 대해 「내가 목이 잠기는 깊은 물에 빠져서 허위적 거리다 헤엄쳐서 겨우 발목이 닿는 물에 이르렀는데 이제 다시 깊은 물로 끌어들이려 하는도다」(행록 3장 38절)라고 하신 바도 있다.

이러한 차경석에게 요구되는 것은 이기적 욕망을 떨쳐버리고 대중들의 뜻을 잘 살펴 일을 이루어 나가는 포용력이므로 위의 『육도삼략』의 글귀를 상제님께서 외워주신 것으로 볼 수 있다.      

무엇보다 『대학』의 글귀와 관련해서 『전경』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정심 수신 제가 치국 평천하 위천하자불고가사(正心修身齊家治國平天下爲天下者不顧家事)』(공사 3장 39절)라고 하여 『대학(大學)』팔조목의 마지막인 평천하의 다음 단계로 「천하를 위하는(다스리는) 이는 가사를 돌보지 못한다」는 위천하자 불고가사라는 내용을 말한 것이다.

기존 『대학(大學)』 팔조목에 상제님께서 덧붙여 밝히신 「위천하자」라는 글귀는 후천(後天)을 위해 「대인」을 공부하는 수도인들에게 새롭게 가져야될 자세를 일깨워준다. 「위천하자」는 우주적 차원의 공공(公共)의 복리를 위해 일하는 도문소자들을 가리키는 것으로 「위천하자」의 마음가짐에 대한 경계를 다음의 『전경』 구절에서 찾을 수 있다.

위천하자(爲天下者)는 불고가사(不顧家事)라 하였으되 제갈량(諸葛亮)은 유상팔백주(有桑八百株)와 박전십오경(薄田十五頃)의 탓으로 성공하지 못하였느니라. (교법 2장 52절)


위의 구절은 제갈량(181-234)의 일화를 들어 「위천하자」가 갖춰야 될 자세를 밝히고 있다. 촉한 유비(劉備)의 삼고초려(三顧草廬, 유비가 제갈량의 집을 세 번 찾아 군사(軍師)로 맞아들인 일화) 끝에 백의(白衣)의 평민으로 남양(南陽) 땅 벽지에서 밭을 갈던 제갈량이 군사가 되어, 당시 위·촉·오 삼국으로 나누어진 천하를 통일하고자 하였으나 결국 제갈량이 천하통일을 이루는데 실패한 주요한 요인이 「뽕나무 팔백그루」 와 「밭 십오경」 때문이었다는 상제님의 경계의 말씀을 볼 수 있다.

위의 『전경』 구절에서 「위천하자」의 자세로 인용되어진 과거 제갈량의 실패 원인은 『대학』의 「팔조목」 가운데 「정심 수신 제가 치국 평천하」의 순차적 논리와 함께 이제 천지가 성공하는 후천개벽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의 시점에서도 상제님의 덕화를 선양하며 일심(一心)으로 대운대통(大運大通)을 이룰 우리들에게 요구되는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겠다.

(참고문헌: 성백효 역주, 『대학중용 집주』 , 전통문화연구회, 1991 / 『육도삼략』 , 홍신문화사. 2002)   

 

* 대진대학교 종교문화학부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