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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세시풍속 : 수세(守歲)
수세(守歲)
글 교무부
저물어가는 한해에 대한 아쉬움과 새해에 대한 기대가 교차하는 요즈음 우리 주변에서는 망년회가 많이 벌어지지만, 사실 망년회는 일본에서 전래된 풍속이다. 그러므로 우리 선인들의 지혜가 담겨 있는, 묵은해를 보내는 전통 풍습을 알아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1년의 마지막 날인 음력 12월 30일 즉 섣달 그믐은 제석(除夕), 제야(除夜)라고도 불린다. 이날 궁궐에서는 연종제(年終祭)와 묵은해 문안을 올렸고, 민간에서도 묵은해 세배와 대청소, 수세(守歲), 세찬(歲饌) 만들기 등을 하였다. 그리고 한 해의 마지막 가는 밤이라 해서 저녁밥을 남기지 않고 다 먹으며, 바느질하던 것도 해를 넘기지 않게 하였다. 또한 시루떡을 쪄서 방안에 놓고 밥그릇에 쌀을 담아서 등잔불을 켜 놓아 불똥이 앉는 것을 보면 재수가 있다고 하였다. 이중에서 수세는 집안 구석구석에 등불을 밝히고 가족이 둘러 앉아 밤을 새우는 풍속으로 고려시대 때부터 계속되어 왔다. 도교의 경신신앙(庚申信仰)1)에서 비롯된 수세는 방, 뜰, 곳간 할 것 없이 집안 구석구석에 불을 밝혔는데, 이것은 잡귀의 출입을 막기 위한 것이라 한다. 또 이날은 조왕신이 하늘로 올라가 옥황상제님께 지난 1년 동안 집안의 살림살이와 가족들의 행동거지를 낱낱이 보고 하기 때문에 조왕신을 위해 부뚜막 솥 위에 불을 밝히기도 했다. 그리고 “하늘에 오르사 좋은 일만 말해 주십사”라든가 “좋은 일은 많이, 나쁜 일은 조금 고해주십사”라는 글을 써 붙여 빌었는데, 이를 ‘조허모(照虛耗)’라고 하였다. 이렇게 불을 밝히고 밤을 지새우며 아침을 맞아야 하는데, 만약 수세하지 않고 잠을 자면 눈썹이 희어진다고 했다. 그래서 닭이 울 때까지 윷놀이를 하거나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누며 잠을 쫓는데, 만약 자는 사람이 있으면 눈썹에 밀가루나 쌀가루를 묻히고 잠에서 깨어나면 눈썹이 희어졌다고 놀려주기도 했다. 온 집안에 불을 밝히고 조왕신에게 빌며 놀이와 이야기꽃으로 밤을 하얗게 지새우던 섣달 그믐은, 우리 선조들에게는 차분하게 가는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던 날이었으니 요즘처럼 정신없이 떠들썩하고 흥청거림은 꿈에도 생각지 못할 일이었던 것이다.
1) 경신일에 밤을 새우는 도교 신앙으로 수경신(守庚申)이라고도 한다. 60일에 한번씩 돌아오는 경신일이 되면, 형체 없이 사람의 몸에 기생하고 있던 삼시충(三尸蟲)이 사람이 잠든 사이에 몸 밖으로 빠져나가 옥황상제께 그 동안의 죄과를 낱낱이 아뢰어 수명을 단축시키기 때문에, 이를 막아 천수(天壽)를 다하려는 도교적인 장생법의 하나이다. 경신신앙은 중국에서 일찍부터 민간 신앙의 하나로 전승되어 오다가 송나라 때부터는 축제의 형태로 이어졌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풍습이 『고려사』에 ‘고려 원종 6년(1265) 4월 경신일에 태자가 연회를 베풀고 술을 마시며 밤을 세웠다’라고 기록되어 있으며, 또 『세조실록』에도 ‘세조 11년(1465) 11월 경신일에 입직한 여러 장수와 승지 등에게 명하여 사정전에 모여 수경신(守庚申)하게 하고 내탕을 심히 후하게 내어 주었다’고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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