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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43년(2013)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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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온전한 ‘장생’ 시대를 위한 ‘안심힐링’

온전한 ‘장생’ 시대를 위한 ‘안심힐링’

 

 

대순종교문화연구소 박마리아

 

 

 

  현대사회에서 과학 문명의 이기는 인류에게 나이를 잊을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고 있다. 레이 커즈와일(Ray Kurzweil) 같은 미래학자들은 30여 년 후에는 인류가 100세를 넘어 영원히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는가 하면 01, 원자와 같은 작은 기계를 인간의 몸에 투입시켜 노화의 잔해들을 고칠 수 있다는 등의 트랜스휴머니즘(Transhumanism) 시대의 도래를 주장하고 있다.02 이러한 이론과 사회적 흐름에 부합하듯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웰빙(well-being) 시대의 장점과 혜택을 누리면서 좀 더 긴 시간 동안 늙지 않고 건강하게 살아나가기 위해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하기도 한다. 이에 대한 예로서, 수없이 많은 건강식품들이 날개 돋듯 팔려 나가는 것이나 과학적 의료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등의 상황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사회적 흐름을 반영하듯 케서린 메이어(Catherine Mayer)는 ‘어모털(Amotal)족’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었다. 캐서린은 ‘어모털족’의 어원에 대해 모털(Motal)은 원래 ‘영원히 살 수 없는’이라는 뜻이지만, 여기에 부정을 의미하는 ‘어a’를 붙여서 ‘영원히 늙지 않는’이라는 의미의 단어를 창안했다고 한다.03 이렇듯 ‘어모털족’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하는 세태를 볼 때, 서양의 경우 ‘생명 연장’은 일종의 사회적 신드롬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동양의 경우는 어떠한가? 중국의 경우, 불로와 장수에 대한 열망은 진시황의 불로초에 대한 희구(希求)와 열정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 비록 불로장생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연단술(鍊鍛術)이나 그 외 여러 가지 수련법이 사회주의 체제의 홀대와 냉대를 받은 시기가 있었으나, 현대 사회에서 마치 진시황의 꿈이 다시금 부활한 듯 연관된 수련법이나 도교의 양생, 장생이론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한국의 예를 들어 본다면, 생명연장기술에 대한 관심도가 중국 못지않게 아니 그 이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매우 뜨거운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는 현대의 신(新)의료기술과 접맥되어 평균수명 연장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한다. 이와 연관하여, 성균관대 하이브리드컬쳐 연구소가 ‘2040 한국 삶의 질’을 통해 예측한 바에 따르면, 2040년에 이르러서는 줄기세포로 장기 재생이 가능하게 됨에 따라 평균 수명이 90세로 연장된다고 한다.04 이외에도 근자에 인터넷을 달구고 있는 각종 건강상식이나 ‘동안 열풍’ 등은 ‘생명 연장’을 갈구하는 세태의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동·서양을 막론한 ‘생명연장’에 대한 열띤 관심도가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의 행복지수가 높아짐에 따라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면 이는 사회적 흐름의 이상적(理想的) 상태를 반영하는 결과로 생각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생명연장에 대한 끓어오르는 듯한 열망의 측면만으로 현 사회의 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것일까? 또한 생명연장은 과학적 기술력만으로 극복할 수 있는 것인가? 이에 대한 해답을 구하기에 앞서 ‘생명연장’을 추구하는 일면과 극단적 대비 상황을 보여주는 삶의 포기 행태(行態)인 자살률에 대해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현재 한국은 ‘생명연장’에 대한 관심만큼이나 아니 그 이상으로 자살의 비율이 높아져 있는 상황이라 할 만큼 그 통계적 수치는 보는 이로 하여금 놀라움을 금할 수 없게 한다.
2009년 이후 자살 통계는 20년 전과 비교하여 5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를 보이고 있는데05 2011년 보건 복지부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자살자 수는 하루 평균 42명으로 OECD국 중 1위를 차지한다.06  특히 자살이 20∼30대의 사망원인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젊은이들의 자살 동기에는 염세나 비관이 33.5%, 병고 17.8%, 정신이상 9.1%, 낙망 7%, 가정불화가 6.4%를 차지하였다.07 또한 청소년의 경우, 성적 및 진학문제로 고민하다 자살을 결심하는 경우 과도한 경쟁(15∼19세)이 가장 큰 자살 요인으로 드러나고 있음으로써08 경쟁중심구도의 사회적 폐해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높은 자살률의 수치는 사회적 병리 현상이 극단적으로 치우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편적인 예라고 할 수 있을 것인데, 이를 통해 사회의 정신적 위기도가 매우 높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다.
  이러한 사회 병리적 현상은 장수시대의 염원과 극단적 대비를 이루면서 불완전한 사회 기조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데, 이를 극복하고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대안으로 사회 구성원들의 심리적 치유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사회적 현상에 대응하여 이러한 요소가 필요해져서인지 절실해져서인지 근자에는 ‘힐링(Healing)’에 대한 관심이 증폭, 확산되고 있는 상황인데, 힐링 푸드, 힐링 센터, 힐링 하우스, 힐링 여행, 힐링 영화, 힐링 뮤직, 힐링 댄스 등이 큰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음은 물론, 힐링 캠프라는 TV프로가 이러한 기류에 힘입어 큰 인기를 얻고 있기도 하다.

 

 


  힐링은 치유라는 말로 바꾸어 말할 수 있는데, 치유는 치료와 비슷한 의미로 병을 치료한다는 뜻도 있으나 그보다 더욱 정확한 의미로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는 것, 또는 그것을 주는 능력을 가진 존재의 속성을 가리킨다.09 치료는 심리적인 안정의 뜻을 갖지 않으나, 치유는 “치료하여 병을 낫게 한다”10 는 광범위한 의미 외에도 ‘안녕(wellness)한 상황’ 즉 불안을 탈피한 상태로 회복되는 뜻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므로 정신적인 문제 즉 마음의 병에 대한 해결 방침에 있어서는 치료보다 치유라는 말이 더욱 적합할 것이며, 심신이 ‘불안’한 상황을 개선하고 ‘안(安)’의 상태로 돌아가는 것은 심신 힐링의 근본지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힐링의 무한한 잠재력을 갖춘 ‘안(安)’은 그 문자적 의미로서도 ‘힐링’의 기본 조건인 ‘안정’의 의미를 지녔다고 볼 수 있다. 먼저 갑골문에서 나타나는 특징으로는 지붕의 형상 아래 여성이 앉아 있는 모양새를 볼 수 있으며, 금문(金文)과 소전(小篆)으로 변화되면서 그 형태가 좀 더 정돈된 형태를 띠고 있지만 갑골문에서의 문형이 기본적으로 남아 있다.11 이로 볼 때, ‘안(安)’은 여성이 집 안에 있는 모습을 상징하므로 그 어의(語意)에 ‘안정된 상황이나 형태’의 의미를 함유하고 있다. 또 다른 한편으로 ‘안(安)’은 집과 여성의 의미를 동시에 가짐으로써, 농경사회나 목축사회를 불문하고 ‘집’이 갖는 외부로부터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주거지적 개념과 출산을 통한 노동력의 확보 등을 내포하는 ‘여성’의 의미가 어우러져 외부 활동을 마치고 돌아갈 수 있는 안식처이자 생성을 나타내는 ‘평안’과 ‘생산’의 뜻을 내포하고 있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문자적 변천과정과 연관되는 의미 외에도 ‘안(安)’은 고대 사회로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의식형태나 정신적 활동을 나타내는 다양한 의미로 수용되고 해석되어 왔다. ‘안(安)’이 내포하고 있는 다양한 뜻 중에서도, 특히 개인의 내면세계를 다스리는 의미를 나타내는 ‘정(靜)’, 심리적 평안의 의미와 함께 공평한 사회에의 추구를 의미하는 ‘평(平)’, 그리고 최상적 삶의 상태와 음악과의 접맥을 포함하는 ‘락(樂)’의 내용은 ‘힐링’을 갈망하는 현대인들에게 ‘안(安)’의 치유적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김 할 수 있게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먼저 ‘안(安)’에 담긴 ‘정(靜)’의 의미를 살펴보면, 허신(許愼)의 『설문해자』에서는 “안, 정야(安, 靜也)”라 하여 안을 곧 정으로 해석하였다.12  ‘정(靜)’은 또한 고어에서 더러움을 제거한 후의 깨끗함과 청결함을 나타내는 또 다른 ‘정(凈)’과 동일한 의미로 쓰이기도 했으며, 현대적 의미에 있어서는 안정된 상태나 좋다(good), 평화롭다(peaceful)의 뜻을 함유하고 있기도 하다.13
  이러한 기본적 어의를 통해 ‘정(靜)’에 담긴 긍정적 상황이나 상태 등을 알 수 있는데, 한 발 더 나아가 ‘정(靜)’은 또한 종교인들이 바라는 이상적 수행의 경지로 표현되어지기도 한다.
  예를 들면, 도교인들은 ‘정(靜)’의 개념으로 수행하는 법을 가리켜 정공(靜功)이라 하는데, 현대기공학에서는 연공(煉功) 형태를 기준으로 정공(靜功)과 동공(動功)으로 분류한다.14 또한 정공(靜功) 수련의 기초 단계를 입정(入靜)이라 하는데, 관련 수련법에서는 의념(意念)을 집중시킬 수 있고 머리가 맑아지면 입정(入靜)이 제대로 이루어진 것이라 하며,15 입정(入靜) 이후 일체의 잡념을 금한 상태에서 다시 모든 사념을 끊어 버리고 무념의 상태에 이르는 것을 일컬어 진정(眞靜)이라 하여 더 이상 욕망이 생기지 않는 경지를 표현하기도 한다.16
  ‘안(安)’이 갖는 또 다른 의미의 ‘평(平)’에 관해 살펴보면, ‘평(平)’은 기본적으로 어느 한 곳으로 기울지 않는다, 균등하다, 안정되다, 사이가 좋다 등의 의미를 갖는다.17 
  ‘평(平)’에 대한 종교, 철학적 사유의 예로서 『태평경(太平經)』에서는 “태란 큰 것이며, 큰 것은 하늘이다. 하늘은 만물을 보호하고 키워냄으로 그 공이 가장 크다. 평은 땅이며 땅이 평(平)하면 만물을 먹이고 키워낸다.(太者大也, 大者天也. 天能覆育萬物. 其功最大. 平者, 地也. 地平然能養育萬物)”18라 하였다. 또한 크게(太) 평(平)함, 즉 “태평이란 만물 중에 하나라도 상하게 하는 법이 없는, 태평지기를 이르는 것이다.(太平者, 乃無一傷物, 爲太平之氣之謂言也)”19라 하여, 크게 평하면 그 덕이 만물에 두루 닿아 결코 해하게 하는 일이 없음을 말하였으며, “하늘의 뜻을 먼저 밝히되 안으로는 음양지도를 밝히는 것이 곧 태평을 이루는 것이다.(先明天意內明陰陽之道卽太平至矣)”20라 하여 태평이 지닌 의의를 말하였다. 이러한 의미를 통해 보면, ‘평(平)’은 일상적인 기본적 어의 외에도 철학적 사유로 심도 있게 사고되고 분석되어 왔음을 짐작할 수 있다.
  ‘정(靜)’과 ‘평(平)’ 외에도 ‘안(安)’이 가진 또 다른 의미로 ‘락(樂)’의 예를 들 수 있을 것인데, ‘락(樂)’의 기본적인 어의는 기쁘다, 좋아하다, 희열을 느끼다, 유쾌하다 등으로 설명할 수 있다.
  종교적인 측면으로 보자면, 불가에서는 사락(四樂)이라 하여, 지요락(知要樂), 지법락(知法樂), 지지락(知止樂), 지가락(知可樂)을 말하였으며,21 또한 상락아정(常樂我凈)이란 말로서, 법신으로 영원히 존재하니 기쁨이 충만하며 일체의 번뇌를 멀리함을 설명하였는데 이는 열반에 이르는 기쁨을 표현한 불교용어라 할 수 있다.22 도가의 관점으로 볼 때, 『장자』의 「至樂」편에서는 무위에 이를 수 있을 때 진정한 ‘락(樂)’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다고 하며, “최상의 락은 곧 락을 잊은 상태(至樂無樂)”23 라고 말하니, 『장자』에서 의미하는 ‘락(樂)’은 곧 무위에 이르러 도법자연의 이치를 깨달은 상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다른 한편으로, 사천대학의 좐스촹(詹石窗) 교수는 「最高級的快樂是忘記快樂」(가장 큰 쾌락은 곧 쾌락은 잊은 상태)라는 글에서 ‘락(樂)’ 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좐스촹(詹石窗)  교수는 사천대학 고문자(古文字) 학자인 쉬중슈(徐中舒) 교수의 말을 빌어 번체자의 ‘락(樂)’ 중에 있는 백(白)은 곧 사람의 두개골을 의미한다 하였다. 또한 두개골을 동서남북 중앙의 방향으로 칠 때 각기 다르게 나는 소리를 가리켜 궁상각치우(宮商角徵羽)라 한다 하였는데, 그는 이 소리가 곧 ‘락(樂)’이며, 이는 비애 뒤의 환락 즉 고통 중의 즐거움을 표현한 것이므로, 도(道)의 배후에 존재하는 선율을 곧 쾌락의 근원으로 볼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24 이로부터 ‘음악(音樂)’이라는 말이 함유한 의미에 대한 해석이 가능할 것이며, 예로부터 불가나 도가에서 신을 영접하거나 공양하는 의미에서 음악(音樂)을 연주하는 것 또한 이런 연유에서 출발한 것이라 추측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외에도 현대의 학자들은 기쁨이나 즐거움이 인간 신체에 미치는 영향을 뇌파실험의 측면으로 규명하기도 한다. 
  이렇듯 ‘안(安)’이 담고 있는 ‘정(靜)’, ‘평(平)’, ‘락(樂)’의 의미를 실생활과 연맥(連脈)해 보면, ‘안(安)’이란 신변의 안전에 대한 보장은 물론, 개인의 심리적 안정과 만물의 안녕, 더 나아가 행복과 즐거움의 경지에 대한 다양한 시도와 추구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곧 진정한 ‘안(安)’을 얻기 위해서는 상술한 모든 조건이 다양하게 충족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므로, 개인과 사회 모두가 ‘안(安)’의 의미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일 때, 보다 온전한 힐링이 이루어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안(安)’이 지닌 힐링의 의미는 개인과 사회 모두의 실천과 참여를 바탕으로 광범위한 치유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인데, ‘안(安)’에 관한 보다 광의의 뜻을 전달하는 종교적 측면에서 볼 때, 안심의 의미를 중시하는 대순진리회에서는 안심·안신을 수도의 시작과 결과에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수도의 덕목으로 여기고 있으며, 이를 통해 개인과 사회의 안녕을 넘어선 구제창생의 의미를 추구하고 있다.
   『대순진리회요람』에서는 안심의 의미를 말하는 데 있어 “사람의 행동 기능을 주관함은 마음”25이라 마음이 곧 개인의 행위를 결정짓는 시작점임을 강조하고 있다.
  심신 의학자인 디펙초프라(Deepak Chopra)는 심리적 논리에 대해 “인간의 마음은 모든 생각의 기원이면서 동시에 모든 육체적 과정을 일으키는 기원”26이라 하여 신체적 치료나 건강을 유지하는 근본이 마음으로부터 시작된다는 의미를 전달하고 있다. 이는 『대순지침』에서 “마음은 일신을 주관하여 만기를 통솔 이용한다. ”27 하여, 먼저 마음을 다스림을 우선으로 몸이 행하는 바를 잘 운용해 나가야 한다는 “심안신태(心安身泰)”28 의 이치와 그 의미가 맞닿아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마음은 인간의 모든 것을 이루는 중추이다. 그러므로 마음에 병이 들면 세상에 대한 즐거움을 상실함은 물론 때로 심리적 스트레스가 신체적 건강 유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기도 하며, 극단으로 치우칠 경우 스스로 삶을 포기하여 자신을 해하기도 한다. 즉 각종 정신적 질병을 일으키는 메커니즘은 개인의 내부에 있다는 것을 생각할 때, 인간의 신체적 기능이 정신적, 심리적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알 수 있으며, 심지어 자살이라는 극단의 행위 또한 ‘마음의 병’이 외부로 표출된 행위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이런 이유로 심리학적 측면에서는 “자살을 부추기는 심리적 메커니즘이 선택될 수 있는 상황이 존재한다.”29고 결론짓는다. 즉 자살은 우울증이나 정신 분열증, 정신적 스트레스 등 여러 가지 심리적 장애가 동반되는 경우가 많은데, 마음을 조율하는 것이 문제에 대한 결정적 해결책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연관하여 카알 구스타프 융(C.G,.Jung)은 오늘날의 주된 사망 원인이 부분적으로, 혹은 모두 그 원인이 정신적이고 영적인 것에 있을 수 있다고 말한다. 과거에는 가장 큰 사망 원인을 전염병으로 보았지만, 현대 의학에선 그것을 영혼에서 생긴 것으로 본다는 것이다.30 융은 마음은 자신을 치유하고 새롭게 할 수 있는 힘을 가졌으며, 자신을 치유하는 유기체요 주목할 만한 총체라고 말한다.31 이러한 이론을 근본으로 융은 건강에 대한 내용을 말함에 있어 건강은 전체가 되는 것, 즉 온전해지는 것인데,32 ‘마음의 평화’가 곧 온전해짐을 나타내는 표식33이라 한 바 있다.
  이와 연관해 볼 때, 안심을 이루어 안신의 상태에 도달함은 자신이 ‘온전한 상태’에 이른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므로, 심신이 ‘건강’한 생명을 유지하는 최적의 상태를 득한 것이나 다름없음을 알 수 있다.
  이렇듯 안심·안신은 개인이 마주하게 되는 외부의 갖가지 어려움이나, 스스로의 문제로부터 자신을 지켜내는 매우 중요한 방법이라 할 것이다. 이 외에도 안심은 또한 구제신앙의 원리에 입각한 종교적 가치실현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데, 이는 『전경』에서 ‘무병 천하’를 이루는 길로 안심·안신을 이루어야 함을 말하고 있는 내용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즉 상제님께서는 천하에 창궐한 병은 대병지약(大病之藥)으로 치유해야만 하는데, 그 약이 곧 안심·안신이라 하셨다.34  안심·안신이 대병을 치유할 수 있다는 의미와 관련하여 『전경』에서는 특히 ‘무도(無道)’에 관해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35 이는 무도(無道)가 병을 야기하는 병인(病因)이 되며, 여러 가지 행위나 처사가 ‘도리’에 어긋날 때, 결국 그에 상응하는 상황의 악화가 동반되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무도(無道)에 의해 ‘대병’이 발생한 상태를 치유할 수 있는 근본적 대책이 안심·안신에 있음을 말함으로써, 개인의 생명과 삶에 대해 안심·안신이 갖는 긍정적 의미는 물론, 안심·안신이 내포하고 있는 ‘구세지도(救世之道)’의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이로 볼 때, 상제님께서는 안심·안신에 대한 언급을 통해 건강한 개인, 건강한 사회, 그리고 건강한 세계를 이룰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시고 계심을 알 수 있다.

 

 

 

 


  안심·안신은 이렇듯 무병한 자아와 무병한 사회 그리고 무병한 세계를 위한 처방으로서의 의미를 지니는데, 대순진리회에서는 안심·안신 이율령(二律令)을 다시 안심·안신·경천·수도의 의미로 확대하여 사강령(四綱領)의 뜻을 부여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강령(綱領)이란 ‘지도의 원칙’을 말하는 것이니만큼 대순진리회에 있어 안심·안신·경천·수도는 수도를 위해 지켜야 할 중요한 원칙임을 알 수 있다.
  사강령(四綱領)은 안심·안신과 더불어 경천·수도의 덕목을 합친 것을 말하는데, 경천은 대순진리회 신앙의 대상인 구천상제님을 정심으로 믿고 받드는 것이 주된 내용이며, 수도는 또한 일념으로 수도생활에 정진함으로써 궁극의 목적인 ‘도통’을 이룸과 ‘지상신선실현’을 위해 매진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사강령(四綱領)은 곧 수도의 궁극적 목적을 위한 신조로서의 의미를 갖고 있으므로 결국 수도의 목적인 ‘지상신선실현’과 직접적인 연관성을 지닌다. 대순진리회에서 수도인이 ‘신선’의 경지에 이름은 곧 ‘도통’을 이룬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일반적 의미에서의 도통이 “사물의 도리에 통한다”36는 의미를 갖는 것에 비해, 대순진리회에서의 도통은 상통천문, 하달지리, 중찰인사, 즉 위로는 하늘의 이치에, 아래로는 땅의 이치에 통함은 물론, 그 가운데로는 사람의 일을 두루 살펴 아는 것을 말하며, 진법이 실현되는 후천세상에서 영구히 수명과 복록을 누림을 말한다.
  또한 도통을 이룸은 마음 다스림과 연관되는데, 도통은 그 통함의 크기와 깊이가 ‘닦은 바’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가장 우선적으로 “마음이 무욕청정이 되었을 때 도통진경에 이르게 된다.”37 이는 곧 도통이 지성으로 정심수신 하여야만 득(得)할 수 있는 것이며, 수도의 근본이 마음에 있으므로, 도통의 시작점은 마음닦기의 여부에 그 승패가 달려 있음은 물론, 천지인에 통함과 생사의 초탈 또한 마음에 그 중심점이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이를 볼 때, 안심·안신·경천·수도를 사강령으로 삼아 수도함은 ‘도통’에 이르기 위한 경로를 향해감을 의미하는데, ‘도통’은 구천상제님께서 짜 놓은 후천의 법방이 도래함에 개개인이 ‘닦은 바’에 따라 자연적으로 실현되는 의미를 갖는다. 이는 구천상제님께서 진멸에 빠진 인류를 구제하기 위해 친히 인세에 강림하신 후, 여러 공사를 통해 묵은 하늘의 도수를 뜯어고치고 새로운 세상이 ‘후천의 도래’를 예언하신 것과 연관되는데, 구천상제님께서 공사하신 개벽의 이치를 통해 열리게 되는 ‘후천’은 곧 “사람마다 불로불사하여 장생”38 을 얻는 세상이다. 그러므로 대순진리회의 수도는 그러한 지상선경에 동참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으며, ‘도통’을 이룸은 곧 생사를 초탈한 경지에 이르게 됨을 의미한다.

 

 


  이를 볼 때, 안심은 심안(心安)하여야 신태(身泰)를 이룬다는 의미 외에도, 안신·안심을 이룸으로부터 경천하고 수도함을 지향하는데, 안심·안신·경천·수도로써 도통을 이룸과 지상신선실현을 완성함은 수도인들의 궁극적 목표라고 할 수 있다. 수도의 목적인 지상신선실현에는 많은 의미가 내포되어 있겠으나, 그 핵심 의미 중의 하나는 곧 ‘영원한 생명’을 이루는 것이며, 그 ‘영원한 생명’이 사후세계가 아닌 개벽 후의 현세에서 실현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는 불완전한 ‘장수(長壽)’가 갖는 의미와 비교하여 ‘온전한 생명’의 의미를 나타내고 있으며 더 나아가 ‘온전한 세계’의 의미를 나타내고 있다. 대순진리회에 있어 이러한 온전한 생명과 세계의 의미는 수도인 한 사람 한 사람이 ‘안심’을 이루어 자신을 다스림을 시작으로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것이며, 이를 바탕으로 상제님께서 짜 놓으신 법방에 따라 도래하는 후천세계에의 참여를 위한 준비를 해 나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를 볼 때, 개개인이 안심에 힘쓰고 이에 도달할 수 있음은 보다 건강하고 온전한 삶에 이르는 중요한 방책일 것이며, 보다 심화된 종교적 차원으로 볼 때, 개인과 사회는 물론 세상의 병을 치유하고 무도를 씻어내어 새로운 세계를 기약하며 가꾸어가는 ‘구세지도(救世之道)’의 의미를 함유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곳곳에 힐링의 바람이 불고 힐링을 원하는 목소리와 요구도 높아만 간다. 상처받은 현대인,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삶의 현장 속에서 스트레스와 갖은 고초에 시달린 ‘내 영혼’을 진실로 치유해 낼 수 있는 방법은 결국 외부가 아닌 자신의 ‘가슴’ 속에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안심 힐링’을 통해 보다 온전해 질 수 있는 자신과 더 나아가 ‘지상신선’이 실현될 수 있는 세계를 꿈꾸며 스스로를 일깨워 본다.

 

 



01 캐서린메이어(Catherine Mayer), 황덕창 옮김, 『어모털리티(Amotality)』, ,
(서울: 퍼플카우, 2013), p.14 참조.
02 같은 책, p.57 참조.
03 같은 책, p.15 참조.
04 <국민일보> 쿠키뉴스, 2011년 11월 21일(http://news.kukinews.com).
05 http//www.donga.com/ 2011년 9월 6일 참조.
06 http://news.tv.chosun.com/ 2012년 9월 10일 참조.
07 http://viewsnnews.com/ 2010년 3월 24일 참조.
08 전체 자살율의 53.4%를 차지함(통계청, 2012년 청소년 통계, 2012년 5월).
09 위키백과, http://ko.wikipedia.org.
10 두산동아 사서편집국, 『동아 새국어사전』 (두산동아: 서울, 2008), p.2346.
11 (단국대학교동양학연구소 편찬, 『漢韓大辭典』 제4권, (단국대학교출판부:서울, 2003), p.157 참조.)
12 같은 책, p.157.
13 바이두 백과, http://baike.baidu.com 참조.
14 來靜,『修丹問答上冊』 (丹道文化出版社業股份有限公司: 臺北, 2005), p.99.
15 같은 책, pp.177-178.
16 같은 책, p.84.
17 바이두 사전, http://dict.baidu.co 참조.
18 『道藏』, 第24冊 (世紀出版集團, 文物出版社, 上海書店, 天津古籍出版社: 上海, 1988), p.378.
19 같은 책, p.498.
20 같은 책, p.323.
21 한국불교대사전편찬위원회,
『불교대사전』(명문당: 서울, 1993), p.42.
22 吳楓, 宋一夫 主編, 『中華佛學通典』 (南海出版公司: 南海, 1998), pp.1952-1953.
23 曲小月責任 編輯, 『장자』 (중국방직출판사: 북경, 2007), p.194.
24 詹石窗, 「最高級的快樂是忘記快樂」, 南方日報, 2012 참조.
25 『대순진리회요람』, p.15.
26 디팩초프라(Deepak Chopra), 도솔 역, 『마음의기적』 (서울: 황금 부엉이, 2005), p.110.
27 『대순지침』, p.48.
28 『대순지침』, p.49.
29 데이비드 M. 버스(David M. Buss) 저, 김교헌·권선중·이흥표 역, 『마음의 기원』 (나노 미디어: 서울,  2005), p.153.
30 존 샌포드(John  A. Sanford) 저, 심상영 옮김, 『융 심리학과 치유』, (한국심층심리연구소: 서울, 2010), p.54.
31 같은 책, p.150.
32 같은 책, p.45.
33 같은 책, p.22.
34 大病無藥 小病或有藥 然而大病之藥 安心安身 小病之藥四物湯八十帖.(『전경』, p.94)
35 大病出於無道 小病出於無道 …忘其父者無道 忘其君者無道 忘其師者無道 世無忠 世無孝 世無烈 是故天下皆病.(『전경』, pp.94-95)
36 두산동아사서편집국, 『동아 새국어 사전』, (서울: 두산동아, 2008), p.622.
37 『대순지침』, p.39.
38  『전경』, p.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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