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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42년(2012)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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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광장 : 참스승과 제자

참스승과 제자

 

 

연구위원 김인수

 

 

 

  요즈음 멘토라는 말이 유행입니다. 멘토란 현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인간적인 상대나 스승을 의미합니다. 예전에는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고 하여 그 신뢰와 위엄은 대단했습니다. 하지만 이와 달리 지금 우리는 학생이 스승을 함부로 대하는 것은 예사고 심지어는 폭력도 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반대로 스승이 스승으로서의 자질을 갖추지 못함으로써 문제가 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그래서 스승다운 스승이 없고, 제자다운 제자가 없다고 말합니다.

  상제님께서 “아버지·임금·스승을 잊어 무도(無道)하다며 세상에는 충·효·열(忠孝烈)이 없다. 이로 인해 천하가 모두 병들었다(忘其父者無道 忘其君者無道 忘其師者無道 世無忠 世無孝 世無烈 是故天下皆病)”(행록 5장 38절)고 말씀하셨습니다. 세상이 극한으로 가고 사회가 혼란하고 무질서하게 되는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스승과 제자 사이의 도리가 없어짐에 기인하는데 여기서는 이러한 측면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현재 학교의 상황은 매우 심각합니다. 스승이 스승답고, 제자가 제자다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다 함께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절박한 시점에 와 있습니다. 그래서 이에 도움이 될만한 이야기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살면서 포기해야 할 것은 없다』는 저자인 김수림 씨와 그녀의 스승이었던 영어 선생님인 린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린다 선생님은 제자에게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들어 주려고 최선을 다했으며, 제자인 김수림 씨는 굳은 의지로써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현재 마흔 살인 그녀는 여섯 살에 청력(聽力)을 잃어 소리를 듣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역경을 딛고 한국어·일본어·영어·스페인어에 능통하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한국어는 모국어로서 자연적으로, 일본어는 일본에서 살아가기 위해 필사적으로, 영어는 공부도 못하고 돈도 연줄도 없는 청각장애인인 자신이 혼자 살아갈 무기를 손에 넣기 위해, 그리고 스페인어는 보다 많은 친구를 만나 행복하게 살기 위해 익혔다고 했습니다.

  김수림 씨는 세계적인 금융회사인 골드만삭스를 거쳐 지금은 일본 도쿄의 크레디트스위스에서 법무심사관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오른쪽 귀는 거의 들리지 않고, 왼쪽 귀는 보청기를 끼고 자동차 경적 소리를 겨우 들을 수 있는 정도임에도 불구하고 누구보다도 원활한 의사소통과 업무 능력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그녀는 단지 언어적 장애만 이겨낸 것이 아니었습니다. 부모의 이혼으로 4살 때 먼 시골 친척집에 버려졌고, 12살 때 다시 만난 엄마와 일본으로 건너가 지바 현에서 힘든 학창 시절을 보냈습니다. 1991년 일반인들이 다니는 고등학교를 어렵게 졸업한 후, 어느 날 자신이 혼자 힘으로 살아가려면 특별히 잘하는 뭔가가 필요하다고 고민한 끝에 영어를 선택했습니다. 그녀는 ABC도 제대로 읽지 못하는 상태에서 영국으로 유학을 갔습니다.

  그녀를 학생으로 받아들인 영국 셰필드 어학원 원장은 듣지 못하는 그녀를 가르치기 위해 유치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선생님을 특별히 초빙했습니다. 그 분이 큰 안경을 쓰고 머리가 새하얀 할머니 선생님 린다이셨습니다. 린다 선생님은 듣지 못하는 그녀를 위해 마치 아기가 언어를 배우는 과정과 같이 가르쳤습니다.

  우선 알파벳부터 배워나갔습니다. 린다 선생님은 소리가 들리지 않는 그녀에게 어떻게 하면 일반인과 똑같은 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해줄 수 있을 것인지를 고민했습니다. 선생님은 자기 입술의 움직임, 혀의 움직임, 목의 진동, 코에서 내뿜는 숨의 느낌, 입에서 숨을 토하는 공기의 세기, 이의 맞물림 등을 그녀에게 일일이 손으로 만지고 확인하게 했습니다. 그 느낌과 똑같이 입·혀·목·이를 움직이게 하여 26개 알파벳의 소리를 완전하게 익히게 해 주었습니다. 심지어는 입 속에 손을 넣어 확인하게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모든 과정이 아주 힘들었을 텐데도 린다 선생님은 그녀를 기꺼이 받아 주었습니다. 선생님의 얼굴과 목을 너무 만져서 수업이 끝날 때쯤이면 선생님의 화장은 늘 덕지덕지 지저분하게 지워져 있었습니다. 선생님이 몸을 던져 가르쳐 주신 알파벳을 익힐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헌신적이고 열정적인 선생님의 가르침에 힘입어 김수림 씨는 6개월 만에 영국 대학에 입학하여 공부해도 될 수준까지 향상되었습니다. ABC도 제대로 모르던 제자를 단 6개월 만에 이 정도 실력으로 끌어올린 스승의 열정은 경이로움 그 자체이었습니다.

  스승의 열정만 있고 제자의 노력이 없었다거나 스승의 열정이 없고 제자의 노력만 있었다면, 괄목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들려고 노력했던 김수림 씨에게도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성공하기까지 그녀에게도 수 많은 갈등과 장애물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목표를 향한 그녀의 굳은 결심은 모든 갈등과 장애물을 극복하게 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전경』에 상제님께서는 “이제 범사에 성공이 없음은 한마음을 가진 자가 없는 까닭이라. 한마음만을 가지면 안 되는 일이 없느니라. 그러므로 무슨 일을 대하던지 한마음을 갖지 못한 것을 한할 것이로다. 안 되리라는 생각을 품지 말라”(교법 2장 5절)고 하셨습니다. 또 “일심(一心)을 가진 자에게는 지체없이 베풀어 주리라”(교법 2장 4절)고 하셨습니다. 상제님 말씀대로 그녀는 흔히들 어떤 일이든 해보지도 않고 안 될 거라고 포기하는 경우와는 대조적으로 일단 부딪쳐서 노력하면 해낼 수 있고 그결과 자신감을 얻게 되는 삶의 지혜를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그녀가 삶에 목표를 정하고 노력했던 것을 보면서 우리도 자신의 수도 과정을 돌아보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도인들은 수도해 오며 그동안 많은 일들을 겪어왔을 것입니다. 자신감으로 충만했을 때도 있었고 좌절과 체념으로 고통을 겪을 때도 있었을 것입니다. 지난날 우리는 신앙의 3대 원칙인 포덕·교화·수행을 해오며, 가슴에는 수많은 사연들이 쌓여 있을 것입니다. 이렇듯 우리의 삶에는 다양한 일들이 있었겠지만 가만히 되돌아보면 모든 것을 극복하게 하는 길 또한 반드시 있었을 것입니다. 린다 선생님이 제자를 잘 되게 하려는 마음이 없었다면, 헌신과 열정도 기대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또한 제자인 김수림씨의 정성과 의지가 없었다면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 성과는 선생님의 헌신과 열정, 제자의 정성과 의지가 하나가 되어 이루어낸 결과입니다. 선·후각의 관계도 이렇게 하나가 되지 않으면 참된 도인을 만들기가 어렵지 않나 생각됩니다.

 

 

 

  도전님께서는 “포덕하여 도인을 만든다는 것은 도통(道通)을 받을 수 있도록 도인을 완성하는 일입니다. 도통은 신명이 응하는 것을 말합니다. 신명은 바르게 닦은 사람에게 응하게 됩니다. 바르게 닦는다는 것은 마음을 유리알과 같이 맑고 깨끗하게 닦아 일심(一心)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도통이 급한 것이 아니라 수도가 급한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상제님의 대순하신 진리를 잘 깨우쳐 도통을 받을 수 있게 해주는 교화가 필요합니다”(1993년 음력 1월 13일)라고 훈시하셨습니다.

  교화는 상대를 잘 되게 하려는 행위이기 때문에 교화를 하는 사람은 참스승의 역할을 다해야 합니다. 교화란 항상 진리에 근거하여 상대에게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를 전달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화를 하는 사람은 상제님의 진리를 바르게 깨달아 상대에게 바르게 알리고 그로 인하여 진리를 확신케 해야 합니다. 혹세무민하는 언행을 하고 임기응변식으로 교화를 하면 상대로부터 불신을 받게 되고 심지어는 진리를 부정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도전님께서는 “모든 도인들은 믿음이 근본이니 믿음을 바르게 하도록 항상 배우고 『전경』의 말씀을 많이 읽도록 하라”(『대순지침』, 77쪽)고 강조하여 말씀하셨습니다. 또 교리(敎理)나 용어(用語)가 어려우면 상대의 수준에 맞춰 쉽게 설명함으로써 진리를 확신케 해주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도헌에 보면, “도인(道人)은 사사상전(師師相傳)에 의(依)하여 연운(緣運)의 상종관계(相從關係)가 성립(成立)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이 관계에 근거해서 포덕·교화·수행을 해나가 도인으로 만들어가는 일은 이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일입니다. 할머니 린다 선생님은 자애로움과 열정으로 청각장애인인 제자 김수림 씨를 6개월 만에 영어에 통달케 하는 기적을 만들어냈습니다. 이는 참스승과 제자의 관계가 무엇인지에 대해 우리에게 휼륭한 귀감이 됩니다.

  해원상생(解?相生)·보은상생(報恩相生)은 도인의 생명입니다. 하지만 만에 하나 여기에서 벗어나 있다면, 그 원인을 찾아 빨리 풀고 마치 비 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진다는 속담도 있듯이 참스승과 제자의 관계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래서 새롭게 바르게 하여, 수칙에서와 같이 “존장을 경례로서 섬기고 수하를 애휼지도하는 관계”로 말입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해원상생과 보은상생의 양대 진리로 선·후각이 하나가 되어 목적한 바를 반드시 이루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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