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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41년(2011)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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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고 싶은 이야기 : 은혜를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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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를 생각하며

 

석사 방면 교감 이정만

 

 

  지금 생각해 보면 나에게 있어 대순진리회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다가왔던 것 같다. 입도식(入道式)을 하던 날 당시 나는 중학교 2학년이었고 학교에서 돌아오자 어머니께서 난데없이 제사 모시러 가야하니까 목욕을 하라는 것이었다. 더 이상 자세히 묻지도 않고 또 정성 들이는 일이 있나 보다 라고만 생각하고는 목욕을 했고, 옷을 갈아입은 뒤에 동생과 함께 어머니를 따라 나섰다. 내가 이렇게 큰 거부감 없이 어머니를 따라 나설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제사를 모시는 거나 정성들이는 일이 나에게는 어느 정도 몸에 익숙해 있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우리 집은 종가(宗家)집이다 보니 기제사(忌祭祀)며, 명절 차례며 모두 합치면 일 년에 열 번도 넘었었고 또한 어머니가 산신을 믿었기 때문에 일 년에 몇 차례씩 정성을 들이러 다녔으며 또 연초에는 안택치성(安宅致誠)을 집에서 했다. 제사가 드는 날이면 그 당시에는 항상 새벽 1시경에 모셨던 터라 자다가도 시간이 돼서 어른들이 깨우면 눈을 비비며 일어나서 대충 세수를 하고는 제사를 모셨던 기억도 많이 있고, 연초에 안택치성을 모시는 날에는 초저녁에 정성을 들이기 시작할 때부터 뒤에 서 있다가 절을 하라고 하면 절을 하고 또 끝나서는 정성들인 음식을 이웃집에 나눠주라고 그릇에 담아 주시면 컴컴한 밤인데도 무서워하지 않고 이웃집에 다녀오곤 했었다. 형제가 2남 3녀이지만 유독 내가 그런 일에 참석을 많이 했었던 것 같고 또 어머니도 나를 그런 행사가 있을 때마다 꼭 챙기려 하셨던 것 같다. 이렇게 어려서부터 집안 환경으로 인해 제사를 모신다는 것이 나에게는 너무도 익숙했던 것 같다.
  어쨌든 어머니를 따라가서 입도식을 하게 되었다. 너무도 오래된 일이라 입도식 때의 자세한 상황들은 대부분 기억 속에 자세히 남아 있지는 않지만 녹명지(祿命紙)를 소상할 때 녹명지가 거의 끝 부분까지 다 타도록 손에 들고 있느라 손이 데일 뻔했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 있다. 대순진리회와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그 뒤로 얼마 동안은 어머니를 따라서 기도며 수련이며 다니다가 학교공부에만 신경 쓰느라 한동안 대순진리회는 잊고 지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했는데 우연찮게도 그 당시 본부도장이었던 중곡도장 가까이에 있는 대학에 입학하게 되었다. 입학을 하고 얼마 후부터 그동안 잊고 있었던 대순진리회와의 인연은 또다시 이어졌다. 그때부터 대학생 수강을 비롯해 대순진리회의 여러 행사에 간간이 참여하게 되었다. 워낙 어려서 대순진리회를 만났고 대순진리의 필요성에 대해 스스로 자각하지 못한 채 다니다 보니 그동안의 시간에 비해 다른 사람보다 대순진리에 대한 깨달음은 너무 늦었던 것 같다. 군복무를 하고 복학한 후에도 계속해서 틈틈이 시학공부, 수강, 연수 등은 다녔지만 나의 장래의 목표는 운수와 도통이 아닌 공부 열심히 해서 다른 친구들처럼 좋은 직장에 들어가는 것이었다. 그래서 다른 복학생들처럼 공부에 전념했다.
  그런데 3학년 2학기를 마칠 무렵, 얼마 후엔 취업을 준비해야 할 시점에서 나에게 큰 마음의 시험이 다가왔다. 그것은 다름 아닌 집에 이따금 내려갈 때마다 어머니께서 “너는 앞으로 대순진리의 도를 닦아서 성공해야 할 팔자인 것 같다.”며 불고가사해서 도를 닦으라는 것이었다. 평소에 직접적으로는 대순진리에 대해 많은 말씀을 안 하시던 어머니께서 너무도 간곡하게 말씀을 하시는 것이었다. 그 동안 자식들을 위해서 너무나 힘들게 살아오시는 어머니를 보면서 자라왔던 지라 가문의 종손이었던 나는 앞으로 꼭 성공해서 어머니를 잘 모셔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살아왔는데 바로 그 어머니께서 대순진리의 수도를 해서 성공하라는 것이었다. 그게 당신의 소원이라는 것이었다.
  그 때부터 방황이 시작되었다. 다른 친구들은 취업에 필요한 여러 가지 공부를 하고 있는데 나는 어떤 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한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어떤 길이 나와 우리 가족 모두를 위한 길인가를 생각했다. 내가 성공하고자 하는 것도 결국에는 나 혼자만이 아닌 우리 가족 모두가 행복하기 위해서 생각했던 길이 아니던가? 그 가족 중에서도 가장 소중했던 어머니가 간곡히 소원하는 길인데 지금 이러한 선택의 갈림길에서 나만의 생각을 앞세우고 어머니의 말씀을 무시한다면 좋은 직장에 들어간다고 한들 얼마나 행복해 질 수 있는 것일까? 이러한 여러 가지 생각들로 여러 달을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하지만 금방 마음의 결정을 내릴 수가 없었다. 그러던 중에 이런 나의 고민을 어느 정도 정리해 주는 사건이 있었는데 그것은 4학년 내내 여러 번 망설이며 미루다가 어렵게 결정해서 지원했던 모회사의 마지막 면접날이 수강과 겹쳤던 것이다. 지금 같으면 다른 사람과 교체도 생각해 보았겠지만 그 당시는 내 자리는 반드시 내가 가야한다고만 생각했기에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면접을 보러 갈 것인지 수강을 갈 것인지 이번의 선택이 앞으로 내가 도를 닦느냐 마느냐의 갈림길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신명들이 지금까지 나에게 주신 가장 큰 시험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결국 나는 수강을 가기로 결정했고 다녀온 후부터는 마음도 어느 정도 서서히 정리가 되어 같다. 졸업을 얼마 남겨 두지 않고 선각들께서 찾아오셔서 마음을 완전히 정할 수 있게끔 용기도 주시고 교화도 해 주셨다.
  얼마 후에 대학졸업을 하고 짐을 꾸려서 방면회실로 내려가게 되었다. 내려가면서 상제님께 “지금은 비록 아무것도 모르고 부족한 점이 너무도 많은 도문소자이오나 어렵게 결정한 길이니만큼 앞으로 어떠한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가겠습니다. 굽어 살펴 주십시오.” 하고 심고를 드리고 또 드렸다. 나의 본격적인 수도의 길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어느 정도 각오를 하고 시작한 것이었지만 수도의 길은 결코 쉽지만은 않았다. 심우도에 보면 동자가 흰소를 찾아 가다보니 앞길은 낭떠러지로 끊겨있고 하늘에서는 천둥번개가 치고 비바람이 부는 장면이 있는 것처럼 나에게도 예외 없이 수 없는 시험과 고비가 왔다. 그럴 때마다 방면 선각과 임원들께서 음으로 양으로 많은 도움을 주셨고 그러한 덕분으로 어려운 고비를 그래도 큰 굴곡 없이 무난히 이겨낼 수 있었고 지금까지 수도를 포기하지 않고 해 올 수 있었다.
  언제부터인가 가끔씩 대순진리회에 입도해서 지금까지 수도해 온 나의 모습을 돌이켜 보곤 한다. 그럴 때마다 『전경』의 다음 구절이 떠오르면서 상제님께서 하신 말씀의 의미를 되새겨보게 된다. “상제께서 종도들에게 가르치시기를 ‘하늘이 사람을 낼 때에 헤아릴 수 없는 공력을 들이나니라. 그러므로 모든 사람의 선령신들은 六十년 동안 공에 공을 쌓아 쓸 만한 자손 하나를 타 내되 그렇게 공을 들여도 자손 하나를 얻지 못하는 선령신들도 많으니라. 이같이 공을 들여 어렵게 태어난 것을 생각할 때 꿈같은 한 세상을 어찌 잠시인들 헛되게 보내리오.’ 하셨도다.”(교법 2장 36절) 내가 어린 시절 아무 영문도 모르고 입도하게 된 것이며, 아무것도 모르고 수도의 길로 뛰어 들었던 것이며, 이 모든 일들이 나에게는 참으로 운명적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상제님의 말씀처럼 삼생(三生)의 인연과 조상의 공덕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한 것이 없었다면 이 부족하고 어리석은 도문소자가 어떻게 이 크나큰 상제님의 도를 만날 수 있었겠는가? 대순진리에 대해 조금씩 깨달으면서 이제서야 조상님의 고마움을 가슴으로 조금은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선각들께서 그동안 나에게 쏟아주신 정성에 대한 고마움을 조금은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얼마 전 나는 본부도장의 종사원으로서 새로운 수도생활을 하기 시작했다. 모든 것이 아직은 새롭기만 하고 앞으로 준비해 나가야 할 것도 많은 것 같다.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방향의 포덕을 준비해야 하는 이 시점에서 지금까지 내가 받은 많은 은혜에 보답하는 길은 앞으로 더욱더 바르고 실력 있는 수도인이 되어 도전님께서 더 크게 쓸 수 있는 수도인으로 거듭나는 길이라 생각하며, 다시 한 번 내가 처음 수도의 길에 들어섰을 때의 열정과 순수한 마음으로 다시 돌아가 시작해 보리라고 굳게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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